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영화 줄거리

레이디어스, 2017 Radius Review


(캐나다 산 SF 스릴러입니다)


이 글에는 영화의 줄거리가 모두 들어있습니다. 글이 좀 깁니다. 10분 정도 분량입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있는 분들은 지금부터 함께 영화를 감상해 보시죠.

한적한 시골마을, 천둥 소리가 잠잠해질 무렵, 사고로 뒤집힌 트럭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깨어납니다.
뒤집힌 차에는 '하트웰 조경'이라고 인쇄되어 있네요. 조경업자인가 봅니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남자는 도로를 따라 걷다가, 마침 지나가는 차를 보고 손을 흔들어 세우려 합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 차가 남자를 향해 오는가 싶더니, 남자를 지나쳐 길 밖 도랑에 처박히고 맙니다. 도움을 받으려 했는데, 오히려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 된거죠. 가만히 운전석으로 다가가는 남자. 아니! 그런데 여성 운전자가 죽어 있습니다! 남자는 휴대전화를 꺼내 도움을 청합니다. "여기 '우드모어 군' 입구인데, 사고당한 사람이 있어요, 죽은 것 같아요" - "진정하시구요, 지금 전화하신 분의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그런데, 자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억상실)
뭔가, 불길한 느낌... 주머니를 뒤져 지갑에서 운전면허증을 보고서야 '내 이름이 리암 하트웰 인가보군!'.




그런데 그 순간! 여자 운전자가 죽어있던 차위로 까마귀 한마리가 죽어서 쿵하고 떨어집니다. 인적도 없고 날도 저무는 것 같은데,... '아, 씨. 깜짝이야! 된장, 까마귀. 왜 갑자기 옆에 떨어지고 x랄이야'



서둘러 그 곳을 떠나 민가를 찾기 시작한 리암.
한 음식점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음식점 안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 죽어있습니다. 눈이 하얗게 돼서...
(뒤에 나오는데, 뇌가 녹아서 죽은 것이라네요)



당황한 리암은 음식점 밖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마침 음식점에 들르기 위해 다가오던 트럭 운전사도 죽어 있습니다. 여기까지 차를 몰고왔다는 것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아 있었다는 거잖아요!? 왜지? 리암은 추리를 시작합니다. '아마도 살인 바이러스가 퍼진 것인지도 몰라...'

리암은 서둘러 셔츠 일부를 찢어 입을 막습니다. (하지만, 셔츠 조각으로는 미세먼지도 못 막는데...)



어쨌거나 리암은 일단 자신에 대해 좀 더 정보를 찾기위해서라도, 면허증에 있는 자신의 집주소를 찾아 떠납니다. 셔츠 조각으로 입을 막고 걸어서 갑니다... 감염 우려가 있다고 추측해서인지 다른 사람들의 차를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뿐만아니라, 신고도 하지 않습니다. 괜한 용의선상에 오르기보다는 사태 파악이 우선이죠.



집이 아담하군요.



집 안을 살펴보던 리암의 머릿 속에 갑자기 이전의 기억이 잠깐 떠오릅니다. 아주 작은 보트에 혼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



샤워를 하고 TV를 켜보니, 살인 사건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들은 리암이 아까 지나왔던 곳들이네요.



공기중에 살인 바리어스가 퍼져있다고 확신하고 있던 리암은 창문의 틈을 테잎으로 막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가까운 풀밭에서 트렉터를 몰며 일을하는 이웃을 발견하고는 밖이 위험하니까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 이웃은 영문을 몰라하며 리암에게 다가옵니다. 이런 붕신아! 빨리 집으로 가라고! ... 그런데 다가오던 이웃 주민은 갑자기 눈이 홱 돌아가더니 죽어버립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현재 상황을 정리해보고 있던 리암은 TV 뉴스를 들으며 뭔가 이상한 점을 깨닫습니다. 살인 사건이 극히 일부에서만 발생했고 자신이 지나쳐 왔던 곳들이었으며 자신이 떠난 뒤에 현장에 들른 사람들은 아무런 이상없이 살아있다는 것이죠. '만약 이 모든 일들이 나와 관계된 것이라면...' 리암은 집 주변 드럼통 위에 한가롭게 앉아 있는 까마귀에게로 조금씩 다가가 봅니다. 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 확인해보고 싶었던 거죠. 여전히 입을 가린채... 한 걸음, 한 걸음...



어느 정도 가까이 가자, 갑자기 까마귀가 죽어 버립니다. '켁!,... 이럴수가!'



