-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마지막 회!
선우가 인턴되면 많이 바빠질 것 같아 결혼을 서둘렀으면 좋겠다며 보라를 설득하고 있다.
선우: "너만 괜찮다면 나, 내년에 결혼하고 싶어!"
보라: "우리 넘어야 할 산, 많은 거 알지?"
선우: "알고 있고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넌 도망갈 생각하지 말고 옆에 붙어 있기나 해!"
덕선이 귤색 립스틱 바른 걸 보고 노을이가 얼굴을 찡그린다.
노을: "누나, 이영애니까 어울리는 거야. 귤색이 웬말이야? 제발 TV에 나오는 여배우들 따라 하지 좀 마!"
택이: (덕선이를 보며) "이뻐!"
덕선: "진짜 괜찮아? 이거 이영애 립스틱인데"
(마침 학교 다녀오는 진주)
진주: "언니, 안녕! 여기서 택이 오빠랑 뭐해? 어! 언니 입술!! 색깔 짱 이상해!"
애들도 다 컸고 덕선네와 정환네 모두 이사를 계획중이다. 어디로 갈 지 의논 중...
덕선네는 강남으로 가고 싶어 하는데, 정환 아빠가 그간 알아 본 정보를 조금 알려준다.
정환 아빠: "어렵습니다. 강남에서 2억이면 20평 아파트도 겨우 구합니다. 새 아파트도 아니고 억~수로 오래된 거로요"
덕선 엄마: "새끼들 시집 장가 보내려면 몇 천 떼놔야 하잖아요, 1억 5천 정도로는 턱도 없겠네"
정환 엄마: "그럼 우리랑 같이 가요"
정환 아빠: "네. 우리랑 같이 그기로 가입시다. 우리도 혼자서는 외로버바 못 삽니다..."
덕선 아빠: "아무리 그라도 너무 멀자네. 서울 올라면 차라리 대전서 출발하는 것이 낫겄네"
정환 아빠: "아이고, 보라 아부지. 인지 우리 나이에 바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고마 땅 100평씩 사 놓고, 잔디도 좀 밟아 보고 바베큔가 뭔가도 좀 해삼시로 우리 좀 여유 있게 삽시다. 또 누가 압니까? 거도 개발이 될지"
덕선 엄마: "거가 어딘데요?"
정환 아빠: "고속버스 타고 부산서 올라올 때 맨날 보던데 있다 아입니까, 판교!"
- 저녁 퇴근 시간 무렵 -
헤어지기 전에 아줌마들 한테 딱 걸린 보라와 선우 (지금 쯤 걸릴 때도 됐죠)
선우 엄마, 덕선 아빠 엄마 모두 선우와 보라의 교제 사실을 알고 충격... 아직 결혼 얘기 꺼내지도 않았는데, 선우 엄마와 덕선 엄마는 아예 머리까지 싸매고 드러누웠다.
택이 아빠: (커피 주며) "들으셨죠?"
덕선 아빠: "고맙네, 하필이면 성선우대..."
정환: "에휴, 조심 좀 하지, (덕선이 보며) 보라 누나는 어때?"
덕선: "방에 있겠대, 나 같으면 친구 집으로 확 도망갔을 텐데"
동룡: (방문 열고 들어오며) "들켰다고? 뭐 이렇게 심각해? 어차피 다 아실 일 아니었냐?"
정환: "그래, 도롱뇽 말이 맞네. 어차피 다 아실 일이었잖아!"
동룡: "그리고 요즘 동성동본 결혼 많이 해. 법이 바뀐다는 말도 있고. 덕선이도 선우 형부로 어때? 괜찮지?"
덕선: (생각해 본 적 없는 듯, 선우를 보며) "야, 너 성보라랑 결혼 까지 할거야?"
선우: (확고하게 끄덕)
동룡: "오호호!! 선우, 카리스마! 야, 근데 너 엄마는 어떻게 설득할거냐? 엄마한테 한 번도 반항한 적이 없는데"
덕선: "그러게, 난 성보라보다 니가 더 걱정이다"
선우: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잘 할 거니까, 니들은 니들 인생 걱정이나 해!"
(일동 "오~호...!")
정환 엄마: "정환아, 니 형 사법고시 완전 접은거야?"
정환: "...(뜸들이며 생각하다가) 네!"
정환 엄마: "당신 전에, 짜장면 배달할 때 정봉이 정환이가 친구들과 놀고 있는 거 보고 애들 부끄러울까봐 당신이 도망가려고 했는데, 정봉이가 정환이 손 잡고 '아빠!' 하면서 당신한테 와서 안겼다며"
정환 아빠: "어, 기억 난다"
정환 엄마: "당신 그날 밤 집에 와서 울다가 웃다가 눈물 콧물 범벅을 해가지고 밤새 나한테 얘기 했었어. 당신 그게 그렇게 좋았어?"
정환 아빠: "하모, 내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목이 콱 메인다..."
미옥이 아빠는 원단 도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옥 아빠가 장사하다가 딸이 웬 남자하고 가게 앞을 걸어 오길래 딸이 동대문 시장바닥 장사꾼 아버지를 부끄러워할까봐 모른 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옥이 정봉을 데리고 앞에 와서 서더니 '아빠!'라고 부른다. 미옥 아빠가 힐끗힐끗 보며 '어...어 우리 딸 왔어?' 하며 어색하게 웃자, 미옥이 '내 남자 친구야!' 하며 정봉을 소개한다.
미옥: (정봉을 보며) "우리 아빠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맨손으로 혼자서 이거 다 차린 거예요. 지금은 아빠 없으면 대한민국 원단 시장이 안돌아간대요"
정봉: (예상치 못하고 미옥 아빠와 만나 약간 당황했으나 90도로 깍듯이 인사를 하고)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보기에 아버님은 한국의 빌게이츠 이십니다. 진정한 자수성가를 이루신 당신은 정말 멋쟁이십니다!"
미옥 아빠: (딸의 칭찬에 조금 우쭐해져서) "내가 빌게이츠보다 쪼매 더 낫지! 빌게이츠는 영어라도 잘했지, 난 태어나서 영어고 일어고 하나도 안 배왔는데 나는 미국 사람들한테도 팔지, 일본 사람들한테도 팔지, 그러니 내가 더 낫지. 아, 빌게이츠도 내처럼 국민학교 밖에 못나왔나?"
정봉: "하버드 나왔습니다"
미옥 아빠: "... ... 똑똑한 양반이네"
미옥: (웃음)
정봉: (이마를 짚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그러니까 아버님이 대단하신겁니다. 아버님은 정말 짱이십니다!"
미옥 아빠: "으허허허허 그래! 그래 어 춥다, 들어가! 내 맛있는 거 시켜줄게. 남대문 시장에 죽이는 김밥있다"
정봉: "감사합니다! 아버님!"
미옥 아빠: (웃음을 멈추더니) "잠깐만,... 자네 목소리가 낯 익다...예전에 우리, 통화한 적 있지?!!"
(미옥을 보며) "니 고등학생 때 사귀던 놈, 이 놈 아냐?!! (형사처럼 매서운 눈초리로) 그 때... 전화했던 목소리 맞는데?"
미옥: (억지로 막 웃으며) "아하하 아빠 춥다 얼른 들어가자!" (하며 정봉을 가게 안으로 밀어 넣으며 들어가 버린다)
미옥 아빠: "분명히 맞는 거 같은데...? (가게를 돌아보며) 너 맞지? 시키야!!" (하며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정봉이 형은 사법고시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겠단다.
엄마는 실망했지만, 아빠는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좋다고 하며 격려해준다.
"아르바이트 하면서 경험도 쌓고 제가 지금 이 나이 먹도록 용돈도 타서 썼는데, 이제부터는 제가 알아서 하고 싶습니다.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정리가 되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봉이 형 사시 포기한 거, 보라와 선우 사귀는 문제 얘기 중인 두 엄마들.
정환이 엄마가 덕선이 엄마를 설득하는 중이다. '동성동본 그거 아무 것도 아냐, 법도 바뀐대. 70먹은 우리 이모도 받아들였었는데 시원하게 허락해. 넌 어떻게 70먹은 할매보다도 못하냐, 어휴'
부모님 설득 - 선우편
선우: "나 보라랑 결혼 하고 싶어, 허락해줘, 엄마!"
엄마: "선우야,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엄마도 절대 안된다카는 거 아이다. 니 아직 공부도 안 끝났고 졸업도 해야 하고 앞으로 할 일이 안 많나? 그카고 니캉 보라캉 눈에 콩깍지가 씌여갖고마 서로 좋아하지만 나중일은 모르는 거거던. 그러니까 천처이 생각해보자, 응?"
선우: "엄마, ... 나... 보라랑 6년 만났어. 그냥 스쳐지나가는 마음 아냐. 그리고 지금 당장 결혼 시켜 달라고 이렇게 얘기하는 거 아냐, 보라랑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싶은데 엄마한테 허락받고 당당하게 만나고 싶어서 그래. 엄마, 나 지금까지 한 번도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한 거 한 적 없어. 대학교도 전공도 모두 엄마가 원하는대로 다했어. 후회하는 거 아닌데, 결혼 만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 엄마가 이번에 나 한 번만 봐주라 응?"
(나중에 택이 아빠가 선우 엄마에게 한 말)
택이 아빠: "여보, 내 친자식 아니라고 널널하게 하는 말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내 말 들어봐봐. 택이 처음에 바둑한다캤을때 내가 얼마나 반대했는지 기억나지?"
선우 엄마: "기억난다. 보라 아버지 기원 댕김시로 원래 덕선이 델꼬 다닐라캤는데, 덕선이 그년이 소독차만 오면
환장을 하고 쫒아가는 바람에 우리 택이가 얼떨결에 따라간 거 아이가? 그라고 보믄 사람일은 참 알 수가 없다.
택이 아빠: 보라 아부지가 제2의 조훈현이 만들어 보자고 꼬시가 처음 한 달만 시킨는데, 근데 이거 뭐 아가 평생 바둑판에 갇히가 살겠더라고 그래 그날로 기보랑 바둑판이랑 갖다 안 버렸나? 근데 그 다음날인가 아가 자는 가 싶어가 방문을 여니까 이놈아가 몰래 혼자 방에서 기보를 보고 있는기라. 버린다고 버린는데 지가 하나 몰래 숨긴 모양이라. 내 한테 혼날까봐 겁에 질려 갖고 놀란 토끼 눈을 뜨고 있는데 그 상황에도 그거 안 뺏길라고 어찌나 용을 쓰든지... 그런 아를 내가 어찌 이기겠노? 내 그날로 억지로 딱 묵까갖고 바둑을 시킬지, 내가 혼자서 그마 뒷바라지 할 자신도 없고 내 새끼 쪼금은 평범하게 자랐으모 했는데 그기 다 내 욕심이데. 자식은 내 맘대로 안 되드라. ... 니 선우 이길 수 있겠나. 설사 이긴다케도 그기 이긴게 아닐끼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카더만 말이 틀린말 하나또 없다"
부모님 설득 - 보라편
보라: "엄마, 아빠. 나 선우랑 결혼하고 싶어. 허락해 줬으면 좋겠어"
엄마: "안된다. 너들 동성동본이다. 너들 결혼하면 호적에 배우자 아니고 동거인, 동거인으로 찍힌단다"
보라: "아빠는? 아빠도 그래?"
아빠: "..."
보라: "혹시 선우가 맘에 안드는 건 아니고?"
엄마: "선우가 문제가 아이다. 누가 그 아 때문에 그러나?"
보라: "그럼, 연하라서 그래?"
엄마: "이그 느그 엄마 아빠 그렇게 앞이 꽉 막힌 사람들 아이다"
보라: "정말 법 때문에 그러는 거야? 그럼,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으면 우리 결혼 허락해 주는 거지?"
(아빠와 엄마는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하고 보라를 쳐다본다)
보라: "내년에 동성동본 결혼, 한시적으로 허용한대. 지금 국회에서 법안 준비중이야"
엄마: "그래 그라믄 느그 있다 아이가. 딱 1년만 살기가? 나중에 얼라 태어나면 출생 신고도 못 하는데 그 때가서 니 어짤긴데?"
보라: "내년은 한시적 허용이고, 그 후에 헌재에서 동성동본 금혼에 대한 법률을 효력 중지 시킨다는 얘기가 있어. 확실하대. 그 법 없어진다고 이제. ...아이, 어차피 나나 선우나 지금 당장 결혼은 힘들어. 내년에 나 사법 연수 끝나고 선우 본과 4학년 끝나면 우리 그 때 결혼할게. 그 땐 법적으로도 문제 없어. 내가 언제 엄마 아빠 실망 시킨 적 있어? 나 선우랑 잘 살 수 있어. 엄마, 아빠, 나 믿어줘, 이번에도!"
보라가 나간 뒤...
엄마: "에고... 뉘 집 딸내민지 마... 똑 소리 난다"
보라의 설득에는 뭐라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댈 수가 없었다.
정환 엄마가 덕선 엄마와 선우 엄마를 불러 함께 국수를 먹자고 한다. (국수라...)
정환 엄마: (뜬금없이) "아니 근데, 차인표랑 신애라는 결혼 한대?"
선우 엄마: "인표 오빠 군대 휴가 나오면 결혼한다카대요. (덕선 엄마를 보며) 나는 둘이 '사랑을 그대품안에' 할 때부터 딱 알아봤다카이. 그건 눈빛이 연기가 아이거든"
덕선 엄마: (선우 엄마를 보며) "와 또 인표 오빤데?"
선우 엄마: "잘 생겼잖아요 ㅎㅎㅎ"
덕선 엄마: "아이고 머슴아들은 와 이리 안오노?"
정환 엄마: "머슴아들?"
덕선 엄마: "마 있다아이요. 봉황당 머슴아, 마 내 백수 머슴아, 김사장 머슴아"
(엄마들 모두 ㅎㅎㅎㅎ)
덕선 아빠: "그나저나 택이 얼굴이 반쪽 되부렀드만"
택이 아빠: "아휴, 그러게 왜 전에 애한테 바람을 넣어가지고"
덕선 아빠: "오마, 이 사람 내가 뭔 바람을 넣었대?"
정환 아빠: "보라 아부지도 갱년깁니까? 깜박깜박 하시네요잉"
(밖에서 노을이가 큰 소리로 '택이 형 열애설났어!!!')
노을: "석간 1면이에요"
그런데, 모두 무덤덤... 이구동성 "에그... 잘못 나왔네, 잘못 나왔어"
정환 아빠: "오보다, 오보"
덕선 엄마: "이 둘이 손 잘 잡고 댕긴다"
선우 엄마: "난 또 누구라꼬. 덕선이 야 근데 사진 잘 나왔다"
택이 아빠: "영화 자주봐, 둘이"
덕선 아빠: "우리 딸래미 이쁘네"
정환 엄마: "쟤들 둘이 어렸을 때 목욕탕도 같이 가고 그랬었는데 ㅎㅎ 저 기자 어떡해. 헛다리 짚었네ㅎㅎㅎ"
...
덕선이 기원에 갔다가 대국 끝내고 나오는 택이를 태워 택이 대신 운전해 집으로 온다.
덕선: "내 말대로 해! 지금 어른들 선우랑 성보라 때문에 힘들어. 근데 우리 사이까지 알게 되면 충격 크실 거야. 그러니까 오늘 열애설 난 거 아니라고 말씀드려"
택이: "싫어! 거짓말 안해! 6년을 속였는데, 더는 싫어!"
덕선: "시간 지나고 세월 흐르면 그 때 상황봐서 말씀드리면 되잖아. 너희 부모님도 우리 부모님도 얼마든지 우리 얘기 들어주실 분들이야. 근데 지금은... 지금은 아니야... 나는 안 변할 자신 있는데, 넌 없어? 난 안 변해 그러니까 천천히 시간 가지고 이야기 해 보자, 알았지? (택이의 깊은 한 숨) 대신 내가 선물 하나 줄게. '사랑해'"
택이: (미소)
노을 : "맞다니까... 뭔가 이상했다니까!!!"
덕선 아빠: (크게 소리치며) 염병할 시끼"
덕선 엄마: "느그 엄마 쓰러지는 거 보고 싶어 그러나? 어? 고마 주딩이 닥쳐라! 동성동본도 감당이 안돼 죽겠고만, 에이고 겹사돈이 웬 말이고"
어른들이 집에 돌아가려고 나서는데, 마침 택이와 덕선이 대문 열고 입장!
정환 아빠: "느그들 와 같이 오노?"
덕선 엄마: "느그들 기사 난 거 진짜 아니제?"
택이 아빠: "택아, 진짜야? 아니지?"
선우 엄마: "기자가 잘못 안 거제?"
덕선 아빠: "택아, 너 기사 난 거 참말 아니제?"
...
...
...
택이 : "아니에요, 우리 사이 아시잖아요"
어른 일동: (안심하고 웃음)
택이: "우리 사이가 변할 사이 같으세요?"
정환 아빠: "하모 하모"
(택이와 덕선이는 2년 뒤에 결혼하게 된다. 선우하고 보라 결혼하고 1년 후 쯤)
- 이모저모 영상들, 결혼 전 택이와 덕선의 티격태격 -
기원 사람들과 술 마시고 노래 부르며 난리난 덕선 - 덕선이 술 먹는 거 택이가 싫어한다.
덕선: (덕선이 찾아 온 택이가 실망해서 노래방 나갈 때 택이 붙잡고) "택아, 이제 술 먹고 놀면 성덕선이 아냐!" 택아, 으응... 택아...
덕선: "얼마라고?"
택이: (잔뜩 기죽어 손가락 세개를 펴 보인다)
덕선: "죽을래? 너 3천만원이 무슨 애 이름인줄 알아? 그 돈을 차용증도 안 쓰고 빌려줬다고?"
택이: "아... (일어나려 하는데 덕선이 다시 쇼파에 밀어서 앉히며 이름을 대라고 한다) 있어, 연습생 동기, 너 몰라"
덕선: (큰 소리로) "그러니까 이름 대. 이름 모야!"
택이: (작은 소리로) "갚는데, 바로"
덕선: (더 큰 소리로) "이름 대라니까!!!!"
덕선이가 옛날 일기장을 꺼내 본다. 그러다가 첫사랑 선우에 대한 페이지를 부욱 찢어 쓰레기 통에 버리러 나간다.
근데 쓰레기 통 앞에서 종이를 다시 읽고 있는 덕선을 발견한 택이 재빨리 종이를 낚아 챈다. 결국 덕선이가 종이를 다시 빼앗아서 (덕선: 너 읽었어? - 택이: 아니 못 읽었어) 후다닥 집안으로 갖고 들어간다. 정말 못 읽었을까? 택이가 집에 돌아와서 선우를 보더니, 등짝을 진심으로 세개 후려치면서 말한다. '오랜만이다!'
선우: "으악!!! 아퍼 왜 그래?"
택이: (활짝 웃으며) "너무 반가워서" (계속 실실 웃으며 자기 방으로 간다)
선우: "아흐... 저 또라이 새끼"
택이 아빠에게 청첩장 주는 선우
택이 아빠: "청첩장을 왜 나한테 주노?"
선우: "어른들하고 친척들한테 돌리는 거 말고 제 주변 가장 친한 분들한테는 이 청첩장으로 돌렸어요. 아저씨, 이게 제 진짜 청첩장이에요"
선우가 준 청첩장에는 아버지 이름란에 택이 아빠 이름이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선우: "제 결혼식때 엄마 옆에 앉아 주실거죠? 장가갈 때 철 든다더니, 저 이제야 철 드나봐요"
택이 아빠: (한 동안 눈물을 흘린다)
결혼식을 끝으로 이 골목 이웃들은 하나 둘 동네를 떠납니다.
누구나 10대를 보낸 곳은 기억 속에 가장 깊숙하게 오랫동안 남습니다.
( ♫♬ ♫♬ 혜화동 ♫♬ ♫♬ )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 적 함께 뛰 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 가는지... ♫♬ ♫♬
쌍문동을 가장 먼저 떠난 건, 길동이 아저씨다. 아줌마 나이 드시기 전에 새 아파트에서 살게 해 준다며 가장 먼저 이 골목을 떠났다. (길동이 아저씨 = 택이 아빠)
그리고 다음은, 도롱뇽네. 그 다음은 쌍문동의 영원한 치타 여사님이 이 골목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골목을 떠난 가족은 바로 우리집. 우리집 이사를 마지막으로 쌍문동 10통 2반 골목은 텅 빈 골목이 되었다. (덕선네도 판교로 간다)
- 마치며 -
봉황당 골목을 다시 찾았을 땐, 흘러간 세월 만큼이나 골목도 나이들어 버린 뒤였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건, 내 청춘도 이 골목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은 기어코 흐른다. 모든 것은 기어코 지나가 버리고 기어코 나이들어 버린다.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는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찰나의 순간을 눈부시게 반짝거리고는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눈물 겹도록 푸르른 시절, 나에게도 그런 청춘이 있었다.
덕선은 폐허로 변한 택이 방으로 가 본다. 그리고 눈물 어린 눈으로 문을 열어 본다. 마치 환영처럼 그 방에는 그리운 옛 친구들과 자신이 앉아서 방문객을 쳐다 본다. '니들이 왜 여깄어?'
그런데 알고 보니 엄마들이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 때문에 돌아 본 것이었다. 아이들은 하나 둘 일어서서 밥 먹으러 방을 나선다. 어린 시절 천진난만했던 골목길 친구들의 모습으로...
덕선에게 이 골목길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추억의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덕선이 뿐만 아니라 우리들 각자의 기억 속에는 각자의 골목길이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종종 꿈 속에서 재현되기도 하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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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택이가 정환이 있는 사천의 공군 비행장을 찾았다. 택이가 누군가? 모든 게 포석이고 중요한 결심을 한 것이다.
정환: (아주 반갑게 뛰어 오면서) "야, 최택. 너 모냐? 이 새끼 미쳤어~ ㅎㅎ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이 미친놈아?"
택이: "너 보러 왔지, 야... 진짜 멋있다"
정환(김 소위)과 택이가 식당에 앉았는데, 병사들이 정환에게 경례를 한다. '필승!'
정환: (병사들에게 빨리 지나가라고 손짓하더니) "야, 여기 김치찌개 예술이야! 먹어봐! 야, 그런데 사천까지 웬일이냐, 대회도 많은 놈이?"
택이: (진지한 표정으로) "정환아! (중요한 얘기인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너 한테 할 말 있어서..."
정환: (무슨 얘긴지 짐작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
택이: "예전에... 나 한테 지갑 열어봤냐고 물어봤잖아? ... 나 사실 그 때"
정환: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갑자기 대수롭지 않은 듯 웃으며) "에이...그, 이 븅신아! 언제적 얘기를 하고 있냐? 야,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얼른 덕선이 잡아! 에이 븅신... 답지 않아 가지고!"
택이: "나 그 얘기하러 온 거 아닌데... 누가 그것 땜에 왔대?"
정환: "그래? (택이를 훑어보며) "아님, 말고! 밥이나 먹자!"
택이: (고맙다는 표정으로 웃어 보인다)
(짧았던 장면이지만 저에게는 이 드라마 전편을 통해서 정환이가 참 측은하게 보였던 장면이었습니다. 정환이는 택이가 정환에게 덕선과의 관계에 대해 양해와 허락을 구하고자 왔다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택이는 오늘 단지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하려고 온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갑의 사진을 봤고 정환이 아직 덕선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다면 양보할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택이의 부드럽지만 매서운 눈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정환의 마음 속에서 단념을 보았겠죠. 정환은 사실 콘서트 장에서 자기 보다 더 갈구하는 택이의 간절함을 학인했고 친구로서 깨끗이 단념했고 이미 덕선이에게도 '나 너를 사랑했었어'라고 친구들 앞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고백까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탁자에 피앙새 반지를 홀로 남겨두는 것으로 첫 사랑을 떠나 보냈습니다. 상남자 정환의 선택은 이미 그 때부터 택이를 인정했고 택이는 남자답게 친구로서 그 우정을 부담없이 받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택이로 부터 '그 얘기 하러 온 게 아닌데'라는 말을 듣고 정환은 아쉬웠던 콘서트 장에서의 기억부터 술자리 고백까지 모두 떠올랐을 거예요. 그리고 또 다시 가슴이 아파왔지만 자신의 결심을 다시 굳히며, 그것을 택이에게 확실하게 확인 시켜주고, 택이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그 얘기는 이미 끝났으니 기분좋게 '밥이나 먹자'고 대화를 끊죠. 물론 택이의 매서운 눈은 그런 정환의 속마음을 하나도 남김없이 읽었습니다, 그리고 정환에게 친구로서 고마움과 사랑의 경쟁자에 대한 배려에서 미소로 화답합니다. 경쟁자로서 우정과 사랑을 모두 지키기란 쉽지 않은 건데, 이 둘은 둘 다 지켰네요)
보라는 선우를 찾아갔다. 선우에게 결정했냐고 묻자, 결정 했다고 한다. 보라: "얘기해, 괜찮아"
선우: "조건이 있어요. 세 가지 조건 OK하면 다시 만나요. 하기 싫으면 말아요"
보라: "알았어, 얘기해 봐!"
선우: "첫째, 저 말 놔요. (보라가 무덤덤하게 선우를 쳐다본다) 우리 다시 사귀면 저 말 놔요. 누나라고도 안해요, 존대도 안 할 거예요"
보라: (잠시 앞을 보며 생각하더니 이해 한다는 뜻으로) "오케이 ... 다음"
선우: (힐끗 보라를 보더니) "두 번째는 누나 인생에서 1순위가 뭐예요?"
보라: (선우를 돌아보다가 다시 앞을 보며) "나!"
선우: (보라가 대답하기 무섭게 곧바로) "이제 나!" (보라가 선우를 훽 돌아본다) "저만 봐달라는 거 아녜요, 저도 누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싶어요. 힘들 때 1순위로 버려지는 존재 말고!"
보라: (선우의 뼈 있는 말에 보라가 차마 선우를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다)
선우: (다시 한 번) "누나 인생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였으면 좋겠어요. 음... 저,... 너무 상처 받아서..."
보라: (고개 숙이고 미안해 하며) "...알았어, 마지막은?"
선우: "마지막은... (보라를 보며) 누나! 저 아주 평범한 남자예요. 이제 연애하면 당연히 다음 단계까지 생각하고 만나요.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게 두려우면 시작하지 말아요"
보라: (생각치 못했는지... 좀 고민에 빠진듯...) "생각할 시간을 줘"
- 정환이네 집 -
최근 정환 엄마가 폐경이후 우울감이 커지며, 남편과 첫째를 앉혀놓고 선언한다.
"밥은 하되 설겆이는 안 한다"
"청소는 하는데 빨래는 안 한다"
정환 아빠: "걱정하지 마라! 내가 다 할게"
정봉: "제가 다 하겠습니다, 어머니"
정봉: (수화기에 대고) "응, 그러니까 너도 자주 자주 전화 드리렴"
정환: "응, 알았어. 아... 으... 우리 엄마 벌써 그런 나이가 되셨네. 아, 진짜 이럴 때 딸이 있어야 하는데,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정봉: "우리 어머니가 누구시니? 천하제일 라미란 아니시니? 잘 넘기고 계시단다. 우리 동생 밥은 먹었니? 거기 외롭지는 않니?"
정환: "어, 오늘 택이 내려와서 같이 밥 먹었어"
정봉: "오잉? 사천까지? 왜 무슨 일 있는 거니?"
정환: "에이 무슨일은. 그냥 친구보러 온 거지"
- 브라질 떡볶이 가게 -
6년 만에 덕선, 미옥, 자현이 브라질 떡볶이에서 재회했다.
세상에 미옥이 정말 예뻐졌네요...
미옥: (가게를 둘러보며 감탄해서) "야! 여기 완전 바뀌었는데?!! 전에 우리가 뛰어 놀던 브라질 떡볶이 맞냐?"
자현: (미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야! 너 만큼 변했겠냐?"
덕선: (미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만옥아!!! 너 미국가서 성형 수술했어?! 왜 이렇게 예뻐졌어!!!"
미옥: "웬열, ㅎㅎㅎ 교정기 뺐잖아! 너도 이뻐졌어, 이년아!"
...
덕선: "야, 넌 어떻게 전화 한 통이 없냐?!!"
자현: "너 한테 우린 아무 것도 아닌 가 보다? 어쩜 6년 동안 연락 한 통이 없냐, 이 나쁜 년아!"
미옥: "전화하면... 니들 보고 싶을까봐. 흠... 목소리만 들어도 나,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 한국 오고 싶을까봐. 같이 찍은 사진만 봐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데 전화를 어떻게 하냐? 그래서 전화 못했다, 이 나쁜 년들아!"
(그렇게 셋 이서 엉엉 울며...)
덕선: "만옥이 너무 예쁘다"
자현: "나도 치아 교정할 걸 ㅠㅠ"
(그렇게 셋은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덕선이 엄마가 좋은 배추를 샀다며 커다란 배추들을 가져왔다.
정환 아빠: (좋아라 하며) "야, 이 배추 진짜 좋은 거네요! 미란아, 이거 겉절이 해먹으면 진짜 맛있겠다!!"
정환 엄마: (도끼 눈)
정환 아빠: (웃음 거두고) "내가 할 게, 내 겉절이 잘 한다"
정환 엄마: (끄덕 끄덕)
정환 엄마와 덕선 엄마, 차 마시면서...
덕선 엄마: "아이고, 대단하다, 대단해, 또 그런 방법이 있었네. 내도 진작에 그럴걸 그랬다마"
정환 엄마: (웃으며) "아니, 근데 도롱뇽 걔는 왜 그렇게 바빠?" - 이 아줌마도 도롱뇽이라고 부르네
덕선 엄마: "걔 형이 요 요 삼거리에 2호점을 안냈습니꺼. 동룡이 그게 마 싹싹해서 장사를 마 그리 잘 한답니다. 2호점은 동룡이 그기 도맡아서 하는데 예식장 사장하고도 마 샤바샤바해 가지고 예식장 식사 있다 아닙니까. 그것도 따냈답니다. 에거 뭐 새끼들 서울대 보내면 뭐 할낍니꺼. 동룡이 그기 제일 잘 살 낍니다"
노을: "엄마, 내가 전에부터 쪼끔 의심이 가는 게 있는데 말야, 보라 누나, 요즘 연애하는 거 같아"
엄마: (반색하며) "선도 안 보고 남자한테 관심도 없는 거 같아 억수로 걱정 많이 했는데,... 누군데, 누구 같은데?"
노을: "이 동네에 있어. 요즘 날마다 들어오잖아. 그리고 날마다 꾸며. 심지어 아까는 향수 냄새를 맡았다니까. 느낌이 오지? ... 누굴까... 일단 정팔이 형은 사천에 있으니까 탈락!"
엄마: "와? 난 정환이도 좋다. 연하도 괜찮다"
노을: "정봉이 형 아니면,...택이 형?"
엄마: (활짝웃으며) "택이! 엄마도 택이가 제일 좋다!"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그란데 택이는 보라를 무서버 하는데"
노을: "그렇지... 그러면 택이 형도 탈락! 동룡이... (도리 도리) 아냐 동룡이 형은 아닐테고"
엄마: "거긴 애인 있다 아이가"
노을: "그치, 키 크고 어린... 그럼 이제 딱 한 명 남았는데, 내가 봤을 땐 이 형이 제일 유력해!..."
엄마: (웃음기가 완전히 그치고) "선우는 안된다. 다른 사람은 다 되도 선우는 안 된다"
- 택이 방 -
보라와 다시 사귀며 너무 좋은 나머지 방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와 택이를 붙잡고 감격해 하는 선우
"야, 택아!!!! 희동아!!! 나, 보라 누나랑 다시 만나기로 했어! 이야!!!! 야, 6년만이야! 6년만에 다시 사귄다고 새끼야! 이게 꿈이냐, 생시냐 어? 내가 지난 6년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는 알지? 오죽하면 내가 니 수면제까지 훔쳐 먹고... (흥분이 약간 가라 앉으면서 무표정한 택이를 보며) 아... 이... 근데, 이 새끼 반응이 왜 이래? 너, 왜 그래??"
택이가 말 없이 고개로 선우 뒤쪽을 가리킨다. 뒤를 돌아본 선우는 순간, 비명을 지른다. "으악, 아!!!!!!"
동룡과 덕선이 앉아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 (선우는 현재 택이와 한 집에서 살고 있고 조금 전까지 보라와 진~한 키스를 하고 워낙 들뜬 상태로 들어와서 잠깐 동안 눈치 센서가 먹통 상태였음)
덕선: (깜놀해서) "설마, 우리 집 성보라?!!"
동룡: (덕선에게) "저 미친 새끼가 지금 뭐라는 거냐?"
덕선: "야, 너 짝사랑 아니었어? (첫 사랑의 아픔과 짜증이 스멀스멀) 둘이 사귄거야?"
동룡: "사귀었다잖아! 사귄다잖아!! 성선우, 이 미친 새끼야, 정신 차려! 이 미친놈아! 짝사랑... 너 그럼 보라 누나를 지금까지 짝사랑해 왔던거야?"
(그 때 따르르르릉, 전화가 걸려와 동룡이가 받는다)
동룡: (충격이었는지) "(수화기를 들더니) 어, 정팔이니?! 어디니? 야, 정팔아, 야 그러니까 선우 누나랑, 보라 누나랑, 아니 선우랑 보라 누나랑 사귄대!"
((정환)): "뭐?"
(덕선이가 다시 똑똑히 확인하려는 듯 일어서서 선우에게 다가가며. 옛날 첫 사랑의 아픔이 덕선표 반발감으로 불타오르며)
덕선: "야, 성선우 일루와봐, 너 일루와봐!"
(선우가 택이을 앞세우며 택이 뒤로 급히 숨는다)
덕선: (첫 사랑의 아픔과 짜증이 뽀글뽀글, 진정이 안되며)
"야, 너 그러니까 지금 둘이 사귀었던거야? 아니 둘이 지금 사귀었다고? 아니 지금 사귄다고?!!"
(아니꼽게 째려보는 덕선이를 진정 시키는 선우)
선우: "야, 야 덕선아, 있잖아, 잠깐만 어! 내가 설명을 할게. 천천히 그러니까 앉어! (다시 한 번) 앉으라니까! (택이 갑자기 두통이 난나며 슬쩍 빠지려고 하자 선우가 택이를 다시 굳게 방패막이로 세우며) 어디가! 두통은 무슨 두통이야!"
덕선: (첫 사랑, 아픔, 짜증이 부글부글) (흥분해서 아니꼽고 은근히 노여움에 사로잡혀) "너 그걸 어떻게 지금까지 감쪽같이!! 속이냐?!!! 6년을... 와! 진짜 이...씨!!!"
(동룡이 수화기 속 정환의 목소리를 들으며 뭔가 생각한다)
((정환)): "선우 그 새끼 짝사랑 아냐? 야, 보라 누나도 좋아한데? ... 아닌데, 그 새끼 혼자 좋아한 건데...? 야 보라 누나 미치신 거 아냐?"
동룡: (동그레진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동작 그만! 야!! 왜 이걸 나만 모르고 있지?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 됐어 새끼야, 끊어!!" (수화기를 탁 내려놓고 선우를 노려본다) "야! 성선우!! (야속함과 서러움이 뒤죽박죽 어우러져) "나만 모르고 있구... (버럭 소리지르며) 나는 친구도 아니냐!!! 어!!!!"
택이 뒤에 숨은 선우: "아... 저 새끼는 또 무슨 헛소리야!"
(동룡이 일어서서 손가락으로 선우를 가리키며) "됐어, 새끼야!! 너는 친구도 아냐!!!"
택이: (이제 형제인 선우를 나름 방어해 보고자 동룡이 한테 막아서듯 손을 펴 보이며) "동룡아, 나도 몰랐어, 나도" (택이 딴에는 함께 살고 있는 자신도 몰랐다고 말하면 흥분을 가라 앉힐 수 있다고 생각했나보다)
동룡: (갑자기 다가서며 택이까지 째려보며 웃기고 자빠졌네하는 표정) "거짓말 하지마! 니가 아무것도 모르는데 선우가 이 방에서 다 털어놓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나 그 정도 바보 아냐!! 사람들이 너 한테 바둑을 왜 지는 거니??? (택이는 터질 듯 꾹 참던 웃음이 찔끔찔끔 새나오자 안 보이려고 고개를 숙인다) 웃지마! 너 웃는 거 다 보여, 지금!!"
덕선: (덕선표 반발 엔진 예열이 끝나서) "오호... 성보라, 선우랑 연예한다 이거지?!! (집으로 가려는 듯 외투를 집어 올린다. 다 까발리려고)
선우: (덕선이 손을 잡으며) "야, 나랑 얘기해, 보라 괴롭히지 마!!"
덕선: ('보라' 소리에 갑자기 반발 엔진 폭발) "보라?? 웬열!!!!"
(외투를 던져놓더니 동룡과 함께 선우를 패기 시작. 택이는 몸을 피해 방문을 닫고 나간다)
- 중국 북경 (춘란배 결승 3번기 제1국) -
택이의 대국은 내일부터 시작하고 덕선이네 항공사를 이용해 온 것 같다. 항공 승무원들은 내일 하루 쉰다. 덕선이 소개로 만나게 된 탑언니(오른쪽 끝)와 유 과장은 관계가 많이 깊어졌다. 그래서 덕선의 승무원 친구와 탑 언니도 함께 이 호텔에 방문했다. 마침 이 부장과 유 과장이 나온다. 유 과장은 탑 언니를 보자마자 싱글벙글해져서 쳐다본다.
덕선: "택이는요?"
이 부장: "방에 있지 뭐. 원래 3번기는 1국이 제일 중요해서 예민해"
덕선: "뭐 좀 먹었어요?"
이 부장: "아니..."
덕선: (보온병을 내밀며) "이거 흰죽이에요. 대충 만들었어요"
이 부장: "근데, 직접 주지 그래? 내가 전해 주는 거 보다 훨씬 더 좋아할텐데"
덕선: "내일 중요한 대국이라면서요! 저 보고 설레서 대국 망치면 어떡해요? (웃음)"
이 부장: (진지하게 생각하며) "그래... 그럴 수 있어... 최 사범이 덕선양 진짜 좋아해. 대회전에 괜히 덕선양 얼굴 보여줬다가 싱숭생숭해져서 안돼. 이거 내가 전해 줄게!"
덕선: (하하 웃으며) "네? 전 농담인데요 ㅎㅎ"
이 부장: (진지하게) "그래?? 난... 진담인데..."
- 이튿날 저녁 식사 -
식사할 때 반주도 했는데, 탑 언니가 거의 인사불성이 돼서 친구와 함께 먼저 호텔 방으로 갔는데, 문이 잠긴 상태에서 둘 다 골아 떨어져서 덕선이 방문을 열 수 없었다. 카운터도 비어 있고... 그 때 담배 피러 나왔던 택이가 택이 방에 가서 같이 자자고 한다.
택이가 묵고 있는 방은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고 굉장히 넓고 호화스러웠다. 택이가 덕선에게 침실을 내주고 이불을 가지고 나와 거실 쇼파에 펴며 잘 준비를 한다.
덕선: "됐어, 내가 쇼파에서 잘게. 너 방에서 자! 제대로 잠도 못 잤으면서"
택이: "너 쇼파에서 자는데 내가 어떻게 잠이 오냐? 난 어차피 약 먹으면 여기나 방이나 똑같아" (수면제를 먹는다)
덕선: (택이 약 봉지를 보고 놀라서) "너 요새 이렇게나 많이 먹어?!!"
택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제 내성이 생겨서"
덕선: "야, 너 그거 많이 먹으면 몽유병 처럼 밤에 막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대. 너 그렇게 되면 어떡하려고 그러냐?"
택이: "야, 아직 거기 까지는 아냐. (씨익 웃으며) 또 모르지. 야, 너 오늘 방문 꼭 잠그고 자라. 나 약 먹고 무슨 짓 할지 모른다^^"
덕선: (웃으며 무심결에) "왜 또 키스 하려고?"
(택이가 또 다른 약 봉지를 뜯다가 덕선이의 말을 듣고 놀라서 그대로 얼굴이 굳어진다)
(덕선이도 아차! 싶었지만, 이미 방안 분위기가 최악으로 어색해진 뒤였다)
택이: (약 봉지를 노려보며 그대로 굳어서 조용히 말한다) "꿈... 아니었구나!" (고개를 돌려 덕선을 쳐다본다)
덕선: (거실 바닥에 눈을 떨군채) "..."
택이: (덕선을 똑바로 보며) "왜... 거짓말 했어?"
덕선: (여전히 거실 바닥에 눈을 떨군채) "겁이 났어... 우리 친구잖아. 어색해지면 어떡해. 너랑 어색해지는 건, 상상이 안되거든"
잠깐 동안 아무 말 없던 택이는 뜯던 약 봉지를 탁자에 그냥 내려 놓으며 덕선을 향해 묻는다. "지금은?"
덕선: "... ... 지금도 어색하겠지, ... 근데"
덕선이 '근데...' 하면서 덕선이 나름대로 '이 공간'에서의 꼬인 상황을 풀어 나가려고 하는 순간, 택이는 몇 수 앞, 더 넓게 바라보는 과감한 수를 던져 '이 공간 이 시기' 전체를 제압한다. 그녀의 입술을 정복함으로써.
이것이 택이가 사는 목표이기도 하니까. 언젠가 선우한테 말했었다. '덕선이가 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 정환이네 집 TV뉴스 -
'최근 은행가에 명예 퇴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명예 퇴직 대상자는 이전 퇴직금보다 두 배를 더 받고...'
정환 아빠: "퇴직금을 두 배로 준다고? 그러면 할만 하네. 어차피 목돈 만들라카면 저것도 기회인데"
정환 엄마: "뭐가 기회야. 그래받자 이제 나이 50쯤 겨우 넘었을텐데. 그 젊은 나이에 집에서 팽팽 놀으라고? 나 같으면 억만금을 준대도 회사에 붙어 있겠다"
정환 아빠: "그래도 여보, 우리 성 과장님, 잘 버틴다 이? 맨날 회사 때려치운다 어쩐다 해도 말야"
정환 엄마: "그 속을 누가 알겠어. 속은 다 곯아서 문드러졌을지..."
정봉: "소고기로 드셔도 되는데..."
미옥: "전 이런 데가 좋아요. 그리고 고기는 삼겹살이죠. 냉동 삼겹살"
정봉: (좋아라 하며) "어쩜 이렇게 저하고 입맛 궁합까지 잘 맞는지! 그럼 제가 주문해도 되겠습니까?"
(정봉은 고깃집 사장님에게 냉동 삼겹살을 최대한 얇게 썰어 달라고 주문한다)
정봉: (구워진 고기를 먼저 미옥이 접시 담아주며) "대패로 썬 삼겹살 같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 입니다"
미옥: "정봉씨는 먹는 거에 대해서 확실한 철학이 있는 것 같아요. 사법고기 공부 그만하시고 이쪽 길로 한 번 파 보세요"
정봉: (뜻 밖의 제안에...) "이쪽 길을 파도... 희망이 있을까요? 그래도 폼은 사법고시가 더..."
