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20부작 응8 줄거리 입니다. 가능한한 내용을 모두 담으려 하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지만 3~4분이면 한 회를 읽을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전철이나 조용한 도서관에서 눈으로 읽기에 적당한 분량입니다. 유튜브는 보고 나면 하나도 안 남죠? 공부하다가 일하다가 잠시 휴식할 때 눈으로 즐감하세요.
선우: "... ..."
보라: (뚫어지게 선우를 한 동안 보다가 대수롭지 않게) "나도 너 좋아해 (뭐, 어쩌라고)"
선우: (진지한 표정으로) "장난 ... 아닌 거 아시잖아요 ... ..."
보라: "... ..."
선우: "진심이에요"
보라: (결심한듯) "나 남자 친구 있어"
선우: "(대수롭지 않게) 알아요"
보라: "그리고 나 한 번도 너를 남자라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선우: (끄덕이며) "네, 알아요"
보라: (한 숨 쉬며) "아... 사람 불편하게 이런 얘기를 왜 해?!"
선우: "누나... 저 신경... 쓰여요?"
보라: "아니... 좋아하는 건, 니 맘인데, 난 분명히 얘기했다!!"
선우: "네, 신경쓰지 마세요"
보라: "그럼 신경 안쓰지, 내가 널 왜 신경써?! 쪼그만게 까불고 있어"
선우: (말 없이 손을 뻗어 보라 머리 위를 털어 준다) ㅋㅋㅋ
보라: "아, 됐어. 하지마! 나 피곤해. 간다!"
(뒤돌아 집으로 가다가 다시 돌아와 코트 다시 벗어주며) "나 진짜 이런 걸로 너하고 엮이고 싶지 않거든. 오늘 일은 우리 둘만 아는 거다. 알았지? 영원히 덮자. 어!"
선우: (고개만 끄덕)
보라: (안쓰러웠는지...) "(선우 어깨 토닥여주며) 고맙다"
선우: (말 없이 함박 눈 맞으며 멀어져 가는 보라를 보면서 그대로 그 자리에 서서 눈물을 삼킨다)
1988-12-18 일요일
정봉: "모두 모였으니까 본격적으로 마니또 게임을 시작하겠ㅅ"
보라: (정봉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불같이 화를 내며) "뭐!! 뭘 한다고! 이 씨"
정봉: (깜짝 놀라 심장을 만지며) "어... 휴... 보 보라야, 조금만 작게 얘기하면 안될까? 내가 심장이..."
보라: "그럼 지금 이것때문에 부른거야? 바빠 죽겠는데!!!!"
택이: (손들며 작은 소리로) "형, 저도 기원 가야 돼요"
정봉: "다들 바쁘시니까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딱 일주일.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자신의 마니또에게 숨어서 잘해주면 되는 것 입니다. 물론 선물이 기본입니다. 참고로 저 같은 경우에는 제 4회 대학가요제 LP가 갖고 싶습니다"
동룡: "(정환이 보면서 속닥속닥) 니네 형, 갑자기 이거 왜 하는 거냐?"
정환: "(속닥속닥) 우리 형 요새 LP 모아. 대학가요제 LP 모으는데, 4회만 없어"
덕선: "(속닥속닥) 니네 집 돈 많잖아"
정환: "(속닥속닥) 엄마가 한 장만 더 사면 죽여 버린대. 시험 발표 날때까지 우리 형 용돈 없어. 거지야"
ㅋㅋㅋ 동룡이 마니또는 동룡이. 나머지는 모름... ㅋㅋ 자, 이상! 해산!
선우가 왠지 모를 흐뭇한 표정으로 대문을 나서자, 심기가 불편해진 덕선이 바로 뒤따라 나와 선우를 불러 세운다.
덕선: "야!!! 너 거기 서봐!"
(선우한테 달려들어 바지를 막 뒤지더니 마니또 적힌 종이를 찾는다)
선우: "야, 야, 왜 이래, 야, 왜 이래?! 뭐 하는 거야?!"
(종이엔 '보라'라고 적혀 있다)
덕선: "(분해서 어쩔줄 모르며) 으아앙아아이 씨!!!!!" (종이를 내던지고 선우를 불같이 노려보며) 너! 진짜 재수없어!!! 으이씨 (이번에는 다시 집으로 뛰어 들어간다) "
덕선: (방 밖에 언니가 이 닦고 있는데 언니 옷을 마구 뒤진다) (마니또 종이를 찾아 확인해 봤는데 거기엔 '선우'라고...) "으이이이 ... 으아 (짜증 10000%, 분을 못참아 방바닥을 뒹굴며 마구 소리를 질러댄다) "
참고) 오후에 정봉이 형과 노을이가 서로 마니또임이 밝혀졌음
아직 모르는 건 그럼... 택이, 정환이, 덕선이
한창 아이디어들을 내고 있는데 정환 아빠가 삼천포로 빠짐.