초능력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초능력자가 되길 바라겠지만, 주변의 생명을 죽이는 초능력이라면 글쎄요...
리암에게도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입을 막을 필요는 없어졌네요. 리암은 수건을 땅 바닥에 버리고 수건에서부터 죽은 까마귀까지의 거리를 측정합니다. 그리고 아까 죽은 이웃 주민과 자신이 서있던 창가까지의 거리도 측정해 봅니다. 똑같네요. 헐, 빼박입니다.




'젠장...'
자신으로부터 어느 정도 가까운 반경내에 들어오는 사람이나 동물들은 어김없이 죽고 맙니다. 반경은 대략 15m. 이게 대체 무슨 저주란 말입니까?

리암은 이제부터 움직이는 모든 것으로 부터 일정 거리 이상 밖으로 도망치며 생활합니다. 많이 불편합니다. 식료품 점에 갈 수도, 음식점에 갈 수도 없어요.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어요. 철저히 혼자 살아야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 두 명이 리암의 집을 찾아옵니다. 리암이 제일 처음 신고를 했었잖아요. 조사하러 온 모양입니다. 남자 경찰 1명, 여자 경찰 1명이네요.



리암이 수색하는 경찰을 피해 숨어있는데, 리암이 숨어있는 방향에서 갑자기 여러 마리의 까마귀들이 떼로 죽어 떨어집니다. 이걸 여경이 보고 뭔가 이상한 징후가 있다며 상황보고를 하고 철수합니다. "상황발생, 새가 죽어 떨어졌어요. 눈이 하얗게 돼서. 소피의 식당 사건과 같아!" - "좋아, 일단 경찰서로 복귀해!"



경찰들이 돌아간 후, 리암은 자신이 트럭을 몰고 있는 꿈을 꾸다 깨어납니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립니다. 어떤 여자가 집주인을 찾아 리암이 있는 창고로 들어옵니다. 리암이 다가오지 말라고 소리쳤으나 막무가내였습니다. 이미 '리암 하트웰' 이라는 이름도 알고 있었고요. "당신이 리암 하트웰씨죠?"
그 여자는 자신이 사고가 났던 리암의 트럭에 함께 타고 있었고 자기 역시 그것외에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이 여자가 리암 근처에 함께 있을 때에는 리암 주변의 동물들이 죽지 않는다는 거예요!!! 엥, 뭐지??



여자는 아직 리암 주변의 동물이 죽는 현상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고 직후, 자신이 타고 있던 트럭이 리암의 소유임을 알고 자신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 때 리암의 머릿 속에는 스미스버그-오크데일이라는 곳에서 이 여자를 자신의 트럭에 태웠던 기억이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게 안개 속입니다. 여자에게도 아느냐고 물어봤으나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네요. 그리고 자신의 이름은 '제인 도'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를 '제인'으로 부르기로 합니다.



스미스버그-오크데일은 군 경계지역이었어요. 두 사람은 일단 그 곳으로 함께 가보기로 합니다. 뭔가 단서가 될 만한 게 있지 않을까요?




스미스버그-오크데일이라는 곳의 한 철교 위.
두 사람이 몇 마디 주고 받는 도중, 제인의 머릿 속에 어떤 기억 조각 하나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어떤 종이를 철교 아래에 버리던 기억.



그러나 두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그 이상의 다른 단서는 더 이상 없네요. 리암은 제인과 함께 자기들이 사고를 당했던 트럭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런데, 그 곳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기하학적으로 정확하게 원형이었고 내부는 검게 변해 있었습니다. 손에 재가 묻지 않는 것으로 보아 탄 건 아니었어요.



뭔가 이곳과 자신의 상태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 리암은 자기 주변의 동물들이 자신 때문에 죽게 된다는 사실을 제인에게 털어놓습니다. 이에 제인이 겁먹고 떠나갑니다. 사실 리암 말대로라면 그는 엄청난 살인자인 셈이지요. 그런데 그 때 근처를 지나던 어떤 여경관이 이들을 보고 서로 다투는 것으로 오인했는지 다가옵니다. 제인은 이미 리암에게서 충분히 멀어지고 있었고 여경이 리암을 알아보며 "당신, 혹시 리암 하트웰씨 아닌가요?" 하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쓰러져 죽어버립니다. 이 여경이 죽기전에 아들과 휴대폰으로 통화중이었는데, 아들이 대화 내용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로인해 이 여경이 리암 하트웰과 함께 있다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경찰들에게 알려집니다. 이제 리암은 경관 살해 용의자가 되었고 그를 찾는 수사망이 더욱 빠르게 좁혀오기 시작합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탈피해야 할까? 리암과 제인은 좀 외진 곳의 군 병원에 가서 단순 사고 후 단순 기억 상실이 왔다고 말하고 뇌 스캔을 해보기로 합니다.