미옥: (웃으면서) "사법고시가 뭐가 폼 나요? ㅎㅎㅎ 더 구려요. 그리고 뭐, 먹는 게 뭐 어때서요?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게 먹는 건데. 그리고 덕선이가 그랬는데, 정봉씨가 끓여 준 라면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대요. 정봉씨 좋아하는 일 하세요. 미쳐서 밤새 생각나는 거. 저는 아빠 때문에 미국에서 하기 싫은 패션 공부 했지만 정봉씨는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어요"
(정봉은 안경을 고쳐쓰고 말 없이 숙고 하며 고기를 굽는다. 정봉이 형이 뭔가 또 새로운 계획을 짜고 있는 것이다 )
미옥이네는 굉장한 부자이고 아빠는 조폭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서운 사람이었다. 미옥이도 아빠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해주지 않아서 의문은 더 커졌었다. 정봉과 데이트를 마친 후, 미옥은 아빠가 사오라고 부탁했던
것을 들고 아빠에게 간다.
미옥의 아빠는 옷감을 파는 장사꾼이다. 미옥이 옷감을 정리하자, 아빠가 뛰어와서 못하게 한다. 아빠의 심부름은 떡볶이, 순대, 튀김, 식빵 튀김. (ㅋㅋ 그리고 미옥이 제일 좋아하는 게 식빵 튀김인 이유가 ...)
미옥 아빠: (미옥이 복장을 보며) "데이트 하고 왔나?"
미옥: "아니"
미옥 아빠: (거짓말 마라는 표정으로) "에이, 아닌데... 치마를 다 입고"
미옥: "아빠, 나 이제 연애 해도 돼?"
미옥 아빠: "그라믄, 이제 고등학생도 아닌데 ㅎㅎㅎ 퍼뜩퍼뜩 시집 보내 뿌려야지. 너 결혼시키고 아빠도 마 장사 때려 치아뿌릴거다. 이제 남은 인생, 느그 엄마랑 크루즈 타고 놀러 댕겨야지"
덕선이 아빠가 평상에 앉아 있다. 덕선 엄마: "보라 아버지요, 와 이라고 앉아 있노?"
덕선 아빠: "임자, 나 오늘 명예 퇴직 당했네"
정환 엄마가 새벽에 자다 말고 일어나 방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있어 정환 아빠가 깜짝 놀란다. 불도 켜지 말라고 하며 깊을 우울증에 빠져 있다. 덕선 엄마도 몇 년전 심하게 우울증을 겪었었단다.
덕선 아빠 퇴임식이라며 골목길 사람들이 꽃다발도 전해주고... 가족같이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오랜만에 집에 온 정환이는 현관에 들어서서 가족 사진이 엎어져 있는 것을 보고 엄마에 대한 걱정이 커진다.
그리고 정환의 눈에 들어온 건, 엄마 아빠의 초라한 결혼 사진.
이튿날 아침 정환이 엄마가 타던 자전거를 보고 있는데 마침 선우가 하품을 하며 나온다.
선우: (반쯤 뜬 눈으로) "아이고, 이거 김소위님 아니십니까? 필승!"
정환: "경례 꼬라지 봐라! 너 군대 내 밑으로 들어오면 죽었어 새끼야!"
선우: "내가 미쳤냐? 니 밑으로 들어가게?"
...
정환: "내일 엄마 생신, 형이랑 알아보려고 하는데 너 어디 좋은 데 아는 데 없냐?"
선우: "글쎄, 생각해 볼게"
정환: "형은 요즘 연애한다면서 근사한 레스토랑 하나 모르냐?"
정봉: "넌 나 보다 어리면서 어떻게 아는 식당이 하나 없니?"
정환: "난 사천에서 왔잖아!"
정봉: "형은 요즘에... "
...
주부야" ㅋㅋㅋ
(따르르릉. 정환이 받는다)
정환: "어? 도롱뇽? 왜?"
((동룡)) "김 소위, 현재 위치는?"
정환: "새끼 뭔 소리야"
동룡: "오늘 예식장 손님 한 타임 빵구 났어. 갈비탕 100인분 다 준비해 놨는데, 신부가 첫사랑하고 아침에 토꼈대 ㅎㅎ 어차피 예약금 받은 게 있어서 돈은 괜찮은데 갈비탕이 아깝다, 야! 오랜만에 우리 골목 잔치 한 번 하지 뭐. 야! 지금 부터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 다 불러!!"
정환: (눈이 번뜩뜨여) "야! 거기 케익도 있냐?"
동룡: "장난해? 3단 있다, 3단. 오늘 치타 여사님 생신이시지? 야, 너 오늘 땡 잡았어, 새끼야! 웨딩 케익을 내가 놀랍게 생일 케익으로 바꿔 볼게"
정환: "야, 야 됐고. 바꾸지 마! 몇 시까지 가면 되냐?"
동룡: "어... 마지막 타임이니까 대충 7시? 지금 출발 하던가. 여기 앞 예식 손님들 다 나갔어. 아무튼 골목 사람들 다 불러, 다!! 오늘 내가 크게 쏜다"
정환: "야, 고맙다! 도롱뇽!"
- 감포 면옥 -
동룡이가 일하는 음식점에 골목집 모든 식구가 모였다. 추가로 덕선이 친구들과 기원 사람들도 모두 불렀다. 꽤 사람들이 많아서 마치 축제 분위기였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한 직원이 국을 내려 놓다가 정환 엄마의 블라우스에 쏟고 만다. 직원은 연신 사과하며 국물 자국을 지워보려 하지만 정환 엄마는 계속해서 괜찮다며 안심 시킨다. 직원은 다른 옷이 있다며 일단 다른 옷으로라도 갈아 입으라며 정환 엄마를 데려간다.
사실 음식을 쏟은 사고는 정환이가 동룡에게서 얻은 이 좋은 기회를 이용해 계획한 쇼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 같은 거였다. 지인들도 다 모일테니 이참에 정환이가 엄마의 우울증을 날려버릴 정도의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정환 엄마가 다른 방으로 들어간 사이 바닥에는 신속하게 행진용 카펫이 깔린다. 정환 엄마가 갈아 입은 옷은 결혼식 예복이었다. 여기가 피로연을 주로 하는 곳이니까. 정환 엄마가 나오고 갑자기 결혼행진곡이 울리고 정환 아빠까지 예복을 입고 등장하니까, 영문을 몰라 하던 사람들도 이내 눈치를 채고 활짝 웃으며 박수를 치고 축하를 해준다. 정환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해 하는 엄마에게 꽃다발을 쥐어 주고 신랑 신부 행진 때 화동 정봉이 형이 꽃을 뿌린다. 이 집 둘째 딸, 정환 양이 준비한 이벤트는 이렇게 성공리에 끝났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됐다. (그 무뚝뚝한 정환이가 이렇게 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다니 ... 드라마를 돌아보면 정환이는 진짜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했다)
깜짝 피로연 이벤트가 끝나자 이벤트로 계획됐던 것은 아닌데,
보라, 덕선, 노을이가 아빠를 위해 준비한 감사패를 전해주며 회사 대신 퇴임식을 다시 해준다.
(회사에서는 거의 20~30여년을 근무한 직원들에 꽃다발 하나씩만 주고 퇴임식을 끝냈단다. 이에 화가 난 보라와 덕선, 노을이가 급히 감사패를 선물로 준비한 것이었다)
정환 아빠가 감사패에 적힌 글을 자꾸 읽어 보라고 해서 덕선이 훌쩍대며 읽어 내려간다.
그리고 동룡의 분위기 반전, 전국 노래 자랑에서 못 다한 한도 풀어 버릴 신나는 피날레다.
덕선이 아빠와 엄마는 식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골목길 입구에 잠시 앉아 시원한 밤 공기를 쐬고 있다.
덕선 아빠: "임자, '화무십일홍' 이란 말을 들어 봤나? 국화 꽃도 한 철이고 열흘 붉은 꽃잎 없다고 이제 내가 정신 좀 차리고 뭘 좀 해볼려니 그것도 사치인가 보네. 요로코롬 내 인생 다 갔나보오"
덕선 엄마: "세월이 어디 우리한테만 가나, 넘들한테도 다 간다. 어따대고 하소연을 하겠노?"
덕선 아빠: "내가 오늘 참말로 크-은 거 하나 깨달았네. 꽃잎이 지면 다 끝난 줄 알았어. 근디 그 꽃잎이 지고 나면 또 열매가 맺히더라고... 내가 그걸 까먹어 부렀어. 내 꽃잎 진다고 서럽고 아쉬워만 했지, 내가 그걸 못봤네. 회사에서 내가 짤리기는 했어도 자식 농사 만큼은 참말로, 참말로 겁나게 잘 지어 부렀어"
- 덕선네 집 -
아줌다들 수다에 동룡 엄마까지 끼었다.
보험왕 동룡이 엄마는 2주 전에 가출했었는데, 어제 갈비탕 먹으러 집에 돌아왔다며 웃는다. 아들 이름으로 누구누구 엄마라고 불리는 게 싫었단다. 동룡 엄마도 우울증이 왔었나 본데, 그렇게 동생 집에 가 있으면서 극복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보라가 엄마 좋아하는 단감을 사왔다며 놓고 방으로 들어간다.
그 때 엄마들 눈에 들어온 건, 보라가 끼고 있는 반지.
보라가 방으로 들어가자, 정환 엄마가 보라는 요즘 더 예뻐지는 거 같다면서 시집갈 때 다 됐는데 남자는 만나냐고... 덕선 엄마는 누군가 만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말이 없다고...
그 때 밖에서 이번에는 선우가 엄마 여기 있냐고 부르며 붕어빵을 사왔다며 놓고 간다. (선우 엄마가 집에 올 때 붕어 빵 사오라고 해서).
그런데, 덕선 엄마와 선우 엄마 눈에 들어온 건, 선우의 반지. 보라의 것과 똑같다. 두 엄마들 얼굴에서 왠지 웃음기가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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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8] 응답하라1988 줄거리 다시보기 (Reply 1988) - 18화 (굿바이 첫 사랑)
-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친구들 모두 이제 성인이 되어 각자 직업을 가지게 되니까 함게 모이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모처럼 집에 와서도 가족과 식사 한 번 할 기회도 거의 없다. 오늘은 택이 생일이라 모이게 됐다.
정환 아빠: "우리 둘째 아들 얼굴도 잊아 부리겠다"
덕선: "나 애들이랑 놀거야, 간다~!"
덕선 아빠: "아, 오랜 만에 집 구석에 왔으면 저녁 한 끼라도 식구들하고 같이 먹으면 좀 좋을까이"
- 엄마, 아빠들끼리 모여 자식들 얘기 -
택이 아빠: "이 집도 조용하네요"
정환 아빠: "예, 애들이 없으니까 고마 조용합니다"
...
택이는 선도 자주보고 소개팅도 하지만 오래 못 간단다.
선우 엄마: "거절을 몬해서 나갈 때가 많아요"
- PC 통신에 빠져 사는 정봉이 형 -
정봉이 형 아이디는 '제임스본드'. 퀴즈방 방장!
재미삼아 예전에 미옥과의 데이트 에피소드를 문제로 올린다. 그런데 뜻 밖의 답변으로 깜짝 놀란다.
연상 퀴즈로 우주여행을 올렸는데, '부루마블'이라는 답변... (첫 사랑 미옥이 외에는 알 수 없는 답...)
급 진지해진 정봉이 형이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만남 퀴즈...
'종로 일요일 5시'에 대해 '1층 아니라 2층'...
정봉은 깜짝 놀라서 일어난다. 틀림 없는 그녀다! (PC통신 만남을 다룬 영화도 있지요. 접속)
확신에 찬 제임스본드는 주말에 반줄에서 메기의 추억과 만나기로 한다.
- 택이방, 애들끼리 모여 택이 생일 파티 -
덕선: (맥주 잔을 탁 내려놓으며) "야! 나도 인기 많거든! 내일도 만나서 영화보기로 했어. 내가 싫어서 안 만나는 거야"
선우: "잘 생겼던데, 덕선아 이번에는 차이지 마라!"
덕선: "웬열! 야 누가 차여, 내가 늘 찼다니까 참... (선우를 보며) 야, 근데 너 그 사람 언제 봤어?"
선우: "전에, 요 앞 골목에 데려다 줄 때 얼굴 봤어. 다같이 봤어"
동룡: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멀쩡하던데?"
덕선: (어이 없다는 듯) "그럼, 멀쩡하지 안 멀쩡하냐?"
택이: "탑 언니? 너 그 선배 언니가 소개시켜 준 사람 말하는 거지? (웃으면서) 아직도 잘 만나네. 안 차였네 ㅎㅎ"
덕선: "아이씨, 진짜... (억울해하는 목소리로) 야, 나 안 차인다니까! 야, 내가, (목소리 가다듬고) 내가 늘 찼다니까!
남자애들: (끄덕끄덕 하며 이구동성) "(웃으며) 알았어, 니가 찼어"
동룡: "(깔깔대면서) 그래, 이번에는 니까 찼다 그래. 뭘 흥분하고 그래 ㅎㅎ"
덕선: "야! (흥분해서 목소리가 커진다) (택이를 쳐다보며) 진짜라고! 내가 찼나니깐!! (이어서 선우, 정환을 쳐다보며 전투적인 목소리로) 내가 찼다고!!, 내가!!!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크게) 내가 찼어!!!! 이씨!!!!!"
남자애들: (귀막고 막 웃으며) "알았다고!!"
동룡: (대놓고 깔깔거리며 문 밖을 향해 큰 소리로) "덕선이가 찾대요!!!"
덕선: (화가 나서 계속 큰 소리로) "내가 찼다고!!, 내가!!!! 내가 찼어, 이씨!!!!! 죽을래? 씨..."
덕선: (남자 애들에게 서둘러 상황 정리 하려는 듯이) "정말이야, 내가 찼어 ㅎㅎ"
동룡: (멈추지 못하는 웃음, 낄낄낄낄우헤우헤헤 크하하)
이튿날 다들 자기 일터로 복귀
오랜만에 애들 얼굴을 본 엄마들이 애들 얼굴이 좀 야윈 것 같다며 걱정하다가...
덕선 엄마가 최근에 정년이 가까워 오는 남편이 혹사당하는 것 같아 그것도 걱정이라며,
덕선 엄마: "성님, 얼라들한테 돈 들어가는 건 하나도 안 아까븐데, 신랑한테 돈 좀 쓸라카믄 잇!쌍!하게 손이 오그라들데요, 내만 그렇나?"
정환 엄마: "다 그래, 다!! 나도 우리 정봉이 정환이가 어쩌다가 밤 늦게 들어와서 밥 주세요 하면 덮고 있던 이불 집어던지고 우리 시어머니 제사때도 안하는 나물이며 굴비며 보쌈까지 하거든. 근데 우리 정봉이 아빠가 달밤에 라면 하나 끓여 달라고 하면 갑자기 막 그냥 분노가 단전에서 부터 확!!! 내가!! 날라차기를 딱!!"
(선우 엄마와 함께 덕선 엄마가 너무 공감되어 큰 소리로 웃음) "... 근데 그렇게 날라차기를 하다가도 참, 불쌍하다 우리 남편. 돈 버느라고 고생하는데 그 라면 하나를 못 얻어 먹네 싶어서, 그래 내가 이해하자 참자 그러면서도 분노를 참지 못해 우씨..."
"ㅎㅎㅎㅎㅎ"
- 친구로 부터 소개팅 부탁받는 보라 -
"연하야! 단지 별명이 '쓰레기'래. 하지만 천재래! 천재 쓰레기!"
- 기원의 유 과장과 탑 언니 -
(덕선이가 유 대리에게 소개 시켜줘서 요즘 한창 사귀는 중)
유 과장: "언제 한 번 덕선 양한테 밥 한 번 사야 되는데..."
탑 언니: "괜찮아요. 내가 덕선이 한테 후배 소개 시켜 줬거든요" (택이 생파 때 요즘 덕선이가 만나고 있다는 남자)
동룡: "정팔이 새끼 서울에 있으니까 좋다. 얼굴도 자주 보고"
택이: "야, 근데 나 차 갖고 왔는데..."
동룡: "괜찮아, 덕선이한테 운전하라고 하면 돼. 덕선이는 술 끊었대"
정환: "왜? 뭔 일 있대?"
선우: "오래 못 갈걸"
택이: "거짓말 같은데"
동룡: "내 말이. 캬하, 어렸을 땐 술 한 모금도 못 마시더니, 이젠 다 커서 술도 마시고. 우리 수여니 ㅋㅋㅋㅋ"
모두들 ㅎㅎㅎㅎ.
선우: "야, 그 이름 진짜 오랜 만이다. 성수현. 너 그거 어떻게 기억하냐?"
정환: "그 점쟁이 잘 있나 몰라. 그래도 결국 다 맞췄어!"
그 때 덕선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덕선: "얘들아~~, 안녕! 나 왔다~! ㅎㅎ"
남자애들: (일제히 덕선을 보고 활짝 웃으며) "왔네, 수현이, 아 왜 이제 와! 빨리와! (스포츠 경기 응원때 선수 이름 부르듯) 성 수현, 성 수현! ㅎㅎㅎㅎㅎ..."
덕선: "(자신도 거의 잊고 있던 수현이라는 이름을 듣고... 덕선 얼굴이 구겨지며, 혼잣말로) 저것들을 확 죽여버릴까... 씨..."
덕선: "아, 씨... 내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이것들은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하나도 없어. 야, 신분 세탁 어떻게 하는 거냐 어?!, 옘병..."
택이: "너 왜 콜라냐? 진짜 술 끊었냐?"
덕선: "나, 요새 보약 먹어"
동룡: (제일 먼저 '풋!' 하고 웃음 터져 어이없다는 듯) "아니 더 건강해지려고? 지금도 충분히 건강한데, 더 건강해지겠다고?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ㅎㅎㅎㅎㅎㅎ"
덕선: (동룡이를 흘겨본다)
선우: "너 요새 만나는 그 사람이랑은 잘 돼 가나보다?"
덕선: (계속 동룡이 흘겨보는 중)
동룡: "(계속 낄낄대며) 뻔하지 뭐, 딱 한 달 본다"
덕선: "(자세 바꾸며) 왜 이러셔. 내가 여기서만 찬 밥이지 딴데 가면 캡 인기 있어"
택이: (진지하고 조용한 어조로) "딴 데 어디?"
덕선: (이번에는 택이한테 눈 흘기며) "야, 이씨..."
정환: "야, 인간적으로 우리끼리는 거짓말 하지 말자"
덕선: "아, 이것들이 진짜...씨. 나 이번 주도 그 사람이랑 콘서트 보러 가기로 했어"
동룡: (웃음이 또 터지며) "뻥! 치시네"
택이: "(동룡을 보며) 아니, 저 말은 맞아! 내가 좀 전에 유 과장님에게 들었어"
덕선: (의기 양양해져서 웃는 얼굴로 이쪽 저쪽 돌아보며) "봤지! 봤지!! 이것들이 천하의 성덕선을 뭘로 알고... 씨. 왜 이래? 나 주말에 바쁜 여자야! 동네 부랄친구들이랑 영화 볼 짬밥 아니라고!"
동룡: "야, 근데 일요일?"
덕선: "왜, 너도 가게?"
동룡: "아, 씨... 우리 오랜만에 다같이 영화 보러 가기로 했잖아! 포레스트검프"
덕선: "나, 그거 봤는데!"
택이 빼고 남자애들: "야!... 아이씨"
덕선: (우쭐우쭐) "그 사람이랑 봤어. 내가 니들이랑 영화를 왜 보냐? 캡! 시간 아깝게"
택이: (난처한 표정 지으며) "나도 봤는데..."
택이 빼고 남자애들: "야!!! 아..."
택이: "까먹었다. 미안하다. 기원 사람들이 하도 같이 보자고 그래서"
선우: "난 안 봤어. 정팔이 너는"
정환: "아이, 나도"
동룡: "야, 남자 셋이서 영화보러 가는 거 아냐! 그게 무슨 그림이니? 그게"
(갑자기 덕선이가 기쁜듯이 막 활짝 웃는다)
덕선: "ㅎㅎㅎ 뭐야, 지금. 나 여자로 봐 주는 거야?"
남자 애들: (무 표정)
덕선: (계속 웃으며 뭔가 베풀듯이) "알았어, 그럼 내가 이승환 콘서트 표를 딱 취소하고 니네랑 영화 보러 갈게. 어쩔 수 없지 뭐, ㅎㅎ"
남자애들: "야, 야, 나가!! 나가!" (불만 폭증)
동룡: "차라리 우리 아빠랑 간다, 아빠랑" ㅋㅋㅋ
정환: "정봉이 형이랑 본다, 정봉이 형"
동룡: "자꾸 그 사람 그 사람 하지마!"
덕선: (택이 한테) "야, 술잔 하나만 줘봐!"
택이: (타이르듯) "안돼, 너 운전해야지"
덕선 엄마: "이러다가 사람 잡겠다, 일요일까지 일을 나오라카나" (나이 든 오랜 연차의 직원을 이렇게 부리는 걸 보면 이유가 있겠죠)
덕선 아빠: "잠깐이어, 잠깐만 나갔다 오면 돼. 임자, 내가 그냥 하는 소린디, 자네도 들어 봤을 것이여. 명예 퇴직이라고. 인자 내 정년까지는 4~5년 밖에 안 남았자네. 명예 퇴직을 미리 신청하믄 퇴직금을 두 배로 준다고 하네"
덕선 엄마: "안된데이. 애들 시집 장가 보내기 전까지는 절대로 안된데이. 무조건 붙어 있어라, 알았제?"
덕선 아빠: "아이고, 알았네. 무조건 붙어 있지. 그냥 해 본 소리지"
- 데이트를 위한 준비를 끝내고 출발 전에 호출기 메시지를 확인 하는 덕선이 -
첫 번째 메시지 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콘서트는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문제로 이렇게 덕선씨에게 크게 실례를 하게 되어 정말 뭐라 드릴 말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옷 갈아 입은 덕선, 엄마가 콩나물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장으로 고.
그런데 하필 출근하는 남자 애들하고 딱 마주쳤다. 대문 열고 나오는 순간 딱 걸려 버린 덕선...
어쩔까 망설이다가 터벅터벅 애들 앞으로 간다. (겉모습 전혀 신경 안쓰고도 주말에 캡 잘나가는 이미지로 결정)
동룡: "야! 너 뭐냐?! (ㅋㅋ) 콘서트 간다더니? 왜 아직도 그 꼴이니?"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더니 깔깔대며) "아하~ 또 차였구나? ㅎㅎㅎ 결국은 어제 혼자 들어오더라니... 차였네, 차였어!"
덕선: (동룡이를 째려 보다가) "아닌데? 나 지금 콘서트 가는데?"
동룡: "야~ 콘서트 가기 딱 좋은 복장이다, 그래, (깔깔깔~)"
덕선: "승환이 오빠랑 달려야 되거든!" (콘서트 신나게 즐기려면 복장이 편해야쥐~)
동룡: "그런거야? 그럼 타, 가는 길에 데려다 줄게, 타 빨리"
덕선: "콜"
동룡: "내 페라리가 좀 거칠 수 있으니까 꽉 잡아라!"
덕선: "(신난다는 표정으로 밝고 경쾌하게 소리친다) 알았어! 출발! 가자고!"
(동룡이 트럭을 출발시키자 덕선이 백미러를 통해 멀어지는 정환과 택이를 보며 시무룩해지더니 똥 씹은 표정이 된다)
- 기원 (박카스배 결승전) -
유과장: "네!? 양다리 아니에요?"
탑 언니: "양다리는 아니구요, 저도 몰랐어요, 그렇게 오래된 여자친구가 있었는지..."
많이 피곤한지 택이가 다음 대국 전에 살짝 세수를 하고 나온다.
- 영화관 -
포레스트검프 상영관에 도착한 동룡과 정환
정환이 호출기가 울려 확인해 보니 선우한테 갑자기 약속이 생겨서 못 온다고...
그런데,... 덕선이 하고 사귄다는 남자(얼굴을 다 알고 있음)가 다른 여자와 영화관에 찾아 왔다.
동룡: "어! 저 사람!! 소개팅 한 그 남자 아니냐? 근데 저 새끼가 지금 여기 왜 와있지?"
... (잠시 생각하더니) ... "아~하, 덕선이 또 차였구나! 아이 비웅신!"
덕선이 생각에 영화에 집중이 안되는 정환... (아까 동룡의 말이 맴돈다. '결국은 어제 혼자 들어오더라니... 차였네, 차였어')
영화는 어느새 거의 중반을 넘어가고...
동룡: " (영화 속 여주인공에 감동해서) 야, 진짜 저런 여자는 어디가서 만나야 되는 거니?")
망설이던 정환이 드디어 혼자서 좌석을 박차고 일어나 주차장으로 뛰어 간다. (뒤에 남은 동룡은 어리둥절. 저 녀석 급했나? 화장실 가나?)
떨리는 손으로 지프의 시동을 건 정환은 외롭게 홀로 콘서트 장에 서 있을 덕선을 향해 황급하게 차를 몬다.
마음이 다급한 정환. 야속한 신호등. (시내 길이니...) 파란 불이 켜지자마자 있는 힘껏 가속 페달을 밟는다 부-웅...
정환의 첫 사랑, 덕선... 왜 이렇게 망설였을까? 왜 이렇게 용기가 없었을까? '늦었지만 이제 내가 간다! 조금만 기다려, 덕선아, 조금만...'
- 콘서트장에서 덕선 -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거리며 어딘가에 전화 중이다.
"야, 왕조현. 너 이런 기회 흔치 않다. 꽁짜표야 꽁짜표. 얼른 달려 와! 야 그리고 올 때 옷이랑 신발도 좀 갖고 와라! 알았지? 야! 빨리와! 꼭 와! 꼭!"
아, 추워... 덜덜덜... (뒤에 있던 행사 요원이 말한다. '곧 시작합니다')
.
...... ...... ...... ...... ...... ......
.
.
.
.
◆ 휴,... 헉... 헉... 드디어 덕선 앞에 도착한...
◆ 보라의 소개팅에 나온...
◆ 종로 반줄... 정봉이 형 앞에 나타난...
덕선 앞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택이... (컥...헉,... 헉... 하... 하...)
덕선: (너무나 뜻 밖의 상황에 혼란스러워) "너, 뭐야? 니가 여기 어떻게 왔어?"
숨이 좀 진정되자 택이가 덕선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그리고,...
되돌아 가는 정환...
정환의 회고>
운명은 시시때때로 찾아 오지 않는다. 적어도 운명적이라는 표현을 쓰려면 아주 가끔 우연히 찾아드는 극적인 순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운명이다. 그래서 운명의 또 다른 이름은 타이밍이다. 만일 오늘 그 망할 신호등이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 그 빌어먹을 빨간 신호등이 한 번이라도 날 도와줬다면 난 지금 운명처럼 그녀 앞에 서 있을지 모른다. 내 첫 사랑은 늘 그 거지같은, 그 거지같은 타이밍에 발목 잡혔다. 그 빌어먹을 타이밍에...
(집에 돌아 온 정환이 쌍문동 골목길에 차를 주차하고 있을 즈음,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카오디오에서는 바둑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라디오 뉴스> '다음은 바둑 소식입니다.16일 홍익동, 한국기원 특별 대국실에서 열린 박카스배 결승 5번기 첫 번째 대국에서 한국 바둑의 최강자 최택 9단이 충격적인 기권패를 선언했습니다. 이는 최택9단의 프로 입단 이후 최초 기권패로 기록됐는데요, 주최측과 기원에 사정을 알리고 대국 상대인 임지현 9단에게도 양해를 구했습니다. 기권패를 선언한 이유는 개인 사정으로 자세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한 최택 9단의 기권패는 관계자들을 놀라게...'
정환은 절망감과 야속함과 자신에 대한 분함에 두 손으로 운전대를 연이어 내려친다.
(쏟아지기 시작한 빗물과 함께 흘러내리는 정환의 눈물)
그러나 운명은 그리고 타이밍은 그저 찾아드는 우연이 아니다. 간절함을 향한 숫한 선택들이 만들어 내는 기적같은 순간이다. 주저 없는 포기와 망설임 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난 더 용기를 냈어야 했다. 나빴던 건 신호들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 많은 망설임들이었다.
(택이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다가, 밖에서 기다리던 유 과장과 탑 언니의 대화에서 덕선의 소개팅남 한테 여친이 있는 줄 몰랐고 여친과 서로 대판 싸우고 홧김에 소개팅을 했던 것이었으며, 덕선이는 혼자 콘서트 장에 가 있다는 말을 우연찮게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허공에 붕 뜬 덕선을 잡기 위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모든 일정을 그 자리에서 포기하고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
- 종로 반줄 -
미옥은 출입문 옆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정봉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정말 운명이었나 보다. 끊어진 듯 했던 운명이 전화선으로 다시 연결되다니. 정봉은 무표정으로 아무런 말 없이 미옥을 향해 뚜벅 뚜벅 다가가 다시는 잃지 않겠다는 듯 미소 짓고 있는 그녀를 꼬옥 안았다.
그리고, ...
보라 앞에 선우가 나타났다. 보라도 선우도 뜻밖의 만남에 한 동안 말 없이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보라: "니가 쓰레기냐? 모냐, 너?"
선우: "누나가 왜 여기에 있어요?"
보라: "너나 대답해!"
(선우는 학과 친구한테 받았던 도움에 대한 답례로 소개팅에 나온 것이었다. 그 친구가 담당 교수의 소개팅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어 받아들였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그 친구 대타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선우에게 대타를 부탁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의 별명은 쓰레기였다)
선우: "누나 참 대단하네요. 어떻게 아무리 그래도 저랑 같은 학교, 같은 학과, 그것도 동기랑 소개팅을 해요? 저는 이제 신경도 안 쓰이나 봐요"
선우를 바라보던 보라의 눈에 눈물이 조금씩 고인다. 보라는 차분하게 선우의 질문에 답을 한다.
보라: "1%의 확률로 니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근데 별명이 쓰레기라고 해서, 아... 그럼 1%는 날아갔구나"
선우: (...)
보라: (절제된 간절한 표정) "근데 다시 생각했지. 그렇다면 다른 1%의 확률에 걸어야겠구나. 너 귀에 들어가라! 같은 학교 같은 학번 동기니까 너 귀에 들어가라! 너 귀에 들어가서 정말 1%의 확률이지만 혹시 니가 아직도 나를 좋아한다면..."
선우: (눈동자가 흔들린다)
보라: (눈을 아래로 떨구며)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에 나왔어!"
선우: ...
보라: (눈물 맺힌 눈으로 선우를 똑바로 쳐다보며) "선우야, 미친 소리 같지만, 보고 싶었어!"
(카페의 음악이 잔잔하게 흐른다)
- 콘서트장 -
덕선: "야!! 나 진짜 바람 맞은 거 아니거든!!!"
택이: "그래, 알어^^"
덕선: "원래 오기로 했는데, 오다가 사고가 났대!, 크-은! 사고!!"
택이는 말 없이 윗옷을 벗어 덕선이에게 입혀 준다.
덕선: "나 안 추워!"
택이: "내가 더워서 그래"
덕선: (강조하는 소리) "나, 진짜! 바람 맞은 거 아니다!"
(택이와 함께 신이난 덕선이는 즐겁게 콘서트 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선우가 눈을 떠 보니, 진주와 엄마가 보고 있다. 진주가 한 마디 한다. '오빠, 잠만 잘 거면 뭐하러 집에 와?!'
선우: "오빠 피곤해서 그래, 집에서 잠이 제일 잘 오니까 그렇지. 나 쫌만 더 잘게"
정환이가 눈을 떠 보니, 엄마 아빠가 보고 있다. 엄마가 아침 다 됐다고... '아, 그럼 깨우시지 그랬어요'
아빠: "늦잠 푹 자라고 일부러 안 깨왔다"
보라가 일어나는데 아무도 없던 옆 자리에서 깨어나는 덕선을 보고 '아 깜짝이야, 너 언제 들어왔어?'
덕선: (부시시) "그러는 넌, 넌 언제 들어왔는데"
보라: (어라?) "너라고? 이게 오랜만에 몸 좀 풀어 볼까?"
덕선: (부시시 + 짜증 + 코 쑤심) "왜 이래?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보라: (덕선이 등허리를 딱 치며) "이제 아주 맞먹으려고 그러지 어? 죽을라고 이게!"
덕선: "아, 왜 때려!!"
보라: (등을 마구 두드리며) "왜 때리긴, 니가 잘못했으니까 때리지!"
(투닥투닥...야! 쿵 따딱 이씨! 야! 쿵 야! 이씨!)
덕선 아빠: "아따 가시나들, 다 커서도 지랄이네, 아, 어서 밥 먹어!!"
덕선 엄마: "보라, 자가 왜 저렇노... 목소리가... 영... 약한 거 같은데..." ㅋㅋㅋ
진주: (택이를 보며) "왜 오빠만 그렇게 대국이 많아? 좀 줄여!"
선우: "쌤통이다"
진주: (선우를 보며) "오빤, 집에서 잠만 잘 것 같으면 아예 오지마! 오빠만 공부해? 먹고 다시 자! 알았어?!"
택이: "ㅋㄷㅋㄷ"
진주: (택이를 보며) "웃지마! 오빠 심소영이랑 사귀기만 해봐. 내가 콱 그냥..."
택이: "어, 걱정마!"
선우: "와, 얘 이렇게 말을 잘해? 아니 요새 국민학생이 제일 무섭다더니..."
아빠: "선우야, 너 낮에 캐치볼 하자, 너 운동 좀 해야 돼"
선우: "아니 안해요. 좀 살살 던지시던가, 저는 절대 안해요"
아빠: "너 운동해야 돼. 체력이 돼야 공부도 하지"
선우: "됐습니다. 됐어요, 저 잘래요"
진주: (선우를 보며 주의 주듯) "어??! 오빠!!"
선우: "아 알았어, 알았어. 해요"
오늘 모임에 택이는 일이 좀 늦어져서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동룡: "피앙새 반지 가져왔지?"
(정환이가 반지를 꺼낸다)
덕선: "피앙새 반지가 뭐야?"
선우: "공사 졸업 반지야. 이 새끼 그거 아직도 가지고 있잖아"
동룡: "나 줄거지?" (이전 술자리에서 정환이한테 반지 계속 가지고만 있을거면 자기한테 넘기라고 했었음)
정환: "고민중이야, 갑자기 너 주기 아까워졌어"
동룡: "그럼 누구 줄려고 그러는데...?"
정환: (빙그레 웃는다)
동룡: "평생 프로포즈도 못 해보고 죽을 새끼"
선우: "낭만이 좀 없지, 우리 정팔이가"
동룡: "(정환이를 보며) 야이 븅신아, 난 너 고백하는 거 보고 죽는 게 내 소원이다, 소원"
(그런데... 정환이 갑자기 급 진지 모드)
정환: (반지를 보며) "덕선아!..."
덕선: (웃으며 정환을 쳐다본다)
정환이 반지 케이스를 열고 덕선이 앞에 놓는다.
덕선: (웃음을 멈추고 정환을 쳐다 본다)
정환: "올해 졸업할 때 주려고 그랬는데. 이제 준다"
(덕선은 혼란, 선우와 동룡은 놀라서 조용)
정환: (덕선을 한참 바라보며) "나 너 좋아해. 좋아 한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내가 너 때문에 무슨 짓까지 했는지 아냐? 너랑 같이 학교 가려고 매일같이 대문 앞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고 너 독서실에서 집에 올 때까지 나 너 걱정돼서 한 숨도 못 잤어. 얘가 왜 이렇게 늦지? 또 잠들었나? 야,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너..."
동룡: (눈짓으로 선우에게) '이 새끼 진짠가봐'
선우: (눈짓으로 동룡에게) '조용해!'
정환: "...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같이 콘서트 갔을 때, 그리고 내 생일 날 너 한테 셔츠 선물 받았을 때 나 정말... ... 좋아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하루에 열 두번도 더 보고 싶고 만나면 그냥 좋았어. 옛날 부터 얘기 하고 싶었는데, 나 너 진짜 좋아. 사랑해!"
덕선: (감동)
...
...
분위기에 압도당해 모두가 할 말을 잊고 정적에 휩싸여 있는데, 정환이 말을 잇는다.
정환: (멍해 있는 동룡이를 보며) "됐냐? 븅신아!"
동룡: (아주 작은 소리로) "뭐가 돼?"
정환: "이게 니 소원이라며?"
동룡: (아주 작은 소리로) "무슨 소..."
(갑자기 선우하고 동룡이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처럼 악 소리를 내며 감탄해서 박수)
동룡: "깜짝이야!!"
선우: "아 씨! 진짠 줄 알았잖아!! 미친놈아!!" (덕선이를 보며) "야! 너도 속았지?!"
덕선: (정신 추스리며 웃긴 하는데, 어색한 웃음...) -- 덕선은 이 말들이 진심이었다고 믿고 싶을듯
선우: "이 새끼 완전 선수네 선수...아 ㅎㅎㅎ"
동룡: "깜빡 속았네, 진짜. 맙소사! 정팔아, 나 떨려! 나 너 한테 반한 거 같아! 나 너 사랑해, 사귀자. (정팔이 손을 두 손으로 잡으며) 나도 너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고 (웃으며) 독서실에서 ..."
정환: (동룡이 잡은 손을 훽 뿌리치며) "야 이 미친놈아, 저리 가!" ㅎㅎㅎㅎ
(덕선과 정환은 어색한 웃음을 이어간다)
지난 날들을 돌아 보면, 정환은 가장 먼저 덕선이 옆에서 남들과 다른 눈빛으로 덕선이를 보고 있었다. 단지 우리가 보지 못했을 뿐.
술잔이 거의 다 비워지고 시간도 꽤 흐른 듯하여 그들 넷은 2차로 자리를 옮기기로 하고 일어선다. 많이 늦어지는 택이에게는 아예 2차로 오라고 메시지를 남겨놨다.
그리고 주인 잃은 피앙새 반지는 길고 길었던 기다림 끝에 잠깐의 삶을 다하고 빈 자리에 그렇게 남겨져 잊혀진다. 정환은 그렇게 첫 사랑에 이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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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 자지마독서실 -
열심히 공부중인 덕선이. (ㅎㅎ 재미있는 수학! 이상하게 포기할 수 없다!ㅎㅎ 얼마나 재미가 있었으면 한 달 동안 '집합'만 팠나보네요, 우리 덕선이)
밤이 깊어 공부하는 덕선임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친구 자현이와 막 헤어질 때 왠 정신나간 오토바이 한 대가 덕선이 옆을 스치듯 지나간다. 날치기 범이었다. 그러나 다행이도 덕선의 뛰어난 운동 신경 덕분에 가방은 지켰는데, 발가락은 못 지켰다. 오토바이가 가깝게 스쳐 지나가면서 앞으로 딛고 있던 덕선이 오른 발가락 부분을 깔고 간 것이다. 비명 소리를 듣고 자현이 뛰어와 덕선이를 부축한다. 결국 덕선이는 한 동안 기부스를 하게 됐다. - 쌍문동 오토바이 날치기 범아, 자수 해라!
- 4월 3일 일요일 (덕선이 친구 미옥의 생일 날) -
덕선이 짜증 내고 있는데, 동룡이가 왔다.
동룡: (방 문 밖에서 왠지 완전 신나서 노래하듯) "살았니? 죽었니?"
덕선: (인상 쓰며 소리친다) "살았다!"
(동룡이 방문을 열고 약을 올린다)
동룡: "ㅋㅋ 살아 있구나! 그럼 나 간다. 오랜만에 축구하러! ㅋㅋ 오랜만에 택이도 등판!"
덕선: (택이 소리를 듣자, 두 팔을 앞으로 쭉 뻗으며) "업어! 나도 구경갈거야"
동룡: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지으며 거의 빈정대는 말투로) "허, ... 참! 내가 너를 어떻게 업니?!! 나 보다 ㅋㅋ 큰 애를 ㅋㅋ 어떻게 업니? ㅋㅋ 뭔 소릴 해! 참나, 기가 막혀서"
- 축구하러 근처 유공연수원에 간 친구들 - (개구멍으로 몰래 들어갔음)
다른 애들 기다리는 동안,
정환: "너 혹시 내 지갑 열어봤냐?"
택이: "(태연하게) 아니, 안 봤는데"
(택이가 비록 부인했지만 정환은 택이가 덕선이와의 데이트 약속을 깬 이유가 지갑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음)
깁스를 했는데도 덕선이가 축구하는데 가겠다고 생 난리를 쳐서 동룡이 툴툴거리면서 업고 왔음. 근데 도착해서 내리라고 해도 안내리고 동룡이 목을 조르며 버텨서 선우가 간신히 덕선이를 떼어 내는 중.
덕선: "아... 씨 쟤가 자꾸 나 무겁다고 소리지르잖아! 사람들 많은데, 이...씨!!!"
한참 신나게 축구하며 노는데, 동룡이 바지에 피가...
동룡이가 피를 보자마자 기절해서 정환이 동룡 업고 선우와 병원에 간다. 결국 덕선이는 택이와 둘이 남았는데,... 덕선이가 발을 다쳐서... 덕선이는 택이 보고 그냥 먼저 가라고 한다. 노을이나 다른 애 불러서 업혀가면 되니까. 근데 비실비실 택이가 업어주겠다며 업히란다. 덕선이가 싫다며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순찰돌던 경비 아저씨 한테 들켜 버린다. 경비 아저씨가 호루라기 불며 잡으러 오니까 급한 마음에 택이가 덕선이를 두 팔로 안고 도망간다. 심지어 숨 차 하지도 않고, 마치 로보트 처럼.
- 택이네와 선우네가 함께 저녁 식사 -
택이 아빠: "참, 도롱뇽은 괜찮나?" - 택이 아빠도 도롱뇽이라고 부르네 ㅋㅋ
선우: "아까 택이랑 보고 왔는데 괜찮더라고요. 으이구, 그러기에 거기에 마늘을 왜 꽂아(웃음)"
택이: "민간 요법이래요. 치질인 것 같긴한데 쪽 팔려서 말을 못하고 마늘로 해결하려고 그랬대요. (선우보며) 쪽 팔리다고 내일 병원 오지 말래!"
식사 후, 선우가 택이 한테 뭔가 말하려다 말고 가만 있으니까, 택이가 다정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택이: "선우야, 전에 내가 기원 갔다가 집에 일찍 온 적 있거든. 근데 아빠 혼자서 찬 밥에 물 말아 드시고 계시더라. 내가 일찍 올 지 몰랐던 거지. 아빠..., 허둥지둥 엄청 당황해 하시고... 그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아빠 옆에 좋은 분이 계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 ... (선우를 보며) 난 너희 엄마라서 좋아, 다행이야"
선우: (한결 편해진 목소리로) "넌 괜찮냐? 엄마 생각 안나?"
