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오늘은 책도둑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의 줄거리를 내가 본 대로 모두, 정말 몽땅 적어봤다.


그래서 내용이 좀 길어져 버렸다...






제목 : 책도둑

감독 : 브라리언 퍼시벌

주연 : 소피 넬리스 (리젤 역)



 


이 영화는 전쟁을 배경으로 했지만 전쟁 영화는 아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0년대 독일의 어느 한 시골마을,...


히틀러 통치 체제하에서 독일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책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책은 아직 보지 못했다. (순전히 영화 속 모습만을 적었다)


 


보통 이 시기를 다루는 영화는 유태인의 생활상을 많이 그렸지만,


이 영화는 일반 독일 시민들의 생활상을 다뤘다는 점이 좀 다르다.


 


​다른 전쟁영화들처럼 전쟁이란 얼마나 독선적이고, 혹독하며, 많은 것을 앗아가는지를

고발하고 있는데, 그 도구로서 한 독일 소녀의 에피소드를 이용했다.

작가는 어쩌면 유태인들 뿐만 아니라, 자유의사 없이 전쟁에 휩쓸린 대다수 독일인들의

고통도 많았음을 그들 입장에서 간접적이고 조심스럽게 항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뭐... 사실상 전쟁이란 권력을 갖고 광분해 있는 소수에 의해 발생하는 비극이니까 말이다.


 







 


영화는 한 남자의 무미건조한 독백으로 시작하는데, 그는 바로 저승사자이다.

이 저승사자가 영화를 보는 관중들에게 소녀의 삶에 대해서 회상하며 잔잔하게 이야기 해 주는 형식이다...

이 저승사자는 사람이 죽기 직전에 나타나 그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죽는 순간 영혼을 거두어 간다.




 


달리는 기차안.


엄마 품에서 죽어가는 한 어린 소년과 그 옆에서 낮은 소리로 노래를 읖조리는 소녀가 하나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소년의 목숨을 거두기 위해 하얀 구름위에서부터 기차안으로 부드럽게 스며드는 저승사자의 눈에


왠지 흥미를 끄는 어떤 소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쟁이 발발하기 시작한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지상은 온통 침침한 빛깔이었을 것이고 죽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한참 바빴을 저승사자에게


소녀가 뭔가 특별한 인상을 준 것이다.

.


"원래 산 사람에게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었지만 예외적이었다"고 강조해서 설명을 한다...




 


리젤과 엄마와 아픈 동생.

 




소녀는 죽어가는 소년의 누나였고, 이름은 리젤 메밍거였다.


두 남매는 공산주의자인 어머니가 피신하면서 독일인

양부모에게 보내지게 되어 있었는데,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시름시름 앓던 동생이 그만 죽고 만다.


이 동생의 죽음이 결과적으로는 리젤을 저승사자의 눈에 띄게 한 것이다.


 


리젤은 남동생을 많이 사랑했었다.


동생은 기차길 옆 황량한 들판 눈 속에 파묻혔고 엄마는 떠난다.

그 순간 동생을 묻는 묘지 관리인이 실수로 떨어뜨린 어떤 책 하나를 리젤이 주워든다.



하지만 돌려주지는 않고 무슨 생각인지 품 속에 꼬-옥 안고 자리를 뜬다. (책을 훔친 셈이다)

이 때가 처음으로 책을 훔친 때이고 이 때 '책도둑'이라는 제목이 표시된다.



리젤은 아직 글을 읽을 줄도 모른다. 때문에 그 책이 무슨 책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 책은 쓸쓸한 OST의 슬펐던 리젤을 유일하게 달래 줄,


떠나가던 동생이 남긴 마지막 인연의 끈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리젤은 나중에 어머니와 헤어질 때 받았을 동생 사진을 그 책 속에 소중하게 끼어 둔다.


.


​그 책의 내용이 뭐든간에 동생이 떠나는 자리에서 만난 것이므로 리젤에게 그 책은 특별한 물건이었고


이후에 리젤이 처음 읽기 공부를 하게 된 책도 바로 그 책이었다.


