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스포 있습니다~

 

영화 '미나리'는,

한 한국 가족의 미국 시골 마을 정착기를 그린 2시간 남짓의 작은 독립 영화(?) 입니다.

한국계 영화 감독인 정이삭 감독이 만든 이 영화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사용하고 OST는 있는 듯 없는 듯하며 한국적인 정서를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런 류의 영화가 외국인들에게 먹힐까 싶긴한데, 미국인들의 초기 정착 생활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걸까요? 다행히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네요.

 

  - 2020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 극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관객상을 수상 -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 는,

어쩌면 고단한 이주민의 끈질긴 개척정신을 잘 함축하고 있는 소재 같습니다.

 

순자라는 할머니 역을 맡은 윤여정님의 모습이 기억에 계속 남네요.

무조건적인 자식 사랑과 희생, 그렇게 보듬어지는 따뜻한 가족애가 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

(임의로 세 개의 막으로 영화를 나누어 쓰겠습니다~)

 

 

- 시작 -

영화는 캘리포니아에서 살던 한 한국인 가족이 아칸사스의 깡촌으로

이사를 오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창 밖엔 온통 나무와 풀, 비포장 도로 뿐.

그야말로 건물 하나 없는 그런 깡촌입니다.

'미 나 리'

 

 

 

 

===========================  1막. 이주  =============================

 

- 가족 소개 -

할머니 순자(윤여정) - 모니카의 어머니이기도 하죠.

아빠 야곱(스티븐 연)

엄마 모니카(한예리)

아들 데이빗(엘런 S, 김)

딸 앤 (노엘, 조)

 

처음 이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온 가족은 할머니 외에 네 식구 입니다.

 

 

데이빗은 뛰면 안됩니다. 심장병이 있거든요.

어쩌면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선고를 받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어린 데이빗이 뛸 때마다 아빠 엄마가 외칩니다. '데이빗 뛰지마!'

(데이빗이 자꾸자꾸 깜박 하네요. 데이빗의 소원은 남들처럼 뛰어 다니는 거!!)

 

아래 컨테이너는 오늘부터 이 가족이 살 집입니다.

모니카는 이 컨테이너를 보자마자 불만 폭발이네요~

(모니카는 독실한 크리스찬입니다. 아빠는 무교. 자신을 믿습니다~)

 

이 집, 폭풍이 올 때면 정전도 되고, 피난도 해야되고...

수돗물이 없으므로 수시로 돈을 내고 물통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설겆이, 세수 등 작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서 아껴 써야 합니다.

쓰레기는 창고 옆 드럼통에서 모두 태워서 없애야 하고요.

(낭만이 차고 넘치죠?~ 모니카가 폭발할만 합니다)

미나리 '컨테이너 집'

 

 

아무것도 없는 벌판~

(이웃 주민 얘기로는, 이곳에 먼저 정착했던 사람은 망해서 총으로 자살했다네요;;)

 

야곱은 아내에게 여기에 넓은 정원이 있다며 데려왔나 봅니다. 크큭~

모니카: '정원은 작은 거야. 이건 농장이잖아!'

야곱: '정원이나 농장이나 똑같지~'

모니카는 농장에서의 삶에 대해 막연히 불안감이 느껴지나 봅니다.

미나리 '정원=허허벌판=농장'

 

 

아이들은 물 만난 물고기들 처럼 신났네요.

야곱: '데이빗, 뛰지 말라니까!'

미나리 '물만난 고기들'

 

 

야곱의 본업은 병아리 감별사, 모니카도 함께 감별 일을 반 년째 하고 있어요.

맞벌이죠. 때문에 애들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넉넉치 못한 살림살이라서

보모를 고용할 수도 없고 이 깡촌에 어린이 돌봄교실 같은 건 더더욱 없습니다.

그래서 모니카는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이곳으로 오시게 합니다.

 

아래는 야곱과 모니카가 이곳 깡촌에 있는 양계장에 출근하는 첫 날 입니다.