스캔 결과를 기다리던 리암과 제인. 그들은 복도에서 신고를 받고 찾아 온 경찰들을 보자마자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도망 직전에 의사가 스캔 결과를 알려줬는데, 특이한 사항이 전혀 없었다네요.



병원에서 도망치던 중에 제인은 자신이 실종자였고, 어떤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스미스버그-오크데일의 철교위에서 강에 버린것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을 찾고 있는 실종자 전단지 였음을 기억해 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폐차장 주변에 차를 세워놓고 휴식을 취합니다. 라디오를 켜자, 그 둘을 찾는 뉴스가 나오네요. 리암 하트웰이 무기를 소지한 채 '로즈 데어우드'라는 여자와 도망중이고 로즈 데어우드의 남편이라는 '샘 데어우드' 라는 지역 사업가가 로즈에게 돌아오라는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이 제인이 아니라, 로즈? 였네요. 제인이 혼란에 빠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을 도울 사람이 절대로 필요하죠. 언제까지나 쫒겨다닐수는 노릇이니까요. 제인, 아니 로즈와 리암은 로즈의 남편이라는 샘을 찾아가 리암 주변의 동물이 죽는 것을 보여주며 도움을 청합니다.



세 사람은 함께 샘의 가게로 갑니다. 샘은 인쇄소를 운영중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로즈는 다리에서 자신이 강물에 버렸던 실종자 전단지의 복사본들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그 전단지의 사진은 분명 자신인데, 그 아래 이름은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릴리 그레이슨'이라고 인쇄되어 있습니다. 로즈는 샘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샘으로부터 지난 과거 얘기를 듣게 됩니다. 릴리는 로즈의 쌍둥이 언니였는데 실종됐다고 합니다. 로즈는 릴리를 찾는 전단을 만들어 1년간 백방으로 행방을 찾았으나 결국 찾지 못했고 절망했다고 합니다. 또 그 일로 남편과 다투는 일도 많았고 가출도 여러 번 했었다고요. 한편, 샘은 리암이 로즈를 '제니'라고 부르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이유는 말하지 않습니다.


이어서 되살아난 로즈의 기억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가출했을 때에, 전단지를 버렸던 그 다리에서 강물에 뛰어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마침 그 곳을 지나던 리암을 만나게 된 것이죠. 그리고 리암이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그녀를 설득하고 그녀를 구한 것입니다.




로즈가 리암에게 말합니다.
"그 날 밤 다리에서 당신과 나는 처음 만난 사이였어요. 그리고 당신이 나를 구했어요"
리암은 여전히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어.리.둥.절~



다음 날 리암은 자신이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1E 도로 옆의 조용한 오두막을 기억해 내고, 그곳에는 아무도 오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사고 없이 로즈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샘에게 로즈와 함께 떠나겠다고 합니다. 샘은? 이 상황이 어이가 없겠죠. 남의 와이프를 데리고... "야, 너 지금 장난하냐?"



로즈가 샘을 설득합니다. "사건이 한창일 때, 당신마저 우리와 함께 사라지려고요?"
결국 샘도 허락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샘은 자신의 입장에서 좀 더 합리적인 방법을 찾고 싶었나 봅니다. 이들이 자신의 인쇄소에 있음을 경찰에 알려버렸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오면 자신이 상황을 잘 설명하겠다면서 로즈와 리암을 안심시키려 합니다. 로즈와 리암은 위험을 직감합니다. 그 때 여러 명의 경찰들이 문을 두드립니다. 샘이 나가서 경찰들을 맞이했는데, 경찰들은 샘의 말을 듣지도 않고 샘을 순찰차에 강제로 태우고 로즈와 리암을 체포하려고 합니다. 이를 본 로즈와 리암이 도망치기 시작하지만 이내 경찰들에게 잡히고 맙니다. 그런데 경찰들이 로즈와 리암을 따로 연행하는 바람에 사고가 생깁니다. 경찰들이 모두 죽어버린 것이죠~ 구경하던 이웃 주민들도 모두...