정환 아빠: "아이고, 택이 아빠에 비하면 우리 집 사람은 고만 먹고 노는 식충입니다, 식충이 ㅎㅎㅎㅎ"
정환 엄마: " (고개를 훽 돌려 정환 아빠를 무섭게 째려보며) 지금 뭐라고 그랬어?"
덕선 아빠: " (갑작스런 살기를 직감하고) 아이, 언능 잘못했다고 빌어. 잘못했다고!"
정환 아빠: "(정환 엄마 달래며)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내가 어디 진짜 그렇다 카드나"
(정환 엄마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줄곧 정환 아빠를 째려 보고 있다)
덕선 아빠: "아, 언능 사과해!! 삭삭 빌으랑께"
정환 아빠: "에이, 뭐 이런 일로 사과까지..."
"사과는 됐고 (분위기를 전환하며) 오과 할게, (손가락을 전부 펴 보이며) 오과 ㅎㅎㅎ"
정환 엄마: (결국 폭발해서 정환 아빠를 마구 팬다) "으이구 (퍽, 퍽) 쫌 (퍽) 말같지 (퍽) 도 않은 (퍽 퍽), 아 쫌..."
정환 아빠: (얻어 터지면서도 웃어대며) "와?? 사과 보다 오과가 더 높은긴데. 오과가 더 센기다 ㅎㅎㅎ"
(더 화가 난 정환 엄마가 지칠줄 모르고 마구 마구 패기 시작. 웃긴 건 이웃 집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볼일들 보는 거...)
"그럼, 육과 육과, 아니 칠과 칠과 할게" (매를 벌어요 ㅋㅋ)
정환: "너 보라 누나 좋아하지?"
선우: (깜짝 놀라) ...?
정환: "우연히 들었다, 눈 오는 날. 대문 뒤에서"
선우: (난감해 하며) "비밀이다"
정환: "당연하지, 새끼야! 아무한테도 말 안해. 난 당연히 덕선인 줄 알았는데..."
선우: "왜 당연히 덕선이야?"
정환: "덕선이가 더 이쁘잖아"
선우: "뭐?!!" (어라? 이 새끼?)
정환: (아차 싶었는지...) "... 못생긴 애들 중에서 제일 이쁘다고"
선우: "(황당해하며) 뭔 소리야...? 못생겼다는 거야, 이쁘다는 거ㅇ?"
정환: (갑자기 급 발진하며 큰 소리로) "못생겼다는 거지!!!"
선우: "헐... 참 (너털 웃음)"
- 독서실 -
보라 마중가려는 선우 -
선우: "야, 도롱뇽, 집에 가서 자. 벌써 10시간 잤어"
동룡: "여기가 더 편해. 집에 학주 있어. 오늘 일요일 이잖아. 너, 가. 난 밤에 갈거야" (눈 감고 다시 잠)
(선우가 영한 사전으로 동룡이 머리 베어주고 스탠드 꺼주고 안경 벗겨 책상위에 올려놓고...)
동룡: "(눈 감은채) 선우야, 밖에 비오지?"
선우: "그런 거 같다"
동룡: "비 소리 캡 좋다"
보라: "나 비 맞는 거 좋아해!"
선우: "거짓말"
보라: "내가 거짓말을 왜 해? 나 진짜 비 맞는 거 좋아하거든!
말 없이 보라를 보다가 선우는 우산을 보라 손에 쥐어 주고 '저 먼저 갈게요'하며 빗 속을 뛰어 간다.
보라: "야, 선우야! 야!!!!"
선우: (멀리서) "내일 아침에 찾으러 갈게요. 내일 봐요!"
덕선: (드라마 보면서) "저 장갑 이쁘지? 나도 핑크 캡 잘 어울리는데..."
정환: "이미연이니까 잘 어울리는 거야"
덕선: "말을 해도 꼭... 이 씨... 누가 너 보고 사달래?"
정환: "누가 사준데?"
덕선: "됐어. 택이한테 사달라고 할 거야"
정환: "택이가 왜?"
덕선: "택이가 내 마니또니까?"
정환: "택이가 니 마니또라고?" (앗, 넘어갔네, 정환이...)
덕선: (급히 일어나 앉으며) "그럼, 너야? 너지?"