그런데 이런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그 책의 제목은 '묘지 관리인의 지침서';;


이런 류의 책은 저승사자에게도 중요한 것일지 모른다. 그런 책을 주워가는 소녀라...



 (전쟁 직전의 검은색 기차 -동생의 죽음-저승사자-묘지관리인과 묘지관리 지침서-...


  영화가 참 어둡게 시작하는데, 그녀의 모든 것이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

  아직은 약하지만 책을 통해서 리젤에게 뭔가 약한 빛이 비치기 시작하고 있다.





그녀를 입양한 양부모는 그 당시에 독일의 전형적인 일반 시민상인 듯 하다.

매 끼니를 걱정하면서 각박하게 살아가는 일반 시민이었다. 소녀를 입양하는 자리에서

새 엄마 로사가 대뜸 아이가 왜 하나 뿐이냐고 불만 섞인 소리를 한다.


(새엄마 로사는 소리를 잘 지르며, 잔소리가 많은 편이었다)


(불만의 이유는 받게 될 양육수당이 줄어들기 때문.


   - 한 끼 먹기가 힘든 시대였고 어린애는 아무래도 어른보다는 덜 먹는다)

소녀가 앞으로 살게 될 이 마을의 거리 이름은 재밌게도 '해븐 스트리트'. 천국의 길? ^^ 랄랄라~~

 (작가가 임의로 붙인 이름이거나 어쩜 저승사자가 그렇게 소개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 아빠인 한스 후버만은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낯 설어하는 리젤을 따뜻하게 보살펴 준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스가 리젤에게 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는 해븐 스트리트라고 해, 네 집이란다'


 



다음 날 아침, 한스는 리젤에게 아코디언으로 왈츠를 연주해 주며 아침 인사를 한다.




 


바로 옆 집에 사는 루디 스타이너라는 단짝 친구도 생겼다.


 (해븐 스트리트 - 한스와 로사 - 루디. 


   리젤에게 비치는 태양빛과 같은 존재들 - 저승사자 뿐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리젤에게 끌린다, 왜?)


하지만, 리젤에게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들이 아직은 많이 서툴고 낯 설다. 



 



그 당시에 책은 아주 귀중한 물건들 중 하나였다. 한스는 리젤이 가지고 있는 '묘지 관리인의

지침서'라는 책을 이용해서 리젤에게 글을 가르쳐 준다. 또, 지하실 벽에 리젤이 단어를 쓰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고 어디에서 구했는지 리젤의 손에 분필까지 쥐어준다.






나치는 인간애를 느끼게 하는 모든 행동을 금지하고 책을 보이는 대로 불살라 버렸다.


-- 책을 소유하는 것도 반항이다.



책을 불사르는 광장에서 아직 타지 않고 남아있는 책 한 권을... 리젤이 몰래 품 속에 숨겨 가져오는데,


한스는 그것을 묵인해주고 오히려 자신의 외투속에 그 책을 숨겨주면서 공범이 되어준다.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구나..."​

이 책이 리젤이 읽게 될 두 번째 책이었다.

제목은 '투명인간'.



그런데 리젤이 불타는 책 더미에서 책 한 권을 슬쩍 주워담는 것을 먼 승용차안에서 물끄러미 지켜 보던 또 한 여인이 있었다.




 


이 무렵 저승사자는 나치로 부터 도망치는 한 유태인 청년 막스를 새로 소개한다.

그는 전쟁터에서 한스를 구해줬던 유태인 친구의 아들 이었는데,


한스가 그를 자신의 집 지하실에 몰래 숨겨주면서 한 동안 함께 지내게 된다.

이런 한스의 행동은 당시에는 히틀러 총통에게 대항하는 행동이었고 가족 전체의 목숨을 담보하는 것이었다.

한스가 리젤에게 왈츠를 들려줄 때 사용한 아코디언도 사실 막스 아버지의 것이었다.