생활비가 빠듯한데,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미나리 '직장 첫 출근 - 병아리 감별'

 

 

병아리들이 참 귀엽네요. 병아리 감별...

숫놈들은 맛도 없고 알도 못 낳으니까 감별 후 곧바로 폐기 처분된답니다.

양계장 바로 옆, 검은 연기를 내뿜는 커다란 굴뚝 아래에서 화장되는 거죠;;

미나리 '병아리 감별'

 

 

부부는 생활고 때문에 자주 큰 소리를 내며 싸웁니다. 정착민들에게 흔한 풍경이지요.

아이들 정서 상 좋지 않은데다 애들을 많이 위축시킵니다.

야곱: '당신 미쳤어!!'

모니카: '누가 누구더라 미쳤대?!!'

미나리 '부부싸움'

 

미나리 '엄마 아빠 싸우지 마세요'

 

 

 

농장에는 제일 첫 번째, 물이 필요합니다.

물길을 찾아 펌프를 설치하는 것도 돈 들어가는 일 입니다.

나름의 과학적인 추리로 물을 찾아낸 아빠가 아주 신났습니다.

아들 데이빗에게 큰 소리로 말하네요.

야곱: '데이빗!, 한국인은 머리를 써야 돼!!

        머리를 써서 물을 찾으면 공짜로 물을 얻을 수 있어~!

        큰 소리로 외쳐봐, 와우~! 와우~!!'

(참고로 아빠 야곱은 아들 데이빗이 강해지길 바랍니다.

 반면 엄마 모니카는 데이빗이 조심조심 오래 살아주길 원합니다)

미나리 '농장의 샘을 찾은 야곱'

 

 

 

이 사람은 앞으로 야곱의 농장 일을 도와 줄 일꾼, '폴'입니다.

심하게 하느님을 믿습니다. 모니카 처럼요.

오늘 트랙터를 배달해 줬죠.

미나리 농장의 일꾼, '폴'

 

 

이렇게 넓은 농장에 펌프와 트랙터는 필수품입니다.

 


농장일이 힘들지만, 나름 시골 사는 맛도 있습니다.

그네를 만들고 좋아하는 모니카와 아이들.

미나리 '그네를 만들었어요'

 

 

 

야곱이 즐겁게 트랙터를 몹니다.

새로 시작한 농장일에 들떠, 밭을 갈면서 희망찬 미래도 그려봅니다.

야곱은 미국으로 이주해오는 수 많은 한국인들이 그 수요가 될 것이라며

한국 채소들을 재배합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세상일이 어디 뜻대로 되나요...)

미나리 '희망에 부풀어 밭을 갈고 있는 야곱'

 

 

 

 

 

 

 

=========================  2막. 어머니(할머니)  =========================

 

 

모니카의 어머님이 드디어 오셨네요.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그렇듯, 자식과 손주들에게 줄 무언가를 잔뜩 가져오셨습니다.

 

 

모니카는 어머니가 가져온 가방을 풀어보다가 눈시울이 붉어 집니다.

가방 속에는 어머니의 딸 걱정이 한 가득이었습니다...

물론 손자에게 줄 한약도 한 첩 지어 오셨고요.

(어머니의 유일한 낙인 듯 보이는 화투도 한 벌 있네요)

미나리 '어머니의 가방' - 또 울어?

 

 

어머니: '이거는 너 한테 주는 거야!'

어머니가 품에서 꼬깃꼬깃한 돈 봉투를 슬며시 꺼내 놓습니다.

(얼마나 아끼면서 한 푼 두 푼 모으셨을까요...)

 

 

 

두 아이 데이빗과 앤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합니다.

데이빗은 할머니에게서 한국 냄새가 난다며 싫어 합니다.

할머니가 가져온 한약을 먹기 싫다며 몰래 세면대에 버리고 그 사발에

몰래 오줌을 넣어 할머니에게 마시라고까지 할 정도로 할머니를 싫어합니다.

어떤때에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시는 할머니 뒤에서 영어로 험담을 합니다.

외국에서 태어난 손주와 할머니의 관계가 이렇죠, 뭐...

