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행동 경제학을 뒷받침해 주는 좋은 보고서 인듯.

(뇌는 원초적인 상식선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인류에게는 전혀 특별한 게 없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구조를 밝힌 이후 생명공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뇌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다. 때때로 뇌는 ‘작은 우주’ 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풀리지 않는 신비를 가득 담고 있는 연구대상이란 의미이다. 

뇌를 다루는 신경과학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자기공명영상(MRI),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양전자 단층촬영(PET) 등과 같은 뇌영상 기술의 발전은 뇌에 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바로 눈앞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뇌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잭 린치 신경기술기구 이사장은 저서 ‘브레인퓨처’에서 사람의 뇌를 읽거나 조정할 수 있는 이른바 ‘신경혁명’이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경혁명을 농업혁명산업혁명정보혁명 이은 제4의 물결로 지칭했다. 예를 들어 뇌 스캔을 통해 범죄자를 추적하고 신경약물로 학습 능력을 증강시키거나 뇌파 감지 시스템을 통해 전쟁 시 적의 의중을 파악하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fMRI를 사용한 뇌스캔은 특정한 생각이나 자극에 뇌의 어느 부분이 활발히 반응하는지를 사진으로 보여준다. 이 기술은 신경, 정신질환의 치료뿐만 아니라 경제, 교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그 용도를 점차 확장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음에 호소하는 마케팅은 신경마케팅이 될 수 있으며 감정으로 살펴보는 금융은 신경경제학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뇌영상 기술 통해 선호 아이템 예측 

신경경제학은 사람들이 재화 소비나 주식 투자 등 경제활동을 할 때 뇌 속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뇌영상 기술과 경제모델을 함께 적용하면 개개인이 어떤 물건을 선호하는지를 예측할 날도 실현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닌 것이 된다.

신경경제학의 선구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콜린스 카머러 행동경제학 교수는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 또는 친구들과는 어떤 물건에 대해 신나게 얘기하면서도 실제로 마트에서는 구매하지 않을 때 그 사람들의 뇌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라며 신경경제학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들이 도박이나 다른 종류의 게임을 할 때 뇌영상 연구는 이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이 어떤 부분인지를 확인시켜줄 수 있다. 이들 영역은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과 선조체(striatum)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전두피질은 복잡한 인지행동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며 선조체는 뇌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뇌의 깊숙한 부분이다. 




문제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려고 할 때 도대체 뇌의 어떤 영역을 주의 깊게 들여다 봐야하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 뉴욕대 켄웨이 루이스 박사 연구팀은 이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실험을 최근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MRI 장비를 갖춘 뒤 지원자들에게 책, DVD, 포스터 등 아이템들을 앞에 놓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아이템 순위를 매기도록 지시했다. 연구팀은 지원자들이 아이템에 대한 가치를 마음속으로 정할 때 그들 뇌의 활동을 기록했다. 이후 지원자들은 실제로 물건에 대한 순위를 매겼다.

연구팀은 지원자들이 가장 가치 있다고 정한 물건을 바라볼 때 전전두엽과 선조체가 가장 활동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개개인별로 선호하는 아이템을 실제로 예측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아이템 1쌍 씩 각각에 대한 개인별 뇌의 활동성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가치 순위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아이템 쌍의 경우 뇌 스캔을 통해 지원자가 실제로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지 여부를 80%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열광적 구매자 불구 신제품 실패’ 모순상황 설명 가능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이 말할 때와 그들의 뇌가 활동하는 것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카머러 교수는 “신제품에 대해 그것을 살지 말지 여부의 결정은 아마도 사람의 말보다는 뇌의 직관력에 보다 많이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그것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모순된 상황에 대한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견해는 헬스클럽 회원권이나 다이어트 요법 등에 특히 유용할 수 있다. 헬스클럽이나 다이어트 요법은 대개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실제로 하려는 것 보다 훨씬 높게 그것의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상품이다. 즉 사람들이 많이 운동하고 적게 먹겠다는 얘기는 쉽게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신경경제학이 실제로 유통업계나 상품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산이 높다.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예측하는 것은 단순한 운 또는 우연 이상의 그 무엇이지만 대다수의 경우 사람들이 무엇을 할지 100%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대부분의 신경경제학자들은 위험한 선택이지만 보상이 높은 아이템과 보상은 낮지만 무난한 아이템 선택을 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루이스 박사는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결정할 때 뇌는 3개의 기본 모듈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첫째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가치를 배우는 모듈, 둘째 가치를 저장하는 모듈, 셋째 비교하고 가장 좋은 선택을 결정하는 모듈이다. 

사람의 의사결정과 관련해 타인의 선택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결정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부재나 자신감 결여에 대한 대체작용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는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가 코스피 지수가 37개월 만에 2000선을 재돌파한 시점에서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그는 주식투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마련이다.

미국 버지니아공과대 리드 몬태규 박사 연구팀은 타인의 행태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연구팀은 시장정보를 제공한 뒤 가상투자를 하도록 지원자들에게 요구했다. 이들 지원자들은 이후 두 번째 다른 지원자 그룹이 똑같은 시장정보를 제공받은 뒤 그들의 의사결정 정보를 제공받았다. 연구팀은 이 정보제공이이 첫 번째 지원자들의 의사결정과 뇌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측했다.

몬태규 박사는 “두 지원자 그룹의 의사결정이 어느 정도 일치될지, 첫째 그룹과 둘째 그룹이 얼마나 유사한 투자성향을 갖고 있을지 등 당신이 그 어디에서도 알 수 없는 정보를 뇌영상 기술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경제학의 세계 2010년 12월 15일(수)






(N201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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