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집에서 식빵 믹스로 빵 굽기 (집빵!)

C* 사에서 판매중인 식빵 믹스로 식빵을 만들어 봤어요. 성분은 알 수 없지만, 만드는 법은 아래와 같이 설명이 되어 있네요.

집에서 만든 빵, 집빵~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몇 몇 레시피대로 빵을 해봤지만,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빵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았어요. 가정에서 제빵을 하려고 하는 이유는 판매되는 빵이나 과자류에 당분과 나트륨, 그 밖에 각 종 화학 첨가물들을 줄이거나 아예 안 먹기 위해서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은 것 같네요. 유기농 우리밀과 약간의 소금과 설탕, 우유 정도로 만들어 봤지만, 식감이 떡 같은 느낌이 납니다. 저만 그런건가요? 아마도 그렇겠죠? 대체 왜 그런걸까?...


곰곰 생각하면서 마트의 제과코너를 한 바퀴 돌아 밖으로 나왔는데, 입에 식빵 믹스가 물려 있네요. 아, 그러니까 장바구니에요. 성분표 보다가 그냥 집어 넣었었나봐요. C* 사의 제품인데, 그냥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반죽을 해 보면, 반죽이 좀 너무 질긴 것 같기도 하고 뭐랄까 무딘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발효도 그다지 잘 안되는 것 같고, 오븐 스프링도 잘 안 일어나더라구요. 그런데 이 식빵 믹스로 대충 대충 만들어 보면서 많은 점에 있어서, 제가 집에서 했던 반죽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혹시 다른 분들 중에도 저처럼 집빵이 말을 잘 안들어서 대략 난감하신 분들이 있다면, 이 믹스로 비교해 보시면 분명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 반죽이 굉장히 가벼워요.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반죽을 저울로 쟀을 때 무게는 그 동안 제가 만들었던 반죽과 똑같아요. 하지만, 반죽을 잡을 때의 느낌이 전혀 달라요. 무게는 동일하지만, 이 식빵 믹스의 반죽은 굉장히 가볍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동안의 반죽이 찰흙같은 느낌이었다면, 이 믹스의 반죽은 팥 핑수 같아요. 대체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두 번째, 발효 상태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초기 발효 정도는 비슷한 것 같은데, 이 믹스 반죽은 대략 30분 정도 지나면서 부터 확연히 빠르게 부풀기 시작하더라구요. 대체 믹스 안에 뭘 넣은 건지 ㅎ.


반죽 좀 하다가 깜빡한 게 있어서 잠시 30분 정도 나갔다 온 사이에 지 혼자 막 부풀어 올라서 이렇게 되어 버렸어요.



깜짝 놀라 마저 반죽하고 끈기가 좀 생기자, 그냥 세 등분해서 빵 틀에 넣고 1시간 쯤 발효하고 그냥 구워 버렸습니다. 반죽할 때에는 얇게 편 후, 90도 정도 돌려 포개준다는 느낌으로 하면 됩니다. 제빵기 있는 사람은 제빵기에 그냥 퐁당 넣어주면 끝! 반죽기와 오븐을 이용해야 한다면, 먼저 반죽기에 넣고 저속으로 10분 정도, 중속>고속으로 5분 정도, 총 15분~20분 쯤 돌리면 됩니다. 밀가루 반죽에서 빛이 반짝반짝 나면 발효 과정으로 들어가도 돼요. 물은 레시피에 220ml 넣으라고 했는데, 조금 많은 것 같아 210ml정도만 넣었어요. 어라, 오븐 조리법에 210ml 넣으라고 되어 있었네! 레시피는 끝까지 읽어야 되는데 ㅋㅋ (아참, 제빵기는 물을 10ml 정도 더 넣고, 우유 사용시 10ml 더 추가).

그러나 오늘은 첫 발효부터 망침... 1차 발효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대략 식빵이 만들어 졌어요. 짜잔~

(주인의 노력이 없어도, 식빵 믹스의 변신 의지는 무척 강했다~! 빵이 빵빵하다)



반죽을 망쳤는데도 빵이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어지다니... ㅠㅜ

대체 저 식빵 믹스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걸까요? 빵도 굉장히 부드럽네요. 맛도 아주 좋고요. 솔직히 마트 제과 코너에서 사온 빵 보다 더 맛있어요.

빵 표면이 약간 딱딱한 느낌이 좀 있고요. 어쨌거나 맛은 정말 좋네요. 조미료 만드는 회사라서 그런가...

어쨌거나, 뭐,;; 건강 생각해서 집에서 만드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인스턴트 식품이네~~ ㅎㅎ 그럼, 어때 맛있는걸~




가정에서 제빵이 잘 안되는 분이 계시다면, 저 처럼 믹스 상품으로 한 번 시도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 뭔가 다른 점들을 깨닫게 될 거예요. 제 경우에는 레시피가 좀 다른 점도 있지만, 특히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이스트였어요. 이 믹스에 사용된 이스트는 냄새도 거의 안납니다. 제가 사용중인 이스트는 냄새도 좀 나고, 왜 이렇게 약한건지... 다른 이스트로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식빵 좀 달아요. 당분에 민감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먹어도 달아요. 믹스 안에는 2 봉지가 들어 있는데, 한 봉지가 저 큰 식빵 하나로 변신합니다. 칼로리는 1500Kcal 정도입니다. 달기 때문에 커피를 새미 블랙으로 하고 야채 반찬과 함께 먹으니까 밥 생각은 도망갔어요. 빵은 야채와 꼭 함께 드세요. 안 그러면 위장, 췌장 고생하는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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