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조영, 그 촬영지를 다녀왔어요. 드라마 종영한지 꽤 지나서인지 촬영 당시 사용됐던 세트들이 이젠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규모가 컸던 사극인 만큼 세트장의 넓이도 아주 넓고 건물들도 많이 있습니다. 속초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 번 쯤 둘러보시길 권해드려요.





안시성 전투의 현장. 이곳이 세트장 입구입니다.

성벽에 전투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 흔적이 새겨져 있네요. 이세민이 안시성 전투를 위해 쌓은 토산은 없어요. 촬영할 때 다 무너 뜨렸으니까요. 어쨌거나 그 날의 가슴 벅찬 승리의 함성이 지금도 들려오는 듯 합니다. 멀고 먼 세월을 돌아 돌아, 지금 우리는 평화로운 일상에서 이 안시성의 성문을 열어 봅니다.






이것은 세트장 전체 지도 입니다. 지금 우리는 2번 위치에 있어요.







아래 사진은 성문 안쪽에서 바라 본 풍경입니다. 저 성벽위에서 양만춘 장군과 대중상 장군이 전투를 지휘하셨죠. 이런 성벽으로 100만의 대군을 막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성곽위에서는 장군들이 방패로 화살을 막으며 전투 명령을 내리고 저 옆 좁은 계단으로는 쉴새없이 화살과 끓는 기름 단지들을 나르고 전령들이 오가며, 제가 서 있는 이 광장에는 엄청난 양의 화살이, 비가 내리듯이 쏟아지고 중간 중간 거대한 바위 덩어리와 불 붙은 화염구가 떨어져 내리고 온 사방에 화재로 인한 연기와 잿가루가 날리고 비명 소리와 함성 소리가 끊이질 않는 그런 모습이겠죠. 야간전일때, 밝은 불빛이라고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화염구와 불 붙은 화살, 여기 저기 피워놓은 횃불이 전부일거예요. 너나 할 것 없이 우는 아이들을 달래고 물과 기름을 끓이고 환자들을 돌보며 그렇게 몇날며칠을 잠도 못자고 쉬지도 먹지도 못하며 정신없이 빠쁘게 쓰러질때까지 분주한 전쟁속의 일상을 상상해 보니, 백성들이 느꼈을 고통, 그 역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말 없이 간직하고 있는 저 성벽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전쟁이 멈추면 백성들이 단란한 일상을 보냈을 집터와 거리들이 왠지 낯 설지 않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거리의 수 많은 행상과 뛰노는 어린이들, 가축을 모는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 노래하는 사람들, 장기두는 사람들...








문득 당시에, 성 안에서 살던 백성들의 생활상이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것 저것 상상을 하면서 둘러 보았습니다. 혹시 마네킹들이 있나하고 찾아봤지만 마네킹은 별로 없네요. (아참, 의복을 전시해 둔 곳에 몇 몇 있기는 했지만...)


마네킹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면 시간 여행도 훨씬 재밌었을 텐데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아마도 이 세트장이 드라마를 한 편만 찍으려고 만든 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곳곳의 안내를 보면 촬영한 드라마 목록이 있는데, 대조영 외에 다른 드라마 제목들도 여러 개 있었어요. 대부분 사극들이지요.




고구려의 세 발 달린 새 깃발. '삼족오' 깃발입니다. 고구려 곳곳에 삼족오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겠죠? 이 깃발 아래에 수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훈련도 하고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가 싸우기도 하고요. (저 뒤에 있는 현대식 건물을 뒤늦게 봤네요)



한참 걷다보니 샘물을 찾았습니다. 모터로 돌리는 세트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 촬영지가 설악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보니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물병에도 가득 채운 후, 당나라 장안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샘터는 성 안 제일 끝 쪽에 딱 한 군데 있습니다. 지도에서 11번 부근이었던 것 같아요.





가는 길에 고구려 토종 닭이 보이네요. 이곳 관리하시는 분이 키우는 닭인가봐요 ^^



 


이곳은 당나라 장안성 입니다. 고구려가 망한 후, 이문의 손에 개 끌려오듯 끌려온 대조영이 이 거리에서 엿새 동안 물 한 모금으로 버티며 묵여 있었습니다. 많은 당나라 인들이 욕하며 지나다녔을 이 거리.





여기 태후의 정원에 있는 정자에는, 잎사귀는 없고 온통 꽃 봉오리만 달린 희한한 나무가 있었습니다. (진짜 살아있는 나무 입니다) 폰카로 찍어서 색이 영 말이 아닌데, 실제로 굉장히 화려해 보였습니다. 방문했던 모든 분이 여기서 한 컷씩 찍었습니다.





황궁입니다. 황궁 앞에 있는 용 조각은 여러 사극에서 자주 봤었네요. 드라마에서 이 문양을 비출 때, 뒤 배경을 보면 어김없이 여기더군요 ^^








참고)


촬영 세트장 안에는 여러 명이 함께 탈 수 있는 자전거 대여소(1시간 만원), 꼬마들 타는 전기자동차, 도자기 체험장, 양궁장(10발 3천원)들이 있습니다. 군데 군데 기울어진 벽들은 무너질수도 있으므로 아이들은 조심해야 되고요! 



하루안에 대조영 몽땅 보기 (다시 보기)


대조영 삽입곡, 배경음악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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