택이: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난 너 보다 더 오래 됐잖아. 그래서 너 보다는 쉬운가보지"
선우: "난 너 보다 어린가보다"
택이: "(웃으며) 몰랐냐?"
선우: "(아차 웃으며) 아이, 자존심 상해 ㅎㅎ"
...
선우: "야, 내가 너 보다 생일 빠른 거 알지? 형이라고 불러!"
택이: "미친 놈, 내가 너 보다 정신 연령이 높아"
선우: "웬열!, 웃기시네"
택이: "웬열!"
선우: "너 요새 진짜 못된 거 많이 배웠다 ㅋㅋ"
(웃음)
- 유성우가 내리던 날 -
정환이는 정봉이 형이 유성우 떨어지는 거 보자고 해서 장독대에서 함께 하늘 보는 중...
(몇 시간 동안 시간 당 수백개의 유성이 쏟아지는 대 우주쇼가 예보되어 있었음)
이윽고 밤 하늘을 길게 가로질러 몇 몇 유성들이 횡단한다.
정환: "소원, 뭐 빌었어? ㅎㅎ 만옥씨랑 연애 잘 하게 해 달라고? ㅎㅎ"
정봉: "아니, 우리 동생 만큼은 꼭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봉이 형은 알고 있었다. 심장병 때문에 축구를 하지 못하는 형을 위해 정환이가 축구에 열심이었고, 조정사를 동경하는 형을 위해 이제는 조정사가 되려 한다고... 정환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
- 불행은 행복의 뒷면에 있다 -
선우...... ...... ......
선우: (왠지 고개를 떨구고 있는 보라를 의아하게 쳐다보고 웃으며) "우리 누나, 금연하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누나는 소원 빌었어요?"
보라: (전혀 망설임없이) "어, 우리 헤어지게 해달라고"
... !!!!
보라: "선우야, 우리 헤어지자, 미안!" (바로 일어선다)
선우: (뜻밖의 충격으로 몹시 당황한 선우) "누나!, 누나 거기서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면 나 누나 평생 안봐요!!"
...그대로 가버리는 보라... 보라의 뜻밖의 일격에 선우는 마음을 깊이 베였다...
정봉 ...... ...... ......
덕선: "오빠 만옥이 오늘 못 나온대, 집 안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온대. 집 앞에서 기다리지도 말래, 아빠가 지키고 있다고, 어떡해 오빠? (종이학 병을 보며) 그건 내가 꼭 전해 줄게, 오빠"
- 장래의 꿈이 누구에게는 지난 꿈이다 -
선우 엄마 어릴 때 꿈 - 가수
덕선 엄마 어릴 때 꿈 - 영화 배우
정환 엄마 어릴 때 꿈 - 화가 (선우엄마 왈, '그래서 우리 미란이 성님이 화투를 좋아하는 가뿌다')
89년 당시 국민학생들 장래 희망 1위는 과학자, 2위는 교수, 3위는 운동선수/의사 였답니다.
- 택이 방 -
덕선은 택이가 자신을 안고 뛰던 모습이, 설레이는 마음이 떠나질 않는다.
수면제에 취해 정신이 몽롱한 택이가 덕선이를 보다가 키스를 한다. 꿈인가...
- 이튿날 아침 등교 시간 -
택이: "저기, 덕선아, 너 어제 밤에 언제 갔어?"
덕선: "너 잔다고 그래서 바로 갔는데... 왜 그래?... 꿈 꿨어?"
택이: "어... (작게 혼잣말로) 다행이네..."
덕선: (호기심에) "뭐야? 꿈에 내가 나왔어? 무슨 꿈인데?"
택이: "아냐, 개 꿈이야, 너 신경 안 써도 돼"
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덕선이는 꿈이 없단다...
"꿈을 가지면 되지. 덕선아, 아부지도 니 나이 때 아무 생각 없이 살았어. 남들 다 그래. 너만 그런 게 아닝께 한나도 걱정하지마. 아빠도 처음 부터 은행원이 꿈이었는줄 아냐. 아녀, ... 그냥 먹고 살라고 바둥바둥대며 살다보니 여까지 온것이제"
덕선: "그럼 아빠 지금 꿈은 뭐야? (아빠가 바로 대답을 못하자...웃으며) 그럼 아빠 시방 꿈은 뭐데(방긋)?"
아빠: "아빠 시방 꿈은 우리 보라, 우리 덕선이, 우리 노을이 한나도 안 아프고 건강한 거. 아빠 꿈은 딱 그거 한나 밖에 없어!"
덕선: "아니, 내 꿈 말고. 아빠 꿈이 뭐냐고?"
아바: "그려, 자식 새끼 안 아프고 건강한 거, 그거 말고 아빠 꿈이 뭐 있대? 없어, 그거 한나밖에...(미소)"
덕선: (눈물 핑) "그게 모야..."
--------------- ,. --------------- ,. -----------------------
동룡이 아빠: "전 춤에 대해서는 미련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마... 우리 막둥이가 저 닮아가지고 공부는 안 하고 마... 미친개마냥 춤 추며 돌아다닐까봐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택이 아빠: "저도 택이가 저 안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택이도 다른 애들처럼 투정도 부리고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그렇게 지 속에 있는 감정 티 좀 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바둑 시작해서 어른들 틈에 지내다 보니까 화를 꾹 참는 습관이 생겨가지고... 원래 그렇게 까지 내성적인 애가 아니었는데, ... 딱 지 똘애들 만큼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환 아빠: "지도 뭐 딴 거 없습니다. 우리 정봉이, 지금 만큼만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정환 엄마: "화가는 옛날 얘기야, 지금은 우리 정봉이 대학이나 좀 갔으면 좋겠어"
덕선 엄마: "내도 내도 내도 성님아, 보라 그거 성격 좀 둥글둥글해 지면 마 내 소원이 없겠다. 덕선이랑 믹서기에 딱 넣고 돌려갖고 확 섞어 부렸음 좋겠다"
선우 엄마: "우리 선우도 즈그 아빠 닮아서 딱 에프엠 아임니까? 너무 그러면 사회에 나가가지고 안 좋은데..."
정환 엄마: "나도 우리 정환이 저거 무뚝뚝해서 큰 일이야. 지 아빠 성격 반만 닮지... 코피나는 것만 닮아가지고..."
선우 엄마: "내 소원이라카믄, 마... 딴 거 없고 진주깡 선우깡 밖에 나가서 기 안 죽고 사는 기다"
- 보라의 언니의 고시원 방 -
불만 만땅 찬 표정으로 보라 언니 한테 반찬 가져다 주는 덕선. 보라를 얄밉게 흘겨 본다.
보라: "눈 똑바로 안 떠?!!"
생전 처음 와본 고시원을 구경하려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덕선은 그만 감전된 듯 그 자리에 멈춰섰다.
닭장 같은 좁디 좁은 방, 온갖 암기해야 할 쪽지,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기껏 책상 손바닥 하나 공간에 까치발로 서 있는 음식, 사발면... 언니는 이렇게 꿈을 위해 싸우고 있었구나!... 덕선에겐 진짜 충격이었나 보다.
덕선의 눈에선 어느 새 눈물이 고여 주체할 수 없이 흘러 내린다.
덕선: (울부짓듯) "언니!, 이런데서 사는 거야?! 라면은 뭐냐?! 너 돈 없어?! 밥 사먹어!!!"
보라: (따뜻하게 웃으며 달래듯) "돈 있어, 시간이 없어서 그래"
울음 섞인 덕선의 일기)
'1989년 4월 8일 토요일, 내 인생 최고 굴욕의 날이다. 성보라 품에 안겨 울다니! 왜 그랬을까? 후회가 물 밀듯이 밀려온다. ...'
정봉이 형은 오늘도 덕선의 손에 간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쥐어 준다.
수 십통의 안부 편지에도 답장이 없는 만옥 양. 눈에 띄게 수척해지는 정봉이 형 얼굴 (잠도 잘 못 잔다)
그러던 어느 날, 덕선이 슬픔 가득한 얼굴로 정봉이 형에게 그렇게도 고대하던 답장을 건네주고 힘 없이 돌아선다.
답장의 내용은 단 한 줄, '저의 소원입니다, 저를 잊어 주세요'
그리고 동봉된 우주여행카드. (미옥이가 코팅해서 책갈피로 간직해왔던)
만옥이는 무려 서른 다섯 통의 편지를 받고 나서야 오빠에게 답장을 썼다. 그리고 그 답장이 두 사람의 마지막 편지였다.
만옥이는 여름이 오기 전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우리와도 연락이 끊겼다.
...... ...... ...... ...... ...... ...... ...... ...... ...... ......
정봉이 형은 그 날 밤, 골목길 평상에 앉아 오랫동안 울었다.
.
.
...... ...... ...... ...... ...... ...... ...... ...... ...... ......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 덧 여름 방학이 됐다.
와! 덕선이 열심히 공부했네, 미적분 들어갔네요. 근데 뭐가 떨어졌는데?
1989년 7월 15일 토요일,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고 정봉 오빠는 짐을 싸서 절로 떠났다. 그리고 난 오늘 태어나 처음으로 코피라는 걸 흘렸다. (기분 좋은 웃음) 나 고3이 맞긴 맞나보다!!
...... ...... ...... ...... ...... ...... ...... ...... ...... ......
1989년 12월 5일, 올해 첫 눈이 내렸다.
선우 엄마: "와, 첫 눈이다"
택이 아빠: "저기... 선영아, 날도 추운데... 우리... 고마 같이 살까?"
TV) 90학년도 전기대 학력고사가 내일 전국 89개 대학 526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실시됩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인 71년생들이 올해 시험을 치루면서 사상 최대인 89만 4천여명의 응시자가 몰렸는데요, 이로써 학력고사 역대 최고 기록인 4.57대 1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대학 입학 정원이 작년 수준에 머물러 어느 해 보다 치열한 입시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 ...... ...... ...... ...... ...... ...... ...... ......
1989년 12월 15일 (학력고사가 끝나고...) - 그거 아시죠? 학력고사가 끝나면 고딩 시절도 끝난다는 거! 그리고 영원할 것 같았던 10대도 끝난다는 거.
...... ...... ...... ...... ...... ...... ...... ...... ...... ......
동룡: (덕선이 보며) "잘 봤어, 시험?"
덕선: "묻지마!"
동룡: (정환이 보며) "잘 봤냐, 시험?"
정환: "장난해? 붙은 지가 언젠데!"
동룡: "오 호, 축하해"
정환: "고마워"
동룡: "정봉이 형은?"
정환: "잘 본 거 같은데. 절에서 공부밖에 더 했겠냐?"
동룡: (선우를 보며) "넌 잘 봤지, 새꺄?"
선우: "응"
동룡: "아우 재수 없는 놈들. 야, 니들 다음 주 토요일 날 뭐해?"
덕선: "왜?"
동룡: "내가 또 힘들고 지친 고3 수험생들을 위해서 준비한 티켓이 있지"
선우: "뭔데?"
동룡: (노래 하듯) "대학 가-요~제"
모두: (우와~)
동룡: "택이도 온대, 아휴, 니들 진짜 나 없으면 어떡하냐? 근의 공식만 알지,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모르는 놈들"
1989년 12월 23일 눈 올까 말까한 날씨
우린 대학 가요제를 보러 갔다. 그리고 이 날이 우리들이 함께 보낸 10대의 마지막 날이었다... ... ... ...
...... ...... ...... ...... ...... ...... ...... ...... ...... ......
그리고 해가 바뀌어, 숫자도 낯설은 1990년이 되었다. 그리고 우린 스무 살이 되었다.
(진짜 90이라는 숫자가 너무 낯설고 적응 안되던 시절. 날짜 적을 때 밥먹듯이 198까지 적다가 8자 지우고 9로 바꾸던 시절)
...... ...... ...... ...... ...... ...... ...... ...... ...... ......
정환이는 공군 사관학교가 있는 청주로 내려갔고,
선우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연세대 의대에 갔다.
그리고 정봉이 형은 성대 법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렇게 모두가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나아갔고 나 역시 나의 꿈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꽃 피는 춘 3월 나는 노량진 대학교, 한샘 학원에 입학했다. 하지만 외롭지 않았다. 내겐 영혼의 단짝, 도롱뇽이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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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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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없이 시간은 흘러, 어느 덧 1994년 가을 -
"이제 조금만 더 모이면 우리 반지하 탈출하겠다"
"아빠, 흰 머리카락 10개 뽑았어, 천 원!"
자전거 배우는 정환 엄마 (정환 아빠 허리는 잘 치료된 것 같다)
PC통신에 빠진 정봉이 형
의대 과사무실?에서 선우와 친구 마이콜
느긋하게 학원 생활을 하는 동룡
여전히 건재한 최택9단 (도요타배 우승하고 자동차도 받았음)
전투기 조정사가 된 정환...
그리고 스튜어디스, 성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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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선우한테만 미리 살짝 얘기 했었나본데, 선우 말로는 택이가 영화 본 후 덕선이에게 고백하려고 한단다. 은근 (덕선을 향한) 정환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택이가 승부사 기질이 발동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선우가 정환과 동룡이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 준다.
선우: "기원 팀은 하루 쉬고 일요일에 귀국한다는 데, 택이 혼자 토요일에 온데. 덕선이 볼려고"
노래와 춤 하면 정환 엄마 아빠, 동룡, 덕선이가 빠질 수 없음 (정환 아빠의 권유로 이번에 정환 엄마가 출전할 예정. 대학을 사실상 포기한 동룡이도 출전 하려고 준비중)
증권 뉴스 : 1980년 100으로 시작했던 주식 시장 종합지수가 오늘 드디어 1000 포인트를 넘었습니다.
덕선 아빠: "여의도 증권쪽에서는 지나가는 개새끼도 주댕이에 십만원짜리 수표를 물고 댕긴다 하더구만. 으미... 주식이 미쳐도 너무 미쳐 부렀어. 올라도 너무 올라 부렀어"
정환 아빠: "근데 우리도 주식을 좀 해야 하는 거 아입니까? 성 대리님 주식을 살까요, 말까요?"
택이 아빠: "안 그래도 여쭤볼까 했던 건데. 저도 이번에 투자라는 걸 해 볼까..."
정환 아빠: "내 친구가 딱 세 개 찍어주더라고요, 한 이 삼십년 묵혀두라고. 삼성전자, 한미약품, 태평양화학. 아까 신문보니까 하나에 이삼만원 하던데요"
- 미옥이 찾아간 정봉이 형 -
미옥: "얼른 가세요, 아빠한테 들키면 혼나요"
정봉: "전화 하겠습니다. 두 번 울리고 끊기면 접니다. 그러면 다음주 월요일 만옥씨 생신 날 뵙겠습니다"
정봉: "저... 만옥씨, 혹시 소라 빵 좋아하세요? ( 열심히 손가락을 이리저리 꼽고 손을 보여 주면서 ) 제가 방금 소라 빵을 구워 왔습니다"
미옥: "ㅎㅎㅎㅎ"
정봉: "하나 더 드릴까요? 계속 연습했습니다. (양손 모두 소라빵 모양을 만들어 보여주며) 가져가셔도 됩니다 ㅎㅎ"
미옥: "ㅎㅎㅎㅎㅎㅎㅎ"
- 택이 못지 않은 승부사 기질을 가진 정봉이 형 -
뭔가에 한 번 빠지면 진짜 열심이다.
덕선: "좋아하는 색깔은 노랑,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 좋아하는 음식은 식빵 튀김, 좋아하는 과목은... 없어. 생일은 4월 3일. 그러고 보니 얼마 안 남았네?"
정봉: "뭐가 좋을까?"
덕선: "물질적인 거는 안돼. 걔 없는 게 없거든. 마음의 선물. 여자들은 그런 거에 뿅가!"
정봉: "마음의 선물?..." (곰곰히... 또 생각하더니 바로 행동 시작)
- 종이학의 전설 -
정봉: "이 작은 종이학을 천 마리를 접으면 진짜 학이 돼서 날아간대. 그리고 그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대"
"일주일 뒤에 만옥씨 생일 선물로 줄거야. 그리고 소원 물어봐서 내가 들어줄거야"
정환: "이상한 소원이면 어떡하게?"
정봉: "그래도 그녀의 소원이라면 무조건 들어줄거야"
정환: "야... 우리 형 진짜 로맨티스트네... 줘봐,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는 비행기를 접는다)
정봉: "그게 학이니? 동생아?"
정환: "나 비행기 밖에 못 접어"
정봉: "너 비행기 조정사 되고 싶다고 했지? 형이 너 조정사 되면 1번으로 탈거야"
정환: "전투기야. 형, 내 꿈은 전투기 조정사야"
보라는 고시원에 들어갈 준비 중.
덕선: "근데 아빠 와이셔츠 다른 거 없어? 왜 이렇게 작은 걸 샀어. 터지겠어" (보라가 힐끔 쳐다 봄 ㅋㅋ)
- 호텔 전국구 댄스 대회 -
대학을 사실상 거의 포기한 동룡은 노래 자랑, 댄스 대회 같은 곳에 출전해 본다. 물론 자신의 수준을 깨닫는 계기가 됐을 뿐이지만, 겁먹이 도전할 수 있어 청춘 아니겠는가?
선우: "걔 1번 이름이 뭐였지?"
정환: (잠시 생각하더니) "현진영"
선우: "걔는 무슨 미국인이 와서 춤추는 줄 알았어. 2번 걔도 무슨 진영인데...?"
정환: "박진영"
동룡: "아이씨...택이 방에 더티댄싱이나 보러가자!"
희망 대학/학과 조사장 - 3학년 17반 68번 ... (17반이라... 그리고 68번이라... 인간들 수, 요즘 상상 할 수나 있을까?)
덕선: "조현아, 왕조현! 넌 꿈이 뭐야?"
자현: "나? (웃으며) 미용사. 어머 이거 파마 너무 잘 나왔다. 어머 언니? 야, 남궁늘보 일어나봐, 파마 잘 나왔다고. (잠깐 일어나는 듯 하더니 이내 다시 자는 남궁늘보를 보며) 언니, 선생님이 너 오래. 3년치 여관비 4백만원 갖고 오래, 이년아!"
덕선: (전교 회장인 짝꿍 보며) "너는? 너는 뭐 하고 싶어?
전교 회장: 그거 그런 거 물어보는 거 아냐? 대학 학과 적는 거야"
덕선: "나도 알아, 그냥 물어보는 거야. 쓸 데가 있어야 쓰지,... 휴...(긴 한숨)"
- 점심 시간 -
점심 같이 먹으려고 미옥이도 왔다.
미옥: "(남궁늘보 보면서) 얘 죽은 거 아니지?"
자현: "(남궁늘보 보면서) 어, 숨은 쉬어. (미옥이 가져온 비닐 봉지를 보며) 근데 그건 뭐냐?"
미옥: (비닐 봉지에서 영양제, 비타민, 눈에 좋은 약들을 꺼내 놓으며) 니네 먹어"
덕선: "니네 집 약국해? 아빠 약사야?"
미옥: "아니, 이제 고3인데 체력 딸리면 어떡하냐고 사다 준거야. 영양 부족하면 공부도 안된다고"
자현: "야, 너는 영양 과다 아니냐? 하루에 식빵 튀김을 10개씩 먹으면서"
덕선: "야, 넌 대학 안 가면 진짜 큰일 나겠다! 너 오빠들도 전부 대학 다니지 않아? 어떡하냐? 너 이번에 1300등 하지 않았어?"
미옥: (발끈) "야! 사람을 뭘로 보고... 아직 거기 까지 아냐... 1280등"
자현: (미소)
미옥: "생일 날 아침에 아빠가 선물 기대하라고 그러는데, 왠지 과외 선생님들 잔뜩 올 것 같은데"
자현: "과외해도 소용 없을 것 같은데"
미옥: "야!!!" (종이 울리자) "나 간다"
덕선: (시간표를 확인하고) "오, 예. 음악 시간"
(담임 쌤이 들어온다)
자현: "선생님, 국어 아닌데요? 음악 인데요"
쌤: (씨익 웃으며 칠판에 크게 글자를 쓴다) '자습'
쌤: "오늘부터 음악, 불어, 가사, 체육은 자습으로 대체한다" (아이들 모두 얼굴 찡그리며 '아휴...' 불만의 소리들) "고3이야! 공부해야지. 얼른 책들 펴고 자습해. 얘들아,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나이들고 애 낳고 살다보면 이 때가 제일 좋았다 싶을 거다! ... (공감 못하는 애들 표정보며) 에이,... 그래... 지금은 무슨 말인지 모를 거다. 지금이 얼마나 좋은 땐지. 지금 니들이 어떻게 알겠니? (정색하며) 공부해~라!
- 택이 방 -
정환이 장래 희망: 공군 사관학교
동룡이 장래 희망: 유명한 사람
택이: (선우 보며) "넌 정했어?"
선우: "응, 의대 가려고"
정환: "웬 의대? 마이콜 따라가냐?"
선우: "엄마 소원. 나도 싫지 않고 어차피 딱히 하고 싶다 그런것도 없어"
동룡: "어휴... 어휴 재수 없어. 아니 어차피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어서 의대를 가겠다느 ... 미친 새끼... 아휴 재수없어. 내가 이런 미친 새끼들이랑... 아흐... 갑자기 덕선이 보고 싶다. (허공에 대고) 덕선이 어딨니? 내 목소리 들리니?"
노래 자랑 연습으로 많이 듣다보니 테잎이 늘어졌는데, 정봉이 형이 냉동실에 넣어 놓고 15분 뒤에 꺼내라면서 생활 속 꿀팁을 알려주고 방으로 들어 간다.
선우 엄마: (방으로 들어 가는 정봉이 형 뒷 모습을 보며) "와, 모르는 게 없다. 모르는 게 없네"
정환 엄마: "저런 놈이 칠 수를 해. 이런 거 몰라도 되니까 시험 문제 정답이나 알았으면 좋겠어"
- 택이 한테 선우 엄마에 대한 생각을 살짝 물어보는 택이 아빠 -
택이 아빠: "아빠도 너 처럼 옆에 좋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택이: (먹던 숟가락을 놓고 미소 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저는 아빠가 저 없을 때도 따뜻한 밥 드셨으면 좋겠어요. 아빠 인생이에요. 전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행복하면 전 다 좋아요"
정봉이 형도 정말 독하다... 잠도 거의 안자면서 며칠 동안 천 마리를 전부 접었네. 도대체 하루에 몇 마리를 접은 거야?? - 다음 주 월요일 미옥의 생일 선물~
보라는 오늘 부터 사법고시 준비를 위해 고시원에 들어감 - 주말마다 집에 올 예정
- 그리고 전국 노래자랑 예선 심사 -
동룡이는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부르기로 되어 있는데, 바로 앞 번호가 영어 교사로 일하는 외국인이었다.
이 분 한국어 완전 능통자이고 노래도 캡 잘 불렀는데 선곡이 동룡이와 같은 곡. 그래서 동룡이는 완전 시작 전부터 깨갱됐다.
노래를 부르긴 했는데, 두 마디인가 채 부르기도 전에 '수고 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ㅋㅋㅋ
그리고, 정환이 엄마...
'안녕하세요~ 쌍문동에서 온 정봉이 엄마. 노래하는 치~타! 라~미란입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준비해 간 노래 테잎이 계란 장수 테잎과 바뀌었음. '계란~이 왔어요, 달걀도 있습니다~' 소리에 깜짝 놀라 엉거주춤 하다가 그래도 하겠다며 고집 피워 직접 노래하면서 춤을 췄는데 시작하면서 바로 탈락함. 심사 위원들이 나가시라고 아무리 말해도 멈추질 않아서 동룡이와 택이 엄마가 끌고 나옴 ㅋㅋㅋ
그런데,... 이 골목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미래의 진짜 가수가 나왔으니...
노을이! 아무도 노을이가 출전했는지 몰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발라드가 유독 적었는데, 노을이는 발라드 곡으로 숨은 노래 실력을 인정받으며 우수한 점수로 예선을 통과했다!! 아줌마들 수다 -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 자지마독서실 -
오늘은 택이와 덕선이 데이트 한다고 했던 토요일
그런데! 이게 누구야??!!!
덕선이가 독서실에 공부하러 왔다.
선우: "너 왜 여깄냐?"
동룡: "너 독서실 왜 왔어? 니가 왜 여깄냐?
정환: "뭐냐?! 독서실???!"
덕선: "야, 난 공부 좀 하면 안돼냐? 독서실 오면 안돼? 어?!!!!!"
선우: "아니, 택이 안 만났어?? 오늘 둘이 영화 보기로 했잖아!"
덕선: "택이 오늘 못 온대, 중요한 약속 있다고 내일 온대"
(그러면서 풀이 푹 죽은 채로 독서실로 들어간다, 뭔가 혼자 중얼 거리면서) "요새 되는 일이 없다, 되는 일이 없어" (깊은 한 숨)
선우: "택이가 그럴 애가 아닌데... 뭐냐? 그 새끼...?"
(어제 금요일 밤 택이의 갑작스런 전화)
택이: "여보세요? 덕선이니? 어, 나야, 택이. ... 덕선아, 나 내일 못 갈 것 같아. 기원 분들이랑 약속 생겼어. 중요한 약속이야, 내가 꼭 가야돼... 덕선아, 미안해..."
덕선은 대수롭지 않게 알았다고 했지만, 시무룩하게 전화를 끊은 택이가... 이 부장에게 일행과 함께 일요일에 귀국하고 싶다며 비행기 티켓 시간 조정을 부탁한다.
며칠 전 블루마블 하고 애들 돌아갔을 때, 택이가 정환이 가방에서 흘러 떨어진 지갑을 봤었다...
(정환과 덕선이 함께 찍은 사진. 들떠 있는 정환... 택이는 한 눈에 정환의 마음을 알아봤다)
아무리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해도 택이 역시 우정을 져버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 ♫ 나미 - 슬픈인연 ♫♬ ♫ 멀어져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난 아직도 이 순간을 이별이라 하지 않겠네 달콤했었지 그 수많았던 추억속에서 흠뻑 젖은 두 마음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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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황당 -
문 소리에 손님인가 했는데, 선우가 택이 아빠를 찾아왔다. '도대체 선우가 왜 나를 찾아온거지?'
선우: "(대뜸) 아저씨, ... 야구 하실 줄 아세요?"
택이 아빠: (주춤주춤 어정쩡하게) "어... 조금 하지..."
선우: "그럼, 저랑 잠깐 놀아 주실래요?" (하며 야구 글러브를 들어 보인다)
택이 아빠: "어..." (영문은 모르겠지만 왠지 선우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선우: "저, 요 앞 공터에 가 있을게요" (하며 문을 닫고 나간다)
택이 아빠: "(닫힌 문을 멍하니 보더니 혼잣말로) "그래..."
택이 아빠는 잠시 동안 멍 하니 서서 뭔가 생각하다가... 이내 결심한 듯, 왕 신난 꼬맹이처럼 덩치에 맞지 않게 진짜 번개같은 속도로 슬리퍼를 벗어 던지고 쉬고 있던 동룡이 아빠를 무작정 끌고 와서 가게 맡기고 서둘러 공터로 뛰어 간다. ... 그 모습을 정환이 집 담벼락 위에서 빙그레 웃으며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니,... 보라다 - 아하... 보라가 선우의 마음을 움직인 거였군요...
- 요 앞 공터 -
선우: " (택이 아빠의 곰같은 행동이 재미있어 흘러나오는 웃음을 굳이 감추지 않고 킥킥대며) 맞아요, 그렇게 끼우시면 돼요. (큭큭크ㅋㅋ) 아저씨 운동 진짜 안하시나 보다, 폼이 진짜 ㅋㅋㅋ"
택이 아빠: "(곰스러운 말투로) 그게 아니고, ... 선우야... 사실은 내가 ... 저... 그"
선우: "네ㅎㅎ, 진주라고 생각하고 살살 던질게요 ㅎㅎㅎㅎㅎ (쉽게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가까운 거리를 잡고 서서) 이 정도면 됐죠?"
택이 아빠: "(곰스러운 말투로) 아... 아니 그게... 좀 너무 가까운데"
선우: (큭큭 웃으면서) "아저씨 눈 감으시면 안돼요! ㅎㅎ" (하며 공을 살살 던진다)
어라? 그런데 곰스러운 택이 아빠가 공을 줍듯 너무나도 태연하고 쉽게 그것도 눈깜짝할 사이에 팔을 뻗어 '톡'하고 받는다.
선우: "헉, (조금 놀라서 갸우뚱하며) ㅎㅎ 아저씨 운동 신경 있으신데요? (거리를 다시 가늠해 보며) 그래도 이건 너무 가깝긴 하다, 그래도 거기서 던지실래요?"
택이 아빠: "(곰스럽게) 허허허허, 그래도 너무 가까운데... (조금 더 멀리가라는 제스처)"
선우: (뒤로 몇 발자국 간 후) "이 정도?"
택이 아빠: " (곰스럽게) 아니, 그게 아니고 좀 더 가야 할 것 같은데"
선우: (뒤로 주욱 더 간 후) "이 정도요? ... 이건 너무 먼데..."
택이 아빠: (적당하다고 생각했는지) " (곰스럽게) 던진다~!"
선우: "(받을 자세를 취하며) 네"
택이 아빠는 자기가 무슨 야구 선수라도 된 것인양, 멋지게 폼을 잡고서 선우를 향해 공을 힘차게 던진다.
그렇게 프로 선수 흉내를 내는 모습이 어찌나 웃긴지, "ㅎㅎㅎ 아저씨 프로야구를 너무 많이 보셨어요 ㅎㅎㅎ"
택이 아빠의 손을 떠난 공은 엄청난 속도로 허공을 가르며 화살이 날아와 꽂히듯 선우의 글러브에 날아와 정확하게 딱! 소리를 내며 꽂힌다. 선우는 글러브를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다. 선우의 글러브를 엄청난 정확도로 맞춘 것이다. 깜짝 놀라하는 선우를 보며 택이 아빠가 글러브를 폈다 접었다하며 (여전히 곰스럽게) 허허허허 웃고는 '(곰스럽게) 스트라이크!!'라고 외친다. 말문이 막힌 선우, 웃음기 없이 꼼짝하지 않고 서 있다가 이내 감동 먹은 표정으로 웃는다.
- 엄마들 데모 -
밥 하기 싫어서 데모 한다며 정환이 엄마가 동네 애들 전부 정환네에서 점심 시켜 먹으라고 정봉이 형 한테 돈 맡기고 아줌마들끼리 시장으로 간다. 덕선이는 정환이 보기 껄끄러워서인지 안 먹겠다고 버티는 걸 동룡이가 억지로 억지로 끌다시피 데리고 왔다.
- 점심 메뉴는 김치볶음밥 -
어라! 정봉이 형, 메뉴가 김치볶음밥? (돈 주고 갔는데, 메뉴가 왜 이거야? 데이트 비용이 많이 부족한가봐 ㅋㅋ)
정봉이 형: "(애들을 향해) 그럼, ... 인조이~!!"
- 보라의 자조 섞인 말 -
보라: "사람들이 덕선이 다 좋아하잖아. 애교도 많고 항상 웃고 사람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이 있어. 그게 부러워. 난 그런 거 없는데. 아빠 한테도 스스럼 없이 안기고 뽀뽀하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지?"
선우: "누나는 아빠 한테 그렇게 안해요?"
보라: "절대로"
선우: "누나는 그런 거 보면 정말 아빠랑은 안 친한 거 같아요? 전에 무슨 일 있었어요?"
보라: "아니. 그냥 내 성격 탓이겠지. 내 성격이 좀 그렇잖니? 너도 나 만나서 고생이 많다"
선우: "난 누나 좋은데. 성격도 수현이 보다 좋다고 생각해요. (장난스럽게 웃으며) 나 진짜 미친 놈이죠?"
보라: (따라 웃으며) "어, 너 술 마셨냐?" - 보라, 술 마실 때, 선우는 아직 미성년자라서 항상 우동을 먹거나 콜라를 마신다.
- 엄마, 택이 아빠 좋은 분인 것 같아 -
선우 엄마: "택이 아빠, 몬 하는 운동 없다. 생긴 게 곰처럼 생겨서 그렇지. 농구, 어... 축구, 야구, 씨름 다 잘한다!"
선우: (허탈한 웃음) "그럼, 난 뭘 한거야... 아니... 근데 아저씨는 왜 얘길 안해?"
선우 엄마: "얘기를 할라고 그랬겠지. 뭐 보나마나 발동이 늦게 걸린 거지. 선우야, 니 혹시라도, 택이 아빠하고 내기 같은 거 하지마래이! 거, 승부욕! 끝내준다! 택이 갸가 누굴 닮았겠노? 딱, 즈그 아빠 닮았다"
선우: "헐..." (잠시 밥 먹다말고 뜬금없이) "아저씨 참 좋은 분 같아"
선우 엄마: "어?"
선우: "아니... 그냥, ... 난 아저씨 좋다고"
선우 엄마: (밥 먹고 있는 선우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그게 엄마 하고 뭔 상관인데. 니 그런 소리 뭐 한다꼬 하는데?"
선우: "아냐, 엄마! (시계 보더니) 나 갈게"
- 집에서 조신조신해진 덕선이 -
덕선: (숨어 들어가는 작은 소리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덕선 엄마: "수현아, 오늘 2시라켔지?" 오늘 진학 상담 있는 날
덕선: (공손하게) "네"
덕선 아빠: "염병할, 이러다가 우리 이쁜 딸 이름도 다 까먹겠네"
덕선 엄마: "난 그래도 끝까지 포기 안할기다"
- 덕선네 반 -
- 덕선이 차례, 서로 괴로운 입학 상담 -
연신 푸짐한 미소를 지으며 입학 자료를 이리저리 뒤적거리기만 하고 있는 덕선이 담임 쌤 ㅋㅋㅋ 서로 괴롭다.
앞으로 넘겼다가 뒤로 넘겼다가 다시 앞으로 넘겼다가... 눈 마주치고 웃다가... 돌파구를 못 찾은 루틴의 반복
덕선 엄마가 침묵을 깬다.
덕선 엄마: "저는 좋은 대학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4년제만 들어가면 됩니다. 아무데나 괘않습니다. 목표 크게 안 잡았습니다"
쌤: (웃음기 가시면서 정면돌파!) "수현이 지금 성적으로는 4년제도 어렵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은 아예 힘들다고 봐야 됩니다. (번개처럼 눈치를 살피더니 희망 섞인 강한 어조로) 저 수현이 어머님! 그래도 아직 1년 남았으니까 희망은 있습니다!!! 앞으로 과연 어떻게 하느냐 여기에 달린 겁니다!!! (더욱 희망을 듬뿍담아 들뜬 어조로 승리를 눈 앞에 둔 듯) 와!, 아직 수현이 뒤에 400명이나 있습니다. 저도 신경 더 쓸게요, 어머님!"
- 상담을 마치고 나와서 -
덕선 엄마: "덕선아, 엄마 괘않다. 얼른 들가서 공부해라"
덕선: (눈물 흘리며) "엄마! 나 포기 한 거야? 응? 나 포기했어? 내가 왜 덕선이야, 나 수현이야. (하며 엄마를 안고 서럽게 운다) 엄마, 미안해!"
- 기원 -
이 부장: "저... 저기 최 사범... 내가 왠만하면 부탁을 안하는데... UBS의 최 PD라고 기원일 많이 도와주는 분이 있는데... 최 사범 진짜 딱 30분만 인터뷰하자. 사진도 안 찍고 바둑 얘기 말고 다른 건 하나도 안 물어본대..." - 택이가 진짜 싫어 하는 인터뷰...
토요일 아침 식사 시간, 보라가 갑자기 하고 있던 아르바이트 끝낸다며 동생들 용돈 챙겨주고 엄마 화장품 사 주고 아빠 와이셔츠 사 주고...
- 편지 쓰는 정봉이 형 -
To. 옥
벌써 봄이 왔는지 아지랑이가 몽실몽실 피어나고, 개구리가 떼를 지어 합창을 하고 있네요. 미옥씨, 시간 괜찮으시다면 이번 주 일요일 2시 종로 반줄 '1층 카페'에서 비엔나 커피 한 잔, 같이 하고 싶네요. 미옥씨 혹시 이거 아시나요? 비엔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지만, 그대는 내 심장의 수도인 것을...
쪽지 넣은 초콜릿 선물 보면서 미옥이네 전화 중인 정봉이 형.
저쪽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그 무서운 '미옥의 아빠...' 였다. 수화기 넘어로 험한 목소리, '누구세요?!!'
깜짝 놀라 전화를 놓치는 정봉이 형 ㅋㅋㅋ - 맞다, 정봉이 형, 심장 괜찮아?
- 정신없이 길어지는 촬영과 인터뷰 -
유 대리: "이 부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사진을 안 찍는 다면서요?" 촬영중인 택이는 잠도 못 잤는데 많이 지쳐 보인다
이 부장: "아이고,... 저 선배 왜 저러냐..."
유 대리: "대체 몇 시간을 한 거예요?"
이 부장: "나,... 이제 최택이랑은 끝났다... (울상)"
인터뷰 직후 택이는 뭔가 급한 일이 있는지, 계속 전화 중...
동룡: "정팔아, 나 어차피 대학도 못 갈 거 같은데, 택이한테 얘기해서 어디 좋은 데 취직시켜 달라고 할까? 택이 후원해주는 회사도 있고 택이가 한 마디 해주면 취직도 쉽게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환: "택이, 남 한테 부탁하는 거 제일 싫어해. 대통령이 불러도 안 가는 놈인데... 예민한 애 건들지 말고 공부나 해" - 정환이는 이미연 정말 좋아하나봐요. 벽에 사진까지 붙여 놨어 ㅋㅋㅋ
동룡: "이야, 너희는 어떻게 최택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니... 근데 니들 내가 뭘 싫어하는 지는 모르지? 모르지?"
정환: (손가락으로 조용히 창가를 가리키고 다시 책을 본다)
동룡: (시선을 창가로 옮기다가 허걱!! 담임 쌤, 학주가 동룡이를 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가지를 손가락으로 긋는 시늉을 하면서)
- 병원 응급실 -
운동하러 나갔다가 발을 헛딛어 허리를 다친 정환 아빠
마침 병원 앞 4중 추돌 사고로 응급 환자가 많아 정환 아빠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척추를 다쳐 굉장히 아파하고 있다. 여기서 이대로 수술도 받기 전에 죽을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천만 다행으로 응급 수술 환자가 많아 지금 수술할 의사가 없던 판에 갑자기 병원 부원장이 나서서 정환 아빠를 살피더니 직접 수술을 집도한다.
간호사: "인적 사항 몇 가지가 빠져서요, 여기 여기에 작성해 주세요"
정환 엄마: "아니 근데, 어떻게 부원장님께서 직접 수술을 다 하시고..."
간호사: "아... 병원장님께서 직접 부원장님께 전화를 하셨대요. 수술 좀 부탁한다고. 저희 병원장님이 바둑광이신데, 최택 선수 팬이시거든요. 최택 선수가 병원장님께 직접 전화했대요. 친척인데 잘 부탁드린다고"
정환 엄마: "(감격스럽고 고마워서 말을 잇지 못하며) 에고... 아이고..." (앞 의자에 앉아 있는 택이 아빠에게 연신 고맙다며 인사)
정봉: (간호사를 보며) "저... 근데 바둑은 선수가 아니라 기사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입니다" - 누가 법 전공 아니랄까봐^^
택이가 아까 인터뷰 끝나고 여기저기 전화했던게 이거였구나...
밥줄 짤렸구나 직감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최택 사범을 기다리는 이부장
이 부장을 본 택이가 갑자기 가방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이 부장에게 내민다.
최택 사범: "아, 맞다, 부장님, 이거"
이 부장: (봉투를 건네 받으며) "뭐야... 이거?"
최택 사범: "다들 수고 하셨는데 술이라도 같이 한 잔 하시라고요"
이 부장: (뜻 밖의 말에) "어?..."
최택 사범: (웃으며) "저는 아직 미성년자이라... 부장님이 촬영팀 좀 챙겨 주세요"
이 부장: (감동어린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끄덕)
최택 사범: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조용히 계단을 내려간다)"
- 골목길 입구 -
정환이 택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도 못 자고 얼마나 피곤했는지, 긴 인터뷰 끝내고 귀가 중인 택이는 연신 하품을 하며 반쯤 눈이 감긴채로 걷고 있었다. 정환이를 알아보고 같이 집으로 향한다.
정환: "잠 못 잤어?"
택이: "어, 오늘 좀 자면 돼"
정환: "... 고맙다, 오늘"
택이: "(졸면서) 됐어"
정환: (택이 신발 끈 풀린 걸 보고) "야, 너 신발 끈 풀렸다" (하며 쭈그리고 앉아 택이의 신발 끈을 묶어준다)
택이: "고맙다"
정환: "됐어"
- TV 아침 뉴스 -
'TV 방송 과외가 최종 확정 됐습니다. 한국 교육 개발원은 오는 4월부터 8월 12일까지 TV 제3텔레비전으로 통해 방송되는 TV과외 계획안을 확정 발표 했습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국어, 영어, 수학 세 과목을...'
아침 상. 덕선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꼬막. 꼬막 양 봐라... 다른 집에도 돌렸을텐데... 저거 손질하는 것도 힘들고... 대단하다... 덕선 엄마는 요즘 따박따박 들어오는 남편 월급에 신이 나서 꺼질 줄을 모른다.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다는 말인가...
덕선 아빠: (너무 좋아서) "어메 어메, 벌써 꼬막의 씨를 말려부렸는가? 아니면 꼬막에 억한 감정있어, 이 사람아? ㅎㅎㅎㅎ"
덕선 엄마: "싸게 팔길래 내가 한 망태기 샀다, 왜, 당신 싫나?"
덕선 아빠: "아이 싫기는 ㅎㅎㅎ 쌓기도 힘들것다 ㅎㅎㅎㅎ"
아참, 덕선 엄마가 이 날 부터는 수현이라고 부르지 않고 덕선이라고 부른다... 진짜 포기했나?
- 택이방에서 블루마블 하기로 했다 -
택이는 블루마블 처음 해 보는 거. 때문에 동룡이가 블루마블로는 택이 이길 수 있다며, 오늘도 같은 반 마이콜하고 오토바이를 타러 갔는데 이따가 올 거다.
선우: "너 외우지마! 그냥 해야 돼!"
택이: "어. ... 근데, 선우야! ... 내가 고백하면 덕선이가 믿을까? 안 믿으면 어떻게 하냐?"
선우: "니 눈을 보고 어떻게 안 믿냐?"
택이: "응?"
선우: "너 계속 덕선이만 보고 있어, 우리 끼리만 있을 때도. 그리고 눈 빛이 달라. 우리 볼 때랑 덕선이 볼 때랑"
택이: "당연한 거 아니냐? 니들 볼 때랑 같겠어?"