정환: (약간 당황해서) "아... 아니... 나, 아닌데"
덕선: (투과해 보려는 듯 노려보며) "너 아니면 택인데... (다시 엎드려 TV 보며) 제발 택이였으면 좋겠다"
- 며칠 뒤 -
택이: 결승이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그 날 아빠 생신인데, 많이 늦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아빠: 아효, 이 나이에 생일은 무슨. 니 일이나 신경 써!
택이: 혹시 뭐 갖고 싶으신 거 없어요?
아빠: 없어, 없어 아무것도 없어
택이: 아 참, 내일 촬영이요. 박 기자님이 부탁한 거라서 거절을 못했어요
아빠: 괜찮아, 딴 사람도 아니고 우리 택이 팬 클럽 회장님이신데 뭐. 그 정도 부탁은 들어 드려야지 허허
인터뷰 중에...
택이 아빠: "태몽이... 태몽이... 아 휴... 정확하게 잘 기억이..."
박 기자: "네, 어... 아버님. 돌잡이는요? 뭐 잡았어요?"
택이 아빠: "돌잡이도 잘... 죄송합니다"
박 기자: "아니에요, 그럴 수 있죠. 저희가 최택 6단 새해 운세를 보려고 하거든요. 생년월일이...?"
택이 아빠: "1971년 10월 8일이요. 시간은요? 시간까지는 잘... 죄송합니다"
박 기자: "괜찮아요. 아빠들은 원래 이런 거 잘 몰라요"
...
덕선이네 식사중에 택이가 부산의 한 호텔에서(국내 바둑 대회) 덕선이에게 아빠 선물로 뭐가 좋을지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택이가 자기 마니또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던 덕선이가 시끄러운 TV 소리 때문에 잘못들어서 자기한테 줄 선물 묻는 걸로 착각하고 '분홍색 장갑'을 사라고 했다. 택이가 누군가... 그대로 했다.
촬영을 마치고 혼술 중인 택이 아빠. (선우 엄마가 찾아왔다가 함께 술친구 해 줌)
택이 아빠: "선우 태몽... 아직도 기억 하려나?"
선우 엄마: "말이라꼬... 내 오늘도 또 꾸라고 하면 똑같이 꾼다. 용 한 마리가 폭포 중간으로 삭 올라가다가 낼 보더니 고개를 확 돌려뿌리는 기라. 여의주 있잖습니까? 이만한 걸, 내 치마에 탁 던져뿌고 샥 올라갔다 아입니까 ^^"
택이 아빠: "선우... 태어난 시는? 저 몇시에 태어났는지 당연ㅎ"
선우 엄마: "새벽 4시 57분. 돼지 밥 줄때. 내가 제발 5시 전에 나온나 나온나 했거든. 그런데 딱 3분전에 나왔다 아입니꺼. 태어날 때부터 지 효자 아니라 칼까봐. ㅎㅎ 근데 왜요? 갑자기 그건 뭐 한다꼬 묻는데?"
택이 아빠: "오늘 기자가 묻더만... 근데 알 수가 있어야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니깐, 뭐... 대답도 못하고...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ㅇ... 허허... ... ... 우리 택이한테, 너무 미안해... 택이 엄마가 살아 있었으면 다 기억했을텐데...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아빠는... 아무 쓸데가 없다... 내가 아니라 차라리 엄마가 살았으면..."
1988-12-23 금요일 쌍문고 쌍문여고 방학식
덕선: "너, 아직도 안 갔냐?"
정환: "어, 늦잠 잤어. 가자 ... 야, 안 춥냐? 한 겨울에 뭐하는 짓이냐?"
덕선: "오늘 방학식 끝나고 애들이랑 압구정 가기로 했어" (* 압구정에 맥도날드 1호점 개점)
(심형래 캐롤. ♫♬ ♫ 종이 울려서...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 ♫)
자현: "야, 근데 다들 짝들 있는데, 우리끼리 이게 모냐?"
덕선: "언젠 뭐 안 그랬냐?"
미옥: "야, 너 남자 친구라도 불러. 햄버거 좀 사달라고 그래"
덕선: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이것들이 진짜!!"
자현: "(미옥을 보며) 야, 남자친구 아니래. 딴 사람 좋아한데"
미옥: "정말?! 진짜? 웬열..."
덕선: "(주먹 불끈쥐고 미옥을 향해) 너 이씨..."
미옥: "야, 그럼 그 옆에 있던 딴 애라도 불러... 바둑이 바둑이 불러!"
덕선: "택이 부산 갔어. 내일 밤에나 와. 도롱뇽 부를까? 안경 쓴 애"
자현: "됐고. 아, 걔 오라고 그러면 안돼? 왜 그 키크 마르고 눈 찢어진 애"
미옥: "전교 회장 옆에 무섭게 생긴 애?!"