한스와 리젤은 친 아빠와 딸 처럼 인간적인 면과 행동이 닮아가기 시작한다.



한스는 공습 때 대피소에서도 두려움에 지쳐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아니... 리젤을 위해 아코디언을 연주해 준다.


 ('전쟁터 > 한스의 친구 > 아코디언 > 막스 > 리젤'. 또 한 줄기의 빛이 리젤에게 비춘다)


한스네 집에 도착했을 때 두려움, 배고픔과 피로로 지칠대로 지쳐 쓰러졌던 막스를


아마도 저승사자가 살짝 놓아준 덕분에 막스는 의식을 되찾는다.


리젤과의 첫 대면. 막스 역시 품에 책 한 권을 꼭 쥐고 있다.


그 책이 막스의 유일한 소지품이었다.


리젤은 군복처럼 생긴 나치의 제복을 입고 있다. (교복인듯)


.


막스: (리젤의 옷을 보고 약간 당황해 하며...) "안녕"


리젤: "그 책 아저씨 거예요?" - "응, ... 사실 내 것은 아니었어" - 훔친 거예요? - "아니"


        (처음 만난 한스가 리젤에게 책에 대해 물었을 때 리젤의 반응과 똑같음) 


막스: "난 유대인이야"


 


 


한스네는 빨래같은 허드렛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날 리젤은 루디와 함께 시장 저택에 빨래를 배달하러 간다.



 


시장 부인이 리젤의 빨래를 받아든다. 그런데 그 시장 부인은 다름 아닌 얼마 전 광장에서

리젤이 아직 타지 않은 책을 몰래 숨기는 것을 지켜보던 여인이었다. 왠지 모르게 슬퍼보이는 모습의


시장 부인은 리젤에게는 또 하나의 강한 빛이었다. 시장 부인은 리젤에게 수 천 권의 책이 빼곡한 서재를 보여주며


남에게 보여줄 수는 없지만 리젤이 원하면 언제든지 와서 책을 읽으라고 제안한다.


그녀의 아들 요한은 리젤 처럼 용감하고 책을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리젤은 시장의 서재에서 많은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의 다른 사람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단어들을 알게 됐고 그것을 한스집 지하실에 있는 자신의 단어장에 기록해 나간다.

그것을 본 막스가 그런 단어들을 어디서 봤는지 묻는다.

리젤은 비밀로 하려다가 막스가 비밀을 누설할 수 없는 처지임을 떠올리고 그에게 사실대로 말한다.




"기억은 영혼의 기록이다.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사람이 한 말이지...

 리젤, 바깥이 어떤지 말해줄래? 너 만의 느낌으로"


"흐릿한 날이라고 할까요? ... ?  모든 게 구름에 가려져서 답답해요. 음...그리고 태양은 태양처럼 보이지 않아요...

마치 은색 굴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


지하 창고를 나갈 수 없는, 창백하던 막스의 얼굴에 오랜만에 밝은 미소가 환하게 번져간다. "고맙다 !, 나한테도 보이는 것 같아!"




 


리젤은 빨래를 전해 줄 때마다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진다.

리젤에게 책 읽기는 구름에 가려진 세상에서의 단 한 줄기 강렬한 태양빛이었다.


.


​그러던 어느 날 시장 부인과 리젤은 서재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었는데...


두 사람의 사이는 이제 비밀을 공유할 만큼 많이 가까워져 있었다.


시장 부인은 아들 요한을 떠올리며 선잠에 빠져있었고, 리젤은 숨겨주고 있는 유대인에 대한 비밀을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바로 그 때, 시장이 서재에 불쑥 들어오면서 이런 행동이 무슨 도움이 되냐면서


다시는 리젤네에게 빨래를 맡기지 말라며 리젤을 쫓아내 버린다. 리젤은 더 이상 그 서재에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리젤은 지하실 방을 나갈 수 없는 막스를 위해 항상 밖의 상황을 들려주곤 했다.