 

 

 

맞벌이 부부가 일하러 가면, 할머니는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봅니다.

할머니 자신도 낯선 땅, 딸네 집에 와서 마음이 편치 않을텐데,

아직 할머니를 거부하는 손주들에게 다가서려고 다방면으로 애쓰시네요...

(하지만 쉽지 않아 보여요. 할머니가 다가서면 아이들은 한 발짝 피하는 식이죠)

미나리 '할머니와 이질적인 손주들'

 

 

그러던 어느 날, ~

한국인 하면 화투인가요? ^^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화투를 가르치시네요~ ;;

미나리 '고스톱'

 

 

 

 

화투장 하나를 힘껏 내리치며 할머니가 외칩니다, "비켜라, 이놈아!"

미나리 '고스톱, 할머니: 비켜라! 이놈아!'

 

 

 

 

나중에 데이빗은 교회에서 만난 친구, 존 에게 이 화투를 전파합니다~ ^^

데이빗이 존을 가지고 놀죠.

데이빗이 화투장을 힘껏 내리치며 할머니가 그랬던 것 처럼 외칩니다.

"비켜라~, 이놈아~!"

미나리 '데이빗: 비켜라, 이놈아!'

 

 

 

 

그렇게 한가롭게 일상이 흘러가던 어느 날,

할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농장에서 좀 멀리 떨어진,

미나리를 심기 좋은 장소를 찾아 미나리를 심었습니다.

 

 

 

"여기가 좋겠다~"

 

 

 

주일 -----

넓고 황량하기만 한 시골마을이었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원했던

모니카는 어머니를 포함해 가족 모두와 함께 동네 교회를 방문합니다.

 

미나리 '예배'

 

 

 

 

예배 시간~

모니카는 헌금 바구니에 지폐를 한 장 넣습니다.

그런데,... 딸 모니카가 넣은 지폐를 헌금 바구니에서 슬며시 다시 꺼내시는 어머니...

딸네 살림을 걱정을 할 때면, 비난 받을지도 모르는 그 어떤 일에도 꿋꿋(?) 하십니다^^;

미나리 '헌금 바구니에서 딸이 넣은 지폐 한 장을 도로 꺼내는 어머니'

 

 

 

 

할머니는 요리에 쓰일 미나리를 수시로 오셔서 따 가시는데,

데이빗을 함께 데려오곤 하셨죠.

얼마전 할머니께서 심으신 미나리가 소박하지만 풍성하게 잘 자랐네요.

 

할머니: '미나리는 아무데서나 막 자라니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지 다 뽑아 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에도 찌개에도 넣어 먹고

   국에도 넣어 먹고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 데이빗이 할머니의 미나리 얘기를 듣고 '미~나리는~ 원더풀~'하며서

  노래하듯 혼자 흥얼 거리니까 할머니도 함께 노래로 흥얼거리십니다~)

미나리 '할머니와 함께 미나리 밭에, 미나리는 원더풀!'

 

 

 

 

 

 

==============================  3막. '가족'  =============================

 

 

평온하던 어느 날, 갑작스런 불행이 찾아옵니다.

뇌졸증으로 할머니의 팔 다리가 마비되신 거예요.

그 이후로는 네 발 지팡이가 없으면 걷기도 힘겨워 하시고

식사 때 데이빗에게 물을 따라 주려다가 물을 엎지르기도 하시고

침대에 누워 잘 움직이지도 못 하십니다.

중풍이란 무서운 병이고 가족들에게도 힘든 병이죠...

미나리 '할머니의 뇌졸증 (중풍)'

 

 

 

 

언제부터였는지 데이빗과 앤은 할머니 걱정에 마음이 불안합니다.

교회 아이들이 몸이 불편한 다른 노인을 보며 비웃을 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데이빗은 퇴원해서 잠든 할머니 옆에서 이렇게 소근댑니다.

데이빗: '이건 모두가 할머니의 잘못이에요. 할머니가 미국에 왔기 때문이라고요...'

