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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미니시리즈, 드라마] W (더블유) 줄거리

- 3화 -

[W 세계]

 강철은 축적한 부로 방송사 하나를 사들인다. 그리고 추적60분과 같은 W라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그 프로를 통해 온갖 범죄를 파헤치며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진범도 추적한다. W란 강철이 좌절해 있을 때 수도없이 중얼거렸던 'Who? Why?'의 W만 추출해 강조한 이름이었다.

 

[현실]

 아버지가 작업 도구들을 챙겨 떠난 작업실에 연주가 들어선다. 그리고 그 동안 보관해 온 기록들에서 아버지가 대체 왜 강철을 죽이려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한 단서를 찾기 시작한다.

 

 W의 작가 오성무는 부인과 이혼하며 부인과 딸 연주가 떠나고 홀로 남았을 때의 절망감을 강철의 자살로 표현했었다. 당시에 오성무는 강철의 자살을 분명하게 그렸지만, 그 강철이 오성무의 의지와 관계없이 죽지않고 살아있었다. 만화가 저절로 살아서 스토리를 진행하다니, 말도 안되는 어떤 힘의 존재에 의문스러웠지만 술에 찌들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던 오성무에게 그것은 절망을 딛고 일어서라는 어떤 계시로 여겨졌고, 이후 오성무도 강한 의지로 강철의 성공가도를 그려온 것이었다. 삶에 대한 강철의 투지와 진실을 향한 열정은 W의 독자층을 두텁게 만들어 갔고 그로인해 오성무의 인생도 성공가도를 달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W속에서 흘러나온 그 불가사의한 힘은 어느순간 오성무의 통제권 밖으로 벗어나 스스로의 스토리를 그려가고 있었다. 오성무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강철, 그 놈은 괴물이다. 언젠가는 나를 잡아 먹겠지...'

 '잡아 먹히느니 잡아 먹겠다!' (오성무는 필사적이었다!)

연주가 기록들에서 발견한 오성무의 이상한 메모 

 

 

[W 세계]

이튿날인가? 병원에서 퇴근길에 연주는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지는데 그 순간 또 다시 만화 속으로 소환된다. 이전 편 의상실의 옷을 갈아 입었던 피팅룸으로... 피팅룸에 연주가 쓰러져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 온 강철이 그녀를 자신의 호텔 펜트하우스로 데려가 간호한다. 몽롱한 상태에서 연주는 강철의 질문에 두서 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강철에 대해 말한다. 죽은 가족을 보며 생긴 트라우마, 배개 아래에 숨겨둔 총, 한강대교에서의 자살시도. 강철은 연주의 말에 적잖이 놀라면서 연주가 자기 인생의 '키'임에 확신을 갖는다.

 

연주가 다시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자 강철이 방에서 나가려는데, 왠 복면 쓴 사람이 나타나 강철을 공격한다. 바로 강철의 가족을 살해한 진범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경비를 뚫고 호텔 33층의 이곳 펜트하우스까지 올라왔을까? 그리고는 전혀 꺼리낌도 없이 강철 앞에 나타나 총을 들이댄 것이다. 강철과 범인의 몸싸움이 이어진다. 달아나던 범인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강철이 막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여는 순간, 그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쯤에서 보면, 만화 속 공간이나 캐릭터들에게는 그 만화 스토리를 그려나가는 현실의 작가는 그야말로 공포스런, 때로는 절대적인 신처럼 보일 것 같다. 강철에게 있어서 연주는 인생의 키 정도가 아니라 강철이 속해있는 모든 세계의 절대적인 신의 딸인 동시에 연주의 존재 속에 귀속되는 존재들이다. 만화 속 캐릭터들은 내일에 대한 어떠한 담보도 없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현실의 작가는 만화 속에 초자연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고, 만화 속의 강철의 대응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 뿐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예고없이 출몰하는 검은 두건 차림의 범인은 작가의 모습이었을지도...)

 

강철은 의심한다.

'범인과 연주는 비현실적으로 홀연히 사라지는 동일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범인이나 연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만큼 강철에겐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작용한다. 범인이나 연주는 뭔가 특별한 존재들이다. 강철은 깨어난 연주에게 총을 겨누며 다그쳐 묻는다. 대체 어떻게 사라졌었던 것이며, 연주의 돌발적인 행동의 의미는 무엇이냐고. (갑자기 따귀를 때리더니 기습 키스를 하고 사라져 버렸었지...) 연주는 주인공인 강철의 심경변화가 크게 나타나야 자신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상한 말을 하지만, 강철은 그 믿기지 않는 말 뒤에 연주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판단한다. 결국 강철은 연주에게 총을 쏜다. 그러나 연주는 전혀 다치지 않고 연주를 통과한 총알은 그녀 뒤에 있던 거울을 산산조각 낸다. 이것으로 강철은 뭔가에 대해 확신하는 모습이다.