1941년, 전쟁이 한창이던 화이트 크리스마스 때 밖의 날씨를 알려달라는 막스에게 리젤이 눈을 가져다 주며


눈 사람을 만들자고 한다. 그리고 한스가 가세하면서 더 많은 눈을 지하실로 들여와 결국 네 명의 가족 모두가 지하실 안에서


눈싸움까지 벌이고 '고요한밤 거룩한밤'을 연주하면서 오랜만에 자유스럽고 단란한 가족의 기쁨을 나눈다.







 


막스는 리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책 한 권을 선물로 준다.

첫 장에는 "리젤에게, 막스가"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은 막스가 항상 손에 쥐고 있던 바로 그 책 이었는데, 막스가 틈나는 대로 내부 각 페이지들을 모두 하얗게 색칠해서

(내용을 모두 지워버려) 내부가 완전히 백지가 된 책이었다.


(색칠하는데 사용한 도구 덕분에, 나중에 나치의 검문 때 막스와 한스 가족이 살아 남게된다)


막스는 리젤에게 그 내용이 없는 책을 주며 제안한다.

"유대교에서는 '모든 생명체... 나뭇잎이나 새들은 삶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거다' 라고 해.


  그게 우리와 진흙덩이와의 차이야, 이야기가 있다는 거. 이야기는 생명이야, 리젤"

"모두 백지야, 네가 채워 넣어봐!"





 


어려서 부터 이데올로기 갈등이 심했을 집안에서 전쟁통에 자란 리젤에게 있어서

세상은 눈 쌓인 대지만큼 차가웠고 또 과격했을 것이다. 또 히틀러 총통에 대한 찬양 속에서,


영화 초반에는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리젤에게는 어색했다. 그런 리젤에게 마음이 따뜻한 한스부부,

루디, 막스, 시장 부인과의 만남들은 따뜻한 감성의 싹을 틔우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점차 히틀러와 나치 체제에 대한 반감에 불을 지폈다 - 또는, 비로소 눈을 뜨게 했다.


 


 


다음 날 아침에 막스가 갑자기 사경을 헤매기 시작한다. 난방이 전혀되지 않던 지하실이었는데,

전날 지하실에 쌓아놨던 눈이 모두 녹으면서 바닥이 온통 물에 흠뻑 젖었고 이로인해 바닥에서


잘 수 밖에 없었던 막스의 체온이 떨어졌던 것이다.


 


소중하게 간직하던 죽은 동생의 사진을 막스의 가슴위에 얹어 놓으며 리젤은 막스가 죽을까봐 안절부절 못한다.

그리고는 생사를 헤매는 그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그가 그랬었다. 이야기는 생명이라고...)




가지고 있던 책은 모두 읽어줬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묘지 관리인의 지침서와 투명인간...)


이윽고 리젤은 시장의 서재에 몰래들어가 다른 책들을 훔치기 시작하고 그것을 모두 막스에게 읽어준다.




 


그런데, 이런!!! ...


어느 날,  시장의 저택에서 책을 훔쳐 나오는 길에 루디에게 딱 들켜 버렸다.


잘 안놀아줘서인지 루디가 미행했던 것이다.


먹을 음식도 아니고... 책을 훔쳤다는 사실에 실망한 루디.


차라리 음식을 훔치자며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제안까지 하지만 리젤은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 때 루디가 막스에게 선물받았던 책을 가리키며 막스가 누구인지 따져 묻는다. 막스에 대해서만은 말할 수 없는데... 

리젤에게 루디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살기위해서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집으로 돌아가다가 다리위에서 같은 학교 동급생이었던, 히틀러 추종자 프란츠 게르만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이들의 얘기를 엿듣고는 책을 빼앗으려 한다. 당황한 루디가 책을 강물에 던져버려 일단락 되긴 했다.




프란츠가 돌아간 후 루디는 강으로 뛰어내려가 책을 찾기 위해 마치 물고기처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 겨울의 그 차가운 물속으로 

지체없이 뛰어든다. 오... 다행히 루디는 ... 용케도 책을 찾아 리젤에게 돌려준다.