미나리 '할머니는 미국에 오지 마셨어야 했어요'

 

 

 

데이빗 심장병의 경과를 보기 위해 야곱 가족이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야곱은 데이빗에 대한 걱정보다

읍내에 나온 김에, 실어 온 농작물 샘플의 신선도를 잘 유지해서

구매처를 찾을 생각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진료 상담 때에도

밖의 더운 날씨를 피하려고 농작물 상자를 들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옵니다.

  (실은 며칠 전 야곱의 농작물을 사겠다던 상인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에 아주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죠)

가족을 2순위로 보는 듯한 이런 야곱의 행동에 모니카는 슬슬 짜증이 납니다.

 

다행인 것은 상담 결과, 데이빗의 병이 눈에 띄게 호전됐답니다.

아마도 공기 좋은 시골 생활과 할머니가 키운 미나리를 먹은 효과 아닐까요?

미나리 '데이빗 심장병 호전'

 

 

 

 

기쁜 소식이 또 하나 있습니다.

야곱이 가져온 농작물 샘플을 보고 야곱의 농작물을 사주겠다는 상인을

드디어 만났습니다. 집 창고에 쌓여있는 농작물들을 다음 주부터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일들이 좀 풀리나 싶었는데, 야곱 부부는 또 싸웁니다...

 

야곱과 달리 모니카는 늘 농장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중풍이고 남편은 농장일로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고

맞벌이에 아이들은 돌볼 수도 없으니까요.

도시로 가자는 모니카의 제안에 농사일을 포기할 수 없었던 야곱은,

(세상에...) 서로 떨어져 살자고 합니다... 그 말에 모니카가 폭발해 버린 거예요.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좀 많이 늦어 졌습니다.

미나리 '부부 싸움, 의견 충돌'

 

 

 

그렇게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올 즈음엔, 날이 이미 저물었어요. 

그 때 집에 혼자 계셨던 할머니는 집안일이라도 좀 거들 생각으로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청소며 쓰레기들을 처리하고 계셨는데,

갑작스런 강한 바람에 불씨가 창고 쪽으로 번지고 맙니다. 아, 이런...

네 발 지팡이로 불을 끄려고 안깐힘을 쓰시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팔 다리가 마음처럼 움직여 주질 않습니다.

미나리 '창고 화재'

 

 

때늦게 도착한 야곱 부부는 창고에 몇 몇 농작물을 밖으로 옮기려 하지만,

강한 열기와 연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애써키운 농작물과 조금씩 마련 해놨던 농기구들이 전부 불길에 휩싸였네요.

차 안의 아이들은 놀라서 엄마, 아빠를 계속 외치고,... 그냥 아수라장입니다.

미나리 '창고 화재'

 

 

 

 

그 모습을 무력하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모니카의 어머니는

안타까움과 자책감에 한 없이 가슴이 그야말로 미어집니다... ㅠㅜ

미나리 '창고 화재'

 

 

 

결국 창고는 전소됐고 그렇게 모두가 정신이 없던 사이,

미나리 '창고 화재'

 

 

 

모니카의 어머니는 네 발 지팡이도 없이 홀연히 절뚝절뚝 어디론가 떠나십니다.

수중에 아무 가진 것도 없고, 이 낯선 타지에 대체 어디 갈 곳도 없는데,

무작정 어둠 속으로 걸어 가십니다. 중풍으로 이젠 몸 조차 제대로 가누질 못해

자식과 손주들에게 짐만 된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자식들에게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일생을 자식 뒷바라지에 헌신하고 더 이상 도움이 안될 것 같으니 사라지는...

멍한 표정에 촛점을 잃은 눈으로, 어둠 속으로 들어가시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네요.

미나리 '정처없이 떠나는 할머니'

 

 

 

 

그 때 차안에서 무서워하고 있던 데이빗이 할머니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 거립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보이질 않습니다. 데이빗이 급하게 사방을 돌아보며 찾습니다.

어마! 다행히 저 멀리 걸어가고 계시는 할머니가 희미하게 보이네요.