샘의 생각대로 일이 되지 않자, 이제 샘은 로즈와 리암을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우선 경찰 지원 병력이 들이치기 전에 둘을 피신시킵니다. 로즈와 리암은 외진 곳으로 차를 달립니다. 1E  도로 근처의 오두막으로 가는 것입니다. 도중에 먹을거리를 사려고 들렀던 휴게소에서 NASA의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하는데, 리암은 그 사건이 이 모든 현상의 원인이라고 추측합니다. 어쩌면 NASA의 과학자들이 리암을 치료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1E 도로 인근의 오두막 집.



오두막에서 리암은 이런 말을 합니다. "만약 과학자들이 우리들을 위한 치료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치료가 안될 것이고, 우린 평생 함께 갇혀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 당신은 나보다 나은 사람인데요." 이에 로즈가 답합니다. "난 상관없어요"




▷▷ ▷여기 강력한 두 가지 힘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과 동물들을 단숨에 죽여버리는 창과 같은 힘이고, 다른 하나는 그 힘을 막는 방패와 같은 힘입니다. 창은 어디를 가도 위험의 대상이지만, 방패는 혼자 떨어져 있어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창은 자신이 어떻게 공격을 하는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의 행동은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매우 치명적입니다. 방패는 자신이 어떻게 방어를 하고 있는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지만 창을 막아야 된다는 의지에 따라 창이 가는 곳을 따라다니며 창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그 둘은 자신들의 능력이 특정 사건, 특정 시점을 지나면서,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 알지못하고 그것을 없애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영 치료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리암은 홀로 오두막 밖으로 나와 근처를 산책합니다. 울창한 산림 옆으로 작은 호수가가 있고 영화 첫 부분에 잠깐 기억에 떠올랐던 아주 작은 보트도 있습니다. 리암은 보트에 올라타 호수 중앙을 향해 노를 저어봅니다. 바로 그 순간 오두막에 있던 로즈는 불을 피울 생각으로 화덕 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화덕 안에 두껍고 커다란 앨범같은 게 파묻혀 있기에 꺼내서 살펴봅니다.



리암은 보트 바닥에서 작은 링을 하나 발견하고 갑자기 옛 기억이 되살아 난 듯 갑자기 혼자서 소리칩니다. "망할!"
로즈는 앨범을 열어보는 순간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낍니다. 그 앨범에는 자신의 실종자 전단지가 스크랩되어 있었고 이름은 "제니"라고 인쇄되어 있는 겁니다!!! 그 뿐이 아니었어요. 그녀 외에도 다른 여자들의 실종자 전단지들이 빼곡히 스크랩되어 있었고 자신이 그토록 찾던 언니 릴리의 전단지도 있었습니다. 대체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이죠???



리암은 지난 기억을 겨우 기억해 내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자신이 지금 타고 있는 보트에서 로즈의 언니 릴리의 입에 테잎을 강제로 붙이고 아직 살아서 신음하고 있던 그녀를 커다란 파란색 비닐에 싸고 끈으로 묶어 강물에 빠뜨렸던 기억!



로즈는, 그녀의 어릴 때 이름은 제니였네요!, 로즈는 스크랩의 제일 뒷 부분을 넘겼습니다. 거기에는 언니 릴리 그레이슨에 대한 기록이 손글씨로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래 부분에는 '그녀의 생명이 빠져 나간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공포와 고통 속에 죽어갔을 언니를 생각하고 눈물을 흘리며 다음 장으로 넘기자, 거기에는 아직 기록이 채 끝나지 않은 로즈 자신의 이름이 또렷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로즈 역시 과거의 기억이 모두 되살아 납니다. 리암이 로즈를 트럭에 태우고 가던 때, 리암은 로즈를 납치하고 죽이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차 안에서 로즈가 그것을 눈치채자 둘이 옥신각신 하다가, 로즈가 리암의 손목을 물었고 그 바람에 트럭이 전복됐던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리암은 연쇄 살인마였던 것입니다!




비가 퍼붓고 있는 사건 현장에 트럭 안의 두 사람이 움직입니다. 트럭이 뒤집히고 큰 충격이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무사했습니다. 로즈는 트럭을 빠져나와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 뒤에 트럭에서 나온 리암이 소리칩니다. "도망가면 니 언니는 절대로 못 찾을거다!"  그 말에 로즈는 제자리에 멈춰서서 옆에 떨어져 있던 농기구를 들고 리암과 맞서려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하는가 싶더니, 두사람 사이의 지면에 밝고 커다란 반구를 그리며 내리쳤고 두 사람의 몸을 관통하며 강한 전류가 퍼져나갔습니다.