온몸을 덜덜 떨면서 힘겹게 물에서 나오는 루디.


리젤에게 책을 건네주면서 말한다.


루디: "이젠 믿을 만 하니?"


리젤: "그래"


루디: "그럼 키스는 어때? " (루디 이 녀석은 틈만나면 자기한테 키스해 달라고 조른다)





 


집에 들어가면서,


 루디: "잘자, 책도둑아"

 리젤: "잘자, 물고기야"


 


위기상황:

 유태인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던 나치는 수시로 일반인들의 집을 검문하고 다녔고

 유태인을 찾게되면 가차없이 압송했다. 사이좋은 이웃이 언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삶의 연속이었다.

 때마침 친구들과 놀고 있다가 이들을 본 리젤은 기지를 발휘해 일부러 넘어져 다친 후, 집으로 와서 위험을 알린다.

  (함께 놀던 친구들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라서...)








지하실 검문 중...



 


다행히 위기 상황들을 잘 넘기고 며칠 뒤 막스가 깨어났다.

리젤이 계속 책을 읽어 준 덕분에 깨어난 것이다. 저승사자의 예외였을까?


저승사자도 리젤이 보여주는 용기와 빛을 전하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대항하지 않았다. 예외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리젤에게 로사가 막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항상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성질 고약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는 순간...)





 


공습 경보가 발령되어 모두가 대피소에 피신하고 마을이 텅 비었을 때 막스는 살짝 집에서 나와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였다.

저승사자 : "만 명의 영혼이 머리를 감싸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한 명의 유대인만은 별들을 보며 신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어쩌면 막스를 살린 건 리젤이었다)




 


 


이웃이 갑자기 독일인이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압송되고 있다.


전쟁 중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침흘리며 이빨을 들어내고 다니는 저 검은 색 개 섀퍼드.


 (나치 캐릭터가 있다면 섀퍼드는 나치 군이 항상 달고 다니는 악세서리 같다)

괜시리 나서면 절대 안되는데..., 마음 착한 한스가 변호하고 나서다가 경찰에게 이름도 적히고 떠밀려 넘어진다.


주변에 많은 이웃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었지만, 어느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한스의 행동으로 인해 한스네가 재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막스는 한스네 가족을 위해서 다시 어둠속으로 떠나가기로 결심한다.




 


막스를 떠나 보낸 후, 자상했던 새아빠 한스도 징집되어 떠나고...




루디도 떠날 것이라고 한다...​


루디의 아버지는 얼마전 입대했고 루디는 특별 군사훈련을 받게되어 돌아오는 여름에 떠나야 한단다.


루디는 군대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을을 떠나 도망칠 생각으로 짐을 싸서 나왔다가 리젤을 찾아간다.


.


 


마을과 떨어진 어느 한적한 강가앞에서...


루디: "난 죽기 전에 어른이 되고 싶어" ( ;; 천진하게 자라야 할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하게 만든 세상...)


리젤: "내 동생도 그랬지..."



그리고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히틀러가 싫다고  아주 아주 큰 소리로 마음 껏 외친다.


 


절대 해서는 안될 말이었지만... 외진 강가여서 아무도 듣지는 못했을 것이다.


둘은 이제 완전한 동지가 되었다.


.


리젤: "나에게 남은 건 너 뿐이야. 루디"




 


루디는 아마도 리젤을 남겨두고 떠날 수 없었던 모양이다. 힘없이 고개를 떨구더니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며 발길을 돌린다.


그 날 저녁에 또 공습이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대피소에 모여 두려움에 덜덜 떨고 있었다.


공습의 충격으로 인해 대피소 전체가 요동치고 천정에서 흙과 먼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 어두운 한 켠에서 리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 곳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의아해 했지만, 이내 모두들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였다.  ( '이야기는 생명이었다' )





어느 누구도 리젤의 이야기를 막는 사람들은 없었다. 리젤은 점차 마을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받은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어느 날 리젤은 끌려가는 유태인들 틈속에서 막스를 찾으며 외치다가 군인에게 떠밀린 적도 있다. 역시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리젤은 그런 행동들을 거침없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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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징집되어 떠났던 한스는 약간 불편해진 다리와, 청력이 떨어진 상태로 돌아왔다. (살아서 돌아온 것만해도 다행...)