선우: "덕선이가 좀 무뎌서 그렇지, 난 니 얘기 듣고 너 하는 거 보니까 딱 알겠던데...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알려면 눈을 보라고 그러더라. 눈 빛은 거짓말을 못하거든. 특히 너는 바로 보여. 넌 그 눈 가지고 바둑은 어떻게 두냐? (막 웃으며) 다 보이는데 ㅎㅎㅎ"
택이: (함께 따라 웃는다)
그 때 경찰서에서 정환이 전화를 걸었다. 동룡이 사고 났으니 빨리 오라고. 블루마블은 다음에 하기로...
헬맷도 쓰지 않은채 사고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다행히 마이콜과 동룡이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얼굴에 기스만 조금 났다. 이 사건으로 동룡이 엄마는 동룡이에게 좀 더 신경을 쓰게 됐다.
- 그 날 오후, 택이방에서 블루마블 -
블루마블에서 전 세계 재산 다 긁어 모은 택이 (저거 돈 따가고 있는 택이 손임)
동룡: (선우 쳐다보며) "야, 니가 알려줬냐? 대충 알려주라니까 쫌..."
선우: "지가 설명서 보고 안 거야... 쟤 못 이겨! 미친놈이야"
택이: "야, 근데 왜 우주여행 카드가 없어?"
정환: (한 장 들어 보이며) 여기 한 장 있잖아"
택이: "두 장이라며. 한 바퀴 다 돌았는데 한 장 밖에 없어"
덕선: "그러게, 한 장 어디갔냐?"
ㅋㅋ 만옥 양이 가지고 있단다, 얘들아
선우: (TV에서 나미 노래 나오자) "야, 도롱뇽, 나미 누님이다!"
동룡: (갑자기 신나서. 라면 먹고 있는 덕선이 보며) "덕선이 어딨니? 덕선이 노래 소리 안들리니? 호흡 한 번 맞춰봐야 하는 거 아니니?"
덕선: "아, 됐어, 너나 실컷 춰! (라면을 먹는다)"
동룡: (실망스럽다는 표정으로) "야, 나 오늘 경찰서 갔다왔어! 경찰서 갖다 온 친구를 위해 (다시 장난스럽게 웃으며) 호흡 한 번 맞춰줄 수 있는 거 아니니?"
♫♬ ♫ 다시 어둠이 내리면 혼자라는게 나는 싫어 불빛거리를 헤매다 지쳐버리면 잠이드네 그댄 그렇게 내게 남겨둔 인형처럼 ♫♬ ♫
모두들 두 사람의 춤을 보며 웃어댔다. 택이는 춤추고 있는 덕선이를 보며 웃고 있었다. 덕선이를 보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렇게 웃다가 택이는 처음 보게 된다. 덕선이를 바라보고 행복해하는 정환이를.
정환의 눈 빛은 평범하지 않았다. 택이는 정환이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시선을 옮겨 갔고 거기엔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덕선이가 있었다.
이 둘 만큼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한 애들도 없을 것 같음
이 날 보라와 선우에게도...
보라: "(웃으며) 선우야, 나 사법고시 준비하려고"
선우: (표정이 굳는다. 이거 였구나 왠지 모를 이 불안감의 이유가... 보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셔츠 선물 상자에서 깜짝 데인듯 손을 떼는 선우. 울컥하는 마음에) "그... 그럼, 우리... 헤어지는 거... , 아니죠?"
보라: (웃음기가 걷히며) "왜 그런 얘길해..."
...
(설마 이걸로 마지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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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택이는 대회에서 받은 다른 선물들은 잘 안 가져오는데, 과일 바구니는 동네 사람들 나눠주려고 꼬박꼬박 가져온다.
너무 늦어지는 덕선 아빠 때문에 걱정스러워 마중나온 덕선 엄마 (덕선 아빠, 술에 많이 취했다)
덕선 엄마: (화가 나서 바가지 긁듯) "고기 샀냐? 우리가 지금 고기 살 돈이 어딨나? 우리 이번 달 생활비 다 떨어졌다!"
덕선 아빠: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임자, ...이 고기,... 홍식이가 사줬네..."
덕선 엄마: "홍식이...? (갑자기 눈을 부라리며) 홍식이?!!! 당신 그 놈아 만났나? 오늘 만난다던 친구가 그 놈아가? (그 동안 고생했던 기억들과 울분이 모두 소환되며) 아이고... 살아는 있었나부지? 남의 집 구석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무슨 염치로 낯짝을 드리미는데? 어딨는데? 내가 오늘 잡아다가 경찰서에 바로 넘겨뿌린다!!"
덕선 아빠: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 사람아, ... 다, ... 끝났네... 끝났어"
덕선 엄마: (...?)
덕선 아빠: "홍식이가... 빚 다 갚았다카네"
덕선 엄마: (기쁨보다는 그 동안 빚에 쪼들렸던 설움에 눈물이 그렁그렁)
덕선 아빠: "은행에 가서 빚 다 갚았다카대..."
"당신 얼굴 보고 이야기할 엄두가 안난다고,... 죽을 죄를 졌다고 하대...
덕선 엄마: "..."
덕선 아빠: "인자, 살아서 빚 다 못 갚으면, 죽어서라도 우리 식구들한테 빚 다 갚는다카대... 그 동안 고생했네. 인자는 남들 맹키로 떵떵거리며는 못 살아도, 이 신랑 월급 또박또박 나옹께, 인자 우리 마누라 여기 저기 댕기믄서 만 원 꾸고 만 원 갚고, 이젠 남들한테 그런 아쉬운 소리하며 살 일은 절대 없을 걸세"
덕선 엄마: (눈물 흘리며) "내가 고생했나 어디... 새끼들이 고생했지"
- 이튿날 아침 -
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 아침 밥상
엄마: (아주 밝은 표정으로 웃음이 가득차서) "우리 고마 이거 먹고 죽자!!"
노을: (걱정스레) "엄마, 왜 그래? 설마 우리 이제 파산이야?"
아빠: "아니 임자, 그렇고럼 좋은가?"
엄마: "좋다, 내 어제 밤에 잠 한 숨도 못 잤다 ㅎ"
...
빚이 모두 청산됐다는 설명을 듣고 가족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고 아빠는 그 동안 미안했다며 용돈도 나눠줬다. 이 보다 기쁜 날이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보라에게는 상의할 게 있다며 따로 부른다. 사법 고시...
택이 아빠로 부터 청소일 하고 있는 걸 선우가 이미 눈치챘다는 귀뜸을 받은 선우 엄마...
선우 엄마: "선우야, 엄마 이번 달까지만 하고 그만 할라켔다. 집에만 있으려니 심심해서 한기지, 돈 때문에 한 기 아니고 진주도 많이 컸고 집에만 있을래니 깝깝해서 그래서 한 기라. 엄마 인제 안 나갈거니까. 니, 걱정하지 마라"
선우: "괜찮아, 나 괜찮아, 엄마, 일 계속 해도 돼. 대신 힘들면, 팔목 아프면 그만 두기, 알았지 (미소)"
- 개학 -
골목길 애들, 이제 진짜 고3이 됐다.
개학한지 며칠 후, 기분 좋게 교실에 들어선 덕선이는 조용한 면학 분위기에 압도되어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
덕선: "분위기 왜 이래?"
자현: "고3이잖아"
덕선: (둘러보며 놀라서) "세상에 큰 지영이, 작은 지영이 다 우리 반이야?"
자현: "응, 뚱뚱한 미연이 날씬한 미연이도 우리 반!"
덕선: (자현이 짝꿍을 보며) "쯔쯔 남궁늘보는 언제 부터 자는 거야?"
자현: "몰라, 나 왔을 때도 자고 있었어. (덕선을 돌아보며) 역시 소문대로, 무지 잔다, 얘"
덕선: "전교 회장은, 왔어?" (덕선이 짝꿍임)
자현: "응, 아침 댓바람부터 뭔 정신으로 수학 공부한다고 지금 세수하러 간거야! 어흐... 재수 없어, 너 앞으로 엄청 피곤할거다"
덕선: "(짜증 섞인 투로) 아... 왜 이렇게 앉어? 그냥 우리 맘대로 앉으면 안돼? (칭얼대듯) 아... 만옥이 보고 싶다"
자현: "이따가 점심 먹으러 온대"
덕선: "(아쉬운 표정으로) 우리 동네 남자 애들은 다 같은 반 됐다고 그러던데..."
자현: "야, 그래도 우린 담임 쌤이 그대로라는 소문이 있..."
갑자기 교실 문이 열리면서 담임 쌤이 들어 온다. 2학년 때 같은 반이던 반 친구들은 쌤을 보자 박수 치고 소리 지르며 좋아한다. 덕선과 자현도 좋아서 박수치며 소리지르고 활짝 웃는다.
쌤: "(여유있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얘들아, 굿~ 모닝~ ^^ "
반면,...
남자 애들 반 담임은 동룡이 아빠, 학생 주임. 문 열고 들어오자 애들이 야유... 우우우...
어제 부터 소문이 돌긴 했지만 막상 학주가 담임으로 들어오자 제일 비관에 빠진 것은 동룡이었음. 졸도하며 쓰러질 정도로 ㅋㅋ.
쌤: "( 실망 만땅 학생들을 노려보며 씨익 삐뚤어진 웃음으로) 이 새끼들 좋아죽네, 좋아죽어 크흐흐ㅎ. (절도 있고 강압적인 군대식 명령조로 위협하듯) 오늘 부터 바로 야자 있는 거 알지? 한! 놈!도 토끼지 마!라! 걸리면 바로 황천길 직행이닷!, 알았어??! (대답 소리가 맥이 없자, 더 큰 소리로) 알았ㅆ써?!!!" (네!!!) "이상! 조회 끝!"
쌤이 나가자 동룡이 끙끙 거린다.
정환: (동룡을 보더니 막 웃으며) "이 새끼 울어! ㅋㅋㅋ"
점심 시간 - 다이어트 때문에 그렇게 좋아하던 식빵 튀김을 안 먹겠다는 미옥. 놀라는 친구들
미옥: "(활짝 웃으며) 나, 토요일에 데이트 있어" (덕선과 자현이 환호)
"종로 반줄에서 7시!"
덕선과 자현: "웬열!! 와...하하하하ㅎㅎㅎㅎ!"
자현: (덩달아 신나서 칼질하는 흉내내며) "그럼 칼질하는 거야?"
미옥: (칼질 똑같이 흉내 내며 끄덕끄덕) "ㅎㅎㅎ"
방과 후, 덕선이 정환이를 찾아가 정봉이 오빠와 자기 친구가 데이트 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정환: "뭐, 데이트!! 니 친구랑? 아... 환장한다, 환장해. 니 친구들 누구? 그 못난이들 얘기하는 거야?"
덕선: "니 친구들 보다 낫거든!"
정환: "우리 형 대학 가야돼!"
덕선: "내 친구도 대학 가야돼! 아 맞다!... 그리고 내일 니 생일, 택이 방에서 할 거지?"
정환: "내일, 내 생일이야?"
덕선: "넌 니 생일도 모르냐?"
정환: "아, 됐어. 생일 그런 거 뭐하러 해. 택이도 다음 날 대회 있댔어!"
덕선: "싫어! 할 거야!"
...
정환: "근데 형은 어디서 만난다고?"
덕선: "종로 반줄!"
정환: "아하, 커피숖?!"
덕선: "거기 레스토랑 아냐?"
정환: "카페잖아? 1층에"
덕선: "뭔 소리야? 2층부터 4층까지 쫙 경양식 집인데"
그렇게 말한 정환과 덕선은 순간 불안한 생각이... 든다. 에이 설마!
아까 미옥이는 데이트 때 칼질 하게 될거라고 했었는데... 정환이가 카페라고 생각한다면 정봉이 형도 우선적으로 카페를 생각하고 있었겠네요
정환과 덕선의 불안감은 현실이 되어...
결국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가게 문도 닫았다. 정봉이 형은 실망했고 미옥은 집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미옥을 만나지 못했다는 정봉이 형 전화에 깜짝 놀란 덕선이 미옥에게 전화해서 빨리 종로로 다시 가라고 한다.
덕선: "바람은 무슨, 오빠 아직 반줄에서 너 기다리고 있대. 아씨, 둘이서 뭐 한거야, 씨!!"
((미옥)): "그럼, 어떡하지, 덕선아?..."
덕선: "어떡하긴 뭘 어떡해? 빨리 가! 미친 거 아냐? 너 얼른 가! 오빠 몸도 안 좋은데, 감기 들면 안돼, 얼른 가!"
덕선의 전화를 받은 미옥은 급히 택시를 잡아 타고 종로로 다시 간다. 택시 기사가 거기 닫았을 거라고 말해주다가 1층 카페는 아직 하나? 하더니 차를 출발시킨다.
- 종로 반줄 -
택시에서 내려 반줄 앞으로 달려온 미옥은 한 겨울 저녁 추운 빈 거리에서 홀로 꽃을 들고 서 있는 정봉을 바로 알아봤다. 얼굴은 추워서 벌겋게 상기되어 있었고 비록 어둡긴 했지만 서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봐도 추워서 덜덜덜 떨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미옥은 자신을 알아보고 미소를 띠는 정봉을 보며 그 에게 다가갔다.
미옥: "언제... 부터 여기... 있었어요?"
정봉: (입 까지 꽁꽁 얼어붙은듯) "어 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바... 방금 전에 왔습니다"
정봉은 지금까지 들고 있던 꽃다발을 미옥의 손에 쥐어 주고는 얼어서 굳은 듯 잘 안 움직이는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며 한 마디 덧붙인다.
"저, 추... 추... 추우실 텐데... 어 어... 어 어디 가서 국물이라도... 좀..."
미옥: (녹여주려는듯 얼음장 같은 정봉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아주며 말 없이 감사 마음 인사를 한다) "..."
그러자 정봉은 미옥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생각한다.
'1989년 늦은 겨울, 지금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이 병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 때문인지, 난 확인하고 싶었다'
정봉이 미옥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면서 짧은 말을 속삭이듯 말한다
정봉: "확인!" (그리고 미옥의 입술을 향해 가던 심장의 고동이 드디어 그녀의 입술에 아주 진한 키스를 하며 착륙한다)
선우 엄마가 택이 아빠와 가까워질수록, 선우는 요즘, 상상으로 대화를 할 정도로 돌아가신 친아빠를 그리워 한다. 오늘은 아빠의 유품이었던 목걸이를 보라에게 주고 싶다며 아빠에게 털어놨다. 아빠가 미소를 지으면서 보라가 그렇게 좋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아빠가 웃으면서 허락하자, 선우는 보라를 불러 목걸이를 보여 준다.
보라: "이거 돌아가신 아빠가 주신거잖아"
선우: (보라를 안으면서) "그냥 목걸이에요. 부담 갖지 마세요"
보라: "이게 어떻게 그냥 목걸이야. 나 진짜 부담스러운데..."
- 다음 날 택이방에서 정환이 생일 파티 -
덕선이는 정환이에게 잘 보이려고 한껏 멋을 내고 왔다. 신난 덕선이. 정환이에게 줄 선물도 가져왔다.
택이는 내일 대국이 예정되어 있는데, 택이 아빠가 내일 가야하는 호텔 연락처와 명함을 달라고 해서 택이가 서랍에서 명함을 꺼내 거실로 나간다. 그 사이 우연하게 정환이 열린 서랍에서 택이의 수첩에 꽂혀 있는 사진을 보게 된다. 중국에서 택이와 덕선이 함께 찍은 사진. 택이가 그랬었지... 덕선이를 여자로 좋아한다고...
덕선이는 정환이에게 핑크 색 살짝 도는 셔츠를 선물한다. 핑크색 셔츠는 미옥이가 추천해 준 거란다.
하지만 정환이는 그 셔츠를 입지 않는다. (택이와의 우정 때문에)
- 아빠의 사법 고시 제안 vs. 선우의 목걸이 ... -
고시 준비를 시작하면 선우와는 끝인데... 목걸이를 보며 고민중인 보라
- 덕선네 학교 점심 시간 -
덕선: "바보야, 바보. 바로 코 앞에 있는데 그걸 못 찾냐? 그래서 둘이 만나서 뭐했어?"
자현: (미옥이 말은 안하고 미소만 짓자) "오 마이갓, 설마 둘이 손 잡았어?"
덕선: (자현을 툭 치며) "야, 야... 씨. 정봉 오빠 그런 스타일 아냐, 완전 쑥맥이야! 만옥이 얼굴이라도 쳐다봤으면 다행이다, (만옥을 쳐다보며) 그 치? 김정봉 얼굴 빨개져서 아무말도 못했지? 그치?"
미옥: (ㅎㅎㅎ 가소롭게 웃으며 덕선에게) "우리 수현이가 남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ㅎㅎ"
자현: (놀라면서) "웬열... 야, 그럼 설마... 둘이 포옹했어?"
미옥: "아이, 몰라 ㅎㅎ"
선우: "택아, 근데 왜 덕선이야? 너 좋다는 사람들 많은데 왜 덕선이냐? 이유가 뭔데? 왜 좋은데?"
택이: (미소가 번지며) "그냥 좋아. 같이 있으면 그냥 좋아... (갑자기 진지한 말투로) 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선우: (웃음을 터뜨리며) "이거 완전 미쳤구만! 정신 차려, 최택!! ㅎㅎㅎ"
덕선이네 TV, 개그 프로하네. 어? 유재석 신인일 때네요!
좀 우악스런 애인하고 통화중인 유재석.
'여친: (다소곳이) 당신 닮은 아들 나을까, 나 닮은 딸 나을까?'
'유재석: (허스키하고 축 처진 낮은 목소리로) 이 가스나야, 니 닮은 딸 나으면 그게 어디 사람이가?' ㅋㅋㅋ
택이가 피자 사온다고 그래서 정환이 부르러 간 덕선이... (앗!!! 근데...)
하필 이때 마침 현관문을 열고 데이트 나오는 정봉 오빠가... 분홍 셔츠를 입고 있다...
정환은 덕선이 실망과 야속한 눈빛으로 자기를 쏘아보자 무척 난감해 한다.
정환은 덕선이가 오해하고 있다는 걸 직감했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한다. 덕선은 눈물이 핑 도는 걸 억지로 참으며 택이네로 뛰어 갔고 정환이는 야속한 운명에 대한 화풀이로 어쩔 줄 몰라하며 쓰레기통을 걷어찬다.
(덕선은 자신이 진심을 담아 선물했던 분홍색 셔츠를 정환이가 정봉이 형에게 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봉이 형이 입고 있는 셔츠는 미옥이가 선물한 것이었다. 덕선이 한테 분홍색 셔츠를 추천했던 미옥이가 자신이 좋아하게 된 정봉에게도 덕선이 처럼 진심을 다해 같은 선물을 했던 것이었다) - 운명이라는 게 마치 짜여진 것 마냥 이렇게 대놓고 얄궂을 때가 있지요.
- 선우 동생 진주가 다쳐서 병원행 -
병원에서 선우는 엄마가 자기보다 택이 아빠에게 더 의지하는 것을 보며 왠지 모를 불쾌, 불안, 어색함들에 휩싸인다.
보라: "무슨 일 있니?"
(얼마 전 포장마차에서 보라가 아저씨를 왜 싫어하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물론 선우는 극구 부인 했지만)
선우: "... 누나, ... 이제 알 것 같아요. 아저씨가 싫은 이유요..."
(선우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아저씨가 왜 싫은지 이제 알 것 같아요... (눈물 흘리며) 아빠한테... 미안해... 아빠한테... 너무... 미안해"
보라는 선우를 말 없이 안아 준다. (예전에도 선우는 아빠 장례식장에서 보라의 팔에 안겨 울었던 적이 있다)
집에 돌아 온 선우가 방 안에 홀로 앉아 상상 속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 오늘 진주 다쳤어요. 엄마가 많이 놀랐는데, 저 한테는 괜찮다고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택이 아빠한테는 무서웠다고 그러셨어요. 저 보다 편하신 가봐요... 아빠, 안 서운해?'
'아빠는 하나도 안 서운해, 선우야. 아빠는 다 알 것 같은데^^ 선우야, 아빠는 엄마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그냥 엄마 옆에 있어 주기만 하면 되는데, 아빠는 이제 그것도 해 줄 수가 없어. 선우야, 아빠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거면 돼'
'아빠, 미안해! (울면서) 정말 미안해...'
선우는 비로소 아빠를 보내드린다.
- 골목 입구 -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덕선이를 동룡이 발견하고 덕선이 옆에 앉아 인생 상담을 해 준다.
덕선: "(TV 부채 도사 흉내내며) 도사님, 궁금한 게 있어요"
동룡: (웃음. 똑같이 부채도사 흉내내며) "말해 보거라!"
덕선: (앞을 쳐다보며) "왜 아무도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겁니까?"
동룡: (덕선이 자기를 보고 있지 않으니까 당연한 것이라는 듯 인상쓰며 흉보듯이 입 모양으로만 중얼중얼하다가) "(갑자기 골목 입구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어! 택이다!" (그러더니) "에이... 잘못봤네..." (실실 웃음)
덕선: (동룡을 쳐다보며) "야, 나 진지해!"
동룡: (덕선이 쳐다보며) "알아, 나도 진지해"
덕선: "왜, 날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응? 난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여잔가봐"
동룡: (잠시 생각하더니 대뜸) "덕선아, 너 물고구마가 좋아, 밤고구마가 좋아?"
덕선: (동룡 말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 맛있는 음식을 본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물고구마!"
동룡: "이문세가 좋아, 박남정이 좋아?"
덕선: "(밝게 웃으며 곧바로) 이문세"
동룡: (장난스레 덕선을 힐끗보며) "내가 좋아, 택이가 좋아?"
덕선: "(더 밝게 웃으며 곧바로) 택이!"
동룡: "아... 씨 짜증나. 난 싫어?"
덕선: "음... 그래도 택이가 더 좋아"
동룡: (약간 뜸을 들이더니) "그렇다면... 정팔이가 좋아, 선우가 좋아?"
덕선: (웃음기가 걷히며) "아이... 왜 그런 걸 물어보고 그래?"
동룡: "덕선아!, 넌 어떠냐고.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거 말고 너! 너! 니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아니 고구마 취향은 그렇게 분명한 애가, 뭐 좋아하는 사람 취향 같은 건 없냐? 덕선, 아니 수현아! 남이 너를 좋아하는 거 말고 니가 누굴 좋아할 수도 있는 거야. 그치? ... 에휴, 요즘 애들은 근의 공식만 알지, 인생을 몰라요... (갑자기 덕선을 쳐다보며) 근데, 넌 근의 공식도 모르고 인생도 모르고, 아는 게 뭐야? 뭐야, 너? 에이 참... 일어나 얼른! (하며 갑자기 일어선다)"
덕선: (동룡을 올려다 보며) "왜? 어디 가게?"
동룡: (밝게 웃으며 골목길 입구를 가리키며) "피자 왔어!!!"
(골목길 입구에 대국 마치고 돌아와 미소를 머금은 택이가 여러 판의 피자를 들고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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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택이는 이번 주 후지쯔배 결승 때문에 예민해져서 방에서 꼼짝도 안한다.
그리고 덕선이는 독서실이 공사 중이어서 못 가고 조용한 택이네 거실에서 공부 중이다.
택이가 어제 저녁도 안 먹었는데, 아침 식사 때도 나타나지 않자 택이 아빠의 걱정은 더 커진다. 결국 혼자 식사하려다가 공부하고 있는 덕선에게 아침 먹었냐고 묻는다,
덕선: (환하게 웃으면서) "먹었는데, 또 먹을 수 있어요^^"
택이 걱정을 하는 택이 아빠를 보고 덕선이가 택이를 부르러 택이 방으로 간다.
택이: "괜찮아, 나 그냥 커피나 마실래"
덕선: "점심은?"
택이: (고개를 젓는다)
덕선: "저녁은?"
택이: (고개를 젓는다)
덕선: (달래듯이) "그럼, 우리 택이, 아침이라도 먹어야겠어, 안 먹어야겠어?"
택이: (웃음이 빵 터지며) "먹어야겠어"
덕선: (웃으며) "그렇지, 아이고 착하다! 가자!"
평화롭기만 하던 동네에 도둑이 들어서 한 바탕 동네가 발칵 뒤집혔었다. 기겁한 동네 사람들이 모두 골목으로 뛰어나와 불안해 하고 소리치며 난리였다.
그런데 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딱 한 사람 초연한 사람이 있었으니... 택이 아빠다. 도둑이 대수냐는 듯, 나홀로 선우네 고장난 수도 파이프 다 고쳐주고 평화롭게 연장통을 챙겨 나오는 행동이 동네 아줌마들 눈에는 이상하리만큼 믿음직하게 느껴졌고 대단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맥가이버 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택이 아빠의 듬직함과 무딘 성격은 이 동네 사람들에게 하나의 가십거리가 됐다.
선우네에서 아줌마들이 마늘을 다듬으며 웃고 있는 건, 선우 엄마보고 믿음직한 택이 아빠와 살림 합치라며 진담 반 농담 반 하고 있어서다. 둘 다 홀아비, 과부이고 애들 다 컸는데 걸리는 게 뭐 있냐고.
선우 엄마: (좋지도 싫지도 않은 표정으로) "이 성님들이, 또, 와 이라노, 쫌. 쓸데 없는 소리 좀 하지 마소"
사실 선우 엄마와 택이 아빠가 같이 있는 시간이 전 보다 부쩍 많아졌는데, 이 동네 사람들은 그런 걸 놓치지 않는다.
선우: "아저씨는 좋은데, 엄마랑 가깝게 지내는 건 싫어요"
보라: "난 두 분이 서로 의지 하시는 거 같아서 좋던데... 하긴, 그래, 넌 싫을 수도 있겠다, 니 맘 이해해, 나라도 그럴 것 같아"
선우: (마치 아기 보듯이 보라를 쳐다본다)
보라: "왜?"
선우: "이럴 땐 어른 같아서요"
보라: "죽을래?"
선우: "저 이제 그런 말 하나도 안 무섭네요 ㅎㅎ"
"내일 잠깐 얼굴 볼까요? 저녁 때 학교 앞으로 갈게"
보라: (눈 치켜뜨고 훽 선우를 돌아보며) "이게 또 반말이지?"
선우: "남들은 다 놓던데"
보라: "절대 안돼! 학교 전철역 앞에서 봐"
선우: "(삐진투로) 네! 누! 님!"
보라: "삐졌냐?"
선우: "네"
보라: "햐... 삐질 것도 많다"
선우: "아니 남자 친구가 삐지면 남들은, 여자 친구가 풀어주고 그러던데, 뽀뽀 같은 것도 해주 아 아아..." (보라가 선우 옆구리 꼬집었음)
대단한 듯 폼 잡으며 두꺼비 집 퓨즈 교체 중인 맥가이버 아빠
(도둑 소동 때 택이 아빠 모습 + TV맥가이버 드라마 영향)
집안에 택이 아빠같은 듬직한 사람이 있으면 좋지. 그러나 정환 아빠는 실질적인 기술은 없고 폼 뿐임^^
- 한편, 큰 걱정 거리가 생긴 덕선네 -
덕선이와 친구들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점심시간인 것 같아요. 점심시간은 과목이 아니라고요? 우리 시간표에는 '수학', '국어', '영어', ... 말고도 분명히 '점심시간'이라는 시간이 적혀 있는 걸요 ㅋㅋ
선우는 보라를 만나러 캠퍼스로 찾아 갔다. (역에서 만나자고 했잖아)
서울대 캠퍼스 안, 보라 만나러 갔다가 보라 친구들도 만난 선우
(하지만 고딩은 고딩 티가 나죠^^ 친구들의 물음에 보라는 동생 친구라고 소개한다)
노을: "엄마, 찬밥 밖에 없어?!"
덕선: "아흐... 나 그럼 그냥 라면 먹을래"
노을: "엄마, 나도 그냥 라면 끓여 줘"
보라: "엄마, 내 남방 빨았어? 내일 입으려고 했는데"
엄마: "아, 그거, 뭐가 묻어서 세탁기에 돌맀다. 내일 아침에 다리질하모 입을 수 있을기다"
보라: "아우, 씨!! 나 한테 말 좀 하고 빨지! 제발 좀!!!"
아빠: "(갑자기 버럭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염병, 천병 해쌌네. 이 밥상이 어디가 어때서!!! 못된 것들 같으니라고. 노을이 이제부터 니가 밥 해 처먹고, 덕선이 니년은 니가 라면 끓여 처먹고 보라 너는 니 빨래 니가 해서 처입어!!!! 못된 것들 같으니라고!"
엄마: (조용히 부엌으로 나간다)
아빠: (심란한 마음에) "느덜 엄마가 천년 만년 느그들 옆에 있을 줄 아냐? 느그 엄마 불쌍하지도 안해? 있을 때 좀 잘들해라, 철들 좀 들고. 뭔 자식 새끼들이 아니고 웬수 새끼들이어" (한숨을 쉬며 아빠도 부엌으로 나간다)
- 블루마블 게임 -
택이 방에서 정봉이 형하고 블루마블 하는 애들 (이 방 주인인 택이는 대국 중이라 없다)
블루마블 끝나고 나오던 정봉이 형이 덕선이한테 자문을 구한다.
정봉: "수현아, 너 친구 분. 내가 병문안을 갈까 하는데, 만옥양 뭐 좋아하시니? 선물을 하나 할까 하는데 뭐가 좋을까?"
덕선: "걔네집 부자야, 없는 거 없어"
정봉: "그래도..."
덕선: "글쎄..."
정봉: "꽃다발?"
덕선: "병실에 차고 넘쳐"
정봉: "케이크"
덕선: "안 좋아해... 만옥이가 지금 제일 원하는 건, (하늘을 가리키며) 바깥 세상. 걔 2주 동안 병실에만 갇혀 있었거든. 답답해서 죽을려고 그래. 우리라도 가서 같이 놀아주고 싶은데, 만옥이 아빠 엄청 무섭거든. 나중에 퇴원하면 그 때 내가 다리 놔줄게, 오빠. 나만 믿어! 간다!"
정봉이 형은 잠시 뭔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택이네 집으로 들어간다.
택이 아빠 정말 기술도 좋음. VTR 수리하고 가려는데 진주가 이제는 택이 아빠와 안 떨어지려고 해서 저녁 먹고 가기로... 마침 집에 온 선우는 아저씨를 잘 따르는 진주를 보면서도 왠지 모를 막연한 불편함과 함께 거북함을 느낀다.
- 덕선 엄마 재검 결과 ... -
이 시점에서는 겉으로 표만 내지 않았을 뿐, 온동네 사람들이 덕선이 엄마 재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이 재검 결과 나오는 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애들은 빼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의심스러웠던 그 혹이 단순한 물혹이라서 매년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만 받으면 된다고 연락 받음 (결국 별 것도 아니었네)
지금 쯤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정환이 엄마와 아빠가 걱정때문에 덕선네를 찾아왔는데, 별 거 아니었다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정말 가족 같은 동네임
선우 엄마가 지난 번 도둑이 칼도 들고 있었고 동네 사람이 다치기도 했었다며 무섭지 않냐니까 택이 아빠는 무덤덤. 안 무섭냐니까 '(무표정)무섭다'라며 계속 TV 봄. 동네 아줌마들이 택이 아빠를 뒤에서 '곰' 이라고 부른다. 택이 아빠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면 세상의 모든 풍파에 대해 초연한 사람 같아 보인다. 그리고 선우는 그 모습에 웃고 만다. 선우는 뭔가 강한 면모를 지닌 사람들을 좋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마침 TV 뉴스에서 항공기 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 아니, 저것은?!!!
평화로운 동네에 갑작스런 사건 사고 소식이 왜 이리 자꾸 생기는지...
...
(집에 안 들어가고 골목길에 삼삼오오 모여 택이 걱정하는 사람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동네사람들이 걱정으로 다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다행히 택이는 사고난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음이 정정 보도를 통해 알려진다. 동네 사람들, 안도의 한 숨. 택이 아빠와 택이가 서로 통화해서 확인까지 했다고 한다.
별 일 아니었고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뒤, 집으로 들어가는 택이 아빠의 차분한 모습을 보며,
덕선 아빠: "암만 생각해봐도 정상이 아녀... 정상이"
정환 아빠: "그렇지요? 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덕선 아빠: "아니, 어떻게 지 새끼가 다쳤는데, 어쩜 저렇게 멀!쩡 할까이..."
정환 아빠: "택이가 지 아빠 닮은 모양 입니다. 돌부처 아입니까, 돌부처"
- 그런데,... 조금 전 택이네 집 상황 -
택이 아빠: (차분한 목소리로 택이와 통화) "거기 비 많이 온다며? ... 그래... 컨디션 조절 잘 하고. 밥 잘 챙겨 먹고... 아빠 걱정은 하지 말고 오늘 일찍 자, 두통약은 조금만 먹고..." (조용히 전화를 끊는다)
- 택이 아빠와 통화를 막 끝낸 택이 -
전화를 끊자마자 이 부장과 유 대리가 택이의 호텔방으로 왔다. 택이에게 TV를 봐보라며 TV를 켠다. 일본 TV에서는 아직 정정 보도가 안되어 한국의 최택 6단이 사고를 당한 것처럼 보도 되고 있었다.
이 부장: "곧 정정 뉴스 나올 거야. 참, (뉴스 보고 걱정 많이 하셨을 텐데) 아버지랑은 통화 했어?"
택이: "네, 우리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으시던데요"
이 부장: "(영문을 몰라)..."
택이: "(웃으면서) 원래 웬만해서는 흥분을 잘 안 하시는 분이라 ^^"
이 부장: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지금 장난해? 아버님, 그렇게 흥분하신 모습 처음 봐. 나 고막 나가는 줄 알았어! (방을 나가면서) 그럼, 쉬어" (이 부장과 유 대리가 방문 닫고 돌아감)
택이: (이해 못하는 표정)
...
(그 때 또 울리는 전화 벨 소리) 따르르릉... 전화 받는 택이. 선우 였다.
선우: "목소리 들어야 마음 놓일 것 같아서..."
택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투로) "어, 나 괜찮아..."
선우: (갑자기 소리 지르며) "야! 너는 뭐 하는데 전화를 안 받냐?!!"
택이: "언제? 언제 또 전화 했었어?"
선우: "계속... 휴... 너 때문에 너희 아빠 계속 우시고 야,... 야 진짜 장난 아니었어. 택아, 나 오늘 너희 아빠 슈퍼맨인 줄 알았어!"
택이: "무슨 소리야?"
선우: "진짜 어디서 그런 괴력이..."
택이: "무슨 말이냐니까?"
(선우의 설명...)
택이가 사고를 당한 줄 알았던 택이 아빠는 호텔 연락처가 자물쇠로 잠긴 택이의 책상 서랍 속에 있음을 기억해 내고 맨손으로 자물쇠 못이 빠져 떨어질때까지 자물쇠를 쳐서 자물쇠를 뜯어 내고 연락처가 꽂혀 있는 수첩에서 명함을 꺼냈다. 심하게 다친 손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내렸고 피가 흥건했다. 아픈걸 느끼는 건지 못 느끼는 건지... 다친 손에 신경쓸 겨를없이 선우한테 극도로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부탁했다.
"서 서,.. 선우야, 내가 소 손이 떨리가 뭐... 뭐 전화 좀 걸어도! 내... 내 아무것도 몬하겠다"
그래서 급하게 선우가 수 차례 연락했지만, 그 시각 택이는 샤워 중이었기에 연락이 계속 안됐다. 선우네와 택이 아빠는 아마도 택이가 병원에 실려 갔거나 시신이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택이 아빠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만 모든 이성을 잃고 울고불고 소리를 지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선우 엄마가 아무리 진정시키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서울에 올라와 지금 껏 안정을 누려 왔는데, 택이 아빠의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것 같았다.
선우는 계속 해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마침 택이가 쓸 담요를 가지고 호텔 방에 들어왔던 이 부장이 전화를 받았던 것이다. 선우가 택이 괜찮냐고 물었더니 이 부장은 택이가 샤워 중이라고 말했고, 그 때 택이 아빠의 눈에 삶의 희망이 비친 듯, 덜덜 떨리는 손으로 선우의 수화기를 낚아채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쳤다.
택이 아빠: (진정이 안돼 몸도 떨리고 목소리도 떨리고, 마치 떠나가는 영혼을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크게 외치는 것 뿐인 양 미친듯이 큰 소리로) "택이!!! 지금!!!! 어딨어?!!! 어딨어?!!!!"
이 부장: (수화기 스피커가 찢어질 듯한 큰 소리에 화들짝 놀라 수화기를 멀리 뗐다가 다시 살며시 귀에 대고) "택이 아버님이시죠?"
택이 아빠: "태... 태... 택이 지금... 호... 호텔 방에 있어요?!! 확실히 호... 호텔방에 있는 거요? 네?!!! 네?!!!!"
이 부장: "네, 택이 지금 샤워 합니다. 제가 들어가는 거 똑똑히 봤습니다"
택이 아빠는 그 소리를 듣자 마자 수화기를 떨어뜨리고 긴장이 풀려 풀썩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선우가 수화기를 다시 들어 이 부장에게 상황을 설명 했다.
선우: "택이가 사고를 당했다고 뉴스에 나와서요!!"
이 부장: "네? 사고요??"
그 때 유 대리가 호텔 방으로 뛰어들며 '이 부장님, 지금 큰일 났어요, 속보 때문에! 얼른 내려와 보세요!!'
이 부장이 선우와의 전화를 끊고 유 대리와 함께 황급히 아래 층으로 내려간 후,
...(잠시 뒤)
택이가 샤워하고 나오다가 비로소 겨우 마음이 진정된 아빠의 전화를 받았던 것이었다.
... (선우와의 통화 계속)
...
선우: "택아! 너 아빠한테 잘 해라! 니네 아빠, 정말 니가 전부이신 것 같더라. 잘 자라! 아참, 야, 져도 돼! 끊는다!"
어릴 적, 우리 집에는 슈퍼맨이 살았다. 그는 세상에 고칠 수 없는 게 없는 맥가이버였고 모든 걸 해결해 주는 짱가였으며 약한 모습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히어로 중의 히어로였다. 하지만 철부지를 벗어난 뒤에나 간신히 알게 되었다. 들키지 않았을 뿐, 슈퍼맨도 사람이었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무섭고 슬프고 힘겨운 세상들이 아빠 앞을 스쳐갔는지를. 꿋꿋이 버텨냈던 이유는, 지켜야 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음을. 가족이 있고 내가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다른 누구도 아닌 아빠의 이름으로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음을 말이다.
정봉이 형은 미옥 병문안을 갔었으나 미옥 아버지가 계속 병실을 지키고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에서 계속 맴돌고만 있다.
이를 보다못한 간호사가 하도 답답해서 정봉이 형의 편지를 달라고 해서 미옥에게 살짝 전해 준다. ('하도 답답해서요. 아버님께는 아무 말 안할게요 ^^')
정봉이 형의 선물은...
""" 블루마블 '우주여행 카드' !! """
카드를 본 순간, 무표정했던 미옥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웃음이 번진다.
다친 팔 다리가 모두 나은 듯, 마치 답답한 병실을 벗어나 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 오르는 것 같은 기쁨에 휩싸여 온 몸과 마음이 터질듯이 들뜬다. 팔을 흔들며 환호성을 지르다가 다친 팔을 감싸쥐기도 하고 다시 완전 신나 들뜨기도 하고 (이야 하하하 하 하하 !!!! 악! ... ㅎㅎㅎㅎㅎ휴 ㅎㅎ)
정봉이 준 카드는 지금의 미옥에게는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이었다.
♫♬ ♫ 이상은 : 우리 이제는 좋아하게 될거야. 지나버린 시간들이 다시 되돌아오면 우리 이제는 사랑하게 될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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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8] 응답하라1988 줄거리 다시보기 (Reply 1988) - 12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모두가 잠든 야심한 시각, 사람들 눈을 피해 연애중인 선우와 보라. 이 시각, 골목엔 아무도 없다
얼마 후 택이방에서 택이가 선우에게 묻는다.
택이: "선우야, 넌 보라 누나 안 무서워?"
선우: "아니, (미소를 띄며) 귀여운데"
택이: "미친 놈!'
선우: "어? 너 그런 말 누가 가르쳐 줬어!!"
택이: (웃으며) "비밀이야" 덕선이가 택이 앉혀 놓고 욕 가르쳤었음
TV) 한글 맞춤법 개정안 발표
삭월세 --> 사글세
돐 -----> 돌
읍니다 --> 습니다
아니요 --> 아니오
가시요 --> 가시오
자현: "야, 나 어제 완전 황당한 일 있었잖아"
덕선: "왜?! 또 고백하다가 차였어?"
자현: "아니, ... 그리고 야! 그게 무슨 황당한 일이냐?? 노상 있는 일인데"
"아니 어제 식구들이랑 양식 집 갔거든. 역 앞에 새로 생긴 데 있어. 또치인가, 도너인가...?
덕선: "어?! 나 다음 주에 거기 갈건데, 쿠폰 생겼거든"
자현: "야, 너 거기 조심해! 나 어제 거기 상가에서 바바리맨 봤잖아, 완전 식겁했어"
덕선: "(호기심 가득) 바바리맨? 난 아직 한 번도 못 봤는데..."
자현: "웬열, 진짜 한 번도 못봤어?"
덕선: "응, 우리 반에서 나만 못 봤어"
자현: "근데,... 너 많이 아쉬운 거 같다? 너 아마 보면 기절할걸? 처음에 봤을 때는 심장 떨리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잖아?"
덕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으으... 뭐 그 정도 까지...난 사인 받을건데"
자현: (웃으며) "성수현, 너 라면 그러고도 남을 일이지... 그나저나 오늘 자율 땡땡이 치고 브라질 떡볶이 어때?"
덕선: (단호하게) "안돼!! 나 오늘 부터 공부 열심히 할 거야! 나도 대학 갈거야!"
자현: (못 믿겠다는 듯) "너무 늦지 않았니?"
덕선: "야!" (훈계하듯 단호한 어투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
자현: (말 딱 자르면서) "진짜! 늦은 거야! ㅋㅋ"
수학 진짜 열심히 공부하는 덕선이 (근데 집합만... ㅋㅋ 좀 쉬어 가면서 해라! 책 빵구나겠다! ㅋㅋㅋ)
도롱뇽은 공부 안하나? ... 그러면 그렇지... 암기하는 척하면서 눈 감고 자다가 학주한테 혼나는 동룡
한 겨울인데 주전자 얼음물에 손을 적셔 동룡이 등허리에 넣은 동룡 아빠 (으...아!! 으..으. 악...!! 악) ㅋㄷㅋㄷ
선우: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오며) "많이 기다렸어요?"
보라: "왜 이제 와?"
...(중략)
보라: "나 요새 회계 공부해!"
선우: "왜요? 회계사 시험보게요? 임용 안 보고?"