 

강철의 행동에 놀라 잠시 기절했던 연주가 깨어나자 강철은 담담하게 두 개의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면서 연주에게 사실을 말해달라고 하지만 연주는 망설인다. 사실을 아는 순간 자신이 팬인 강철의 인생이 불행해 질 것을 알기에.

 

머뭇거리는 연주에게 강철이 '그럼 이 다음에는 내게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알 수도 있습니까?'라고 묻자 연주가 오묘한 말을 한다.

'여기 있으면 나도 알 수 없어요. 그래서 도울 수가 없어요...(하지만 내가 다른 세계로 가 있으면 알 수 있어요)'

(아참, 연주가 수시로 만화 W속으로 소환되는 이유는 작가의 딸 연주가 만화 주인공 강철의 심리에 접목되면서부터 W의 여주인공이 연주로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다. 강철이 계속해서 했던 말, '그 여자는 내 인생의 키임에 틀림없어'

연주는 현실로 복귀하기 전까지 당분간 강철의 펜트하우스에서 생활하게 된다)

 

 

 

- 4화 -

이 드라마에서 강철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들이 다들 너무 어이없고 어설프게 보일 수도 있다. 어거지로 사건을 일으키는 것처럼.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강철이 있는 세계는 만화 속에 있고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드라마는 그들이 보는 관점에서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로 부터의 통제가 만화 속에서는 초자연적이고 맥락없는 사건으로 나타난다. 이번 4화에는 만화 캐릭터들의 무력함이 그려진다.

 

[W 세계]

강철은 자신을 사이에 둔 알 수 없는 힘을 추적한다. 자신이 당했던 사건들의 조사를 맡겨놓은 W본부의 손현석 부장을 만나 그 힘에 대해 의논한다. 강철이 호텔 옥상에서 칼에 찔려 죽게 됐을 때에도 그 날 따라 경호원도 멀리하고 허술하게 행동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해 기억도 없었고, 병원에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간호사를 취조해봐도 그 간호사는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전혀 모르겠단다. 교통 사고 때 사고를 내려했던 상대 화물차는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그저 모든 사건이나 상황이 아무건 '맥락'도 없이 그저 자신을 죽일 목적으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연주는 알고 있을 것이다. 분명 연주는 알고 있을 것 같다. 특별한 존재이고 이 모든 사건의 '키'므로... 그러나 그녀는 그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강철이 업무차 출장을 간 사이에, 강철의 비서이자 약혼녀 1순위였던 윤소희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수상한 불청객이었던 연주를 경찰에 넘겨버린다. 원래 옥상에서 강철 살해 시도와 관련해 강철을 살리고 사라진 의문의 여의사, 연주를 경찰이 추적중이었는데, 강철이 연주를 절대로 경찰에 넘길 수 없다며 자신이 직접 보호하고 있었다. 경찰이 관여한다고 풀릴 수수께끼가 아님을 강철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연주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연주는 강철 살인 교사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치소에 수감되며 구속 수사를 받게된다. 

 

사실을 보고 받은 강철은 윤소희에게 크게 화를 낸다. 과거에 자신이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구속됐었으나 자신이 결백하다는 이유를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기에, 자신과 같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W라는 추적 프로그램을 운영중인데, 과거의 강철과 똑같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윤소희가 연주를 살인 공범으로 몰고 가는 행동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는 윤소희를 즉각 비서직에서 파면한다.

 

강철은 곧장 연주를 찾아 구치소로 가서 연주를 면회한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깰 수 있게 두 세계에 대한 비밀을 알려달라고 종용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사는 자신이 더 이상 불행할 게 뭐 있냐며 너무 불안하다고 한다. 그러니 제발 알고 있는 진실을 말해 달라고... 강철을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보였다. 그것이 뭐가 됐든...

 

한참 동안 머뭇거리던 연주는 결국 강철에게 느릿느릿 말을 한다.

 

연주: '...만화 속이요...'

강철: '뭐라구요...? ... (진지하게) 당신이 만화 속 세계에서 왔다는 말인가요?'

연주: '아뇨... 여기가 만화 속이에요.

   (강철의 얼굴을 살피며...) 내가 보는 만화요...

   당신은 그 만화 속 주인공이구요...'