덕선: "정환이?!!! 개정팔?!!! 걘 안 올껄.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다. 성질 캡 드러워! 아, 싫어!"
미옥: (정색하며) "올지도 모르잖아. 야, 친구를 위해서 전화 한 통도 못해? 우리가 그런 사이야?!"
자현: "저기... 근데요. 덕선이와 진짜 많이 친하신가봐요. 전화 한 통에 여기까지 달려오시고"
(쌍문동에서 압구정까지 한 시간 넘게 걸렸을텐데...)
정환: "아,... 그게 아니라요. 전 쟤가 혼자 있는 줄 알고... 잠깐 주문하고 올게요"
미옥: "웬열 웬열, 야, 이번엔 진짜야, 진짜 리얼해"
덕선: "야, 개정팔!"
정환: "뭐?"
덕선: "너 내 마니또지? 이상하다 내 마니또는 택인데..."
정환: "야, 아흐... 내가 왜 니 마니똔데...?"
덕선: "니가 내 마니또니까 왔지, 아니면 니 성질에 강남까지 왔겠냐? 미쳤어? 나도 그 정도 머리는 있어"
정환: "나 니 마니또 아냐"
덕선: "그만 우기시지"
정환: "내 마니또 택이야. 집에가서 쪽지 보여줘?"
덕선: "그럼, 너 왜 왔어??"
정환: "아 흐... (깊은 한 숨)"
덕선: (짜증스런 표정으로) "왜에.??"
정환: (답답해 하며 덕선이 쳐다보다가 덕선이 머리를 마구 헝클며) "으이구"
덕선: (짜증나서) "아, 왜이래, 정말 미쳤어?"
정환: (덕선이 볼을 양손으로 붙잡고) "요 머리로 잘 생각해 봐! 내가 왜 왔는지! 알았지? 하아..."
정환이 돌아서서 혼자 집으로 들어간다.
덕선: (혼자가는 정환을 보며 이해하지 못해) "왜 저래, 진짜 미쳤나?"
1988년-12-24 토요일
보라: "뭐냐?"
선우: "선물이요"
보라: "야, 나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그랬지? 이런 건 진짜 부담스러워!"
선우: "누나, ... 누나 제 마니또예요 ... 마니또 선물, 오늘 까지라서요"
선우는 장갑을 보라 손에 쥐어준다.
선우: "저 갈게요 (돌아서려다가 갑자기 보라의 양팔을 잡으며)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바로 돌아서 가는 선우.
보라: "(부담스러운데...어쩔 수 없지 하는 표정) (왠지 처음 느껴지는, 뭔가에 빠지는 듯한 이상하지만 나쁘지는 않은 묘한 기분) ..."
택이한테 받을 분홍색 장갑을 기대하며 추운 골목길에서 택이를 기다리던 덕선. 밤 11시 반.
덕선에게 인사만 하고 아버지 생신일이 지나기 전에 급히 집으로 들어가는 택이.
덕선: "(멍~~ 이게 아닌데...) 택아! (그냥 가면 어떡한데...)"
택이: "덕선아, 진짜 고마워. 덕분에 장갑 잘 고른 것 같애"
노을: "누나 여기서 뭐해? 큰 누나랑 또 싸웠어?"
덕선: "노을아, 아무도 나 안 뽑았나봐. ... 나는 마니또도 없어. 난 사랑받을 자격도 없는 아이야?"
(신형원, 개똥벌레 ♫♬ ♫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수 없네-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걸... ♫♬ ♫)
노을: "택이 형이 장갑 사준다고 했다며?"
덕선: "내 꺼 아냐, 아빠 꺼래"
노을: "헉... 웬열"
덕선: (노을이 돌아보며) "죽여버릴까, 최택?"
노을: "안돼! 택이 형 오늘 졌어. 반집패. 그러니까 괜히 택이 형한테 난리 치지 말고 그냥 팔자려니 생각해. 그리고 지금 택이 형은 마니똔지 뭔지 기억도 못할걸. 그 형이 지금 마니또 신경 쓸 군번이야?"
택이: "덕선아, 미안해. 완전 까먹었어. 진짜 미안해"
덕선: "뭐가?"
택이: "나, 마니또, 너야"
덕선: "(정신 번쩍들어서 일어나 앉으며) 맞지? 내 마니또 너 맞지?"