보라: "나, 서울 특별시 경찰국 블랙리스트야! 임용 힘들어. 아는 선배가 소개해 줬는데, 회계 재무쪽 회사라 공부 좀 하려고. 과외비 보다 더 많이 준대. 봐서 적성에 잘 맞으면 그냥 취직하려고. 그래서 요즘... 누나가 좀 바빠요. 당분간은 너 만날 시간 없네요"
선우: "차라리 그럼 회계사 시험 준비 하면 안돼나?"
보라: "야, 회계사는 뭐 아무나 하니? 그거 빡세게 공부해야돼, 그거. 그리고 나 그거 준비하면 너랑은 바로 끝이야. 나 한꺼번에 두 가지 못한다. 너 다행인 줄 알아"
선우: "그래도 매일 밤 여기서 보는 거죠?"
보라: "주말에만... 앞으론 주말에만 봐. 야, 그리고 너도 이제 고3이야! 나 만나서 성적 떨어지고 그러면 정말 싫어"
선우: "제 공부는 제가 알아서 해요"
보라: "아! 안돼! 주말에만 봐!"
...(중략)
보라: "(말 없는 선우를 보며) 삐졌냐?"
선우: "아니"
보라: "아니?!! 너 요새 말이 점점 짧아진다"
선우: "반말 하면 안되나..."
보라: "뭐, 안되나!!!"
선우: (눈치보며) "요..."
보라: "반말 안돼! 이게 툭 하면 맞먹으려고..."
선우: (갑자기 큰 소리로) "우리 사귀는 거 아닌가??"
보라: (눈 치켜뜸)
선우: (꼬리 내리고) "요... (푸념하듯) 제가 누나 동생이에요? 맨날 동생 취급하고! 이건 뭐 나 혼자 짝사랑이지...치..."
보라: "됐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일어나, 늦었어. 아줌마 여기 얼마예요?" (보라가 계산을 마치고 포장마차를 나간다)
선우: (보라 나가는데, 깜짝 놀란 선우. 짧은 치마을 입었다!)
보라: (놀라서 보고 있는 선우를 보고 활짝 웃으며) "빨리 안 와?!! (보라가 홱 돌아 나간다)"
선우: (아직 포장마차 안에서 너무 기쁜듯) "와! 사람을 갖고 노는 구만... 갖고 놀아 ㅎㅎ"
(포장 마차를 뛰어 나가) "(보라 어깨를 안고) 누나! (웃으며) 저 때문에 입은 거죠? 안 추워요?"
택이: "바바리맨, 너는 안 무서워?"
덕선: "괜찮아, 바바리맨이 뭐가 무섭다고? 난 보는 게 소원이야!"
동룡: "(택이를 보며) "얘가 퍽이나 무서워 하겠다. 얘는 세상에 보라 누나 말고 무서울 게 없는 애야"
(그 때 갑자기 찍찍찍 하며 쥐 소리가 난다)
동룡: (겁을 먹고) "무슨 소리야? ... 무슨 소리 안 들리니?"
택이: "쥐...안그래도 아빠가 쥐덫이랑 끈끈이 몇 개 놔두셨는데, 아빠랑 나도 무서워서 아직 확인 못했어. 버려야 되는데... 그거"
(덕선이는 슬슬 코트 입고 날갈 준비 하는 듯)
동룡: "야, 니네 아빠는 쥐 한 트럭도 때려잡게 생기셨는데, 은근히 인간적이시다"
택이: "쥐만 무서워 하셔, 쥐만. 어렸을 때 쥐 한테 물릴 적이 있으셔서 (일어서는 덕선이 보며) 너, 어디가?"
덕선: "(대수롭지 않게) 쥐 잡으러! 가자, 내가 오늘 버려줄게"
덕선: "오! 예! 세 마리..."
동룡: (잔뜩 겁 먹어서) "... 뭐... 뭐가 세 마리야? 뭐가...?"
(갑자기 덕선이 음흉한 미소를 띠더니 동룡이 한테 쥐를 보이며 겁을 준다. '으어어!!!!')
동룡: (깜짝 놀라 몸을 뒤로 굽히며) "저리 치워!! 너 여자 맞냐?!"
택이: "(달래듯이) 하지마, 하지마 덕선아, 하지마!"
덕선: (으흠... 웃더니. 쥐를 동룡이한테 더 가깝게 가져가며) "수현인데... 으어어어어어!!!"
동룡: (깜짝 놀라 바들바들, 겁에 질린 동룡이가 뒤걸음질 치며) "가까이 오지마! 죽여 버릴 수도 있어!! 이씨!"
덕선; (한껏 더 신나서 동룡이 한테 달려들듯 쥐를 마구 들이밀며) "죽여라!!!! 으어어엉어어어어어어!!!!!!"
(동룡이 비명을 지르며 택이 떠밀면서 급하게 택이와 함께 현관 안으로 들어가 현관문을 닫고 버틴다)
간만에 진짜 완전 신나서 난리 난 덕선이
덕선이가 쥐 버리려고 물러가자, 동룡이 택이한테 진지하게 말한다.
동룡: "너 다시 생각해! 너, 진짜 쟤가 좋아? 여자로? 정신차려, 친구야!"
택이: (빙긋 웃으며) "ㅋㅋ 귀여운데!"
- 다음날 이른 아침, 등굣길 -
요즘 정환이가 이른 시간에 등교하는 것을 알고 덕선이도 이른 아침 정환이 차 타는 거 확인하고 따라 탄다. 정환이는 일부러 덕선이 피하려고 일찍 가는 것임
정환: "너 뭐냐? 왜 이렇게 일찍가?"
덕선: "그러는 너는, 너는 왜 이렇게 일찍 가는데? 나, 잔다. 도착하면 깨워줘!"
점심 식사 후, 선우가 배탈이 났는지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리다가 결국 선생님에게 말하고 조퇴한다
동룡: "밑져야 본전이지, 도전!!" 에휴... 도롱뇽아...
선우 조퇴하는 거 보고 조금 뒤에 교무실에 들어가 선우 처럼 배를 부여잡고 주춤주춤 하던 동룡이...
눈치보며 조퇴 얘기 꺼냈는데... 바늘 꺼내는 동룡이 아빠 (내가 고쳐줄게) - 아아악... 아부지, 방구가 나오는 거 같아요. 아부지, 아아...아...!!
조퇴하고 귀가하는 길에 선우는 엄마가 감기 걸린 걸 떠올리고 감기약을 사서 골목길에 들어선다. 그런데, 봉황당 가게 안에 감기약 챙겨주고 있는 택이 아빠와 좋아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우연히 보고 시무룩해 진다. 왜 그런걸까? 마음이 착 가라앉고 기분이 너무 우울하고 착잡해 진다.
- 다음 날 아침: 돈까스 먹으러 가기로 한 날 -
동룡: "오늘 학교 끝나고 한 놈이라도 빠지면 다같이 죽는 거야! 늦었어 빨리가자!!!" 도시락통 봐, 똑같아 ㅋㅋ
아침 자습시간. 선우와 정환이 졸음 쫒으려고 세수하러 나가자,
동룡: "아니, 졸리면 잠을 자야지, 무슨 세수를 하면서 까지 공부를... 하, 참... 재수 없어가지고 헤헤. 누가보면 내가 세수를 안 해서 공부를 못하는 줄 알겠네, 참 ㅎㅎㅎ. 어흐 독한 것들..."
또오치 경양식 - 돈까스 먹으러 모인 친구들
선우는 무슨 약속이 있다면 갑작스레 야자까지 땡땡이 치며 집에 갔다.
덕선: "야! 나 두 그릇 먹어도 되지? ^^ (해맑음)"
동룡: "나랑 반반해"
덕선이 먹기 전에 속 부터 비우겠다며 화장실.
그런데 좀 시간이 걸리길래 걱정스러워 택이가 찾으러 갔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던 덕선이가 바바리맨을 보고 충격 먹고 울고 있다.
덕선: "애들한테는 얘기 하지마!"
택이: "울면 좀 어떠냐?"
덕선: "그래도, 쪽팔려"
엄마가 택이 아빠와 필요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는 데 민감했던 선우가 야자 빼 먹고 집에 왔다가 엄마가 청소일을 하러 다닌다는 것을 우연찮게 엿듣게 됐다.
목욕탕 청소하는 엄마 보고 괴로워하는 선우
연탄 버리러 나왔다가 선우를 본 택이 아빠와 선우
선우: "아저씨, 저도 알아요, 엄마 목욕탕에서 일하는 거"
택이 아빠: "... 저 선우야, 엄마가 다른 게 있는 게 아니고.."
선우: "괜찮아요, 저 모른 척 할게요"
택이 아빠: "... 응, 그래. 고맙다"
선우: (일어서며) "저 애들이랑 있다가 시간 맞춰 집으로 갈게요, 아저씨. 감사합니다"
선우가 찾은 건, 다름아닌 보라.
선우: "저 정말로 괜찮아요, 좋은 옷, 좋은 신발 안 신어도 돼요. 학원 안 가도 돼! 엄마 일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엄마 고생하는 거 저 진짜 싫어요. 그리고 왜 나도 모르는 걸 아저씨가 알아요?! 아들도 모르는 걸, 왜, 왜 택이 아빠가 아시냐구요! 아,... 내가 됐다는데, 대체 왜 그러시냐구요 (맘이 너무 상하고 화가나서) 아니, 아들이 그렇게 싫다는데... 아... 흐, 진짜..."
보라: (한참동안 묵묵히 듣고만 있던 보라가 덤덤하게) "야! 됐고. 가서 엄마 어깨나 주물러 드려!"
선우: (영문을 몰라 의문스런 표정) "...?"
보라: "가서 엄마 어깨나 주물러 드리라고... (하며 선우의 어깨를 토닥여 준다)"
선우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문 앞에 서서 울고 있다.
보라가 해준 말을 생각하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는 선우.
다 울고 들어가려고 집 문 앞에서 서서 울고 있는 것이다.
보라의 말: "선우야, 넌 엄마 고생하는 거 싫지? 그게 너 맘도 편하고. 야, 엄마는 너 나이키 운동화 하나 못 사주는 게 싫은 거야. 넌 니 생각만 하냐? 엄마 생각은 안해? 니 맘만 편하면 다냐고, 이 철딱서니 없는 놈아!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냥 주고 싶은 넉넉함이 아니라, 꼭 줄 수 밖에 없는 절실함인 거야. ... 선우야, 너 엄마 사랑하지? 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진짜 어려운 거야^^"
울음을 그친 선우는 눈물을 닦고 밝게 웃으며 집 안으로 들어선다 '엄마, 나왔어!'
돈까스 먹고 함께 집에 돌아오는 덕선이와 동룡이
덕선: "근데, 정환이는 뭐 한다고 먼저 갔데..." 정환이라고 말했네. 아쉬운 마음이 떠나지 않는 덕선이
그 시각, 저녁 챙겨서 택이 가져다 주는 정환... 앉은 채로 잠들어 버린 택이를 위해 이불 펴고 뉘어우는 정환이.
보라의 독백 계속) "...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너를 끝 없이 괴롭게 만든다고 해도, 그래서 그 사람을 끝 없이 미워하고 싶어진다 해도 결국 그 사람을 절대 미워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해"
♫♬ ♫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작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 데... ♫♬ ♫
정봉이 형이 답장을 받은 건가? 형 앞으로 온 하트 편지를 들고 무한 감격에 빠져 있는 정봉이 형
정봉: "근데, 수현아, 너 친구 분은 답장을 왜 이렇게 늦게 보내셨니? 이 오빠가 기다리다가 죽어 버리는 줄 알았다!"
덕선: (연탄 들고 의아해 하는 덕선이) "뭔, 소리야! 만옥이가 답장을 보냈다고? 미쳤어? 걔 지금 교통 사고 나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데? 답장은 무슨... 걔 지금 손가락 하나도 까딱 못해!"
서둘러 편지를 뜯고 읽어 보는 정봉이 형...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
"하하하, 행운의 편지네, 오빠 시간 없다. 나흘안에 일곱 통 써야 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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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2월
골목 아줌마 셋 이어 용하다는 집에서 점을 보고 왔다.
정환 엄마: "우리 아들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 --> 큰 아들한테 대운이 들었어!
선우 엄마: "우리 아들도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 --> 그 보다 더 큰 경사, 아들이 생겨!
덕선 엄마; "우리 딸래미 어디든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 --> 이름을 바꿔!
이 엄동설한에 덕선이네 방바닥이 너무 기울어져서 짐을 전부 마당에 빼놓고 바닥 공사를 시작한다.
"아빠, 우리 이제 어디서 자?"
덕선 아빠: "(동네 다 들리도록 크-은 소리로) "아, 어디서 자긴 어디서 자!! 주인 집에서 자야제!!!!"
보라만 '아, 불편한데...' 덕선과 노을은 완전 신남!
결국, 덕선네는 정환네 신세를 지게 됐다. 그리고 정환 엄마가 오랜 만에 다 같이 밥 먹는다고 함박 스테이크를 준비했다. 전에 외식을 레스토랑에서 했었는데, 그 때 좀 느끼하게 느껴졌다며 총각 김치를 곁들여 정환 엄마표 퓨전 요리를 만든 것이다. 와! 수프 그릇 크기 봐! 수영해도 되겠다. 수프만 먹으라고 해도 다 못 먹겠다ㅋㅋ
자리가 좁아 어른들은 따로 부엌 식탁으로 옮겨 자식 얘기들 하는 중. 지금은 택이 얘기 중...
선우 엄마: "ㅎㅎㅎ (택이 아빠를 보며) 택이는 지 좋아하는 사람한테 우짜는데? ㅎㅎㅎ"
택이 아빠: "앵긴다.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하면서" (근데 택이 아빠도 선우 엄마한테 엄청 앵기고 있음)
...
선우 엄마 심부름으로 택이 한테 식사 가져온 덕선
택이: (식사 마치고) "덕선아!"
덕선: (차분하게) "수현이!"
택이: (오잉?) "수현이가 누구야?"
덕선: (자신을 가리키며) "나! 내가 수현이야. 오늘부터 수현이라고 불러! 그래야지 나 대학 갈 수 있대"
택이: (웃음)
덕선: (티꺼운 표정으로) "너, 지금 나 비웃는 거야?"
택이: (깜짝놀라 정색하며) "아니, 미쳤어?!"
덕선: (엄포, 택이한테 손가락질하며) "너, 똑바로 해! 내가 요새 너 많이 봐 준다!"
택이: (웃으며) "알았어. (말을 가다듬고) 저기, 덕선아!"
덕선: (못마땅해서) "수현이, 멍충아!!"
택이: (아차! 웃음 멈추고) "어, 수현아! 나 커피, 전에 처럼 우유 섞어서"
(덕선이 그릇 내가고 커피를 가져와 떨떠름한 표정으로 택이 앞 책상에 탁 놓는다) -- 짜증 x1
택이: (커피 마신 후) "수현아, 나 물..."
덕선: "(째려보며) ... 그래" (덕선이 짜증x2)
(덕선이가 커피 잔 치우고 물 컵을 가져다 택이 앞에 탁! 놔 준다. 무섭게 째려보며! 택이 눈 봐! 택이도 눈치가 좀 있는 거 같긴 한데... 쫌 불안하네)
택이: (덕선이가 책상에 물 컵 놓고 짜증스럽게 일어나 가려고 하는데 조심스럽게 또 부른다) "수현아! (찬 물 말고...) 따...따뜻한 물..."
덕선: (덕선이 짜증 게이지가 분명 2였는데 갑자기 10000레벨로 점프!!)
"이게 진짜(택이 움찔) 보자 보자 하니까,. (달려들어 택이를 패는 덕선, 손이 안 보임) (퍽!, 퍽!) 니가! 갖다 먹어!!! (고래고래) 니갘!!!!! 이게 맨날 고생한다고 봐주니까 (아주 잠깐 휴식하는 듯 하더니, 분이 안 풀렸는지 다시 패기 시작) 야!! 좋냐?!!(퍽! 퍽) 좋냐!!!! 퍽...)
택이: (여기 저기 움켜쥐며) "아퍼! 아퍼! 아퍼어ㅠㅜ...!"
덕선: (분을 참지 못해 아직도 씩씩 거리는 중) "(택이 옆 보온 병을 가리키며) 야!! 저기 보온병 있네! 니가 떠 먹어!!! 이...씨...씨"
택이: "(떨리는 목소리로) 알았어-~~"
진주는 요즘 요술 공주 밍키에 푹 빠져 있다. 밍키 노래만 나오면 정신없이 뛰며 춤을 춘다. 선우 엄마는 선우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요즘 동네 가게들 청소하면서 일하는 중이다. 선우 몰래. 선우가 엄마 힘들게 일하는 거 싫어 해서. 저녁 식사 후(대략 8시쯤) 이 시간에는 짬이 좀 나서 정환 엄마, 덕선 엄마, 선우 엄마 셋이 모여 재미삼아 쩜 십 고스톱을 치곤 했는데, 오늘 부터는 선우 엄마 일자리가 하나 더 생겨서 밍키 노래 녹음한 테잎하고 진주를 정환네에 맡기고 방금 전에 청소하러 나갔다.
고스톱 인원 채우려고 부른 게, 요즘 방학이라 한가한 동룡이 아빠였다. 그런데, 화투 그림도 잘 모르는 것 같아 한참 골려주며 판을 돌리고 있었는데, 이거 완전 타짜 수준인 동룡 아빠! 급기야 정환 엄마, 덕선 엄마 멘탈이 무너진다.
덕선 아빠: "아따! 그 인간도 아닌 선생이여! 그 인간 상종을 하지 말아야 돼!"
정환 아빠: "유 선생 하고 칠 때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아!! ㅋㅋ"
정환 엄마: "무슨 소리야, 그게?"
덕선 아빠: "아따, 걱정 하지 말어, 내가 오늘 꼬른 돈에 열 배는 더 벌어줄라니까"
정환 아빠: "우리 성 대리님이 또 유 선생 킬러 아입니까? ㅋㅋ 나도 오늘 가게 문 일찍 닫고 들어와야 겠다. 어차피 대목이라 손님도 없고"
덕선 아빠: (갑자기 주변에 누구 없는지 살피더니 진지하게) "그나저나 정봉이 후기대 발표는 언제대, 이번에 어떻게 해서든지, 대학... (정환 아빠를 보며) 힘들것제?"
정환 아빠: "내일 이요, 이번에는 꼭 되야 될낀데. 아이고... 우리도 힘들고 저는 또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지금 마음 고생 심할낍니다..."
보라: "나 너 착해서 좋아하는 거야"
선우: "그게 다예요?"
보라: "어, 그거 딱 하나야!"
선우: "전 많은데. 누나 좋아하는 이유요"
보라: "아휴 됐어, 됐어. 조용히 해, 안 듣고 싶어. 너 아무 소리도 하지마!"
선우: "근데, 누나! 전에 쓰던 안경이 더 예쁘던데... 동그란 거요, 이선희가 한 거. 그게 훨씬 예뻐요"
보라: "내 얼굴이야! 내 맘대로 할 거야! 너!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선우: "그리고 맨날 허구한 날 바지만 입고!"
보라: (선우 발을 꽉 밟아 버린다)
선우: "악!"
선우와 보라는 요즘 동네 사람들, 동생들 눈 피하가면서 연애를 하고 있다. 조금 전에도 노을이가 의심스럽게 보길래 보라가 쫒아 버렸다.
자꾸 같이 있고 싶은 선우가 공부하러 가려는 보라 손을 잡아 멈춰 세웠더니,
보라: "죽을래?!"
선우: "손 잡으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돼요?"
보라: "어! 죽고 싶으면 그래라, 알았지?!" (빨리 들어가 공부나 하라고 선우 어깨를 툭 치며 집으로 간다)
- 택이 방 -
덕선: (이문세 신년맞이 라이브 콘서트) "갈거지? 니네?"
동룡: "난 남자라서 콘서트는 안 간다"
덕선: "정환이 너는?"
동룡: "얜, 가겠지 이문세 팬이잖아"
덕선: (요즘 슬슬 정환에게 호감을 느끼는 중. 기대에 차서 눈 동그랗게 뜨고 웃으며) "갈거지?"
정환: (라면 먹으며 쳐다보지도 않고) "못 가!" (그러면서 덕선을 쳐다본다)
(동룡은 혼자 중얼 중얼 거리며 누가 갈 수 있을까, 생각 중. 택이는 시간이 안될테고...)
덕선: (예기치 못한 실망감에) "진짜 못 가, 너?!"
정환: (무표정한 얼굴로) "응, 못 가. (일어서며) 나, 화장실"
(동룡이 답을 찾은 듯 고개를 들며 말한다. '선우가 있네, 덕선아, 선우랑 가라. 걔가 이선희 좋아하지만 이문세로 만만치 않게 좋아하니까...')
덕선: (동룡이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어...흐... ㅠㅜ 넌 입 좀 다물어! (정환이 앉아 있던 빈 자리만 쳐다본다)"
정환 엄마까지 약이 바짝 오른 상황... 잔머리가 수준급인 정환 엄마가 꼼수를 부린다. 다름아닌 진주...
TV 뉴스 : '정부의 해외 여행 전면 자유화 조치에 따라, 올해 부터 연령 제한 없이 관광 여권을 발급하게 되며 횟수 제한 없이 해외 여행이 가능하게 됩니다 ...' - 정환이 엄마 아빠도 이번에 해외 여행 계획을 잡았다.
덕선이는 정환이한테 다가가려고 하지만 왠지 자꾸 피하는 정환이가 야속하다.
덕선: "너 진짜 콘서트 안 갈거야?"
정환: "나 친구들이랑 서울랜드 가기로 했어"
덕선: "친구 누구?"
정환: "아, 있어"
덕선: "내가 모르는 니 친구도 있어?"
정환: (짜증내며) "아, 있어... 미안해! 다음에 같이 가"
- 정봉이 형 합격자 발표 -
정봉: "어머니, 예전에 은행에서 일하셨다는 건 들었는데, 대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
정환 아빠: "그게 뭔 소리고? 일수 했다, 일수! 그것도 열 다섯 살 때부터. 똑똑했지. 나중엔 달러도 팔고 엔화도 팔고. 니 엄마 내 캉 같이 국졸이다. 국졸. 국졸이면 뭐 어떻노. 사는데 아무 지장 없더라. 아빠가 볼 때는 니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로 똑똑한 사람이다. 대학 나오고 박사 달고 그런 거 다 필요없다! 넘 한테 죄 안 짓고 내 밥벌이만 잘 하며 살면 되지. 정봉이 니도, 대학 못 들어가도, 아빠는 괜찮다. 니 엄마 봐라, 대학교 안 나와도 얼마나 잘 사노. 김 정봉이!, 아빠는 니가 아빠 안 닮고 니 엄마 닮았으면 좋겠다. 니 엄마, 진!짜 대단한 사람 아이가?"
정환이가 여행사에 잔금 납부하러 갔다가 여권 영문명이 잘못된 거 같아서 수정하려고 여권 영문이름을 불러달라고 정환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자꾸 이핑계 저핑계 대며 전화를 끊어서 (마침 덕선이 엄마가 옆에 있었음) 정환이가 열 뻗쳐서 다시 전화를 했다. '엄마 사진 옆에 영문 글자 있잖아요! 그 글자 불러 달라는데 뭐가 그리 바쁘세요!!!'
정환 엄마: "저기 정환아... "
정환: (너무 답답해서) "빨리요... 사람들 기다린다고요!!"
정환 엄마: "있잖아, 정환아, 엄마가... 영어를 읽을 줄 몰라..."
여행사 일 끝나고 들어오는 정환이가 오다가 샀다며 붕어빵 봉지를 슬쩍 놓고 나간다. 무뚝뚝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조금 철이 들어가네
정환이네 엄마가 외식 쏜다고 해서 골목 사람들 있는데로 다 불러서 외출 하는 중
골목이 텅 비는 바람에, 마침 일 나가는 선우 엄마가 진주 맡길 데가 없어 봉황당에 맡겼다. 진주는 택이 아빠를 보면 울 정도인데... 오늘은 어쩔 수가 없었다. '오빠 나 한 번만 살려주라, 진주 좀 부탁한데이'
선우 엄마가 일 끝나고 집에 와서 방문을 열었는데,... 그만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 ㅋㅋㅋ ♫♬ ♫요술공주 밍키 밍키)
정환이는 요즘 눈에 띄게 덕선이를 피한다. 덕선이가 옆에 앉자 또 슬쩍 일어나 자리를 떠난다.
- 저녁 식사 후 -
정환 엄마: (정환이 보며) "보라와 덕선이, 니 방에서 자게 너는 형 방에 가서 자!"
보라는 선우와 새벽 몰래 데이트 나갔고 (새벽 1시) 정환이 방에는 덕선이 혼자 자고 있었다. 정환이가 어렴풋이 정신 차렸는데, 덕선이가 잠결인지 눈을 뜨고 정환에게 말한다. '정환아, 가자, 콘서트. 응? 같이 가자. 갈거지, 응?' 그리고 다시 눈이 스르르 감기더니 잠 속으로 빠져든다.
정환이 답한다. '... 응, 갈게' 그리고 덕선이 깨지 않게 조심하며 방을 나간다.
(덕선이는 언니 안경 바뀐것도 전혀 못 알아봤는데... 선우는 한 눈에 알아본다)
선우: "어? 안경 바뀌었네? 예뻐요!"
새벽이 기다려지는 두 사람
- 다음 날 아침 -
구정 기간 동안, 일본 여행을 떠나는 정환이네 엄마 아빠
정환 아빠: "(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정환 엄마 여권을 보며) 이거 당신이 적었나?"
정환 엄마: (영문 아래 한글로 읽는 법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미소)
정환 아빠: "야, 우리 정환이가 이런 것도 할 줄 아나? (함박 웃으며) 하~참 우리 정환이가 이런 것도 할 줄 알고... (흐뭇해하며) 다 키왔다!... 다 키왔어"
정환 엄마: "(흐뭇해하며) 다 키웠네... 다 키웠어. 내 새끼 다 컸다"
구정 쇠러 고향 내려가는 덕선이네...
덕선이가 헐레 벌떡 정환이 집으로 뛰어 들며, 정봉이 형에게 편지를 전한다.
덕선: "깜빡했어, 전해 달래! 내 친구 만옥이 알지? 둘이 삼거리에서 봤다며, (환하게 웃으며) 진짜 별 일이 다있어. 오빠, 올해 운수 대통인 줄 알아. 김정봉한테 연애 편지가 웬 말이야 ㅎㅎ 나 간다!"
- 사람들 고향 내려간 후, 썰렁해진 동네 -
세트장에 나무도 갖다 놨네요. 목길은 정말 어디나 다들 너무 비슷 비슷해 보여요. 그래서 길 잃어 버리면 정말 찾기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사람들의 자취가 있으면 좀 달라보이기도 하죠...
골목길...
어렸을 때 많이 하던 놀이들은 딱지치기, 접기, 구슬치기, 계급장먹기,줄넘기, 다방구, 오징어, 땅따먹기, 비석치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동대문을열어라, 말뚝박기, 숨바꼭질, 팽이, 장난감따먹기, 종이날리기, 베드민턴, 낙서, 여름엔 물총쌈, BB탄, 새총, 장사꾼 따라다니며 흉내내기, 겨울엔 눈싸움, 눈사람만들기, 눈박치기, 썰매, 얼음타기, 폭죽, ...
그리고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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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8] 응답하라1988 줄거리 다시보기 (Reply 1988) - 10화 (MEMORY)
-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보라 엄마: "고마, 테리비 안으로 기 들어가겠다 쯔쯔"
- 덕선이 친구들 놀러옴 -
자현: "집에 아무도 없지?"
덕선: "엄아 아빠는 친척 결혼식 가셨고 노을이도 따라갔고 언니는 좀 있다 나갈거야"
미옥: "언니!!!"
자현: "언니 있어?!!!!"
미옥, 자현: "야, 갈게 안녕!"
덕선: "아, 괜찮아, 안 물어!! 인사만 잘하면 돼, 90도! 춥다, 들어가자"
자현: "야, 잠깐! 저기 누렁이네 집 맞지?"
덕선: "누렁이가 누구야? 아.. 누렁이 아니고 바둑이"
자현: "야, 잠깐 나오라고 하면 안돼? 얼굴 구경 좀 하게"
덕선: "안돼! 절대 안돼!! 우리 택이는 절대 건들면 안돼! 니들같은 애들 만나면 오염돼! 택이는 이 골목 천연 기념물이야, 보호해줘야 돼! 그리고 걔 지금 기원가서 집에 없어"
(마침 선우가 독서실 가려고 집에서 나온다)
선우: "안녕! 덕선이 집에 놀러 왔구나?"
자현, 미옥: "(수줍모드) 안녕하세요" (자현이 덕선에게 소근소근 : '야, 오늘은 쟤로 하자')
덕선: "(눈 부라리는 덕선, 이...씨)"
선우: "덕선아, 보라 누나 집에 있..."
덕선: (선우 말 끊고 대포 소리로) "없어!!! 성보라 새벽에 나갔어!!!! 이...씨!"
(덕선이 문 밀치고 들어가고 친구들이 가볍게 선우에게 인사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같이 따라 들어감)
(덕선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마침 덕선이한테 영화보러 가자고 찾아왔던 정환이가 덕선네 집에서 나오다가 덕선에게 뭔가 살짝 말하고 간다)
미팅 계획 짜는데, 미옥은 싫단다.
덕선: (미옥에게) "왜? 누가 알아? 운명의 남자라도 만나게 될지?"
미옥: "운명같은 소리 하고 자빠져 있네. 세상에 그런 게 어딨냐?"
자현: "한 순간에 뿅하고 갈 수도 있지?"
덕선: "그럼, 언제 어디서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될지 니가 어떻!!게 알아?"
미옥: "하...참... 니들 HR좀 그만 봐! 현실에 그런 일 없다니까!"
덕선: "그럼 뭐 나 혼자 하지... 조현아(ㅋ), 그럼 소개팅으로"
자현: "잘 되면 새끼쳐라, 성덕선 ^^ 야, 근데 아까 걔는 왜 왔던 거야?"
덕선: "영화보러 가자고"
순간 자현과 미옥이 말 없이 뚫어지게 덕선을 쳐다본다.
덕선: "아, 아냐! 걔 진짜 친구라니까"
미옥: "ㅎ 친구는 개뿔. 걔가 너 진짜 좋아한다니까!"
자현: "난 아까 걔 눈빛만 봐도 딱 알겠더만. 덕선아, 이번엔 진짜라니까!"
미옥: "확인해 보면 되지. 걔 한테 가서 너 소개팅 한다고 말해"
자현: (극 공감하며) "아...하"
미옥: "걔가 그 소리 듣고 '그래 해' 그럼 널 친구로 보는 거고, '죽을래?' '미쳤어?' '하지마!' 이 세 단어 중에 하나라도 말하면 널 좋아하는 거지"
덕선: "(좀 생각해 보더니) ... 야, 근데 만약 걔가 진짜 반대하면 어떡하지? 걔가 진짜 나 좋아하면 어떡하냐구..."
미옥, 자현: (어이없어서)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 니 맘이지. 넌 걔 좋아?"
덕선: "... 모르겠어"
자현: "그럼 일단 사귀어 봐!"
덕선: "아...흐... 불편한데, 걔랑 그러는 거..."
- 선우가 다니는 동네 독서실 (간판: '자지마독서실') -
메모를 선우가 봤는지 궁금한 보라... 만약 못 봤다면 선우는 콘서트장에서 계속 기다릴텐데... 메모를 직접 전해주지 못해서 계속 신경 쓰이는 중... 결국 선우 독서실에 다시 가봐야겠다고 판단 (독서실에서 선우가 오늘 독서실에 오지 않았음을 확인한 보라는 콘서트장으로 급히 간다)
보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야, 너 오늘 독서실 안갔어? 니 책상에 하... 티켓 놓고 왔었는데 하... 나 못간다고! 하... 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 하... 내가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니가 못 보는 바람에... 너 진짜 사람 신경쓰이게 한다. 진짜 하... 너 오해하지마! 알았지"
선우: (옅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왔으면 됐어요"
보라: "어?!"
(갑자기 선우는 보라 손을 잡고 문 닫으려는 콘서트 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정환이 엄마가 새차 사라고 2천만원 줬더니 쫌생이 정환이 아빠가 중고 프라이드를 사왔음.
정환 아빠: "어능 타라, 내 동네 한 바퀴 싹 태와주께"
정환 엄마: " (실망해서 정환 아빠한테) 너나 타!"
(뽀글뽀글이네, 점수: 4,119,880점. ㅋㅋㅋ 몇 판을 돈거야? 근데 점수가 저기까지 올라가나? 형, 적당히 좀 해라! 저 뒤에 초딩들이 점점 인상 쓰기 시작 ㅋㅋㅋ )
덕선: "나 이번주에 소개팅 한다"
정환: (갑자기 그 작은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덕선: (정환한테 다가 앉으며) "나, 소개팅 할까?"
- 정환이 아빠 생일 -
정환 엄마: "헤어진 여자라도 있어?"
정환 아빠: "와, 있으면 데꼬 올라고?"
정환 엄마: "어, 당신 기분만 좋아진다면야"
정환 아빠: "내 인생에 여자라고는 당신 밖에 없다"
정환: "형, 오늘은 오락실 안 갔어? 보글보글 못 깼다며?"
덕선: "오빠 요즘 보글보글 해? 요 앞 오락실, 보글보글 1등 난데"
정봉: ...
정환: "정봉이 형, 이제 이 동네에서 오락 못해. 국민학교 애들이랑 패싸움 했거든. 형, 요새 방학동 가지?"
정봉: "어"
덕선: "방학동? 방학동에 내 친구 사는데. 만옥이, 장만옥! 걔 방학동에서 제일 부자야!"
정환: "장만옥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누가 장만옥이냐, 누가!!"
덕선: "내 눈에는 장만옥이거든!"
정환: "그럼 내 눈에 도롱뇽은 장국영이다!"
(그 때 덕선 아빠, 엄마 방문. 전화벨 따르릉!! 정환이 받는다)
동룡이 가출해서 대천 해수욕장에 있는데 돈 떨어졌다고 몰래 정환이만 내려오라고 전화한 거였음
덕선 아빠: "니가 가서 잘 설득해서 데리고 올라와라, 우리는 암껏도 모른 척 하고 있을라니께"
정환: "애들이랑 같이 갔다 올게요"
덕선 엄마: "그래도 어떻게 니들 끼리만 가노, 어른이 한 명 따라 가야제"
보라: (인상 박박 쓰며 무진장 짜증난 투로 마구 소리지르며) "아,... 아 흐!!... 도롱뇽 새끼 잡히기만 해봐! 사지를 확 찢어버릴거니까!!!"
(정환이 택이 귀를 막아준다 ㅋㅋ)
(선우는 짜증내는 보라를 미소를 띤 채 바라본다)
덕선: "(완전 신나서) 가자, 도롱뇽 잡으러!!! 뮤직 준비하시고 쏘세요, 렛츠 뮤직!!"
정환: "(완전 한심해서) 야, 렛츠 ... 아휴..."
보라: "쩌기 까까 먹는 애랑, 까까 빼앗아 먹는 애"
(꼬깔콘 먹으면서 덕선이가 정환이 아빠처럼 꼬깔콘 대신 택이 입에 손가락 넣으며 장난 치는 중 ㅋㅋㅋㅋㅋ)
보라: "야, 택이 아이큐 얼마라고?"
선우: "백 삼십 구!"
정환: "구십 구 아냐?"
보라: "그건 덕선이 아이큐"
(결국 덕선이와 택이가 함께 버스 타고 올라가는 것으로 결정)
덕선이 자판기 커피하고 우유 한 잔씩 뽑아서 섞어서 만든 밀크 강화 커피 (되게 맛있음)
택이: "맛있다, 이거"
덕선: "내가 직접 탄 거야!"
택이: "진짜?"
덕선: "(짜증스럽게) 아니! (택이를 고쳐 보면서) 야, 너 진짜 큰 일이다. 너 그래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려고 그래? (웃는 택이를 보며)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아요! 싫으면 싫다, 아니면 아니다 정확하게 얘기하고! 이 세상에 사기꾼이 얼마나 많은 지 알아? 너는 그냥 호구야, 호구! 너 정도면 하루에 열 번도 더 사기 칠 수 있어"
택이: (빙그레)
덕선: "웃지마!"
(말 끝나자 버스 시간까지 바닷가에서 놀자며 바닷 물에 택이를 끌고 들어가려는 덕선)
정봉이 형이 뽀글뽀글 안 죽고 계속 하니까 오락실 주인 친구인지 동네 양아치들이 '좀 작작해라!' 하면서 겁줌 ㅋㅋㅋ 정봉이 형이 도망치면서 쫒기기 시작
정봉: "(환하게 웃으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정의 여고?, 영광 여고?"
미옥: "...아니요, 쌍문 여고요"
정봉: "저 쌍문 여고에 아는 사람 있는데, 성덕선이라고 우리 아랫 집에 사는 데, ... 모르세요?"
미옥: "제 베스트프랜드"
정봉: "어떻게 이런 우연이...아냐, 아냐 (웃음을 멈추고 진중한 목소리로) ... 운명인가?"
그 시간, 우산 속 정봉과 미옥 말고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아니 그 둘 말고 이 세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 동네 골목길에 도착한 동룡이 팀 -
동룡이는 어제 생일이었는데 엄마가 생일 상 안차려주고 돈만 놓고 나가셔서 화가 나서 가출했단다. 자식보다 고객을 더 중요시 한다며. 동룡이와 동룡이 형은 어렸을 때부터 맞벌이 때문에 관심을 많이 못 받았는데, 생일날 미역국 만큼은 엄마가 직접 해줬었단다. 그런데 보험왕이 된 후부터는 아예 그것도 없어졌단다...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보라가 설교를 시작한다.
보라: "(동룡에게) 야! 빨리 안들어가! 니가 지금 엄마 아빠가 필요한 나이야? 어디서 투정이야, 투정이! 너 지금 신발 뭐 신었어? (동룡이 신발을 보며) LA 기어지? 야, 성덕선 삼 년째 아티스 신고 다녀. 또 파카는 써지오 바렌테, 꼴에 청바지는 조다시네. 니 나이때는 부모가 자상한 게 좋은 게 아니라 돈 많은 게 좋은 거야! 알았어? 그러니까 까불지 말고 얼른 집에 들어가시지!"
선우: "와~! (웃음)"
보라: "그리고 다음부터 불만 있으면 가출하지 말고 그냥 화를 내! 왜 참어?! 니가 말을 해야 알지, 니가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알아! 야, 너네 아빠 엄마 안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어떻게 니 맨탈까지 챙기냐? (동룡이 깊이 생각하는 표정) 일단, 들어가서 잘못했다고 빌고 그래도 분위기 안 좋으면 그 때 다시 가출해!"
동룡: (작은 소리로 어안이벙벙) "다... 다시 가출 하라고요?"
보라: (창 밖에 손을 내밀어 보고 버럭 소리지르며) "아! 비 떨어지잖아! 빨리 들어가! 나도 집에 갈거야!!!"
동룡: "정팔아, 너랑 들어가면 조금 덜 맞지 않을까?"
정환: "나도 같이 맞아. 들어가!"
동룡: "(비장한 표정으로) 정환아, 여기서 부턴 나 혼자 간다!"
동룡이 집에 들어서자, 엄마는 회사와 통화 중, 아빠는 신문 보며 '너 어제 왜 안들어왔어! 친구가 좋으면 임마, 고마 친구 집에 눌러 살아, 이놈아. 됐다 고마 이그...!'하고 끝.
동룡: (당혹스럽고 허탈감에) "아이... 씨..." (음, 메에에에에에) ㅋㅋ 가출 했었다는 것도 몰라... 뭐냐...
동룡이 돌아가고 한참 뒤에 차에서 내린 선우는 보라 한테 우산 씌워 집까지 바래다 준다.
* 포스팅 하면서
총 20부작 짜리인데 이제 10화 까지 왔네요. 저는 선우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다가갈 때엔 일상의 뭔가를 희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선우 어깨를 젖어들게 하던 빗물처럼요. 이 영혼의 희생은 정말 순수하면서 헌신적이죠. 헛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 택이방 -
집에 돌아가는 선우를 정환이 부른다. 마침 아빠 생신이라서 치킨을 주문했는데 같이 먹자고. 덕선과 택이도 도착했단다. 돌아서면서 정환 왈, "보라 누나는 차에 무슨 거북이 넣고 다니니?" ㅋㅋㅋ
선우: "(택이 방에 들어와 동룡이를 보며) 너 모야? 집에 안 들어갔어?"
덕선: "(치킨 뜯으며) 다시 가출했대!"
동룡: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집 구석이야! 이거 하나 먹고 집에 다시 갈려고. 쳇, 생각을 해보니까 내가 가출한지도 모르잖아. 그러니 내가 왜 가출을 해"
선우: "ㅎㅎ"
...
"미쳤어? 희동이를 바다에 던졌다고?!"
덕선: "야, 안 던졌어. 그냥 발만 담궜어"
동룡: "너 진짜 택이한테는 그러지 마라! (택이 앞머리 올려 상처 자국 보여주며) 얘 이마도 니가 그런 거 아냐?"
덕선: (전혀 기억 안난다는 표정으로) "내가?"
정환: "저거 저거 오리발 내미는 거 봐라. 여덟 살 땐가, 아홉 살 땐가..."
택이: "아홉 살"
정환: "그래, 니가 택이하고 씨름한다고 택이 시멘트 바닥에 패대기 쳤잖아!"
덕선: "내가? (양 어깨 올리며) 말도 안돼!"
동룡: "매우 뻔뻔한 친구일세... (덕선 입 삐죽 내밀며 무시)"
선우: "야, 택아 너 네 바늘 꼬맸나?"
택이: (치킨 씹으며 다섯 바늘이라고 오른 손가락 전부 펴 보임)
동룡: "살인 미수야! (덕선이 동룡이 보며 눈 흘김) 그 뒤로 멀쩡한 애가 이상해 진 거잖아!"
덕선: "이상해지기는~ 얘 그 때 부터 정신이 번쩍 들어서 바둑 잘하게 된거잖아. 내 덕이야!"
정환: "내 덕 좋아하시네. 얘 여덟 살 때부터 바둑 신동이었거든! 너 아니었으면 프로 입단 훨씬 빨리 했을거다!"
선우: "그래 맞아. 너 책임져~!"
동룡: "그래 평생 책임져!"
덕선: (뻔뻔한 표정으로) "그래 내가 책임질게 뭐, 나야 좋지. (웃으며 택이 쳐다보고) 웬 떡이냐?"
택이: (웃음...)
정환: "미쳤냐? 택이가 뭔 죄냐?"
선우: (택이를 쳐다보며) "어 이 새끼 웃는 거봐! 너 덕선이 좋아하지?"
택이: "아냐~"
동룡: "그러고 보니 어울려. 잘해봐!"