그 번개는 방송에 나왔던 NASA의 바로 그 '사고' 였던 것이죠. 그 번개를 맞은 두 사람은 정말 우연찮게 멀쩡한 채 기억만 일시적으로 잃었었고, 또 우연찮게 두 사람 모두 같은 시간에 기억을 되찾은 겁니다.

자신에 대한 기억을 되찾고 서둘러 호수를 빠져나오는 리암에게 로즈가 엽총을 들이대며 묻습니다. "그게 정말이냐, 이 살인자 놈아?"
그러면서 그의 뒷통수에 총을 들이대지만 차마 죽이지는 못합니다.



총을 겨눈채로 리암을 다시 오두막으로 데려오고 있는데, 낯선 사람들이 이들에게 총을 겨누며 나타납니다. 오두막으로 올 때, 들렀던 주유소에서 봤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뉴스를 통해 리암을 테러범으로 간주하고 있었습니다. 위험을 느낀 리암은 갑자기 제인으로 부터(리암은 로즈를 제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두 사람이 재회한 뒤에 가지고 있는 기억에서 그녀는 제인이었으니까요) 도망칩니다. 제인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이들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때, 제인이 소리칩니다. "리암, 거기 멈춰!! (살인은 안돼)"



그러나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자칫하면 제인과 리암을 죽일 기세였습니다. 결국 리암은 제인에게서 더 멀리 움직여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고, 제인은 리암과 반대 방향으로 도망치기 시작했고, 이에 제인 옆에서 제인에게 총을 겨누고 서 있던 사진 속 저 애송이가 당황하여, 갑자기 도망치는 제인에게 총을 쏴버렸습니다. 총에 맞고 쓰러지는 제인에게 리암이 달려오면서 총을 쐈던 애송이 마저 죽어 쓰러집니다. 일 순간 벌어진 상황에 리암은 다시 제인을 살리기 위해 제인을 병원으로 옮깁니다. (지금 현재 공식적으로 리암은 수배 중인 테러분자입니다!)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옮겨지는 제인을 리암이 한 동안 물끄러미 슬픈 눈으로 응시합니다. 그리고 피를 많이 흘려 정신이 혼미해진 제인은 "잠깐만요, 리암, 리암, 어딨어요?!"라고 소리치듯 리암을 부릅니다. 크게 소리치려 했지만, 제인의 입에서 나온 작은 목소리는 힘 없이 공기중에 흩어질 뿐입니다. 리암은 꼼짝않고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움직일수가 없습니다. 그의 머릿 속에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과 제인에게 보내는 작별인사였겠죠. 아마도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리암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제인은 '리암, 리암' 하며 연신 리암을 부르지만 이제는 목소리 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그 때 였어요. 병원 중앙을 가로질러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그것이 바로 리암이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영화는 죽어가는 연쇄 살인마, 리암의 동공이 확대되는 모습을 클로즈업하면서 암울한 음악과 함께 끝납니다.

마치 '지독한 연쇄 살인마 새끼가, 이제야 영원히 잠들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배경음악은 왠지 우울하고 잔잔하게 흐르고 제인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릅니다...




번개가 쳤을 때, 생명을 빼앗는 능력은 리암이 아닌 로즈에게 주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 습성은 바뀌지 않는다는 의미일까요? 리암에게 주입돼죠. 리암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죽어갈 수 있던 생명들을 여럿 살렸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 로즈를 살렸습니다. 그의 현재 상태를 보자면, 그가 잔혹한 살인마라는 것은 이미 과거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얻게된 자동 살인 능력은 끝내 치료받을 기회조차 없었고 결국 암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연쇄 살인마의 꼬리표가 영원히 따라 붙게 된 리암이라는 인간은 번개와 함께 그에게 내려진 '15m의 저주'라는 속박으로 부터 탈출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숨을 거둡니다.

당연히 죽어 마땅한 그의 죽음이 왠지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저도 옛날, 하나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 소년이 자기 주변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며 귀찮게하는 파리를 잡았습니다. 소년은 그 파리에게 벌을 내렸습니다. 그 파리의 날개 두 짝을 모두 뽑아내고 날지 못하는 파리를 가만히 관찰하며 시선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가두고 장난감 삼아 놉니다. 잠시 뒤에 실증이 난 소년은 파리를 엄지 손가락으로 꾹 눌러 죽이고 자리를 떴습니다. 신이라는 존재도 이런 소년과 같은 측면이 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아직도 죽어가는 리암의 동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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