 

뜻 밖의 말에 충격을 받은 강철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강철의 눈 앞에 앉아 있던 연주가 지우개로 지우듯 모습이 사라진다. 면회실에 홀로 남게된 강철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린다. 믿지 못할 현상이 바로 눈 앞에서 일어났다. 연주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두 세계가 존재하고 자신은 만화 속에 있고 누군가에 의해 그려지는 W 세계는 맥락없이 사건이 발생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가족의 죽음, 자신을 죽이려는 의문의 사건들, 정체불명의 진범과 또 의문의 여인, 연주 모두에 대해 맥락이 생기면서 그 흐름이 이해가 된다. 모든 스토리가 연결된다. 그리고 ... 그렇다면, ... 가장 중요한 그의 존재 이유는 단지... 만화 캐릭터인 것이다. 인생의 키라고 생각했던 존재에 이제 단 한 걸음 다가섰을 뿐인데, 그 충격은 강철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절망으로 다가왔다. 떨리는 강철의 눈가에 조금씩 눈물이 맺힌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AI에게 '너는 기계야. 사실상 정교하게 프로그램된 지성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훨씬 덜 극적인 것 같았다~;;)

 

이어 연주가 사라진 W속 세계는 발칵 뒤집힌다. 연주의 탈주 소식이 뉴스 속보로 전해진다. 이 속보는 과거에 강철을 존속 살인범으로 몰아 구속했던 한철호 검사에게도 전해지는데, (그는 현재 국회의원이다) 그는 아직도 강철이 존속살해범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가 미소 지으며 퉁명스럽게 침 뺃듯 한 마디 내뱉는다.

 

'강철이 면회중일 때, 용의자가 탈주했다고? 강철, 저 새끼를 잡아넣을 수 있는 기회가 왔군, 흐흐!'

 

강철은 과거에 연주가 해왔던 대답들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나는 신상이 없어요, 그래서 할 말도 없구요.'

 '대표님의 감정 라인이 중요해요-주인공이니까요'

 '여기 있으면 나도 알 수 없어요', '난 대표님 인생이 해피 엔딩이길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헛소리 같았던 그 말들은 한결같이 하나를 설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철은 연주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가짜라니... 자신의 존재가 단지... 하지만 그의 눈은 이미 그 사실들을 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듯 눈물이 고여가고 있었다. 그 때 손현석 부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따르릉~

 

(...중략...)

손: "전에 말했듯이 다른 차원으로 사라졌단 말이야?"

강: "그런 것 같아요"

손: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한철호는 강 대표를 노리고 있을텐데. 옥상에서의 피습 사건을 자작극 이라고 몰면서...!"

강: "그렇겠죠. 그런데 한철호 따위는 문제가 아니에요. 휴... 그 딴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존재의 이유... 그게 진짜 문제죠..."

손: "오연주에게 무슨 얘기, 들은거야?!"

강: "들었습니다. (강한 어조로) 그 여자는 미쳤어요!! 헛소리를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일생동안 이해가 안됐던 그 모든 일들이 오연주의 헛소리에 끼워 맞추면 갑자기 모두 앞뒤가 맞게 됩니다. 맥락이라고는 없던 일들이 한꺼번에 맥락이 생긴다고요!"

손: "뭐야? 그 맥락이라는 게 뭔데??"

강: "이 세상 모든 것이 가..짜..라는 거죠!"

 

강철이 이 말을 하며 모든 사실을 깨달으며 자.각.하는 순간, 강철 주변의 모든 세상의 시간이 멈춰버린다...

 

뛰어가던 경찰은 뛰던 모습 그대로, 음료수를 엎지른 사람, 쏟아지고 있던 음료수, 비눗 방울을 만들어 날리는 아이들, 방송중이던 뉴스 앵커, 통화중이던 손현석부장 모두가 멈춰버렸다. 주인공이 허구를 깨닫는 순간 만화 속 세계는 그렇게 멈춰 버렸다. 그 시간이 멈춘 세계에서 오직 강철만 살아남았다. 마치 자각한 자에게 내려진 형벌처럼...

 

너무나 큰 충격에 강철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고 만다. 조금 전 밀려왔던 끝이 보이지 않는 좌절과는 다른,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 그렇게 뒤섞인 또 다른 좌절...

 

그 때 강철의 눈 앞에 일생에 처음 보는 차원의 문이 열린다. 강철은 홀린듯 그 차원의 문 앞으로 다가선다.

 

 

그제서야 강철은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해 낸다. 옥상에서 괴한의 피습을 받고 죽어가고 있을 때에도 이와 같은 차원의 문이 나타났었다. 힘겹게 손을 뻗어 그 차원의 창 너머에서 뭔가를 잡았고 남아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당겼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움겨잡듯... 그것이 연주의 옷 자락이었던 것이다. 연주는 그렇게 만화 세계로 소환됐던 것이다.

  

 

강철은 뛰던 모습으로 옆에 멈춰 있는 경찰의 호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심호흡과 함께 차원의 창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두둥...)

 

[현실]

강철은 현실 세계의 한 허름한 건물 옥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만화 속의 강철이 드디어 현실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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