덕선: (동룡을 쳐다보며) "치...얘들 왜이래, 미쳤나?
동룡: (마무리 결론 내리듯) "야, 택아, 너도 그냥 이런 애 만나는 게 나아. 인생의 쓴 맛도 알고 좀 그래야지ㅋㅋ"
덕선: (인상쓰며 동룡을 보고) "야! 이...씨" (일어서며) "나, 화장실"
덕선이 나간 뒤, 선우가 택이한테 묻는다.
동룡: "야, 덕선이 진짜 어때?"
선우: "나쁘지 않지~, 그치~ 택아~"
정환: (웃으며) "야, 택이가 미쳤냐? 얘 좋다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택이: (정환을 쳐다보며 가볍지만 진심이 담긴 표정으로) "난 좋아!"
정환: (갑자기 웃음기가 사라짐)
동룡: (어이없다는 듯) "크... 덕선이... 덕선이가 좋아? 여자로?"
택이: (가만이 허공에 촛점이 맞추며) "응"
(다시 정환을 똑바로 쳐다보며 진심이 담긴 소리로) "나 덕선이 좋아해!"
(순간 방 안에 적막이 흐른다)
택이: (바닥을 내려 보며) "친구가... 아니라... 여자로...좋아"
동룡, 선우: (서로 얼굴 마주보며) "억... 허... ㅋㅋ 무슨 소리야, 진짜야!!! 너 바다에서 많이 다쳤어? 이 새끼... ㅋㅋ 덕선이가 여자야? ㅋㅋㅋ"
택이: (바닥을 쳐다보며 웃음)
정환: (웃음기 전혀 없이 촛점 잃은 눈)
테잎을 틀자, 정봉이 형 9살 때 온 가족이 모여서 정봉이 형 재롱 부리는 거 보고 신나하던 할머니(정환이 아빠 엄마) 목소리가 나왔다. 정환이 아빠는 왠지 모를 눈물을 흘리며 집 밖으로 나가 쏟아지는 비를 보며 한 동안 서있는다.
"생일 날만 되믄 왜 기분이 우울했었는지...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엄마 생각이 났는가뿌다. 안 그런 줄 알았는데... 내도 모르게 엄마 생각이 나서 그랬나보다... (눈물이 핑 돌며) 전화라도 한 통 하고 싶은데... 생일이라고 엄마한테 전화라도 한 통 하고 싶은데... 전화 할 때가 없다. (울먹 울먹) 미란아, 엄마 너무 보고 싶다! 엄마가아~ 진짜 보고 싶다
- 미옥과 통화 중인 덕선 -
덕선: "누굴 만났다고?"
미옥: "김정봉 씨, 너 윗집 산다던데?"
덕선: "응, 맞아. 니가 정봉 오빠를 어떻게 만났는데?"
미옥: "우리 집 앞에서 봤어, 운명적으로"
덕선: "에앵?"
미옥: "덕선아, 나 첫 눈에 반했다!"
덕선: "허-ㄹ"
미옥: "이제 운명 같은 거 믿기로 했어"
덕선: "내가 아는 그 정봉 오빠 맞지? 뚱뚱하고 얼굴 똥그란..."
미옥: "어, 맞아! 통통하고 얼굴 귀엽게 생긴... ... 아참 너 걔 한테 얘기 했어? 뭐래? 소개팅 하래? 하지말라지?"
덕선: "(알 수 없는 미소를 띄며) 몰라. 비밀이야!"
(정환의 대답 : "(놀란 눈으로 진심을 담아) 하지마! ... 하지마, 소개팅!")
정환은 덕선이와 함께 가려고 이문세 라이브 콘서트 티켓을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설레며 망설이면서.
선우가 독서실에서 돌아오는데 골목길에서 보라가 선우를 기다리고 서 있다.
보라: "너 한테 할 말 있어"
선우: "(오늘 마음의 준비도 안돼서 많이 아플까봐 겁나서) "누나 다음에 얘기해요.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보라: "아니, 지금 얘기 할 거야! 잘 들어!"
선우: (표정이 굳으며 방어 태세)
보라: "너!! 사람 진짜 신경 쓰이게 해. 틈만 나면 엉기고 맨날 눈 앞에서 왔다갔다해"
선우: (눈물 나려는 거 억지 참으며. 뭐 한 두번 맞아보냐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다)
보라: "근데... 너 그러는 거 나 때문인 거 같애"
선우: ('어? 이거 무슨 소리지?' 하는 생각으로 보라를 쳐다본다)
보라: "내가 너 한테 여지를 준 거 같다고..."
선우: ...
보라: "...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우리 사귀자"
선우: (충격 먹어서 정신이 혼미) ...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입이 도대체 움직이질 않음)
보라: "나도 너 좋아!" (말 하고 급히 고개를 숙인다)
선우: (좋아 죽겠는데, 목에서 목소리가 안 나옴)
보라: "엄마한테 얘기 하지 말고! (선우를 똑바로 올려다 보며) 너, 친구들한테 말 하기만 해봐, 바로 끝이다!!"
선우: (목소리는 안 나오고 입만 귀에 걸림)
보라: "(미소 지으며) 알았지?!"
선우: (심할 정도로 끄덕 끄덕) "(목소리가 나온다) 어... 어... 누나!! 키스해도 돼요?"
보라: (미소를 거둬 들이며) "안돼!" (말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는다)
♫♬ ♫ 강수지, 보랏빛 향기 - 그 대 모습은 보랏빛처럼 살며시 다가왔지. 예쁜 두 눈엔 향기가 어려 잊을 수가 없었네. 언제나 우리 웃을 수 있는 아름다운 얘기들을 만들어 가요 ♫♬ ♫
선우: (큰 소리로) "누나! 안녕히 주무세요!!"
보라: "야, 시끄러, 조용히 해!"
선우: "잘 자요 ㅎㅎ" (비가 그친 겨울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며 크게 숨을 들이 쉰다. 그리고 선우는 보라가 들어간 집 대문 앞에서 한 동안 떠날 줄을 모른다. 미친 사람처럼 혼자 실실 웃으며^^)
OST가 보라라서 보랏빛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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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8] 응답하라1988 줄거리 다시보기 (Reply 1988) - 9화 (선을 넘는다는 것)
-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선우: "동룡아, 집에 가서 자! 니네 집이 더 따뜻해!"
동룡: "(눈 감은채) 넌 아무리 따뜻해도 교무실에서 잘 수 있냐? ... 휴우... 집이 교무실이라니!"
선우가 보라 마중갔는데, 남자 친구가 와서 보라에게 잘못했다며 보라를 달래고 있다. 보라도 싫지는 않은 듯...
정환 엄마: "택아! 아빠는? 골목길 안 쓸고 어디 갔어?"
택이: "안녕하세요? 김해요. 아빠랑 제일 친한 아저씨가 갑자기 쓰러지셔서요"
정환 엄마: "에고 어떡해... 쯔쯔쯔. 택아 그럼 일루와. 아침 같이 먹게. 아줌마가 갈비찜 했어!"
택이: "네!!"
(그 때 1층 화장실에서 덕선이 급하게 튀어 나오며)
덕선: "아줌마, 저도요!"
정환 엄마: "엄마, 어디 갔어?!"
덕선: "아니오, 갈비찜 먹고 싶어서요"
정환 엄마: (약간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 덕선이가 워낙 잘 먹어서...)
정환: "야, 우리 집이 적십자냐?"
덕선: "적십자가 뭐야?"
동룡: "헌혈 하는데"
덕선: "야, 도롱뇽, 근데 넌 왜 여깄냐? 니네 집 가서 먹어! 집도 잘 살면서?"
동룡: "우리 엄마 새벽에 출근했고, 학주, 지금 아침부터 카레 해. 갈비찜인데 어떻게 안 오냐?"
덕선: "갈비찜인지 어떻게 알았냐?"
동룡: "내 방에서 다 들려~"
(선우가 잡채 먹고 빈 그릇 가져다주러 들름. 선우를 의식하는 덕선)
덕선: "야, 맞다. 다음 주에 별밤 쨈 콘서트 한대, 같이 가자!!"
정환: "쨈이 아니라 잼-"
덕선: "(비꼬듯) 제-ㄹ 났어, 제ㅇ말... 이문세, 이치현, 이수만, 그리고 자연~스럽게 띠~용, 띠~용, 이경규도 나온대"
정환: "난, 콜"
(택이는 대회 때문에 못 가고 동룡이는 제주도에 가야해서 못 감. 선우는 가고 싶은데 약속 있어서 안된다고 말하는데, 덕선이가 급히 손바닥을 펴고 멈춤 사인을 보내며 '넌 됐어(빠져)!) (기 죽는 선우)
덕선: "아 뭐야 진짜..., 그럼 나랑 개정팔이랑 둘이 가라고? 다음에 가지 뭐!"
정환: "난 갈건데. 너도 가. 너 이문세 좋아한다며?"
동룡: "야, 선우 너도 콘서트 티켓 샀다고 하지 않았어? 이선희 콘서트?"
선우: "(끄덕끄덕) 2장이고 따로 같이 갈 사람 있어"
덕선: (갈비찜 양념 묻은 얼굴로 잡아 먹을 듯이 선우를 째려보며 혼잣말로 뭐라고 씨부렁씨부렁 데는데 욕 같음)
- 골목길 입구 -
선우: "누나, 저랑 이선희 콘서트 같이 가요"
보라: "싫어! 내가 너랑 거길 왜 가?"
선우: "그냥 콘서트 표예요, 아무 뜻 없어요"
보라: "그래도 너랑은 안 가! 그 동안은 너 좋은 애 인 거 아니까 참은 거다, 그래, 사춘기니까. 한 동네 누나 좋아할 수도 있지. 그래서 봐 줬는데. 이젠 더 안 봐 줘. 까불지 마! 너 그냥 내 동생 친구야! 덕선이 친구라고. 그러니까 더 이상 선 넘지 마라! 너 이러는 거 짜증나고 불편해!" (보라는 선우를 훽 지나쳐서 골목길로 사라져 버린다)
별밤 잼 콘서트엔 덕선, 정환 결국 둘이서만 가게 됐음
선우네 - 선우 할머니가 죽은 아들 명의로 되어 있던 선우네 집을 저당 잡고 상환을 안해서 경매 절차를 시작할 거라는 안내 통지서가 배달됐다.
택이 오늘 저녁 식사는 덕선이네에서 (근데 덕선이가 택이 밥을 빼앗어 먹음) - 덕선 왈, "얘 도와주는 거야, 얘 많이 못먹어!"
술이 너무 고팠던 덕선 아빠가 봉황당을 찾았다가 뇌출혈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택이 아빠를 발견하고 급히 입원을 시켰다. 다행히 빨리 발견해서 수술도 잘 됐고 큰 후유증도 없을 거라고 한다.
이번에 택이 중국으로 가는데, 덕선이를 함께 보내게 해 달라는 택이 아빠...
원래 기원의 이 부장님이나 택이 아빠가 함께 다녔는데, 둘 다 못 가게 돼서...
덕선 아빠: "우리 덕선이?! 989등?!"
덕선 엄마: "택이 아버지 제 정신이 아닌가부다. 가시나, 그거 아무것도 모르는 돌팔이다 돌팔이"
택이 아빠: "덕선이 잘 할 겁니다. 택이도 남들 보다는 덕선이가 편할 거고요. 택이가 덕선이 좋아하니까 둘이 아마 잘 지낼 겁니다"
그래서 덕선이 이번에 택이와 함께 중국에 가게 됐다.
노을: "헐... 택이 형 전패 하겠다... 누가 누굴 챙겨?"
덕선 엄마: "덕선아, 니 그 가방 어디서 났노?"
덕선: "(분주하게 짐싸며) 택이 방에서"
노을: "카메라는?"
덕선: "(분주하게 짐싸며) 택이 꺼"
덕선: "괜찮아, 걔 바보야!"
- 중국 -
기자1: (쥐색 롱 코트) "친구? 이거 다 학생 거야?"
덕선: "아, ㅎㅎ 예. 제가 외국은 처음이라서 혹시 몰라서 다 가지고 왔어요"
기자1: "최택 6단 하고는 친구?"
덕선: "네! 동네 친구요. 부랄친구"
기자1: "아하... 허허 우리 최 사범님이 참 귀여운 친구를 두셨네, ㅎㅎ 부랄친구" (일행 모두 ㅎㅎㅎ)
"여자 친구?"
덕선: "뭔 소리예요? 쟤 그냥 친구예요. 근데 아저씨도 기원에서 나오셨어요? 바둑 두세요? 아저씨도?"
유 대리: (주황색 슈트) "이 분들은 기자 분들이야!"
카운터 직원: "(열쇠 내 주면서) 체크인 끝났습니다"
- 이튿날 아침 -
숙소 화장실에 물이 새서 밤새 물소리에, 창문도 제대로 안 닫혀서 싸늘하고 유 대리와 기자들도 잠을 설친 아침 시간...
기자1: "우리 층은 다 같은 거 같던데... 아이고,... 최사범도 컨디션 굉장히 안 좋겠는데..."
유 대리: "텃새라면 텃새죠..."
압도적인 분위기와 텃새, 복도를 가득 메운 수 많은 취재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 속에 국가를 대표해 비장한 자세로 홀로 싸움을 이겨 나가는 택이를, 덕선이는 그런 택이를 오늘 처음 봤다.
(4층)
덕선: "택아, 내려, 여기야! 오늘 저녁은 한식이래. 내가 이따가 데리러 갈게"
택이: "나 안 먹을래, 내일 나 7시에 깨워만 줘" (택이 내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유 대리: "아마 안 오실거야"
덕선: "(한 숨...) 어... 어떡하지..."
유 대리: "어떡하긴, 그래도 내일 대국 끝나면 뭐 좀 먹지 않겠어?"
덕선: "어떡하죠? ... 저 많이 먹을 것 같아요,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역시 우리 덕선)
- 다음 날 대국 시작 후 복도 -
안에서는 피를 말리는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데, 맛있는 아침 식사 다섯 접시를 먹었다며 자랑하고 쿨쿨 잠자고 있는 덕선양 ('세상에 이런 천방지축이 다 있냐...')
덕선: "아저씨, 어떻게 사람이 열 시간을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있어요? 그게 사람이에요?"
유 대리: "열 시간 지난줄도 모를 걸?"
덕선: "헐,... 웬열!"
- 대국 종료 -
덕선: "(기자1 에게) 아저씨, 택이 졌어요?"
기자1: "(분주하게 뭔가 기록하며) 아, 아냐... 이겼어!"
덕선: "네? 근데 쟤 표정이 왜 저래요? 사람 헷갈리게"
기자1: "바둑 에티켓"
덕선: "(전혀 이해 안된다는 표정으로) 으엥!???"
기자1: "(덕선을 쳐다보며 자상하게) 아하, 이겨도 겸손해야 되고 져도 예의를 지키는 거야. 그게 바둑 에티켓이야"
덕선: "(혼잣말로) 뭐야... 좋으면 그냥 좋은거지..."
(택이가 쏟아지는 플래시 속 기자들 틈에서 덕선이를 발견하자 집에 온 듯 옅은 미소를 짓는다)
- 다음 날 호텔 체크 아웃 -
기자1: (택이를 보며) "축하해요! 허허허허 이틀 동안 거의 잠도 못 잤지요? 식사도 못하고. 그래도 참 젊긴 젊으세요. 허허 아니 어떻게 한 끼도 안 먹고 버티세요? 참, 체력이 좋으셔, 허허허"
택이: "(의아한 표정으로) 네? 저 이번에 엄청 잘 먹었는데... 한 끼도 안 굶었어요. 잠도 잘 자고 방도 따뜻하고... 이번에 컨디션 진짜 좋았는데..."
유 대리: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네? 식사 하셨다고요?"
택이: "(당연하다는 듯) 네! (유 대리를 쳐다보며) 대리님이 사다 주신 거 아니었어요?"
유 대리: "제가요? 뭘요?"
(택이도 유 대리와 기자들도 의문스런 표정들... 그 때 카운터에서 덕선이 소리가 들려 일제히 카운터를 돌아본다)
덕선: (헤헤 웃으며) "씨에 씨에, 장표! 띵호와~! (택이를 발견하고 택이를 향해) 택아! 내가 계란 후라이 했지롱~ 하며 (옆에 카운터 직원, 웃고 있는 장표에게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장표! 씨에 씨에 (장표와 하이파이브)
그 동안의 사정은 이랬다...
유 대리가 식사 때 알려줬던 '몇 시간 줄서서 먹는 음식점'에서 밤 늦게까지 기다려 음식 포장해서...
(동물원 - 혜화동 ♫♬ ♫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작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오는 데... ♫♬ ♫)
택이 방문에 걸어놓고...
카운터에 강력하게 항의 해서 결국 방도 바꾸고...
혹시 몰라 집에서 언니와 함께 쓰고 있는 전기 장판도 가져와 택이 침대에 깔아 놓고...
택이 옷도 챙겨와 아침에 준비해 놓고...
유 대리: "친구가 좋긴 좋네요. (택이 보며) 아버님 보다 더 나은데요? ㅎㅎ"
덕선: "사진?! 어... (활짝 웃으며) 택이랑? 으이그 ^^ (택이 보며) 택아, 장표가 너랑 사진 찍고 싶대"
유 대리: "이름이 '장표'? 둘이 친구 먹었네?"
덕선: "네 ㅎㅎ 저랑 싸우다가 친해졌어요"
덕선: (택이 한테 인상 팍 쓰며) 야!! 좀 웃어!!!"
택이: (웃으며) "알았어 ^^"
기자1: "둘이 서봐! 내가 찍어 줄게"
덕선: "아이... 나 오늘 안 이쁜데..."
택이: "예뻐!"
덕선: "진짜?!"
택이: "응, 옷도 예쁘고"
덕선: "이 옷 괜찮아?"
택이: "(환하게 웃으며) 응"
덕선: "(가소롭게) 니 옷이야!"
택이: "아..."
(선우 엄마, 붕어 빵 사온 거 봐!... 손이 참 크신 분이다 ㅋㅋㅋ)
선우 엄마가 택이 아빠 간병인 역할을 도맡아 해주고 있다. 어릴 때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랐고 아내를 잃은 슬픔에 생활을 거의 포기하고 술만 마시던 택이 아빠를 설득해서 서울 쌍문동으로 이사 오게 한 것도 선우 엄마다. 택이가 크는 동안 엄마처럼 택이를 챙겨준 것도 선우 엄마다. 택이 아빠는 쌍문동에 와서야 비로소 새 삶을 살게 됐다. 그러던 중 덕선 아빠의 영향으로 바둑 교실에 갔던 것이 계기가 되어 택이는 바둑에 빠지게 됐다. 초기에 택이가 너무 바둑에만 빠져 있는 것이 걱정돼서 책과 바둑판을 전부 버렸는데, 택이가 몰래 다시 바둑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적극 뒷바라지 하기 시작했다. 선우 엄마의 친오빠와 택이 아빠는 서로 절친이다. 김해에 갔다가 친구로 부터 선우네 사정을 듣게 된 택이 아빠가 선우네 빚을 갚아 준다. (선우 엄마가 펄쩍 뛰며 거절했지만 택이 아빠가 결국 선우 엄마를 설득했다. 사실 택이네가 지금 껏 잘 살게 된 것은 전부 선우 엄마 덕이라고)
택이 아빠: "선영아, 살다 보믄 남에게 신세도 지고 폐도 끼치고 그럴 수 있다. 남들도 다 그라고 산다. 너 혼자 끙끙 앓고 살지 마라"
선우 엄마: "나는 오빠한테 잘 사는 기만 뵈 주고 싶어 그란다"
택이 아빠: "우찌... 지랄! 니가 잘 살지, 몬 사나? 우짜면 니 보다 잘 살 수 있는데? 선우 진주 니가 얼마나 잘 키웠노. 그것만 해도 엄청난 기지. 살림 잘 살지, 자식 잘 키우지, 그라고 (작은 소리로) 홀아비된 고향 오빠 잘 챙기지... (생각에 잠기며) 선영이 니가 그 때 오빠 서울로 안 불렀으면 내 아직도 택이 엄마 못 잊어 술만 먹고 살았을기다. 고맙다, 오빠 불러줘서!"
-택이네가 쌍문동으로 이사 온 날 -
니가 택이가? 택이 맞제? 니 억수로 이쁘게 생겼네. 너 느그 아빠 하나도 안 닮았다. 하늘이 도왔다 야!
선우 엄마: "가자, 아줌마 집에서 저녁 묵그롬"
택이 아빠: "내는 살면서 가장 잘한 기, 서울로 이사온기다. 이번에도 동네 사람들 아니었으면 오빠 벌써 죽었을 기다. 신세도 많이 지고 폐도 끼치고 미안한데 뭐 고마 신경 안쓸라고. 내도 살면서 그 사람들에게 뭐... 신세 갚을 일 안있겠나|? 니도 혼자서 다 할라고 하지 마라. 신세 좀 지면 어떻노. (그러면서 천 만원 들어 있는 통장을 내민다)
선우 엄마: "아니다! 내 이거 안 받을 기다!"
택이 아빠: "가시나! 지금 까지 뭔 소리 들었노!! 팔 아프다, 퍼뜩 받아라! 주는 게 아니라 빌려주는 기다. 난중에 갚으면 될 거 아이가?! 퍼뜩(받아라)!! (선우 엄마가 겨우 통장을 받아 들자, 또 다른 봉투를 꺼내 내민다) 그라고 이건 그냥 주는 기다. 손목 고치라! 좋은 말 할 때!!" (선우 엄마가 알바하면서 손목을 좀 다쳤었다. 아무에게도 내색은 안했지만...) 담당 의사한테 말해 놨다. 병원 1층에서 접수만 하면 되고 아무 때나 오면 된단다, 알았제?!"
한 동안 조용하다 싶었는데, 보라가 데모하다가 잡혀 조사 받고 또 훈방 조치된다. 그리고 전경들이 가담자들을 인적 없고 교통이 열악한 휴전선 부근 오지 마을에 고생 좀 하라고 하나씩 뿌려 놓고 가버렸다. 파주 ㅋㅋㅋ.
동전도 하나 밖에 없는데... 남친 집에 전화해 보고, 엄마가 받기를 기대하며 집에 전화해 보고, 동룡이네 모두 전화를 안 받아 결국... 선우네에 전화를 했다. 속으로 받지 않기를 바라며... 그런데 하필 선우가 받았다.
보라: "나... 난데... 나, 보라... (선우가 못 알아듣자 화난 소리로 크게) 아씨! 성보라 라고!!"
(선우도 전화 한 적 없는 앞집 누나가 전화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을 거다)
음식점에 들어 갔는데, 보라가 먹을 만한 음식이 없네... 순대국도 안 먹나보네...
보라가 선우에게 그냥 아무거나 시키라고 해서 선우가 주방에서 순대국을 주문하고 와서 의자에 앉는다. 보라가 밥톨 세고 있는데, 식당 주인이 계란 후라이를 급히 내온다. "총각이 하도 부탁을 해서 ^^ 참 좋을 때다"
보라: (갑자기 안경을 벗어 식탁에 놓더니 선우를 보며) "선우야, 너 몇 살이니?"
선우: "네?"
보라: "몇 살이냐고"
선우: "열 여덟 살이요, 왜요 갑자기?"
보라: "나 너 18년 봤어. 18년 동안 내가 너 한테 화낸 적 있어? 딴 애들 한테는 지랄해도 나 너 한테는 안한 것 같은데. 너 진짜 착하거든. 착하고 바르고 똑똑하고. 나 너 인간적으로 좋아해. 앞으로도 전처럼 그렇게 지내면 안돼? 나 너랑 이런 관계 깨고 싶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지?"
선우: (결심한 듯, 숟가락을 그냥 내려놓고) "전, 싫은데요. 전 누나랑 이런 관계 싫어요. 저한테 아무 의미 없어요.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이선희 콘서트 티켓을 다시 꺼내 보라 앞에 놓는다) 같이 가요, 콘서트! 친구의 누나가 아니라, 남자 대 여자로!!" (콘서트 티켓 한 장을 보라 주머니에 넣어 놓음)
선 이라는 건, 딱 거기 까지라는 뜻이다. 선을 지킨다는 건, 지금 껏 머물던 익숙한 영역, 딱 거기까지의 세상과 규칙과 관계들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그 말은 결국, 선을 넘지 않는다면 결코 다른 세상과 규칙과 관계를 만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관계를 꿈 꾼다면, 사랑을 꿈 꾼다면 선을 넘어야만 한다. 선을 지키는 한, 그와 당신은 딱 거기까지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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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안 그러면 걔가 미쳤다고 쌍문동에 압구정까지 오냐? 걔가 진짜 너 캡 좋아한다니까!"
덕선: "시끄러! 내가 니들 때문에 개망신 당한 거만 생각하면... 아오, 진짜 씨... 야, 그리고 니들이 남자에 대해서 뭘 알아, 어! 한 번만 더 설레발 쳐봐, 확 그냥!!"
정환 아빠: "마, 괘않다, 어깨 피라! 김정봉! 떨어질수도 있지. 떨어지니까 시험이지, 다 붙으면 그게 어디 시험이가? 괜찮다-이"
정환 엄마: "저거 내일 수술만 아니었어도..."
정환 아빠: "그래도 저리 잘 큰 것만 해도 어디고. 나는 그것만해도 억수로 고맙다"
정환 엄마: "당신 2시간만 나가 있어. 봉황당에 가 있던지... 오늘 아모레 아줌마 올거야"
화장품 방문 판매: 아모레, 쥬단학
-- 선우 vs. 보라 --
선우: (대문 열고 나오는 보라를 보며) "누나, 안녕!"
보라: "안녕하세.요.!!"
선우: "안녕하세요" ㅋㅋ
정환: (이어서 대문 열고 나오다가 보라를 보고) "누나 어디 가세요?"
보라: (선우를 빤히 보며) "남자 친구 만나러!"
선우: (대수롭지 않은 웃음)
동룡: (마침 대문 열고 나오다가 보라를 보고) "(이덕화 흉내) 아... 누니-ㅁ. 안뇽 하쉽니까, 루니-ㅁ"
보라: (인상 쓰며) "인사 똑바로 안 해!!"
동룡: (급히 자세잡고 90도 머리 숙여 인사하며) "안녕하십니까, 누님, 죄송합니다"
정환: (보라를 보며 선우에게) "근데, 어떡하냐, 누나, 남자 친구 만나러 간다는데...?"
선우: "아냐 아냐, 남자 친구 만나러 가는 거 아냐. 남자 친구 만날 때는 항상 치마 입거든. 근데 바지 입었잖아. 나 들으라고 일부러 거짓말 하는 거야"
- 동룡 vs. 연예인 -
동룡: "사람이 아냐, 수선화!"
정환: "미친 놈, 왕조현에서 갈아탔냐?"
동룡: "응, 지현이 누나가 캡이야!"
선우: "으아... 난 저런 스타일 별론데..."
정환: (코웃음) "그렇겠지. 이 새끼 센 스타일 좋아해. 어떤,... 강한 여성? 보라 누나 같은... ㅋㅋㅋ"
선우: (동룡 너머 살짝 정환이 보며 눈 부라리는)
동룡: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그럴수도 있지. 그런데 보라 누님도 남자 친구 앞에서 안 그럴걸?"
선우, 정환: (선우와 정환이 동시에 동룡이를 쳐다보며) "무슨 소리야?"
동룡: "진짜 이 새끼들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근의 공식만 알았지, 여자를 몰라. 여자들이 아무리 집에서 개다리 춤 추고 까불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내숭 딱 떨고 가만히 있는 거거든. 만약에, 만~약에 니들 앞에서 개다리 춤을 추고 까분다? 그럼 니들을 남자로 안 보는 거지. 남자로 보면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이상은 - 담다디
♫♬ ♫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담, 담다디다담 다다담, 그대는 나를 떠나려나요 내마음 이렇게 아프게 하고... ♫♬ ♫
동룡: "희동이 너, 내일 안 까먹었지? (택이의 멍한 표정을 보며) 저거저거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거만 기억하는 거 봐..."
덕선: "내일 다같이 종로에서 영화 보기로 했잖아"
택이: "아... 기억났다. 근데 나 내일 대회 끝나면 아마 저녁 쯤 될 거야"
선우: "야! 그래서 저녁에 보기로 한 거잖아!"
택이: "아,... 맞다!"
동룡: "아맞다 최택 사범님! 극장이 어딘지는 아세요?"
택이: "어 종로로 가면 되잖아. 단성사 맞지?"
선우: "어, 맞아. 맞는데 그냥 기원에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가 데리러 갈게"
택이: "됐어. 내가 극장도 못 찾을까봐?"
친구들 이구동성: "어... 못찾아"
덕선: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우리가 기원 앞으로 갈게. 괜히 혼자 택시타고 어! 이상한데 내려서 헤매지 말고! 알았지? (택이 머리 쓰담으며 아기한테 말하듯) 어디 가지 말고 누나 기다리고 있져-ㅇ"
동룡: "근데, 택이 극장 진짜 오랜만에 가는 거 아냐?"
덕선: "저번에 나랑 갔었어"
선우: "재밌었냐? 뭐 봤는데?" ('마지막 황제' ^^)
덕선: "얘는 모르지. (힘빠진 목소리로) 쭈-욱 잤거든. 이틀 밤을 새고 왔더라고"
- 정봉이 형 수술 받는다며 -
선우: "정봉이 형 수술 언제야? 이번에는 배터리만 갈아끼우면 된다며"
정환: "이번 주말, 내일 입원해!"
택이: "형 시험은?"
덕선: "떨어졌어, (정환이 보며) 너 코피!!"
정환이 갑자기 코피를 흘린다.
동룡: (휴지 짤라 주며) "또 겨울이 오긴 왔나보다. 너도 어디 아픈 거 아니냐?"
선우: "병원에서 검사해 봤는데, 아무 이상 없데, 그냥 체질이래, 체질. 형제가 다 약해"
덕선: "에이... 야한 걸 얼마나 많이 봤으면..."
정환: (갑자기 덕선에게 큰 소리로) "체질이라니까!!!"
- 보라 남자 친구, 바람? -
정환: "형! 그 수술 실패 확률 3%도 안된대. 내가 다 찾아봤어!"
정봉: "어렸을 때 심장병 걸릴 확률은 2%도 안된대, 그래서 형은 그 3%가 너무 무서워"
정환: "..."
- 기원 앞, 택이 마중나온 덕선 -
덕선: (기원 사람들이 전부 하늘처럼 보고 있는 최택 사범님에게) "아니에요. 얘, 운동 좀 해야 돼요. (최택 사범님을 보며) 나, 저기 포장마차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리로 와, 알았지? (약간 엄한 표정으로) 또, 밍기적 대지 말고 빨랑 와!!!
최택 사범님: "(웃으며) 알았어 (기원으로 뛰어 들어간다)"
- 한편, 그 시각 병원 -
정환 엄마: "간단한 수술이죠, 선생님?"
의사: "아니, 세상에 간단한 수술이 어딨습니까? 열어봐야 아는 거죠"
정환 아빠: "에,... 저 그래도 한 시간이면 다 끝난다카던데..."
의사: "허허... 의사가 모르는데 아버님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매몰찬 표정으로) 수술 해봐야 압니다!"
(의사가 차갑게 획 돌아서더니 병실을 나간다)
정환 아빠: "그... 말 좀 이쁘게 하지... 어디 무서버워서 머 물어보겠나?"
정환 엄마: "저 선생님, 원래 저렇잖아"
동룡: "요새 보라 누님, 심기가 영 불편하신 거 같은데, 난 보자마자 바지에 오줌 쌀 뻔 했잖아"
덕선: "남자 친구랑 한 바탕 했거든"
동룡: "웬열, 보라 누님, 남자 친구가 다 있어?!!"
덕선: "어 ^^, 근데 곧 헤어질 거 같애. (슬쩍 선우 휘갈겨보며) 하긴, 성보라 좋아하면 그게 제 정신이냐?"
동룡: "또라이지 또라이"
덕선: (전화 끊는 노을이 보며) "너, 여자 친구 생겼어? 어느 학교? 몇 학년?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 씨! 니가 지금 여자 친구 만날때야?!! 엄마한테 확 다 일러 버린다!"
노을: "그냥 몇 번 만났어. 그리고 여자 친구 아냐. 오늘 헤어질거야"
덕선: "헐, 여자 친구도 아닌데 왜 헤어지냐?"
노을: "걔가 나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거야"
덕선: "ㅎㅎ 너를? 왜? 웬열. 그걸 지금 나 보고 믿으라고?"
노을: "진짜야, 오늘 하루만 봐줘! 정리할 거야"
덕선: "야, 너 오늘 안으로 당장 정리해! 알았어?!"
미옥: "(노을이 쪽 가리키며 덕선에게) 저기 니 동생 아냐?"
(덕선과 친구들은 노을이와 여친 앞으로 다가 간다)
자현: "와 우리 노을이, 벌써 여자들이랑 노는 거야?"
노을이 여친들: "언니들 누구예요? 노을이와 아는 사이예요?"
미옥: "(웃으며) 야 능력 좋다, 우리 노을이"
덕선: "이..그... 한심하다, 한심해"
미옥: "노을아, 누나들이랑 안 갈래? 누나가 떡볶이 사줄게"
덕선: "야!"
노을이 여친들: "노을이 우리랑 놀기로 했는데. 먼저 가세요"
(덕선이 그냥 가려고 하자 노을이 울려고...)
미옥: "노을아, 너 울어?!!!"
(갑자기 덕선이 노을이 여친 머리카락 잡고 늘어지기 시작하면서 패 싸움 시작)
(아마 전에 노을이가 일일찻집 했던것도 쟤들 유흥비 요구 때문이었나보네...)
덕선: "(노을이 여친 보며) 어이, 너 머리 뭘로 했어? 맥주는 아니고..."
노을 여친: "과산화수소"
덕선: "(눈 동그레지며) 과산화수소?! 그걸로 그 색깔 안나오는데??"
노을 여친: "세 번, 세 번 넣었다 뺐다 해야 돼. 그리고 햇볕에 한 시간"
덕선: "아하... 야, 근데, 너, 우리 노을이가 왜 좋아?"
노을: "아, 누나!"
덕선: "(노을이 보며) 아이 좀 있어봐, 쫌! 너 정도 얼굴이면 괜찮은 애들 많이 사귈 수 있잖아! 너 눈 캡 낮다"
노을 친구: "처음 이야"
덕선: "뭐가? 뭐가 처음인데?"
노을 친구: "나 한테 담배 피지 말라고 한 사람. 얘가 처음이었어. 작년에 부모님 돌아가시고 사람들이 다 나 한테 좋은 말만 하더라고. 괜찮다고. 다 좋다고. 다 잘했다고. 그런데 처음으로 노을이가 화내면서 지랄하더라, 진심으로. 진짜 고마웠어"
- 어두운 밤, 골목길 -
선우: "저 형, 진짜 누나 모른다"
보라: "(울면서) 됐거든!"
선우: "누나 따뜻한 사람이에요, 좋은 사람이에요, 누나"
- 회상 -
보라: "야, 그냥 울어! 참지 말고 그냥 울라고. 이럴 때는 그냥 우는 거야, 선우야. 괜찮아, 울어도 돼"
선우는 한 동안 누나 팔에 안겨 참았던 울음을 터뜨린다.
보라: (시간이 좀 지나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 "선우야, 비온다, 들어가자. 나 비 맞는 거 진짜 싫어해!"
선우: "누나! 누나 손 왜 이렇게 차가워?"
보라: "마음이 따뜻해서 그래. 원래 마음이 따뜻하면 손이 찬 거야! (미소)"
- 다시 현실 -
선우: "(보라에게 커피를 건네며) 커피..."
보라: "니꺼는?"
선우: "100원 밖에 없어서..."
보라: "저기... 선우야!"
선우: "딴 사람한테는 절대 얘기 하지 않을게요"
보라: "독심술 하니?"
선우: "관심이 많으니까..."
보라: "야, 누나 지금 그럴 기분 아니다"
(우연히 선우의 피 나는 손바닥을 본 보라) "근데 손은 왜 그러니?"
(보라와 남친 보려고 옥상에 뛰어 오르다가 넘어져 긁혔었음)
선우: "아... 넘어... 졌어요"
보라: "아이그... 덩치는 산 만해서 하는 짓은..."
(선우 손바닥을 들어 상처를 보며) "어흐... (아프겠다...) 안아프디?"
선우: (그 때 갑자기 선우가 보라 볼에 기습 뽀뽀하고) "저,... 먼저 갈게요!" (곧바로 일어나 뛰어 가버린다)
보라는 그대로 손까지 굳어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상황 파악이 안되고 있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골목길을 봤을 땐 선우가 이미 골목 안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 깊은 밤, 병원 휴게실 -
의사: (퇴근하다가 병실 밖에서 걱정하고 있는 정환 엄마를 보며 맘에 걸렸는지 위로의 말) "어머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아주 간단한 수술이에요. 한 시간도 안 걸리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수술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얼른 들어가 주무세요
정환 엄마: (흐느껴 울며) "감사합니다"
- 다음 날 아침 -
정환: "아이...씨 뭐야... (눈물이 핑 돌아...)"
말에는 가슴이 담긴다. 그래서 말 한 마디에도 체온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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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선우: "... ..."
보라: (뚫어지게 선우를 한 동안 보다가 대수롭지 않게) "나도 너 좋아해 (뭐, 어쩌라고)"
선우: (진지한 표정으로) "장난 ... 아닌 거 아시잖아요 ... ..."
보라: "... ..."
선우: "진심이에요"
보라: (결심한듯) "나 남자 친구 있어"
선우: "(대수롭지 않게) 알아요"
보라: "그리고 나 한 번도 너를 남자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선우: (끄덕이며) "네, 알아요"
보라: (한 숨 쉬며) "아... 사람 불편하게 이런 얘기를 왜 해?!"
선우: "누나... 저 신경... 쓰여요?"
보라: "아니... 좋아하는 건, 니 맘인데, 난 분명히 얘기했다!!"
선우: "네, 신경쓰지 마세요"
보라: "그럼 신경 안쓰지, 내가 널 왜 신경써?! 쪼그만게 까불고 있어"
선우: (말 없이 손을 뻗어 보라 머리 위를 털어 준다) ㅋㅋㅋ
보라: "아, 됐어. 하지마! 나 피곤해. 간다!"
(뒤돌아 집으로 가다가 다시 돌아와 코트 다시 벗어주며) "나 진짜 이런 걸로 너하고 엮이고 싶지 않거든. 오늘 일은 우리 둘만 아는 거다. 알았지? 영원히 덮자. 어!"
선우: (고개만 끄덕)
보라: (안쓰러웠는지...) "(선우 어깨 토닥여주며) 고맙다"
선우: (말 없이 함박 눈 맞으며 멀어져 가는 보라를 보면서 그대로 그 자리에 서서 눈물을 삼킨다)
1988-12-18 일요일
정봉: "모두 모였으니까 본격적으로 마니또 게임을 시작하겠ㅅ"
보라: (정봉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불같이 화를 내며) "뭐!! 뭘 한다고! 이 씨"
정봉: (깜짝 놀라 심장을 만지며) "어... 휴... 보 보라야, 조금만 작게 얘기하면 안될까? 내가 심장이..."
보라: "그럼 지금 이것때문에 부른거야? 바빠 죽겠는데!!!!"
택이: (손들며 작은 소리로) "형, 저도 기원 가야 돼요"
정봉: "다들 바쁘시니까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딱 일주일.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자신의 마니또에게 숨어서 잘해주면 되는 것 입니다. 물론 선물이 기본입니다. 참고로 저 같은 경우에는 제 4회 대학가요제 LP가 갖고 싶습니다"
동룡: "(정환이 보면서 속닥속닥) 니네 형, 갑자기 이거 왜 하는 거냐?"
정환: "(속닥속닥) 우리 형 요새 LP 모아. 대학가요제 LP 모으는데, 4회만 없어"
덕선: "(속닥속닥) 니네 집 돈 많잖아"
정환: "(속닥속닥) 엄마가 한 장만 더 사면 죽여 버린대. 시험 발표 날때까지 우리 형 용돈 없어. 거지야"
ㅋㅋㅋ 동룡이 마니또는 동룡이. 나머지는 모름... ㅋㅋ 자, 이상! 해산!
선우가 왠지 모를 흐뭇한 표정으로 대문을 나서자, 심기가 불편해진 덕선이 바로 뒤따라 나와 선우를 불러 세운다.
덕선: "야!!! 너 거기 서봐!"
(선우한테 달려들어 바지를 막 뒤지더니 마니또 적힌 종이를 찾는다)
선우: "야, 야, 왜 이래, 야, 왜 이래?! 뭐 하는 거야?!"
(종이엔 '보라'라고 적혀 있다)
덕선: "(분해서 어쩔줄 모르며) 으아앙아아이 씨!!!!!" (종이를 내던지고 선우를 불같이 노려보며) 너! 진짜 재수없어!!! 으이씨 (이번에는 다시 집으로 뛰어 들어간다) "
덕선: (방 밖에 언니가 이 닦고 있는데 언니 옷을 마구 뒤진다) (마니또 종이를 찾아 확인해 봤는데 거기엔 '선우'라고...) "으이이이 ... 으아 (짜증 10000%, 분을 못참아 방바닥을 뒹굴며 마구 소리를 질러댄다) "
참고) 오후에 정봉이 형과 노을이가 서로 마니또임이 밝혀졌음
아직 모르는 건 그럼... 택이, 정환이, 덕선이
한창 아이디어들을 내고 있는데 정환 아빠가 삼천포로 빠짐.
정환 아빠: "아이고, 택이 아빠에 비하면 우리 집 사람은 고만 먹고 노는 식충입니다, 식충이 ㅎㅎㅎㅎ"
정환 엄마: " (고개를 훽 돌려 정환 아빠를 무섭게 째려보며) 지금 뭐라고 그랬어?"
덕선 아빠: " (갑작스런 살기를 직감하고) 아이, 언능 잘못했다고 빌어. 잘못했다고!"
정환 아빠: "(정환 엄마 달래며)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어디 진짜 그렇다 카드나"
(정환 엄마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줄곧 정환 아빠를 째려 보고 있다)
덕선 아빠: "아, 언능 사과해!! 삭삭 빌으랑께"
정환 아빠: "에이, 뭐 이런 일로 사과까지..."
"사과는 됐고 (분위기를 전환하며) 오과 할게, (손가락을 전부 펴 보이며) 오과 ㅎㅎㅎ"
정환 엄마: (결국 폭발해서 정환 아빠를 마구 팬다) "으이구 (퍽, 퍽) 쫌 (퍽) 말같지 (퍽) 도 않은 (퍽 퍽), 아 쫌..."
정환 아빠: (얻어 터지면서도 웃어대며) "와?? 사과 보다 오과가 더 높은긴데. 오과가 더 센기다 ㅎㅎㅎ"
(더 화가 난 정환 엄마가 지칠줄 모르고 마구 마구 패기 시작. 웃긴 건 이웃 집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볼일들 보는 거...)