택이: "어, 맞어. 근데 정신이 없었어. 미안해. 진짜 미안해"
덕선: "괜찮아, 니가 지금 마니또 신경 쓸 군번이냐? 그리고 나도 마니또 별로 관심이 없었어. 그냥 애들이 다 하니까 궁금해가지고 그런거야. 괜찮아"
택이: "선물 뭐 갖고 싶어? 다 사줄게"
덕선: "아냐. 됐어"
택이: "얼른 얘기해. 셋 센다. 하나..."
덕선: (망설임 없이) "장갑! 핑크색 장갑, 앙고라"
택이: (상황이 이해된 듯, 웃으며) "그래, 알았어. 아빠 꺼랑 똑같은 걸로 사줄게"
덕선: "얼른 들어가, 춥다"
택이: "알았어, 잘자!"
덕선: "너도" (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어간다)
1998-12-25 일요일 이른 아침
그런데 마침 잠에서 덜 깬 부시시한 얼굴로 나온 선우의 말...
선우: "무슨 일 있어요?"
정환 아빠: "진주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눈사람 갖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는데 다 녹았삐다"
정환 엄마: "지금 다시 만들기는 힘들겠지?"
덕선 엄마: "아이고, 진주한테 미안해서 어쩌노?"
선우: "진주가 눈사람 갖고 싶대요?"
선우 엄마: "그래, 니 동생 진주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눈사람 갖고 싶다고 해서 만들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다 녹아뿌려 어이하노"
선우: "둘리 슈퍼에 파는데... 눈사람 둘리 슈퍼에 팔아요"
덕선 아빠: (눈을 크게 뜨며) "그게 뭔 소리대?"
선우: "진주가 아이스크림을 눈사람이라고 하잖아요"
동네 사람들: (황당...)
선우: "가서 사 올까요? 몇 개"
지구에서 종교가 존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세상에 아들내미, 딸내미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든 붙들고 그들의 안녕과 행복을 빌고픈 부모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하나님과 부처님, 알라신,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는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아침에 밖에 나갔다 들어오던 노을이가 찜찜한 표정으로 뭔가 가지고 들어와 덕선이에게 내민다.
덕선: "뭔데?"
노을: "선물"
덕선: (상자를 열어보고 입이 귀에 걸려) "어머 하하하하, 어머 얘는 이거 언제 샀데... 백화점 문도 아직 안 열었을텐데. ^^ 택이 아직 밖에 있어? 아직 안 갔지?"
노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거 택이 형이 준 거 아닌데!"
덕선: (엉?)
노을: (이해 안된다는 표정으로) "정환이형이 준거야, 누나 크리스마스 선물이래"
덕선: (눈이 동그레지며)" 엉?"
노을: (방을 나가며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 "그 형, 미쳤나봐!"
덕선: (뭐지? 하는 표정)
이제 더 이상 산타를 믿지 않는 나이였고 마니또 게임에 설레지 않는 나이였다. 몰래 두고 가는 선물과 비밀스레 전해지는 은근함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나이였다. 담아두자면 목구멍까지 차올라 숨이 가빴던 그 두근거림, 털어놓자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그 쑥스러움. 못 견디게 티내고 싶지만 들키기는 싫었던 쌍팔년도의 그 설렘. 우린 열여덟이었다.
(정환이 마니또는 택이, 택이 마니또는 덕선이, 그럼 덕선이 마니또는 정환이었잖아?!... 뭐냐, 성덕선!)
마니또 결과)
정봉 - 노을 : 서로 OK (정봉이형 마니또 목적 달성)
보라, 덕선 : 베푼 건 없고 받기만. 한 쪽만 OK
선우 : 보라한테 접근 기회가 됐음
택이 : 덕선한테 접근 기회가 됐음
동룡 : 아무 것도 아닌... 무의미
정환 : 덕선에게 맥도날드 호출에 응해주고 장갑 선물 주기만. 그것도 마니또와 무관한 순수한 마음 --> 근데 무시됨 (정환의 평소 행동 때문 아닐까? 오죽하면 개정팔이냐. 개정팔... 이런 건,... 돌리려면 정환이 더 적극적이어야 했음)
비디오 속)
박 기자: "저 한테 한 번 연습해 보세요, 사랑해, 한 번 해보세요, 네?"
택이 아빠: "그 말이야 하죠"
박 기자: "그러니까요, 뭐가 어렵다고. 네? 얼른 해보세요"
택이 아빠: "사랑해, 아들"
박 기자: "^^ 어머, 이렇게 금방 할 거면서. 한 번만 더요"
시간은 흐른다. 그래서 시간은 기여코 이별을 만들고 그리하여 시간은 반드시 후회를 남긴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해야 한다. 숨가쁘게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변하기 전에 말해야 한다. 어쩌면 시간이 남기는 가장 큰 선물은 사랑했던 기억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고백해야 한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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