어쨌거나 가족이 다시 모인 것이다. 집에 돌아 온 한스와 가족들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즐거워했다.


가족과 친구, 책과 왈츠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리젤의 생명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한스가 리젤에게 묻는다.

"막스의 행동과 우리가 했던 행동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구나"

"인간이 되려했을 뿐이죠,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거예요"





 


리젤은 마크가 준 책에 이제서야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녀의 글들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을 치유할 것이다.


"내가 배운 것은, 삶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시작해 보려한다.

 난 언제나 그걸 무시하려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기차에서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눈과 내 동생, 차창 밖의 세상은 스노우 셰이커의 속처럼 보였다. 해븐 스트리트라는 거리에

아코디언을 갖고 있는 마음씨 착한 아저씨와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줌마가 새로 올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스는 지하실에서 살았고 마치 날개 없는, 조용한 올빼미 같았다.

..."


 


 ....


아마도 1943년이던가....


천국이라 명명된 이 마을에도 폭격이 이루어졌다. 불행히도 공습경보도 없는 폭격이었다.


저승사자도 왜 이곳에 폭탄이 떨어졌는지 모르겠다며 ​많이 아쉬워 했다. 전쟁에서 이곳만은 예외가 되길 바랬던 모양이다.

리젤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이 그 폭격으로 인해 죽었다. (새 부모였던 한스 내외도, 친구 루디도...)


'삶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마도 저승사자의 예외였을까? 

무참한 폭격에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었을 그 상황에서 리젤만은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리젤에게 항상 키스해 달라던 단짝 친구 루디도 결국 가쁜 숨을 멈춰 버렸다.


그 와중에 운좋게도 리젤은 돌더미 속에서 자신의 책을 찾았다. 다행히 거리를 둘러보던 시장 부인과도 만났다. 




 


​그로 부터 2년이 흐른 뒤 전쟁은 끝났고, 리젤은 막스와 꿈같은 재회를 하게 된다.


 


여기까지다. 한 생명의 이야기를 마무리 할 때가 되었다.


​저승사자가 재차 말하는 게 있다. 누구도 영원히 살지는 못한다고... 리젤의 영혼도 거두게 된다.

특별했던 그녀는 오랜 세월동안 살면서 많은 이들의 영혼을 어루만져 줬다. 저승사자도 흐뭇해 했다.


막스도 리젤만큼 오래 살았다. 한스와 로사, 남동생, 루디들은 리젤에게 등불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암울한 시기, 사지를 떠돌던 저승사자의 눈에 왠지 다르게 보였던,...


인간들의 또 다른 경이로운 측면을 보도록 해 준, 빛과 같은 한 소녀 리젤의 얘기를 마친다.




 


인상 깊었던 말 :


 "인간이 되려했을 뿐이죠,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거예요"   -- 리젤


 


 


그 외 생각하게 만드는 말 :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구나..."​ -- 한스


 


"흐릿한 날이라고 할까요? ... ?  모든 게 구름에 가려져서 답답해요. 음...그리고 태양은 태양처럼 보이지 않아요...

   마치 은색 굴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 -- 리젤


 


"유대교에서는 '모든 생명체... 나뭇잎이나 새들은 삶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거다'라고 해.


  그게 우리와 진흙덩이와의 차이야, 이야기가 있다는 거. 이야기는 생명이야, 리젤"  -- 막스

 


"이젠 믿을 만 하니?" -   "그럼 키스는 어때? "  -- 루디


  


"난 죽기 전에 어른이 되고 싶어"  -- 루디


 


"만 명의 영혼이 머리를 감싸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한 명의 유대인만은 별들을 보며 신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 저승사자


 


 "내가 배운 것은, '삶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리젤


 


 


 


 


 


 

(N201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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