"그럼, 육과 육과, 아니 칠과 칠과 할게" (매를 벌어요 ㅋㅋ)
정환: "너 보라 누나 좋아하지?"
선우: (깜짝 놀라) ...?
정환: "우연히 들었다, 눈 오는 날. 대문 뒤에서"
선우: (난감해 하며) "비밀이다"
정환: "당연하지, 새끼야! 아무한테도 말 안해. 난 당연히 덕선인 줄 알았는데..."
선우: "왜 당연히 덕선이야?"
정환: "덕선이가 더 이쁘잖아"
선우: "뭐?!!" (어라? 이 새끼?)
정환: (아차 싶었는지...) "... 못생긴 애들 중에서 제일 이쁘다고"
선우: "(황당해하며) 뭔 소리야...? 못생겼다는 거야, 이쁘다는 거ㅇ?"
정환: (갑자기 급 발진하며 큰 소리로) "못생겼다는 거지!!!"
선우: "헐... 참 (너털 웃음)"
- 독서실 -
보라 마중가려는 선우 -
선우: "야, 도롱뇽, 집에 가서 자. 벌써 10시간 잤어"
동룡: "여기가 더 편해. 집에 학주 있어. 오늘 일요일 이잖아. 너, 가. 난 밤에 갈거야" (눈 감고 다시 잠)
(선우가 영한 사전으로 동룡이 머리 베어주고 스탠드 꺼주고 안경 벗겨 책상위에 올려놓고...)
동룡: "(눈 감은채) 선우야, 밖에 비오지?"
선우: "그런 거 같다"
동룡: "비 소리 캡 좋다"
보라: "나 비 맞는 거 좋아해!"
선우: "거짓말"
보라: "내가 거짓말을 왜 해? 나 진짜 비 맞는 거 좋아하거든!
말 없이 보라를 보다가 선우는 우산을 보라 손에 쥐어 주고 '저 먼저 갈게요'하며 빗 속을 뛰어 간다.
보라: "야, 선우야! 야!!!!"
선우: (멀리서) "내일 아침에 찾으러 갈게요. 내일 봐요!"
덕선: (드라마 보면서) "저 장갑 이쁘지? 나도 핑크 캡 잘 어울리는데..."
정환: "이미연이니까 잘 어울리는 거야"
덕선: "말을 해도 꼭... 이 씨... 누가 너 보고 사달래?"
정환: "누가 사준데?"
덕선: "됐어. 택이한테 사달라고 할 거야"
정환: "택이가 왜?"
덕선: "택이가 내 마니또니까?"
정환: "택이가 니 마니또라고?" (앗, 넘어갔네, 정환이...)
덕선: (급히 일어나 앉으며) "그럼, 너야? 너지?"
정환: (약간 당황해서) "아... 아니... 나, 아닌데"
덕선: (투과해 보려는 듯 노려보며) "너 아니면 택인데... (다시 엎드려 TV 보며) 제발 택이였으면 좋겠다"
- 며칠 뒤 -
택이: 결승이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그 날 아빠 생신인데, 많이 늦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아빠: 아효, 이 나이에 생일은 무슨. 니 일이나 신경 써!
택이: 혹시 뭐 갖고 싶으신 거 없어요?
아빠: 없어, 없어 아무것도 없어
택이: 아 참, 내일 촬영이요. 박 기자님이 부탁한 거라서 거절을 못했어요
아빠: 괜찮아, 딴 사람도 아니고 우리 택이 팬 클럽 회장님이신데 뭐. 그 정도 부탁은 들어 드려야지 허허
인터뷰 중에...
택이 아빠: "태몽이... 태몽이... 아 휴... 정확하게 잘 기억이..."
박 기자: "네, 어... 아버님. 돌잡이는요? 뭐 잡았어요?"
택이 아빠: "돌잡이도 잘... 죄송합니다"
박 기자: "아니에요, 그럴 수 있죠. 저희가 최택 6단 새해 운세를 보려고 하거든요. 생년월일이...?"
택이 아빠: "1971년 10월 8일이요. 시간은요? 시간까지는 잘... 죄송합니다"
박 기자: "괜찮아요. 아빠들은 원래 이런 거 잘 몰라요"
...
덕선이네 식사중에 택이가 부산의 한 호텔에서(국내 바둑 대회) 덕선이에게 아빠 선물로 뭐가 좋을지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택이가 자기 마니또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던 덕선이가 시끄러운 TV 소리 때문에 잘못들어서 자기한테 줄 선물 묻는 걸로 착각하고 '분홍색 장갑'을 사라고 했다. 택이가 누군가... 그대로 했다.
촬영을 마치고 혼술 중인 택이 아빠. (선우 엄마가 찾아왔다가 함께 술친구 해 줌)
택이 아빠: "선우 태몽... 아직도 기억 하려나?"
선우 엄마: "말이라꼬... 내 오늘도 또 꾸라고 하면 똑같이 꾼다. 용 한 마리가 폭포 중간으로 삭 올라가다가 낼 보더니 고개를 확 돌려뿌리는 기라. 여의주 있잖습니까? 이만한 걸, 내 치마에 탁 던져뿌고 샥 올라갔다 아입니까 ^^"
택이 아빠: "선우... 태어난 시는? 저 몇시에 태어났는지 당연ㅎ"
선우 엄마: "새벽 4시 57분. 돼지 밥 줄때. 내가 제발 5시 전에 나온나 나온나 했거든. 그런데 딱 3분전에 나왔다 아입니꺼. 태어날 때부터 지 효자 아니라 칼까봐. ㅎㅎ 근데 왜요? 갑자기 그건 뭐 한다꼬 묻는데?"
택이 아빠: "오늘 기자가 묻더만... 근데 알 수가 있어야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니깐, 뭐... 대답도 못하고...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ㅇ... 허허... ... ... 우리 택이한테, 너무 미안해... 택이 엄마가 살아 있었으면 다 기억했을텐데...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아빠는... 아무 쓸데가 없다... 내가 아니라 차라리 엄마가 살았으면..."
1988-12-23 금요일 쌍문고 쌍문여고 방학식
덕선: "너, 아직도 안 갔냐?"
정환: "어, 늦잠 잤어. 가자 ... 야, 안 춥냐? 한 겨울에 뭐하는 짓이냐?"
덕선: "오늘 방학식 끝나고 애들이랑 압구정 가기로 했어" (* 압구정에 맥도날드 1호점 개점)
(심형래 캐롤. ♫♬ ♫ 종이 울려서...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 ♫)
자현: "야, 근데 다들 짝들 있는데, 우리끼리 이게 모냐?"
덕선: "언젠 뭐 안 그랬냐?"
미옥: "야, 너 남자 친구라도 불러. 햄버거 좀 사달라고 그래"
덕선: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이것들이 진짜!!"
자현: "(미옥을 보며) 야, 남자친구 아니래. 딴 사람 좋아한데"
미옥: "정말?! 진짜? 웬열..."
덕선: "(주먹 불끈쥐고 미옥을 향해) 너 이씨..."
미옥: "야, 그럼 그 옆에 있던 딴 애라도 불러... 바둑이 바둑이 불러!"
덕선: "택이 부산 갔어. 내일 밤에나 와. 도롱뇽 부를까? 안경 쓴 애"
자현: "됐고. 아, 걔 오라고 그러면 안돼? 왜 그 키크 마르고 눈 찢어진 애"
미옥: "전교 회장 옆에 무섭게 생긴 애?!"
덕선: "정환이?!!! 개정팔?!!! 걘 안 올껄.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다. 성질 캡 드러워! 아, 싫어!"
미옥: (정색하며) "올지도 모르잖아. 야, 친구를 위해서 전화 한 통도 못해? 우리가 그런 사이야?!"
자현: "저기... 근데요. 덕선이와 진짜 많이 친하신가봐요. 전화 한 통에 여기까지 달려오시고"
(쌍문동에서 압구정까지 한 시간 넘게 걸렸을텐데...)
정환: "아,... 그게 아니라요. 전 쟤가 혼자 있는 줄 알고... 잠깐 주문하고 올게요"
미옥: "웬열 웬열, 야, 이번엔 진짜야, 진짜 리얼해"
덕선: "야, 개정팔!"
정환: "뭐?"
덕선: "너 내 마니또지? 이상하다 내 마니또는 택인데..."
정환: "야, 아흐... 내가 왜 니 마니똔데...?"
덕선: "니가 내 마니또니까 왔지, 아니면 니 성질에 강남까지 왔겠냐? 미쳤어? 나도 그 정도 머리는 있어"
정환: "나 니 마니또 아냐"
덕선: "그만 우기시지"
정환: "내 마니또 택이야. 집에가서 쪽지 보여줘?"
덕선: "그럼, 너 왜 왔어??"
정환: "아 흐... (깊은 한 숨)"
덕선: (짜증스런 표정으로) "왜에.??"
정환: (답답해 하며 덕선이 쳐다보다가 덕선이 머리를 마구 헝클며) "으이구"
덕선: (짜증나서) "아, 왜이래, 정말 미쳤어?"
정환: (덕선이 볼을 양손으로 붙잡고) "요 머리로 잘 생각해 봐! 내가 왜 왔는지! 알았지? 하아..."
정환이 돌아서서 혼자 집으로 들어간다.
덕선: (혼자가는 정환을 보며 이해하지 못해) "왜 저래, 진짜 미쳤나?"
1988년-12-24 토요일
보라: "뭐냐?"
선우: "선물이요"
보라: "야, 나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그랬지? 이런 건 진짜 부담스러워!"
선우: "누나, ... 누나 제 마니또예요 ... 마니또 선물, 오늘 까지라서요"
선우는 장갑을 보라 손에 쥐어준다.
선우: "저 갈게요 (돌아서려다가 갑자기 보라의 양팔을 잡으며)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바로 돌아서 가는 선우.
보라: "(부담스러운데...어쩔 수 없지 하는 표정) (왠지 처음 느껴지는, 뭔가에 빠지는 듯한 이상하지만 나쁘지는 않은 묘한 기분) ..."
택이한테 받을 분홍색 장갑을 기대하며 추운 골목길에서 택이를 기다리던 덕선. 밤 11시 반.
덕선에게 인사만 하고 아버지 생신일이 지나기 전에 급히 집으로 들어가는 택이.
덕선: "(멍~~ 이게 아닌데...) 택아! (그냥 가면 어떡한데...)"
택이: "덕선아, 진짜 고마워. 덕분에 장갑 잘 고른 것 같애"
노을: "누나 여기서 뭐해? 큰 누나랑 또 싸웠어?"
덕선: "노을아, 아무도 나 안 뽑았나봐. ... 나는 마니또도 없어. 난 사랑받을 자격도 없는 아이야?"
(신형원, 개똥벌레 ♫♬ ♫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 ♫♬ ♫)
노을: "택이 형이 장갑 사준다고 했다며?"
덕선: "내 꺼 아냐, 아빠 꺼래"
노을: "헉... 웬열"
덕선: (노을이 돌아보며) "죽여버릴까, 최택?"
노을: "안돼! 택이 형 오늘 졌어. 반집패. 그러니까 괜히 택이 형한테 난리 치지 말고 그냥 팔자려니 생각해. 그리고 지금 택이 형은 마니똔지 뭔지 기억도 못할걸. 그 형이 지금 마니또 신경 쓸 군번이야?"
택이: "덕선아, 미안해. 완전 까먹었어. 진짜 미안해"
덕선: "뭐가?"
택이: "나, 마니또, 너야"
덕선: "(정신 번쩍들어서 일어나 앉으며) 맞지? 내 마니또 너 맞지?"
택이: "어, 맞어. 근데 정신이 없었어. 미안해. 진짜 미안해"
덕선: "괜찮아, 니가 지금 마니또 신경 쓸 군번이냐? 그리고 나도 마니또 별로 관심이 없었어. 그냥 애들이 다 하니까 궁금해가지고 그런거야. 괜찮아"
택이: "선물 뭐 갖고 싶어? 다 사줄게"
덕선: "아냐. 됐어"
택이: "얼른 얘기해. 셋 센다. 하나..."
덕선: (망설임 없이) "장갑! 핑크색 장갑, 앙고라"
택이: (상황이 이해된 듯, 웃으며) "그래, 알았어. 아빠 꺼랑 똑같은 걸로 사줄게"
덕선: "얼른 들어가, 춥다"
택이: "알았어, 잘자!"
덕선: "너도" (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어간다)
1998-12-25 일요일 이른 아침
그런데 마침 잠에서 덜 깬 부시시한 얼굴로 나온 선우의 말...
선우: "무슨 일 있어요?"
정환 아빠: "진주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눈사람 갖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는데 다 녹았삐다"
정환 엄마: "지금 다시 만들기는 힘들겠지?"
덕선 엄마: "아이고, 진주한테 미안해서 어쩌노?"
선우: "진주가 눈사람 갖고 싶대요?"
선우 엄마: "그래, 니 동생 진주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눈사람 갖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다 녹아뿌려 어이하노"
선우: "둘리 슈퍼에 파는데... 눈사람 둘리 슈퍼에 팔아요"
덕선 아빠: (눈을 크게 뜨며) "그게 뭔 소리대?"
선우: "진주가 아이스크림을 눈사람이라고 하잖아요"
동네 사람들: (황당...)
선우: "가서 사 올까요? 몇 개"
지구에서 종교가 존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세상에 아들내미, 딸내미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든 붙들고 그들의 안녕과 행복을 빌고픈 부모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하나님과 부처님, 알라신,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는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아침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던 노을이가 찜찜한 표정으로 뭔가 가지고 들어와 덕선이에게 내민다.
덕선: "뭔데?"
노을: "선물"
덕선: (상자를 열어보고 입이 귀에 걸려) "어머 하하하하, 어머 얘는 이거 언제 샀데... 백화점 문도 아직 안 열었을텐데. ^^ 택이 아직 밖에 있어? 아직 안 갔지?"
노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거 택이 형이 준 거 아닌데!"
덕선: (엉?)
노을: (이해 안된다는 표정으로) "정환이형이 준거야, 누나 크리스마스 선물이래"
덕선: (눈이 동그레지며)" 엉?"
노을: (방을 나가며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 "그 형, 미쳤나봐!"
덕선: (뭐지? 하는 표정)
이제 더 이상 산타를 믿지 않는 나이였고 마니또 게임에 설레지 않는 나이였다. 몰래 두고 가는 선물과 비밀스레 전해지는 은근함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나이였다. 담아두자면 목구멍까지 차올라 숨이 가빴던 그 두근거림, 털어놓자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그 쑥스러움. 못 견디게 티내고 싶지만 들키기는 싫었던 쌍팔년도의 그 설렘. 우린 열여덟이었다.
(정환이 마니또는 택이, 택이 마니또는 덕선이, 그럼 덕선이 마니또는 정환이었잖아?!... 뭐냐, 성덕선!)
마니또 결과)
정봉 - 노을 : 서로 OK (정봉이형 마니또 목적 달성)
보라, 덕선 : 베푼 건 없고 받기만. 한 쪽만 OK
선우 : 보라한테 접근 기회가 됐음
택이 : 덕선한테 접근 기회가 됐음
동룡 : 아무 것도 아닌... 무의미
정환 : 덕선에게 맥도날드 호출에 응해주고 장갑 선물 주기만. 그것도 마니또와 무관한 순수한 마음 --> 근데 무시됨 (정환의 평소 행동 때문 아닐까? 오죽하면 개정팔이냐. 개정팔... 이런 건,... 돌리려면 정환이 더 적극적이어야 했음)
비디오 속)
박 기자: "저 한테 한 번 연습해 보세요, 사랑해, 한 번 해보세요, 네?"
택이 아빠: "그 말이야 하죠"
박 기자: "그러니까요, 뭐가 어렵다고. 네? 얼른 해보세요"
택이 아빠: "사랑해, 아들"
박 기자: "^^ 어머, 이렇게 금방 할 거면서. 한 번만 더요"
시간은 흐른다. 그래서 시간은 기여코 이별을 만들고 그리하여 시간은 반드시 후회를 남긴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해야 한다. 숨가쁘게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변하기 전에 말해야 한다. 어쩌면 시간이 남기는 가장 큰 선물은 사랑했던 기억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고백해야 한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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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8] 응답하라1988 줄거리 다시보기 (Reply 1988) - 6화 (첫 눈이 온다구요)
-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시간 되는데 까지만 읽으세요. 오늘은 내용이 좀 깁니다. 왜냐면 이번 화부터는 친구들 사랑 얘기가 점점 많아 지거든요. 사랑 얘기는 아무리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가 없어요. 각자의 얘기들이 모두 너무나 절실해서요...)
덕선이의 영한 사전...
선우도 영한 사전이 있는데, 왜 덕선이 사전을 빌렸을까?...
정환: "(두 영한사전을 보면서) 이건 뭐 100%네"
선우: "뭐가 100%야, 앉아, 다 얘기 해줄게"
정환: "됐어. 남의 연애 얘기 들어서 뭐해. 간다~(퇴장)"
선우: "야, 저녁 먹고 가!"
정환: "(멀어지는 소리) 됐어~"
정환: (학교 가려고 방에서 나오다가 인기척에 앗, 깜짝...)
덕선: "(완전 자기 집인양 태연하게) 학교 가냐?"
정환: "(아직 놀란 눈으로 어이없어 하다가 급 튀어 나온 대답이...) 넌 안 가냐?"
덕선: "(머리 물기 닦으며) 갈거야!"
정환: "지각 아냐?!"
덕선: "맞아! 그래서 아예 늦게 가려고. 개구멍 알거든"
자현: "야, 성덕선? 너 (걔한테서) 고백 받았어?"
덕선: (...? 멍~ )
미옥: "(덕선이 표정보며) 못 받았네... 못 받았어... 야, 걔 혹시 너, 너무 많이 아끼는 거 아냐? 너 충격 받을까봐 걱정돼서 그런 거 같은데... 아... 좋겠다, 기집애"
자현: "웬열... 완전 신중한 스타일... 그래도 크리스마스에는 고백하겠지"
덕선: "곧 할 거 같애. 느낌이 왔어 ^^"
자현: "야, 너 혹시 걔랑 키스하면 우리한테 꼭 얘기 해줘야 돼, 알았지?!"
덕선: "알았어. 무조건이지. ㅎ"
미옥: "야, 근데 나 최택 싸인 좀 받아줘. 니네 골목에 최택 산다며. 천재 바둑소년, 최택. 아빠가 받아오래"
자현: "덕선아, 나 걔 소개시켜 주면 안돼? 내가 진짜 잘해줄게... 아니다, 그냥 전화 번호만 줘! 폰팅하게"
덕선: "나도 잘 못봐. 집에 잘 없어. 있어도 바둑만 둬"
자현: "그래도 넌 걔랑 막 말도 하고 그러겠다? 흠... 부러워~"
덕선: "(얼굴 찡그리며) 말을 잘 안해. 답답해 죽어"
미옥: "야! 중국에선 최택을 신이라고 그런데. 완전 신급으로 쳐 준다는데? 바둑의 신, 신 오브 더 신!!"
덕선: "신?? 등신인데, 걔"
동룡: (헤매고 있는 택이한테서 마이마이에 건전지 끼워주며) "이그... 너 우리 한테만 이러는 거지? 딴 데 가서는 안 그럴거지, 응? ... 야, 너 사람들이 되게되게 존경해. 너를 신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어. ... 에휴... 그러니까 남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지마! 물건 같은 것도 건들지 말고 모르는 거 있으면 그냥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해달라고 그래, 알았지?"
택이: "내가 뭐 바보냐?... ... (다시 마이마이 동작 시켜보며, 꼼지락 꼼지락... 툭툭... 갸우뚱) 그래도 안되는데?"
동룡: "(답답해서 고개 숙여 이마 짚다가 마이마이 볼륨을 키워주며) 자, 이제 되잖아, 바보지? 바보 맞지? 응? 바보야! ㅋㅋ"
택이: "아하..."
동룡: "내일 첫 판 지면 바로 오겠네, 그렇지?"
택이: (말 없이 끄덕끄덕)
동룡: "내가 그냥 초 칠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괜히 국민들에게 희망같은 거 심어주지 말고 그냥 돌아와서 우리 피자나 사줘! 종로에 새로 생겼단다"
이 당시에는 피자 가게가 별로 없었다. 쌍문동에서 종로라니...
택이: "이기면 어떡할건데?"
동룡: (너털 웃음으로) "이기면 너 하고 싶은 거 하면 되는 거지, (어이없게)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하냐? ㅋㅋ 술을 마시기를 하나, 여자를 만나기를 하나, 넌 뭔 재미로 사냐?"
택이: (피식 웃음)
동룡: "넌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바둑 두는 거 말고"
택이: "영화!"
동룡: (눈이 동그레지며) "영화 배우?!"
택이: "영화 보고 싶어!"
동룡: (허탈 허탈, 김 빠지는 웃음) "헐, 참나... 이번에 이기면, 보면 되겠네. 이번에 이기면 봐. 쳇... 아이고..."
택이: (활짝 웃으며 끄덕끄덕)
최택의 비장함은 아무도 모른다...
최택은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죽어도 절대로 절대로 질 수 없을 만큼 간절하기 때문에...
덕선: (요즘 선우한테 잘 보이려고 화장 하고 다님. 오늘은 좀 더 진하게 했네) "재수없어, 치사하게 지들끼리 먹냐? (라면 국물 밖에 안 남아 있어서 밥 말아 먹으며...)" - 근데 왜, 정환이만 째려본데?
정환: "(퉁명스럽게) 그럼, 니가 빨리 오든가" - 덕선한테 기름을 붓네...
덕선: "먼저 연락 좀 하면 안되냐? 하여튼, 못되 처!먹어 가지고..."
정환: "야 씨, 우리가 언제 연락 돌리고 왔냐? 오면 알아서 먹는 거지. (급 질투심 발동) 하여간 볼따구는 촌년처럼 빨개가지고...뭐, 아로아냐?"
덕선: "(발끈해서) 넌, 그럼 네로냐? (큰 소리로)생긴건 촌닭처럼 생겨가지고!!"
정환: "(더 큰 소리로) 촌닭?!! 웬열, 야!! 코크다스!!"
덕선: "(더 더 큰 소리로) 뭐!!! 코크다스?!!!"
동룡: "그만해!! 이 촌닭, 코크다스야! 야, 우리 언제 쌍문 유치원 벗어나냐? 덕선아, (웃으며) 그리고 너 볼따구 진짜 튼 거 같아, 캡 빨개, 쩍쩍 갈라졌어"
덕선: "(볼 만지며... + 동룡을 쏘아보며) 야! 추운데 있다가 갑자기 따뜻한 데로 들어와서 이런거야! (정환까지 잡아 먹을 듯 쏘아보며) 잠깐 이런 거라고, 잠깐!! 이 씨... 이것들이, 진짜...씨!!"
선우: "(부드러운 표정으로) 덕선아, 라면 하나 다시 끓여줄까? 금방되는데"
정환: (선우를 힐끔 쳐다본다)
덕선: "(급 활짝 예쁘게 미소 짓고 손사레 치며) 아니, 아냐, 괜찮아. 이거면 돼~^^ 근데, 택이는 왜 혼자 5연승이나 해야돼?"
선우: "연승제야"
정환: "야, 얘가 그렇게 말하면 알아듣냐?"
덕선: (못 마땅하게 정환을 쳐다보며 속으로) '저걸 그냥...'
선우: "한국은 다 떨어지고 택이 혼자 남았고, 중국은 세 명, 일본은 두 명 남았는데, 그나마 오늘 대국 이겨야 계속 붙을 수 있을 걸?"
덕선: (이해 했다는 표정으로) "아하~ ^^"
동룡: "근데, 우리 택이 이번에는 좀 힘들 것 같더라. 어떻게 혼자 다 이기냐? 가뜩이나 지금 컨디션도 안 좋은 거 같던데..."
선우: "야, 도롱뇽, 너나 잘해, 너나. 너 택이 대국하는 거 본 적이나 있냐? ... 네로랑 아로아는?"
(동룡, 정환, 덕선 움츠러듬)
"우리랑 레벨이 달라. 클래스가 다르다고, 이 ㅆ쌍문 유치원! ㄱ개나리반!! 원생!!! 들아!!!!"
정환: (선우를 흘깃 보며) "어우... 재수없는 새끼"
별밤 라디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우리 골목에는 천재 바둑기사 최택이 삽니다. 문세 형님, 곧 있으면 우리 택이가 중국 상해에서 첫 번째 대국이 있는데 상대 선수가 세상에 IQ가 160이랍니다. 참고로 제 IQ는 90대 후반입니다. 하하하하. 아니, 어쩌자고 전국에 아이큐를 공개하셨네?"
정환빼고 친구들 모두: "ㅋㅋㅋㅋㅋㅋㅋ"
덕선: "야, 근데 나도 맨날 저기 엽서 보내는데, 왜 내껀 안 뽑히지?"
별밤 라디오: "문세 형님, 우리 택이가 이기도록 꼭 응원해 주세요. 아, 그런데 김정봉군, 어쩌죠? 최택 6단과 한 골목에 산다는 엽서만 무려 50통이 넘게 왔어요. ㅎㅎ. 그러니까 다음 번에는 최택6단하고 함께 찍은 사진을 동봉해 주세요. ㅎㅎ 그래도 선물은 드려야죠. 3등 상품으로,... 요즘 최고 인기죠? 양배추 인형, 보내드릴게요"
덕선과 친구들 모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한편 -
신 기자: "곧 돌아가실 것 같은데요? 한 숨도 못 주무셨나봐요"
이 부장: "(측은함과 걱정이 뒤섞인 말투) 신 기자, 5일 연짱이야. 5일 연짱. 국내 대회도 중간에 하루는 쉬어. 최 사범, 지금 저렇게 앉아 있는 것도 용해. (정색하고 신 기자를 보며) 혹시 오늘 지더라도 기사 잘 써!!"
신 기자: "(대수롭지 않게) 에이, 설마 지겠어요?"
이 부장: "(허탈한듯) 다들 이러니까, 택이가 잠을 못 자는 거야... (걱정스레 택이를 쳐다보며) 으휴..."
엄마: "너 그거 어디서 났노?"
보라: "선배꺼, 잠깐 어디 가서 내가 몇 달 쓸거야!"
엄마: "차 위험하다, 니 면허 따고 운전 하나도 안해봤다 아이가?"
보라: "괜찮아. 살살하면 돼. (갑자기 덕선이 점퍼를 보며) 근데 너 그 잠바 뭐냐?"
덕선: "(급 방어 모드) 이거 내가 용돈 모아서 산 거거든! 관심 끄시지!"
보라: "그 잠바, 내일 내가 입는다!"
덕선: "(급 반격 모드) 그럼 나 언니 원피스 입는다. 흰색 무릎까지 오는 거!"
보라: "(흔쾌히 끄덕이며) 그래"
덕선과 엄마: (웬일이지 하는 표정)
엄마: "아이 춥다, 얼른 들어가자, 엄마가 수제비 해줄게"
보라: "타!! 내 차 타고 가면돼!"
덕선과 엄마: "아냐, 바로 코 앞인데, 뭐"
보라: "아 추워, 빨리 타!! 아 씨... (강제로 태우고 출발)"
(정환 엄마가 정봉이 형한테 카스테라 먹으라고 했는데, (공부?하느라) 너무 바쁘다고 해서 기특해하며 거실로 돌아와 흐뭇해 함) -- 정봉이 형, 진짜 이번에는 꼭 합격해라!
정환 아빠: "내가 뭐라 카드노? 방해하지 말라 했지?"
정환 엄마: "이번엔 진짜 대학 가겠는데? 집중하는게 전에랑 전혀 달라"
정환 아빠: "하모, 지도 인간이라면 7수는 하면 안되지 (하면서 카스테라를 정환 엄마 입에 넣어 주는... 척하다가 손가락을... )"
정환 엄마: (똥 씹은 표정)
정환 아빠: "ㅋㅋㅋㅋㅋ 자, ㅋㅋㅋ, 자, 다시 줄게"
정환 엄마: "하지마! 진짜야!"
정환 아빠: "ㅋㅋㅋ 알았다, 안할게, 자 여기... (또 손가락)"
정환 엄마: (화난 표정)
정환 아빠: "ㅋㅋㅋㅋㅋㅋ 크하 ㅋㅋㅋ 무슨 반탱이도 아니고 자꾸 속노 ㅋㅋㅋ 자, 진짜 안할게. 자... 여기 (또 손가락)"
정환 엄마가 이번엔 손가락을 꽉 물고 안 놓음
정환 아빠: "아, 아!!!!, 아아아아!! 아ㅏㅏㅏ! 아 ! 아! 아아! 아ㅏ ㅇ아아ㅏㅇ아ㅏㅏ!!!!!!"
덕선: "엄마, 내 잠바 못 봤어?!"
엄마: "언니가 오늘 입고 나갔다. 오늘 체육대회 한다고 하던데"
덕선: "(웃으며) 진짜, 그럼 나 언니 원피스 입는다?"
엄마: "아이고, 그래라, 둘이 약속 했다 아이가. 근데 야 추워서 어디 입겠나?"
덕선: "괜찮아, 위에 코트 입으면 돼 (함박 웃음)"
...
(신나서 방으로 뛰어들어가 옷장 뒤지는 덕선)
그런데... 원피스도 없다...???!!!
정환: (혼잣말) (한심하다는 듯) "체,... 아니 씰만 붙여서 보낸거야? 참나... (어이없는 웃음)"
덕선이가 보낸 엽서 내용)
안녕하세요, 문세 오라버니! 저는 쌍문동에 사는 써니라고 합니다. (제발 이름은 밝히지 말아 주세요!) 오빠, 저는 지금 첫사랑을 하는 중입니다. 그것도 한 동네 사는 소꿉친구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만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밥 먹을 때도 공부할 때도 그 친구 생각만 납니다. 오빠! 이거 사랑 맞죠? 제가 좋아하는 그 아이의 이름은 SW 입니다. 이름도 멋지죠? 생긴건 이름보다 훨씬 더 멋지답니다. 마지막으로 SW에게 한 마디 하고 싶어요. SW, 나를 좋아해줘서 고맙고, 나도 너 좋아해!♡
덕선이네 가족들이 TV뉴스를 보고 있다. 덕선이는 전화통에 머리를 처박고 전화기만 뚫어져라 쳐다 보는 중...
TV뉴스: 우리 증권배 바둑 최강전에서 믿기 어려운 대 역전극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나라의 최택6단이 5연승을 거두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번 대회 전까지 국내 대회 6연패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최택6단, 하지만 국가 대항전에서는 이번 대회 5연승을 비롯해 현재까지 무려 20연승을 기록해 다시 한 번 세계 최정상급 고수다운 면모를 국민들에게 입증했습니다. 주변의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실력으로 당당하게 ... 18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덕선 엄마: "야... 참... 택이가 잘한다 잘한다 말만 들었지, 저렇게 잘하는지 몰랐다"
노을: "우리나 막 대하지. 택이 형, 밖에 나가면 대통령보다 더 대접 받아!"
덕선 아빠: "와..."
덕선 엄마: "맞나... (덕선이에게) 덕선아, 니 와 고구마 안 먹나, 고구마 하면 환장을 함시롱"
보라: (퉁명하게) "뭔가 또 딴 거 처먹었겠지"
덕선: "안 먹어, 안 먹어. 그딴 걸로 배 채울 수는 없어! 흐음... 전화 올 때가 됐는데..."
택이: 빨리 온다고 왔는데, 기원 들렸다ㄱ...(방문 닫고 돌아서려는데, ^^;;; 얘들은 변치를 않네... ㅋㅋㅋ)
덕선: "택아, 얼른 와!"
동룡: "그렇다면 이 남은 한 조각은 내가 먹는다..."
덕선: (동룡이 손을 탁 치며) "왜, 미쳤어?"
정환: "죽을래?"
동룡: "모야, 입 맛 없다고 먹지 않으면서..."
정환: "싸 갈거야"
선우: "야 야 가위 바위 보해!"
동룡: "(급 불쌍모드) 아이씨... 나 어제 독서실 가디건 누나한테 고백했다가 까였다, 정말 불쌍하다... 흑흑... (그러면서 피자를 쓱)"
덕선: (동룡의 손목을 딱 잡으며) "(더 불쌍모드) 나, 반지하 살아...ㅠㅜ (그러면서 피자에 손...)"
동룡: (덕선의 손목을 다시 딱 잡으며) "정환이 3년 전까지 단칸방에서 살았는데?" (그러니까 반지하로는 어림도 없다) (그러면서 피자에 손...)
덕선: (다시 동룡의 손목 잡으며) "(더더 불쌍모드) 우리 언니 성보라야...ㅠㅜㅠ
동룡: (다시 덕선 손목 잡고 만류하며) "얘네 형, 김정봉!" (성보라 가지고도 안돼)
덕선: "에이씨... (체념)"
정환: "왜? 난 우리 형 좋은데?"
덕선: (눈치 발휘 재빠르게) "그럼 됐지? 이거 내가 먹는다!"
동룡: "아냐, 아냐, 잠깐만, (선우 쳐다보며) 넌 뭐 힘든 거 없어??"
선우: (문득) "뭐? 불쌍한 거?? ... (잠시 생각 중)"
동룡: (그런 선우 가리키며) "너, 아빠 얘기 하지마! (택이 가리키며) 너 엄마 얘기 하지마 반칙이야! 이것들이... (택이 웃음)"
선우: (공허한 표정으로 계속 생각하더니 이내) "나,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2년째 고백을 못했어... ㅠㅠ" (덕선 눈 동그레지며 기대에 찬 표정)
정환: (먹던 피자 던지듯 내려놓고 뒤로 쓰러지듯 고개 제치며) "아... 흐...... ㅠㅜ"
동룡: "아니,... 웃자고 한 얘긴데, 분위기가 왜 이래... (흘깃 선우를 보며) 알았어,... 너 먹어!"
선우: (시무룩하게) "진짠데..."
덕선: (함박 웃음에 어쩔줄 모름)
선우: "(땅이 꺼질듯 한 숨을 내쉬며) 뭘...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
덕선: "고백해!"
선우: "응?"
덕선: "고백하라고!"
"... 음... 첫 눈 오는 날!!"
- 선우네 집 -
선우 동생 진주는 선우 엄마 친정에 잠깐 가 있고 노을이는 친구 집에 갔고 동네 엄마 아빠들 선우네 모여서 택이 우승 기념 술 파티 하는 중... 친정에 가 있는 진주가 40도 넘는 고열 때문에 아프다는 전화를 받은 선우 엄마... 걱정이...
선우 엄마: "내일 가도 되는데..."
보라: "아줌마 오늘 밤새 못 주무실 거잖아. 어차피 선배 집에 갔어도 그냥 밤새 노는 거였어요. 타세요. 아, 얼른 타세요, 추워요!"
- 첫 눈 오는 날 : 선우가 덕선이네를 찾아왔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입 모양, 눈 모양 다 관리 안되는 덕선이 -
덕선: "누구? 성보라?"
선우: (끄덕끄덕)
덕선: (흐뭇하게 웃으며) "성보라, 없는데!"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언니는 왜^^?"
선우: (약간 힘 빠진듯... 문 밖을 가리키며) "눈 오잖아..."
덕선: (혼란스런 표정으로) "응?..."
(선우 어깨 너머 문 밖을 보며 순간 상황 파악. 급 몰려오는 실망감과 배신감에 눈물이 왈칵...) "하... ..." (첫 눈이 내리고 있다)
(덕선이 막 울며 급하게 선우 앞에 선다)
덕선: "(따지듯이) 왜? 왜 성보라야, 어? 왜 성보라냐고?!!!"
선우: (영문을 모른채 의아한 표정으로) "누나, 좋아하니까..."
덕선: "어디가? 어디가 좋아?!!"
선우: "예쁘고, "
덕선: "지랄"
선우: "똑똑하고, "
덕선: "웬열"
선우: "착하고, "
덕선: "미친놈!!"
선우: "눈 옆에 있는 점도 예뻐!"
덕선: "(다급하게 소리지르며) 그거 내가 찍어 준거야! 내가 아홉 살 때 샤프로 콱 찍어 준거라고!!!"
선우: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름. 표정 관리도 안되고 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 멍한 표정)
덕선: "(막 울며불며) ㅠㅠ아이ㅠㅜ, 왜ㅠ, 성보라야... ㅠㅠ 아흐...ㅠㅠ 왜 성보라냐고... (훽 돌아서서 돌아가며) 아이 씨..."
선우: (상황 인식은 하게 됐으나 아직도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해 우물쭈물 거리며 서있는데)
덕선: (집으로 돌아가다 말고 다시 선우 앞으로 막 오더니 선우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친다) 아... 씨, (딱!!!)"
선우: (피할 생각도 못하고 서있다가) "아악!!! ... 야?!!!"
덕선: (화를 참지 못하며) "너!!!! 두 번 다시는 안봐!!!! 아ㅠㅠ...(엉엉 울며 대문을 쾅하고 밀어 제치고 집으로 들어간다)"
덕선이 밀어 제친 대문에 부딪혀 이 광경을 대문 뒤에 숨어서 몰래 지켜보던 정환이 코피 흘리며... 그런데 날아갈듯 환하게 웃는다...
별밤 라디오: '오늘의 마지막 사연입니다. 사실 이번 사연은 저희가 이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바로 첫 눈 오는 날입니다. 많은 별밤 가족들이 첫 눈 만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고 싶다고 생각하셨을텐데요. 그 누구보다 이 사연을 보내 주신 분이 가장 간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 쌍문동에 사는 써니라는 분이 보내주신 사연이에요. '안녕하세요, 문세 오라버니. 첫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쌍문동 써니라고 해요...(중략)... 오빠, 제 소원은 첫 눈 오는 날, 그 친구에게 고백 받는 거랍니다. 그러니까 제 사연은 꼭 첫 눈 오는 날 읽어주세요...'
별밤 라디오: '별밤 가족들, 그거 아세요? 첫 눈 오는 날 고백하면 성공 확률이 90%가 넘는다고 해요 ㅎㅎㅎ ... 아직 고백을 망설이고 계시다면 기회는 바로 오늘 밤 입니다. 용기를 내 보세요...'
선우: "어디 갔다와요?"
보라: "어디 지방에 좀..." (선우 엄마 친정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
선우: "이렇게 (얇게) 입고?"
보라: "안 그래도 얼어 뒤지겠다, 씨... 왜? 뭔 일 있어? 여기서 뭐하냐?" (눈이 녹아 묻은 물 때문에 안경을 벗어 닦으려는듯)
선우: (자켓을 벗어 보라에게 입혀주며) "누나 기다렸어요"
보라: (궁금한 표정으로) "나를? 왜?"
선우: "할 말 있어서요"
보라: (대수롭지 않게) "해"
선우: "진짜 해요"
보라: (안경 물기를 닦으며) "어, 해봐"
선우: "나... 누나 좋아해요"
보라: (고개 들고 선우를 올려다 보며 상황 파악 중...) "... ..."
선우: (기 죽지 않고 보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누나 좋아한다고요"
보라: ...
선우: ...
보라: ...
별밤 라디오: '오늘 고백하신 분들의 사랑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끝으로 아직 사랑하는 그 누군가로부터 고백 받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아니면 사랑의 상처로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또 다른 누군가가 지금 당신을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덕선: "휴우ㅜ, (약간 쉰듯한 힘 없고 가라 앉은 목소리) 여보세요..."
택이: "(반갑게) 나야!"
덕선: "어, 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
택이: "아니, 무슨 일 없어"
덕선: "얼른 들어가, 빨리 들어가서 자! 12시 다 됐어"
택이: "어, 알았어, 저... 덕선아! 우리... 영화... 볼까? 영화 보자!, 우리!
(온세상에... 첫 눈이... 소리없이... 쌓이고 있다)
별밤 라디오: '...그리고 불쑥 고백해 올지도 몰라요. 당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지난 오랜 시간동안 당신을 좋아했거나 ... 자 오늘의 끝 곡 되겠습니다... 이정석이 부릅니다. '첫 눈이 온다구요' ♫♬ ♫ 슬퍼하지 마세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때 옛말은 아득하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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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허구한 날 최루탄 날리던 군부 독재 시절... 전경 버스, 방망이, 화염병, ...
그때에도 정치 문제 때문에 시민들 고통 받고 학생들은 학생들 대로 공부 못하고 나라가 온통 몸살을 앓았다.
시민, 학생들, 전경들 왠 고생이냐...
전경들 돌아가고 학생이 떠나려하자,
"저, 학생, 잠깐만. 일루와봐. (5천원짜리 지폐 건네주며) 이거 갖고 맛난 거 사먹어. 아, 뭣혀, 언능 안 받고?"
"그라고... 들어가는 길에 깨끗이 씻고 들어가라고... 언능 들어가"
덕선 아빠: "야, 너 시방 데모하고 댕기냐? (콜록 콜록) 거기 서봐! (최루탄 냄새가 깊게 배인 보라 옷을 킁킁 거리며 콜록 콜록 콜록) 음마, 이 가시내 이거 데모하고 댕기네. 정신이 있냐, 없냐? 느그 아부지 거품 물고 쓰러져 죽는 꼴 볼려고 그래?"
보라: "(귀찮다는 투로) 아, 왜이래? 아빠가 무슨 상관이야!" (문 꽝 닫고 방에 들어가 버림)
덕선 아빠: "어디 사범대 댕기는 년이 데모를 한데, 데모를! 워메 워메 아부지 어머니! 손녀 딸 이년이 대가리가 헷가닥 해갔고 집안 말아 먹게 생겼네. 교육 잘한다, 니기럴, 경사 나부렀네, 경사 나부렀어
보라: (책상에 가방 툭 던져놓고 피 맺힌 팔꿈치 상처 만지며 다음 데모 장소 메모 확인)
덕선 엄마: "가시나, 그거 누구 닮아 그런지 모르겠다"
정환 엄마: "괜찮아-, 요새 데모 안 하는 대학생이 어딨어. 다 해, 다... 앞에만 안 서면 돼, 걱정마!"
선우 엄마: "그래 그래 맞다, 성님! 앞에서 주도하는 것만 안하믄 괘않다. 성님, 너무 걱정하지 마소"
덕선 엄마: "그 가시나, 고집이 어디 보통이가? 지 아빠가 그 난리 치는데도 죽어도 지 잘못했다는 소리 안하드라. 눈 똑바로 뜨고 즈그 아빠한테 대드는데,... 아이고야..."
정환 엄마: "그러고 보면 보라는 아빠랑 참 안 친해. 원래 큰 딸은 아빠랑 되게 친하지 않나?"