 

아무리 '할머니!, 할머니!' 하고 외쳐보지만, 할머니는 정신적 충격에

아무 것도 듣지 못하시는 듯 계속 어둠 속을 걸어 멀어져 갑니다.

 

... 그런데 그 때... 다급해진 데이빗이 할머니를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는지 이를 꽉 깨물고 뜁니다!

  머릿 속에서 아빠 엄마가 '뛰면 안돼, 데이빗!'이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지만, 데이빗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왠지 할머니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죠 )

 

( 오래 전부터 할머니께서는 데이빗의 용기를 북돋아 주기위해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데이빗 너는 강해, 내가 본 사람들 중에 우리 데이빗이 제~일 강해!!')

미나리 '할머니를 쫓아가는 데이빗'

 

 

 

이윽고 할머니 앞에 다다른 데이빗과 앤...,

 

... (가쁜 숨을 몰아쉬는 데이빗이) ...

...(숨을 삼키며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할머니, 그 쪽 아니에요, ... 우리 집은 저 뒷쪽이에요.

 할머니, 가지 마세요!, 저희랑 함께 집에 가요!'

미나리 '우리 집은 저 뒷쪽이에요, 가지마세요'

 

 

 

 

그렇게 힘든 어둠이 가고 새로운 아침이 밝아옵니다.

미나리 '새로운 아침'

 

 

 

싱그러운 아침,

야곱은 데이빗의 안내를 받아 미나리를 따러 미나리 밭에 왔습니다.

밝고 따스한 햇볕이 평화롭게 내리쬐는 이 곳,

이름 없는 이 개울가에 미나리가 정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미나리를 보며 야곱이 데이빗에게 기분좋게 말합니다.

야곱: '데이빗!, 할머니가 좋은 자리를 찾으셨구나!', '맛있겠다^^!!'

==============================  끝  =================================

 

 

 

 

할머니가 미나리 밭에서 했던 아래 멘트가 기억에 남네요.

 

'미나리는 아무데서나 막 자라니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든지 다 뽑아 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에도 찌개에도 넣어 먹고 국에도 넣어 먹고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데이빗은 실제로 할머니의 미나리가 들어간 음식과 건강한 시골 생활로

심장병이 많이 호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그 미나리를 심으셨던 할머니는

점점 노화로 쇠약해져 가고, 그렇게 시간은 기억 저편으로 흘러갑니다.

 

어머니이면서 할머니의 모습인 윤여정님이 여운으로 많이 남습니다...

윤여정님이 딱 '어머니' 상인 것처럼 배역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런 그 '어머니' 이미지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거 아닐까 생각돼요.

 

정착 생활에 지친 자식에게 꼬깃꼬깃 모아 온 돈 봉투를 건네는 엄마.

(이 돈은 심장병을 앓는 손자가 병원에 갈 때 진료비로서 정말 피같이 사용되죠.

 딸이 넣은 교회 헌금을 도로 슬쩍할 정도로 수중에 남은 게 하나도 없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비난 받을 일에도 꿋꿋한 모습...ㅠ)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낯선 미국땅에서 많은 이질감을 느꼈을텐데,

정서도 언어도 멀기만한 손자와의 트러블들을 모두 보듬어 주는 할머니의 모습.

뇌졸증으로 불편해진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면서도 집안의 궂은 일을 마다않는,

또 불이 번져 점차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어가는 자신을 깨닫고

갈 때도 없는 낯선 타향의 어둠 속을, 정처없이 가족 몰래 홀로 집을 떠나는 어머니.

 

... ... ... 

그런 어머니가 계셨기에,

그 먼 타국 땅의 낯선 이름 모를 개울가에서 미나리는 탐스럽게 자라 났습니다~

낯선 땅에 정착하려 애쓰는 가족의 모습과 미나리의 억센 생명력이 서로 닮아 보입니다.

 

이 영화는 재밌다기 보다는 그냥 여운이 잔잔하게 남는 한 편의 풍경화같은,

가족의 의미를 한 번 되새겨보게 해주는 영화 같습니다.

... ...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