덕선 엄마: "(펄쩍 뛰듯) 아이고 와요? 둘이 억수로 친하다. 겉으로 비기에 그래 보여서 그렇지. 안 그렇다"
선우 엄마: "보라, 가가 문제지. 가들 아빠가 문제가. 보라 가가 뭐, 사근사근하길 하나 애교가 있기를 하나. 으이구 난 만날 꼴등해도 덕선이가 훨씬 좋다. 보라 가는 무섭다"
정환 엄마: "그래도 나중에 봐, 보라 그게 크게 될 거야. 보통 애는 아냐"
선우 엄마: "(맞짱구) 보통 애가 아니지, 보통 애가 아냐!"
덕선 엄마: "크게 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학교만 안 짤리면 좋겠다"
정환 엄마: (TV보며) "아니, 근데 요즘 저 총각이 인기데. 잘 생겼어. 키도 크고 몸매도 좋고" (리복 선전)
덕선 엄마: (TV보며) "아덜, 또 마이 따라 하겠다, 벌써 억수로 뿌라지겠네"
선우 엄마: "(마침 시장에서 연탄 4장 사오던 중에 배달된 연탄을 보고) 야, 이게 다 몇 장이고?"
정환 엄마: "(흐뭇해 하며) 천 장"
선우 엄마: "(부러움에) 나는 언제 이레 연탄 쌓아놓고 살아 보겠노..."
정환 엄마: "왜 이래? 나, 3년 전까지 장작 때던 여자야"
선우 엄마: "맞다, 맞다, 성님. 그럴 때도 있었지. 얼마 안됐네. 고새 다 까먹었다"
정환 엄마: "아 참, 오늘 저녁 하지마! 전복죽 했어. 선우 다리 다쳤다며"
선우 엄마: "그럼 이따가 요만큼만 덜어주소. 누가 온다캐가지고"
정환 엄마: "누구?"
선우 엄마: "아들 할매"
정환 엄마: "뭐?!!! 그 양반이 왜!! 와서 또 얼마나 속을 뒤집어 놓을려고. 아니 시어머니가 무슨 벼슬이야? 곗돈 주고 땄대? 아이고 그 날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피가 꺼꾸로 솟아. 자기만 아들 보냈어? 젊은 나이에 과부된 며느리 생각은 안한대? 팔자 사나운 년이라고 인연 끊자고 할 때는 언제고! 왜 자꾸 찾아와서 사람 속을 뒤집어놔?!"
(이후 시어머니가 선우네 왔다가 사는 꼴이 거지같다며 집안 뒤집어 놓고 감...)
(며칠 뒤에는 친정 엄마도 다녀감. 딸 걱정이 한 가득)
TV뉴스에서 데모 주동자로 참여하고 있는 보라를 본 덕선 가족...
덕선아빠: "니 호적에 줄 그어지면, 그 날로 이 집안도 다 날라가는 거야!!!! 너만 날라가는 것이 아니라 느그 엄마, ... 평생 너 하나만 바라보고 산 느그 엄마 어쩔 것이어, 이년아. 느그 엄마, 평생 제 정신으로 살것냐? 방 구석에 들어가서 처박혀 있어, 알았어?!!!! 니 입으로 다시는 절대 데모 안하겠습니다, 싹싹 빌때까정. 방구석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마라, 알았어?!!! 그라고 당신 이년 잘못했다고 빌기 전까지는 물 한 모금도 주지 말어!!!"
덕선 엄마: "퍼뜩 잘 못했다고 해라, 성보라!!!!"
보라: "(고개 똑바로 들며) 나 잘못한 거 없어" (방문 꽝) 방문 closed!
잠도 안 자면서 방문을 지키던 아빠가 결국 잠에 골아떨어진 사이 집 밖에 나갔던 보라가 사복 경찰들에게 잡혔다. 때마침 보라를 찾아 헤매던 엄마가 보라 앞에 서서 봐달라고 사정사정. 쉬지 않고 착한 보라에 대해 울먹울먹 말하며 통사정. 마치 야생에서 맹수로 부터 새끼를 지키려고 필사적인 어미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보라의 눈에 문득 엄마의 발이 보인다. 며칠 전 방문 턱에 부딪혀 다쳤던 엄마의 엄지 발가락 상처가 터져 양말에 피가 배어 있었다. 결국 보라는 경찰들에 의해 끌려 간다.
가끔은 엄마가 부끄러울 때가 있었다. 엄마에겐 왜 최소한의 체면도 자존심도 없는지 화가 날 때가 있었다. 그건 자기 자신보다 더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바로 나 때문이라는 걸, 그 때는 알지 못했다. 정작 사랑이 강해지는 건,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닌, 자존심마저 던져 버렸을 때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고 한다. 엄마의 나이가 되어서도 엄마는 여전히 나의 수호신이며 부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메이는 말이다.
택이 아빠: "보라, 괜찮습니까?"
덕선 아빠: "훈방 조치 된답니다"
정환 아빠: "아이고 다행이다. 됐습니다, 그럼"
택이 아빠: "괜찮을 겁니다"
덕선 아빠: "(담배 물며) 그나저나 애가 나올 때가 됐는디..."
정환 아빠: "아니, 담배 끊었다카지 않았습니까?"
덕선 아빠: "예... 뭐... 허허"
정환 아빠: "이 참에 따끔하게 혼을 좀 내이소, 네?! 딱 앉혀놓고 제대로 인상을 팍 써가면서 겁을 팍팍 주란 말입니다"
덕선 아빠: "아, 이 사람아! 뭐라고 혼을 낸당가?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디. 뭐라고 무릎 꿇리고 겁을 팍팍 줌서 뭐라고 혼을 내것어"
(당시 종로에 가면 사복들이 수시로 길거리에 다니던 아무 학생들이나 가방 까뒤집어서 조사하고 약간이라도 수상해 보이면 양쪽에 붙으면서 이것저것 캐묻고 그랬음. 잡힌 애들이 말 조금 잘못하면 강제로 전방 병력으로 군 입대 시키기도 하고 주동자는 무조건 간첩으로 몰았음. 2017년 남영동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보면 당시에 얼마나 무서운 세상이었는지 알 수 있음. 솔까 북한보다 몇 배는 더 살벌했던 시대. 정말,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암울한 시대였음)
정환이네 엄마 오고 있다는 전화받고 난리난 가족
정환: "싹 다 치웠거든. 청소, 빨래, 설겆이 완벽해! 연탄불도 다 갈고, 엄마가 먹으라는 반찬도 다 먹고! 엄마가 놀랐을걸? 우리 엄마 손가락 하나 까닥 안해도 돼. 근데 며칠째 엄마가 저기압이야"
동룡: "음... (끄덕끄덕) 근데 저기 정환아! ... (속닥속닥) ㅋㅋㅋ
정환이는 집에 가서 동룡의 조언 그대로 했다.
정봉이 형 라면 끓이는 거 방해하고 아빠가 갈고 있던 연탄불 일부러 깨버리고... ㅋㅋㅋ
정환 엄마: "으이고 내가 못 살아. 대체 나이가 몇 인데 아직 라면도 못 끓여?!!! 잘한다 잘해! 뭐 똑바로 하는 게 없어!"
정환: "엄마, 제 반바지 못 보셨어요?"
정환 엄마: "(서랍 열어 반바지 찾아주며) 이거 하나를 제대로 못 찾아? 아니 대체 다들 나 없으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
그리고 신기하게도 엄마의 저기압이 사라졌고 식구들이 모여 만두를 먹으며 즐거워 하게 됐다.
동룡이의 속닥속닥: '니네 엄마가 저기압인 이유는, 식구들이 너무 잘 있어서야. 엄마가 없는데도 식구들이 너무 잘 있어서 그래'
정환 아빠: "(만두에 소주 파티하며) 이번에 당신 없을 때 정말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우리 집 남자들은, 당신 없으면 다 쓰레기다, 쓰레기"
정환 엄마: ㅎㅎㅎㅎ ^^ ^^
가까스로 엄마를 위로할 나이가 되었을 땐 이미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엔 지나치게 철이 들어버린 뒤다. 지금 엄마를 기쁘게 하고 싶다면 지금 엄마가 필요해요 하는 그 한 마디면 충분하다.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 - ♫♬ ♫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 ♫♬ ♫)
덕선이 사전 '건들면 3년간 재수없음' -- 공부는 안하지만 책에 정은 참 많구나, 우리 덕선이 ^^ 그리고 거의 새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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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덕선: "오늘부터 공부할 거야! 나도 과외 시켜 줘"
아빠: "과... 과외? 먼 과외?" "아, 서울대 댕기는 니네 누나, 아니 언니 있잖애. 언니한테 배우면 되지, 왜 쓰잘데 없는 돈을 쓰고 지랄이여, 언니한테 배워!"
- 회상 -
보라: "(1차 방정식 가르치며) 옆으로 넘기면 앞에 마이너스 붙이라고 했어, 안했어?!!!"
덕선: (잔뜩 주눅들어 긴장감에 눈치보며 모기 소리로)... 했떠...요"
보라: "아, 몇 번을 얘기해, 몇 번을!, 닭이냐? 닭 대가리냐? 이거 중1짜리 문제야, 그것도 1학기. 아무리 돌대가리라도 그렇지 어떻게 이걸 하나 못 푸냐? 넌 자세 부터가 글러 먹었어. 매사가 장난이야. 진지한 데가 없어 사람이. 눈깔은 맨날 흐리멍텅해 가지고! 평소에 집중을 하라고, 집중을!" (보라의 따발 총 속사에 점점 머릿속이 하얘지는 덕선) 대가리가 나쁘면 노력이라도 해야 될 거 아냐! 인생이 그렇게 쉽냐? 사는 게 만만한 거 같애?! 너 목위에 붙은 거. 머리. 그거 왜 달고 다니냐? 평소에 드라이할 때만 쓰지 말고 공부할 때도 좀 써! 머리를 쓰라고, 머리를! 아무리 돌대가리라도 외울 수는 있는 거잖아! 아휴 그냥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왜워!! 알았어?!! 으으 이 닭대가리야!!!! 아, 진짜!!!"
(와!! 대단하다, 긴 대사를 진짜 0.1초도 쉬고 않고 한 문장 말처럼 속사로 쏴댔다 - 실제 들으면 겁난다)
덕선: "(급 솟아오르는 반항심에 화난 어조로) 죽으면 죽었지 언니한텐 절대로! 안 배워!! 나, 독서실 다닐거야!!"
보라: "엄마, 얘는 집중력이 문제야. 책상에 앉으면 10분을 못 버텨"
노을: "난 한 번도 작은 누나 책상에 앉는 거 본 적이 없는데, 헤헤. (순간 덕선이 쏘아보자 움찔)"
아빠: "뭐냐,... 고것이 집중력 향상에 아주 끝내준다고 하든디..." --> 바둑 배워보라는 얘기... ;;
보라한테 과외 받는 건, 덕선이가 결사 반대 했지만 결국 골목 친구들과 함께 정환이 집에서 과외 받기로... 실은 정환이네 엄마가 보라에게 용돈이라도 챙겨주려고 이렇게 자리를 만든 것임. 그리고 사실 덕선이 빼고 과외 받아야 할 사람은 없다. 선우나 정환이는 공부 잘하고, 동룡이는 아빠가 선생님인데다가 몰래 불법 과외 활동도 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과외 받을 이유가 없다. 정환이는 덕선이를 좋아해서, 그리고 선우도 다른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을 뿐.
보라도 이 과외가 덕선이 때문에 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보라: "수학은 포기하고 물리. 물리 한 번 테스트 해보자. 아주 쉬운 거, 중학교 문제. 니들 f=ma 알지?"
덕선, 동룡: (끄덕끄덕)
보라: "70Kg 나가는 정환이가 20N의 힘으로 선우를 쳤어. 가속도가 얼마야?"
동룡: "그걸 어떻게 참았어..."
덕선: "아프겠다..."
동룡: "잘 참았네. 안 다쳤으면 된 거지, 뭐"
(보라 한숨... 정환, 선우 ㅋㄷㅋㄷ)
덕선: "...(걱정스런 말투로) 그나저나 택이 걱정이다..."
보라: "(큰 소리로) 야, 니들 인생이 더 걱정이야!!"
그 때 택이 방에 친구들이 하나씩 들어오며 택이한테 한 마디씩 던진다.
정환: "으이구, 너 완전 깨졌다며? 잘-했다, 새꺄! 동네 챙피해서 어디 다니겠냐?"
덕선: "택이 안뇽??"
동룡: "택이 졌다며, 에라이..."
선우: "야, 너 발렸다며. 에이 그래 한 번 질 때도 됐어. 이때쯤 한 번 딱 질 타이밍이거든 ㅎㅎ"
택이: ... ... "(비장하고 분해서 울분 섞인 목소리로 짧게)실수야!!"
동룡: "(가볍게) 실수같은 소리하고 있네. 천재 바둑기사가 실수를 하면 쓰나?"
택이: "(울먹울먹, 큰 소리로) 난, 뭐. 맨날 이기냐??!!"
동룡: (실실 웃으며 가볍게 고개 끄덕 끄덕) 넌 맨날 이겨야 돼. 져서도 안되고~ 징크스도 안되고~ 슬럼프도 안되고~ 똥도 싸면 안... 아니 똥은 싸라. 대신에 냄새가 나면 안돼 크하하하하(친구 모두 웃음)"
택이: ... ...(너무 어이 없어서 웃음이 튀어 나옴)
정환: "야, 지금이 웃을 때냐? 욕을 해, 차라리 욕을! 해봐, 욕 해봐. 이런 씨발 좃같네"
덕선: "(눈 찡그리며) 아 으......"
정환: "야, 선우야?!"
선우: "이런 ㅆ씨발, ㅈ좃같네!"
덕선: "(첫사랑인 선우를 보고 웃으며) 어우, 야... ^^ ^^ ^^"
친구들: "(택이 보며 재촉) 빨리 해봐!!"
택이: "(책 읽듯 빠르게)이런시바좃가네"
친구들: "ㅋㅋㅋㅋ"
동룡: "이런 건 제대로 해야지. 이런 쉬빨젓강네"
친구들: "젓강네 좃같네 ㅈ같네!!"
택이: "(진짜로 가슴속에 응어리 진 감정을 다 밀어 내뱉으며 큰 소리로) 이런, 씨발 좃!같!네! 좃!같네!, 좃!같네! 씨발! 좃!같네! (비로소 막혔던 숨이 탁 트이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휴... 오... (후련함과 밝아진 얼굴로 활짝 웃는다)"
모두들: ㅋ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복권이라도 당첨된 줄 알겠다 ㅋㅋㅋ)
정환: "왜 그런 거 같냐?"
동룡: "너 아니면 니 형, 아니면 니네 엄마 때문이겠지"
정환: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
동룡: "세상에서 니네 아빠 화 풀어주는 게 제일 쉬워. ... 받아줘"
정환: "뭘??..."
정환이가 '하이고 김사장... 반갑구만, 반가워요...' 하며 개그를 받아줬더니, 신기하게도 정말 정환 아빠 우울감이 날아가고 얼굴에 웃음 꽃이 핀채 라면 냠냠...
오래된 내 것 만큼 지겹고 초라한 것도 없다. 그러나 지겨움과 초라함의 다른 말은 익숙함과 편안함일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만들어준 내 것과 편안한 내 사람들만이 진심으로 나를 알아주고 안아주고 토닥여 줄 수 있다. 지겹고 초라해서 때로는 꼴도 보기 싫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내 사람들 뿐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오랜 내 사람들. 그래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We can not help loving them.
밥상 치우다가 발에 쥐난 정환이, 덕선이가 뭔가 해 주는데...
"야옹, 야옹,..."
"(어이 없어서)야 뭐하냐?"
"이거 아냐?"
"야옹, 야옹... 야옹"
"ㅋㅋ 야, ㅋㅋ 하지마!! ㅋㅋㅋ" (둘이 실제 연인 사이였다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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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 브라질 떡볶이 -
동룡: "야, 특공대!"
덕선: "조용히 해! 누가 특공대야, 이-씨!!"
동룡: "소방차 한다며?"
선우: (덕선 어깨에 손 얹으며) "덕선아, 라면 먹을래?"
..."
선우: "우리 먼저 갈 게, 정팔이가 계산 다 했어!
미옥: "쟤 쌍고 전교 회장 맞지?"
덕선: "누구, 선우? 키 큰 애? ... 어, 왜??"
미옥: "걔가 너 좋아하는 거 같은데? 걔 들어올 때부터 너만 봤어"
자현: "웬열, 나도 봤어(끄덕끄덕)"
미옥: "축하해, ... 덕선아, 너... 남자 친구 생겼어"
◦●○♡♥◊◈◦~~~1988년 여름, 성덕선 인생 최초의 사랑, 첫 사랑이 시작되었다...~~ ◦●○♡♥◊◈
- 정환네 집 -
정봉(정환이네 형): "루즈벨트 대통령은 말씀하셨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 보다 우표에서 배운 게 더 많다고"
(정봉이 형, 요즘에 우표 모으는 중... ;;) - 정봉이 형은 의외로 대박 캐릭임. 이 집도 정봉이 형 복권 당첨으로 산 것임
- 이번 주에 쌍문고, 쌍문여고 수학 여행 (목적지: 경주) -
자현: "야! 너 또 틀렸어. 성덕선, 넌 진짜 춤은 아닌 것 같애. 지금 우리가 몇 달을 연습했는데 그거 하나 못 맞추냐?"
덕선: "아-씨... 한 번 틀렸다"
미옥: "맨날 틀려, 너"
자현: "모레 수학 여행 장기 자랑은 그냥 빠지시지요! 춤도 못 추면서 왜 그렇게 장기자랑에 집착해?"
덕선: "니들 걱정할 필요 없어, 오늘 밤 안으로 완벽하게 마스터 할 테니까! 쌍문고 박남정이라고 우리 동네에 살거든. 전에 떡볶이 집에서 봤을 걸. 안경 쓴 애"
(덕선이가 목숨 건 이유 --> 수학 여행 장기 자랑 1등 상품이 마이마이 미니 카세트 플레이어 임)
동룡: "(기진맥진...)덕선아!, 그냥 우리가 돈 모아서 마이마이 하나 사줄게, 휴..."
- 퇴근하면서 이번에는 태교 테잎 세트 사들고 온 덕선이 아빠 -
덕선 엄마: "우리가 지금 남 도와줄 형편이가?!! 덕선이 수학 여행 가는 건 아나? 아 수학 여행 가는데 돈도 한 푼 없이 보낼끼가? 돈이라도 한 이 만원치 줘 보내야 하는데, 우리 이번 달 생활비가 3만원 밖에 안 남았다!! 어짤긴데, 말 좀 해봐라! 말 좀!"
덕선 아빠: "아따, 니기럴. 1절만 해라, 1절만 쫌..."
정환: "(택이 쳐다보며) 너 부럽지? 그러니까 내가 학교 관두지 말라고 그랬던 거야! 중졸이 뭐냐? 중졸이..."
동룡: "정팔아! 택이 작년에 1억 벌었다"
정환: ... ;;; (찌그러짐...)
덕선: "(택이 쳐다보며) 그래도 경주는 가보고 싶을 것 같은데, 너 경주 안 가봤지?"
선우: "희동아, 너 내일 대국 어디서 한다고 그랬지?"
택이: "동경"
덕선: ... ;;;;; (찌그러짐...)
보라: "그만 까불고 좀 자라!"
덕선: (이리저리 바쁨)
보라: "아!!!! (덕선이가 촐랑대며 왔다갔다 하다가 언니 발 밟음) 이게 정말...
(일어나 앉으며) 너 강철이 어떻게 단련되는지 알아? 니콜라이 오스트롭스키 소설에서 말고 현실에선 말야 쳐 맞아야 단련이 되지!! 쳐 맞아야..."
덕선: "으아아! 아, 엄마아!!"
그래도 내일은 신나는 수학 여행!!!!!
- 늦은 밤... -
옥수수 그릇 한 켠에 노란 봉투를 열어보니... 만원짜리 여러 장과 함께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덕선이도 내일 수학 여행 가지? 용돈에 보태 -정봉이 엄마-'
엄마: "가시나, 니 또 덜렁대다가 잊아삐기만 해봐라, 니 진짜 내 손에 죽는다"
덕선: "절!대! 절대!! 안 잃어 버려! 걱정마, 엄마! (집안의 가보, 카메라)"
- 출발!! 신나는 수학 여행 -
담임 쌤: "(씩씩하게) 안녕하세요, 어머니-ㅁ (방긋방긋) 저 덕선이 담임입니다-아"
"어머님 다름이 아니오라... 덕선이가 카메라를 기차에 두고 내렸어요. 아이,... 이걸 어쩌죠-오...?"
덕선 엄마: ...
담임 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어머님,... 어머 어머님,... 어머 ㄴ---임?"
... "네-에 ... 아이가 많이 울고 있어요. 평생에 한 번 뿐인 수학 여행 이잖아요. (단호하게) 아이에게 이렇게 두려움과 공포로 가득한 그런 수학 여행이 되게 할 수는 없습니닷. 그건 정말 너무 비극... 이잖아요 ㅠㅜ .... (이내 밝은 표정) 감사합니다, 어머님, 지금 덕선이 바꿔 드릴게요"
덕선: "(훌쩍훌쩍) 엄마..."
덕선 엄마: "덕선아, 괘않다. 신나게 잘 놀다 온나" ㅋㅋㅋ.
덕선과 통화 후, 언짢은 마음 달래려고 덕선 아빠가 사왔던 태교 테잎이나 듣자하고 틀었는데, '딱딱딱딱... 목탁 소리만...' (덕선 엄마의 깊어지는 한숨), 다른 테잎으로 갈아 끼웠더니 이번에는...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 찬송가...' (에휴...)
(옛날 우리 수학 여행 생각나네... 애들 왜 이렇게 유치해 지냐. 우리 때에도 버스에서 저러고들 있길래, 난 절대로 안 자고 버텼다. 도착해서 안심하고 잤는데, 아침 세수하려고 거울을 보니, 이게 사람 얼굴이냐?... 아씨, 게다가 유성펜!)
- 쌍문고 장기자랑 구경하려고 담 넘는 덕선이 친구들 -
덕선: (작은 소리, 그러나 소리치듯) "야 ! 미쳤어!! 지금 걔들 장기자랑이 중요해 ?!!"
쿠쿵, 우당탕... 꾀꾸닥... 담 높이를 생각 못했네... ㅋㅋㅋ
담임 쌤: "퇴원해도 된다네, 미옥이 걸을 수 있지? (온화하게 웃으며)니네 둘은 앞으로 숙소에만 있어. 외출 금지야"
덕선: (갑자기 정신이 들어서) "장기자랑은요, 선생님? 얘들 내일 나랑 장기자랑 나가야 돼요!!"
담임 쌤: "으하하하하 하하하, 장기자랑 같은 소리 한다. ㅎㅎㅎ 요꼴로? 니들 소방차 한다며? (정색하며) 구급차 한 번 더 탈래? 니들 신청한 거는 안 뺄 테니까 덕선이 니 혼자 잘 때워봐~"
덕선: "어떡하든 제가 무대만 채우면 되죠?"
담임 쌤: "왜? 초대 가수라도 부르게??"
쫌생이라며 정환 엄마의 타박에 못이겨 웬일로 메이커 점퍼를 사 입고 들어온 쫌생이 정환 아빠
정환 아빠: "어떻노? 잘 어울리나? 이 색깔이 젤 잘 나가는 기라 카든데"
정환 엄마: "그래, 얼마나 좋아. (흐뭇하게 웃으며) 이건 진짜 비싸겠는데? 얼마줬어?"
정환 아빠: "(손가락을 펴 보이며)15만원, 원래는 20만원인데 5만원 깎아 주드라. 알고보니 내 친구더라니까"
정환 엄마: "(의심스러워 하며) 친구?? 친구 누구?"
정환 아빠: "잠깐만, 잠바 좀 벗고... ... 어라... 어?... (자크 고장)..."
정환 엄마: ... (역시 그러면 그렇지...) "친구 누구야? 이름 대!"
정환 아빠: "친구 아이다. 오늘 첨 본 사람이었다"
정환 엄마: (갑자기 집 떠나갈 듯 커다란 소리로) 친구 누구냐니깐?!!!! 빨리 이름 안 대!!!!!! 아니 어떻게 친구가 친구한테 사기를 쳐?!! 당신 바보야? 호구야? 당신을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친구란 놈이 바가지를 씌워?"
(점퍼를 낚아채 펼쳐보며) 이거 봐라... 이거, 왜 말 다리가 여섯 개야? 이 삼지창은 또 뭐고?? 딱 봐도 만원도 안할 것 같은데, 15만원이나 받아 먹어, 그것도 불량품을??!!!! 당신 졸부라고 무시하는 거야, 그 친구가!! 내가 안다며, 친구 누구야?!!!!
노을이가 여친하고 놀러가려고 일일찻집 하다가 걸려서 학부모 불려옴 - 노을이 친한 친구들이 노을이 부를 때 '야, 반지하!' (그 소리에 아빠 놀라 착잡해짐)
덕선이가 빅딜로 동룡이를 설득해서 선우, 정환, 동룡이 쌍문여고 장기 자랑에 덕선이네 대차로 참가한다.
결국 장기 자랑에서 우승한 덕선이!
- 덕선이 친구들과 소개팅 -
덕선과 동룡의 빅딜은,
장기자랑 대타와 여친들 소개시켜 주는 거였음. (왕조현 장만옥 같이 예쁘다고 덕선이가 뻥쳤음)
덕선이가 친구들 이름 소개해 주는데, 동룡 완전 똥 씹은 얼굴.
동룡: (컥, 완전 당황)... (벌벌벌)
덕선: "얘는 장미옥, 우리들끼리는 장만옥, 얘는 왕자현, 우리들끼리는 왕조현. 다들 떡볶이 집에서 봤지? 말 놔! 다 동갑이잖아!"
자현: "(동룡이 보며) 너 진자 춤 잘 추더라! (엄지 척) 캡^^"
동룡: "아... 아닙니다. 저 춤 같은 거 못 춰요"
미옥: "뭔 소리야, 말 놓으라니까. 니가 쌍고 박남정 맞지? 야, 박남정보다 훨씬 잘 추던데?"
동룡: "(손사레 치며) 에고, 과찬의 말씀을... 잘 못 보셨는데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얘들아, 가자, 덕선아, 우리 나중에 정산할 거 있는 거 알지?(몰래 숨겨온 썸싱스페셜 스카치위스키, 소지품 검사 때문에 정환이가 덕선에게 맡겼었음. 근데, 덕선이 이것도 잃어 버렸음 ㅡ,.ㅡ) 그럼, 저희는 이만... 가자, 빨리 가자, 얘들아" (도망치듯 사라짐)
- 아참 덕선아, 양주 맡겨놨던 거, 줘! -
덕선에서 맡겼던 양주 받으러 나왔다가 양주 잃어버린 덕선하고 티격태격하다가 몰래 숙소로 귀가하려는데 , 학주에게 쫒겨 좁은 벽 틈에 숨은 정환이와 덕선 . 이 때 부터였던가 ? 정환이 덕선이를 마음 속에 품게 됐던 게 ...
정환 엄마는 오늘도 정환 아빠에게 점퍼 환불받아 오라며 소리친다.
정환 엄마: "오늘도 못 바꿨어??!!!!"
정환 아빠: "친구한테 샀는데, 어떻게 또 바까달라 하노. 그냥 고만 입을끼다"
정환 엄마: "친구??? 친구 같은 소리하네, 그런 놈이 어떻게 친구야!! 무슨 친구가 그래. 당신 친구들은 다들 왜 그러냐? 아흐... 우리 돈벼락 맞았다고 다들 손 벌릴 생각이나 하고. 연탄 한 장 없어서 애들 냉골에 재울 때는 연락 한 통 없더니. ... 근데, 그 친구는 뭐해? 그 왜... 정봉이 요만할 때 감기 걸려서 약 살 돈도 없어가지고 여기 저기 돈 꾸러 다닐 때... 아니... 왜 당신 그 고향 친구 있잖아... 서울 같이 올라 온 친구. 휴... 그 때 갑자기 찾아와 가지고 당신하고 소주 한 잔 했나? 아이... 참 눈치도 없는 사람이다, 했지. 없는 살림에 손님이 웬 말이야... 그런데 그 친구가 가면서 '정봉이, 정환이 맞 난 거 사주이소 하고 5만원 몰래 주고 가더라. 자기도 하루 벌어 먹고 살면서... 참... 그 때 5만원이면... 아이고... 그 때 그 친구가 내 눈에는 하느님 같더라... 구세주... (피식)... 그런 친구나 찾아! 엄한 친구 찾아서 상처받지 말고... 응? (말 나온 김에 그 친구한테)전화 좀 한 번 해 봐"
정환 아빠: ... ... (한 숨)... ...
정환 엄마: ...
정환 아빠: "(조용한 소리로) 가가... 가다,..."
정환 엄마: ...
정환 아빠: "(연민에 찬 소리로) 가가 가라고..."
- 집 앞 포장마차 -
가을이가 '반지하'로 불리는 데 충격 받고 혼자 소주 마시는 덕선 아빠 (소주 병이 대체 몇 병이야)
껌 돌리는 할머니들 많았었지...
덕선 아빠: "(안 산다고 거절했었지만 마음에 걸려...) 어르신, 그거 하나 주소. 오늘이... ... 마지막 이어라... 인자 더 이상 못 팔아 드려요..."
그리고 바로 옆 포장마차엔... 정환 아빠가 혼술중이셨네...
TV 뉴스 소리)
숨 가빴던 일요일, 남은 탈주범 중에 네 명이 다섯 번째 들어 간 인질의 집에서 검거 됐습니다. 이번 인질극은 피로 얼룩지면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번 탈주극은 희대의 명언을 남겼는데요.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 이번 사건은...
- 수학 여행 마치고 집에 돌아온 덕선 -
덕선: (엄청 즐거움) "엄마, 아빠! 나 왔지롱! 자자, 효자손 선물!!"
엄마: (엄청 화남) "가시나! 그 게 돈이 얼마짜린데 잃어버리노!!"
덕선: (울듯말듯) "엄마가 괜찮다고 그랬잖아, 왜 이래, 진짜?!"
엄마: (죽일듯말듯) "그럼 선생님 옆에 계신데 죽인다 그러냐? 빨리 이리 안 나온나?" ㅋㅋ ;;;
(불과 3년전 정환이네...)
정환이네는 동룡이네 문간 방에서 온 가족이 한 방에 살고 있었다. 아빠가 짜장 배달을 하고 있었지만, 벌이가 좋지 않아 네 식구가 끼니 걱정해가며 살던 시절... 된장국에 웬일로 두부까지 들었다며 좋아하는 정환이 아빠.
미래가 보이지 않던 그 시절, 주택 복권에 빠져 있던 정봉이 형이... 복권 1등에 당첨!
동룡: "엄마가 떡 좀 드시라고 갖다 드리라고 해서..."
정환: "동룡아, 우리 집 이사 갈 거 같다...!"
이 날 이후 정환이네 식구의 일상이 180도 달라졌다. 그러나 가난했던 그 시절을 절대로 잊지 않고 이웃을 챙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 돈 없으면 작은 잘못으로도 죄가 있다며 큰 처벌을 받고 큰 죄가 있어도 돈으로 막으면 무죄라며 용서해주는... 과연 현 시대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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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정환이네 비디오 카메라 샀다!
비디오 촬영하는 정환이네 아빠!
"정환아! 한 마디 해~라!"
"아, 진짜... 이런 것 좀 하지 마세요~어휴 !! (문 꽝)" ... Door Closed.
... (메에... 에에에에)
"오늘 ... 첨... 했는데... 휴우... 내가 믿을 건 우리 마누라 밖에 없다"
...
"우리집 안방 마님, 나 만의 치~이타, 나 만의 재규어!!! 당신 한 마디 해라~!"
(...우 당 타 탕 탕...)
( ♫♬ ♫♬ 김완선 ♫♬ ♫♬ ) 토-요일 오후, 그렇게 망-설 이-지-말고 춤을 춰!봐요 나와 함께... ♫♬ ♫♬
덕선이 또 모험 중... (완전 신남 신남) - 청색 자켓 언니 건데... 걸리면 뒤질텐데...
- 여유넘치는 덕선이네 반 -
- 그 시각 덕선이네 집 -
"(안절부절)보..보라야,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노?..."
"나 오늘 엠티 가"
"(안절안절부절안절)갑자기 웬 엠티고?... ..."
"아 몰라, 근데, 엄마! (뒤적뒤적) 그게 안 보이네?! ... (뒤적뒤적) 있잖아, ... 내 잠바!!!!! (뒤적뒤적) ..."
- 뒤집어진 덕선이네 반 -
덕선이 엄마가 쌍문고 노을이에게 긴급 전화
노을이 2Km 총알달리기로 쌍문여고 덕선이 누나 반에 긴급 사태 전파
노을: "(헉...허ㄱ걱.. 헉) 누.. ㄴ..누나, 크...큰 일 나ㅆ어!!!!!!!!!!!!!!!!!!!!!!!!!"
- 다시 집...
총알달리기로 집에 도착한 덕선이 (덕선이 참,... 인생 스릴있게 산다... ㅡ,. ㅡ
오늘은 골목길 모두 모여 식사하기로 한 토요일 오후
.
아따! 일산에 볼 것이 뭐 있간디요? 논밭 뿐인디. 딱 은행에 넣어놓는게 안전한 것이여. 금리가 쪼까 떨어져서 15%정도 밖에 안되지만... 그러지말고 강남에 은마아파트 하나 사 노이소, 5천만원인가 간다카더라고..... 시상에, 미쳤는갑다, 무슨 아파트가 5천만원아나 하노...
정환: "야, 택아! 너 또 중국 가지? 언제오냐? 술 한 병만 뽀려와라!"
동룡: "야! 브라질 떡볶이 가자, 문 닫겠다! 토요일엔 일찍 닫잖아!!"
- 몰래 성인 영화 보려고 극장 갔다가 학주(학생주임)한테 딱 걸린 ... (예비군복은 어디서 구했데??? 정말 열정적이다 ㅋㅋ)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우리 아드님 아니십니까? 그... 요즘 많이 바쁘실텐데, 우짜다가 여까지 오셨습니까?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제가 문화 생활을 잠깐 즐기고자... (퍽 퍽... 윽) 뭐라 씨부리노, 뭔(퍽), 뭔(퍽), 문화(퍽) 생활 쉐끼야, 이눔의 쉐기가... (으아 으아, 아부지, 으, 아부지) 느그 아부지는 복장이 터져서 벌써 죽었어, 누가 느기 아부지야?!
- 교무실 -
덕선아, 전화 받아 봐. 집이야... (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빨리 조퇴하고 오라는 전화)... 덕선이가 그렇게 잘 따르던 할머니...
- 고속버스 타고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할머니 집 -
그런데 여기가 상가집 맞나?...
언니, 이게 초상집 맞아?!... 여기가 잔칫집이야? 어른들은 뭐 이래?? ㅠㅠㅜ
조문객들 다 돌아간 후,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덕선이네 아빠와 이모들
어른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 어른으로서의 일들이 바빴을 뿐이고 나이의 무게감을 강한 척하며 버텨냈을 뿐이다. 어른도 아프다.
- 골목길 평상 : 시장 다녀오다가 늦게 귀가하던 택이와 마주친 덕선이 아빠 -
덕선 아빠: "우리 택이가, 인자 어른이 다 돼부렀네. 언제 이렇게 철이 들었을까? 다 컸네, 다 커부렀어 ^^"
택이: "아저씨,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죄송합니다, 가보지도 못하고"
덕선 아빠: "그 얘긴 뭐더러 꺼낸데, 눈물나고롬"
택이: "..."
덕선 아빠: "... 그러제, 살아서도 죽어서도 제일로 보고 잡픈게 엄마제... 아따 우리 엄니 보고잡다. 우리 택이는 엄마가 언제 제일 보고잡데?"
택이: "...(갑자기 시무룩해져 고개를 떨구는 택이)"
...
...
덕선 아빠: "...(응?)"
...
택이: "매일요... 엄마는...ㅠㅜ 매일 보고 싶어요..."
어른스러운 아이는, 그저 투정이 없을 뿐이다. 어른스레 보여야 할 환경에 적응했을 뿐이고, 착각어린 시선에 익숙해졌을 뿐이다. 어른스러운 아이도 그저 아이일 뿐이다. 착각은 짧고 오해는 길다. 그래서 착각은 자유지만 오해는 금물이다.
- 덕선 아빠와 헤어져 집에 들어오니 택이 생일상 준비해 놓고 맞아주는 친구들 -
택이는 이 골목에 가장 늦게 이사왔다. 이 숫기 없는 부자가 왜 하필 이 동네로 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건 이 날 이 골목 네 명의 개구장이들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택이는 항상 우리와 함께였다. 골목은 그저 시간만으로도 친구를 만든다. 그렇게 우린 다섯이 되었다.
( ♫♬ ♫♬ 혜화동 ♫♬ ♫♬ )
오늘은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 적 함께 뛰 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 가는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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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그 시절, 기억나세요?
데모, 넉넉치 못한 환경, 마음만은 따뜻했던 아날로그 시대, 워크맨, 청바지, 신해철, 왕조현, 소머즈, 소피마르소, 키메라 선생님, 레밍턴스틸, 탐크루즈, 리처드기어, 뉴키즈 언더 블럭, 소방차, 다이하드, 인디아나 존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밤바, 빅, 지옥의 묵시록, 유콜잇러브, 탑건, 마지막 황제, 레인맨, 영웅본색2
고딩 2년...
덕선네 저녁 식사 - 오늘은 덕선이네 아빠 월급날, 금융 일을 하는 아빠, 하지만 마음씨 좋은 아빠가 빚보증을 잘못서서 집안 형편이 많이 안좋다. 가뜩이나 적어진 월급... 가져올 때마다 자꾸 형편 어려운 후배를 위해 책도 사주고, 물약도 사주고, 퇴근길에 할머니 콩나물도 한 솥 사오고... 그래서 엄마가 화내는 중. 이 집은 조용할 날이 없다.
아빠: "내가 어찌 모른 척 하겄는ㄱ...?"
엄마: "거(기)만 망했나?!! 우리도 망했다, 누가 누굴 도와주노, 지금!!"
아빠: "그래도 우린 가족도 다 건강하고... 그라고 뭐냐, 응, 공부도 잘하고!"
엄마: "덕선이 이번에 999등 했다, 노을이는 1000등이다 천등!!"
아빠: "우리 보라 있잖에, 보라, 대한민국에서 젤로 가는 서울대 학생아녀!!!"
성격 쾌활한 덕선이, 서울 올림픽 피켓걸로 뽑혀서 TV에 나올지도 몰라 밤 마다 피켓들고 워킹 연습 중, 학교에서는 2교시 수업만 하고 경기장에서 연습하고 그랬는데... 덕선이와 언니 보라는 성격이 180도. 웬수 지간.
정환이네 - 스틸 컷이라서 뒤에 정환이네 아빠가 잘 안 보이는데, 저거 부채도사 개그 하는 중임. 개그가 생활임.
아줌마는 그 개그들을 너무 너무 싫어해서 이혼 하겠다며 협박 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개그하다 간혹 얻어 터짐
이 동네에서 딱 하나 덕선이만 정환이네 아빠 개그에 정말 재밌게 리액션을 해 줌.
선우네 - 아빠 죽은 후 동생 진주와 엄마, 그렇게 셋 이서 살고 있음. 이 동네에서 제일 가난함.
선우네 엄마는 동네 잔일 찾아 다니며 돈이 없을 때 정환이네 엄마한테 자주 빌림. 선우는 전교 회장임.
정환이네 엄마가 이 동네 아줌마들의 언니 역할을 함
갖고 싶은게 많지만 덕선이 꺼는 별로 없어요. 집안 형편도 생각해야 하고. 그래도 성격 좋은 덕선이는 잘 참아요.
선우는 엄마한테 학교에서 있었던 일 하나도 빼지 않고 세세하게 다 얘기하는데, 정환이는 엄마한테 하나도 얘길 하지 않음. 그래서 애들 얘기 할 때 정환이네 엄마는 할 말이 없음. 공부는 반에서 상위권인데 시험 봤었는지, 학교에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친구들과 뭘 하는지, 준비물 뭐가 필요한지 아무것도 모름.
덕선 엄마 : "아이고, 우리 정환이 큰 일 날 뻔했네, 다친데는 없고?"
선우 엄마 : "다친덴 없고 (깡패한테) 돈하고 운동화만 빼앗겼단다. 우리 정환이가 즈그 엄가 걱정할까봐 말 안했나보네"
정환 엄마 : (...)
보라 생일 (며칠 차이 안나는 덕선이 생일도 겸사 겸사 한 꺼번에 하는 걸로)
생일상인데, 덕선이 왜 우냐고? 올해는 제발 생일상 따로 차려 달라고 했는데, 올해도 또 언니 생일에 촛불만 껐다 다시 켜놓고... 고2인데, 화가 안나겠어요? 서럽죠. 밥 먹을 때마다 계란 프라이는 노을이가 먹고, 덕선이 한테는 콩자반만 주고, 닭다리는 언니가 먹고...노을이만 아이스크림 사주고... 더군다나 오늘 덕선이는 피켓걸에서 잘렸어요. 마다가스카르가 정치문제로 올림픽 불참 통보를 해 왔거든요. 그 사실을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너무 속상했던 덕선이. 그러다가 생일상에서 서러움이 확 터져 버렸어요
이 날도 뭐 그리 특별한 건 없었다. 둘째 딸의 서러움이야 늘 그랬으니까... 세상의 모든 둘째들이 그렇듯이 언니는 언니라서 동생은 동생이라서 항상 양보하며 살아야 했다. 그래도 나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엄마 아빠만은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어쩌면 가족이 제일 모른다.
1988년 9월 17일 (제 24회) 서울 올림픽 개막!!
덕선이 정말 운 좋게도 벌점 많아 짤린 애 대신 선수단 피켓을 들게 됐다.
정환이 방 : 정환아, 엄마 한테 할 말 없니?
개막 행사 끝나고 집에 오는데, 덕선이를 기다리던 아빠.
생일 축하 다시 해주는 아빠. 아빠 엄마가 미안해! 잘 몰라서 그래. 첫째딸은 워떠케 갈쳤는지, 둘째는 워떠케 키웠는지 막둥이는 워떠케 사람 맹글어야 될 지 몰라서. 이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어. 아빠도 아빠가 처음인께. 그런께, 우리 딸이 쫌만 봐줘. 우리 딸이 언제 이렇게 예쁘게 잘 커서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그나저나 우리 덕선이 시집가버리면 아빠 서러워서 워떠케 사나... ^^
결국 가족이 제일 모른다. 하지만 아는 게 뭐 그리 중요할까? 결국 벽을 넘게 만드는 건 시시콜콜 아는 머리가 아니라 손에 손잡고 끝끝내 놓지 않을 가슴인데 말이다. 결국 가족이다. 영웅, 아니 영웅 할배라도 마지막 돌아갈 제 자리는 결국 가족이다. 마지막에 보듬어 줄 내편, 결국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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